소설리스트

〈 19화 〉19화-아지트 (19/179)



〈 19화 〉19화-아지트

건남은 최대한 멀리서 그의 4륜 비행정을 추격한다. 비행정이 점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였다. 위치 추적 장치 때문에, 빌딩과 빌딩 사이의 교차로에서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사라져도 건남은 그를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다.

뒤에 오는 폭주족들도 그를 쫓는 것일까. 음악을 크게 틀은 채 건남의 옆에 붙어 해골 마크의 하이바를 손으로 때리며 고함친다.

건남의 귀에 - Linkin Park 의 Faint 크게 들린다. 옆에 붙어 있는 폭주족의 음악.

" 이 자식들은  따라오는 거야. "

혼잣말을 한 건남은 다시 검은 비행정에 집중하며 밤의 도시를 활주한다.

폭주족들과 다른 방향으로 헤어질 무렵 노래도 막을 내리고 있었다. 저격수가 타고 있는 비행정의 추격 또한 끝으로 가고 있었다.

검은색 비행정은 어느 빌딩 60 층쯤에서 저속으로 주행하다가  멈췄다. 유유히 떠있는 비행정을 뒤쫓던 건남도 멀리서 비행정을 세운다. 곧바로 자신의 비행정에 장착된 가죽 주머니에서 쌍안경을 꺼내어 저격수의 행동을 염탐했다.

하이바에 장착된 통신용 마이크에 보고하듯 말하는 건남.

" 위치정보 확인하고 주변 사수하기 바람. "

- 건남옵 도착한 거야?

" 어! 빌딩 안으로 정박할 것 같아! 다해는 어디쯤이야? "

- 4분 후 도착해요. 삼춘!

" 내 위치 확인하고 이리로 와! "

- 알쪄용.

" 상희는? "

- 2분 후 도착! 전투정도 동시에 도착할  같아.

" 오케이! "

그들이 교신하는 동안, 저격수가 타고 있는 비행정은 300층 건물 63층에 정박하려 준비를 취한다. 63층 중앙의 커다란 유리문이 셔터가 올라가 듯 위로 올라가며 개방되었다.

빌딩에 커다란 터널이 생겨난 것 같았다. 불빛이 순차적으로  터널 안을 밝힌다. 천천히 그곳으로 들어가는 검은색 비행정.

건남은 자신이 매고 있는 힙쌕에서 다트핀을 꺼내어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다. 개방되었던 유리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그곳으로 다트핀을  있게 던지는 건남. 3륜 소행정에서, 다트핀의 날개 부분을 잡고 야구를 하듯 던진다.

' 슈슛. '

내려가는 유리문. 반쯤 내려간 유리문 안쪽으로 날아가는 다트핀.

얘들아 화면 채널 2번 입력해! "

그렇게 말한 건남은 하이바를 벗고 선글라스를 끼며 2번 채널을 선글라스에 입력한다. 선글라스 왼쪽 안경알에, 다트핀에 부착한 소형 카메라의 영상이 전송되었다.

저격수의 아지트를 다트핀은 유유히 날아다니고 있다. 하나의 드론이 떠다니는 것처럼.

저격수가 타고 왔던 비행정.  오른쪽 앞과 왼쪽 앞에 문이 마주 보고 있다. 정면으로는 커다란 양방향 방화문이 있고, 문 위에 비상구 표시가 크게 붙어 있다.

과연 정박장에 비행정을 놓아두고 어디로 사라졌을까?

건남은 이곳저곳을 다트핀으로 염탐한다. 얼마나 염탐을 했을까? 기껏 해봐야 2분 안짝일 것이다. 왜냐? 상희가 도착해서 교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 건남옵.  도착했디!

건남은 주변을 살피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뭐야 어디로 간 거야? "

옵이 있는 빌딩 반대쪽! 혹시 몰라서 조용히 짱박혀 있는 중.

" 잘했어. 우선 거기 숨어 있어. "

양호!

건남은 다트핀을 조종한다.  정박장 천장에 다트핀을 붙인다.

그러고 보면 건남은 움직여야 하는 것이  많다. 3륜 비행정이야 그렇다 치고. 다트핀도 조종해야 한다. 추적센서도. 특히, 다트핀은 건남의 몸속에 조종기가 심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참 쉽다. 나중에 설명해야겠다. 다해가 도착하려 하니, 아니다. 건남의 비행정 옆에 바짝 붙어 있다.

"삼춘 여기에욧? "

다해는 핑크색 하이바를 벗고는 건남처럼 선글라스를 썼다. 그런 다해에게 건남은 앞에 보이는 63층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 응! 저기야! "

유리창에 큼지막한 세 글자.

메스(주)

저희 회사는 의료용품 유통회사로써......-

메스라는 큰 간판 밑에 깨알 같은 크기의 글자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었다.

" 메스...? "

" 간판만 있는 유령회사겠지? "

둘은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이야기를 계속 주고받았다.

" 삼춘? 다 모인  같은데 어쩌실 거예요? "

" 글쎄다. 침투는 상희가 전문이니... "

" 전 뭐할까요? "

건남은 메스라는 간판을 바라보며 손가락은 메스 건물 반대편 옥상을 가리킨다.

뭘 뻔한 걸 묻고 그러냐아옹.

" 에휴~ 이놈의 옥상 팔자. 히힝. "

" 상희야! 잠깐 와 볼래? 너도 확인하고 있겠지만, 그놈의 정확한 위치가 파악이 안 되! "

- 뭘 그까짓 것 가지고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겠지!

" 상대 인원 파악이라도 해야 하는데 열추적 모드를 방해하는 특수 유리인 것 같아! 화면에 안 찍혀! "

- 뭘  인원 파악까지 다 족치면 돼지! 아무튼  그쪽으로 간디!

" 알았어! "

교신이 끝나자 건남이 다해를 보며 말한다.

올라가 있어도  것 같다. 자리 빨리 잡는 게 좋겠어! "

삼춘도 저랑 비슷한 생각 했군요! "

뭐지? 저 알  없는 교감.

다해가 급하게 메스 빌딩 앞 건물 옥상으로 비행정을 옮긴다. 그 사이 명치대인이 조종하는 상희의 4륜 비행정이 건남의 옆에 섰다. 스르륵 비행정의 창문이 열리고 상희가 얼굴을 내밀며, 담배를 입에 문다.

" 누나! 나가서 피워! "

라이터를 켜는 상희.

" 니 비행정 아니다. 이년아! "

" 아~ 언니! 우두두두. 자꾸 이년아 그러니까 언니라 부르잖아. 에이씨! "

무시하고 건남에게 말하는 상희.

" 저기라는 거지? 63층? 메스인가 메르스인가 하는... "

고개를 끄덕거리는 건남.

" 그래. "

" 흐흐흐... 잘 걸렸다 쌔리들... 명치대인 준비됐나? "

" 뭔 준비? "

명치대인의 저 어방한 표정은 보지 않고는 설명이 안된다.

' 퍽! '

다짜고짜 명치대인의 머리통을 때리는 상희가 자동항법 시스템의 버튼을 누른다.  삐뚤어진 선글라스를 바로잡는 명치대인.

" 누나! 설마..."

" 경찰관 오빠들 아까 말했듯이 한 방 부탁드려요! "

교신이 끝나기 무섭게상희와 건남의 위에는, 전투정이 300층 높이에서 유유히 이동 중이었다.

- 예. 알겠습니다.

명치대인은 다급히 자신의 장착 무기의 하나인 무쇠 주먹을 왼손에 장착하고, 오른손으로 일본도를 어루만진다.

" 아이씨! 누나는 항상 이런 식이야! "

" 뭘 이 정도 가지고! 흐흐흐. "

상희가 담배연기를 창밖으로 내뱉자 경찰 전투정에서 미사일 하나가 발사된다. 메스를 향해 날아가는 소형 미사일. 건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성 미사일이었다.

아무튼, 건남의 한마디.

" 시작이군! "

' 펑! '

정교하게 유리문만 박살이 난다.

어느새 박살 난 곳으로 날아가고 있는 상희의 비행정.

동시에 건남은 힙쌕에서 다트핀 두 개를 연속으로 던진다. 상희의 함정을 뒤따르는 다트핀.

4륜 비행정의 빠른 착륙과 함께 상희가 명치대인에게 지시한다.

" 명치대인 오른쪽! 내가 왼쪽 맞을 테니! "

" 넵! 누님! "

상희의 눈에 들어오는 건 6대의 정박해 있는 비행정이다. 접이식 날개에 '메스(주)'라고 쓰여있다.

상희, 명치대인 엎드려! "

건남이 선글라스를 통해 보고한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건남의 다트핀이 상희와 명치대인을 가로지르며, 오른쪽과 왼쪽으로 하나씩 날아간다. 재빠르게 엎드리는 두 사람.

잠시 후.

' 펑. ' ' 펑. '

사무실 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폭발 소리와 함께 일어선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이 할당받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라진 문 앞에 선다. 1분도 지나지 않은 시간. 너무 빨라서 일까. 명치대인의 눈앞에는 폭발에 놀란 20여 명의 검은 슈트의 사내들이 널브러져 있다.

당황한 명치대인.

20명 대 1명.  같음 쨌다.

한편, 동시각 반대편. 상희가 맡은 사무실엔? 아니지 헬스장엔, 건장한 두 명의 사내가 운동을 하고 있었는지 웃통을 벗고 땀을 흘리며 널브러져 있었다.

폭발에 놀랐겠지! 아닌가? 설마! 이상한 생각은 접어두자. 가까이 붙어 있긴 하지만... 에헴.

상희가 고함을 치며 근육맨들에게 달려들었다.

" 재필 어. 딨. 어!! "

그 소리에 근육맨들은 비웃으며 일어나, 헬스장 곳곳에 있는 무기들을 잡아들었다.

 근육맨들의 이름을 모르니 빡빡이와 턱수염이라 불러야겠다옹~

빡빡이가 우선 상희에게 시커먼 단도를 던진다.

바리깡을 힙쌕에서 빠르게 꺼내며 스위치를 누른다.

핑크 빛이 살짝 들어간 실드가 둥그렇게 방패처럼 만들어졌다.

'  '

방패가 된 바리깡에 튕겨져 나가는 단도.

대 여섯 개의 단도를 집어 든 빡빡이는 투구 동작을 하듯, 오른팔을 크게 휘두르며  뻗는다.

투수네. 투수!

그러나 스트라이크는 어림없다는 듯, 상희는 왼손에 든 방패로 자신을 가린  빡빡이에게로 달려든다.

방패에 맞고 우수수 땅으로 떨어지는 단도.

가속으로 탄력을 받은 상희는 빡빡이의 턱주가리를 니킥으로 빡!

적중한 상희의 니킥.

육중한 근육맨의 공중부양.

빡빡이는 그대로 녹다운되어 기절한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턱수염은 중동지역에서나 쓸법한 칼을 잡아들고, 상희의 머리를 노린다. 저 칼을 들고 있으니 진짜 서남아시아 사람 같다. 꼬불꼬불한 턱수염 하며... 위로 솟은 콧수염 하며... 진한 눈썹까지. 아차차! 중요한 건 상희의 머리가 날아갈 뻔했다.

기똥차게 피한 상희.

다만, 묶었던 머리카락이 잘리며 급작스럽게 단발머리가 되었다. 땅으로 흩날리며 떨어지는 그녀의 모발. 상희는 충격을 받았는지 얼굴이 굳었다. 아주 잠시.

사자후스런 상희의 고함.

" 야야야!! 야!! 이년아!!! "

턱수염은 귀를 막는다.

보이는가 저 꼬불꼬불한 턱수염이 흔들리는 것이. 상희의 눈엔 불이 붙었다.

 생각엔 이 싸움은 게임 끝이다. 안 봐도 비디오다. 아무튼 턱수염은 사자후의 충격으로 잠시 멈춰 있다가,  손 사선 베기를 시도했다.

상희는 몸을 틀어 피하며 뒤후려차기로 턱수염의 관자놀이를 후려 찬다.

 '

쓰려지려는 턱수염의 머리통을 연속해서 찍어 차기로...

' 팍 '

쓰러진 턱수염의 면상을 짓찍기로 눌러버리는 상희! 분이 안 풀린 상희는 계속 씩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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