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화 〉20화. 육탄전. (20/179)



〈 20화 〉20화. 육탄전.

' 탕. 탕. 탕.....  '

상희가 짓찍기를 하는 동시에 반대쪽에서 여러 정의 권총 소리가 고막을 흔든다.

헬스장 입구로 들어오는 여러 개의총알이 거울을 아작 낸다.

' 와장창창! '

상희가 뒤를 돌아볼 때였다. 기절했던 빡빡이가 어느새 일어나 철퇴를 돌렸다. 그녀를 내리찍는다.

방패로 머리를 막는 그녀.

" 으윽! "

빡빡이의 근육으로 보았을 때 일반 방패는 그냥 깨졌을 각이다.

상희의 무릎이 살짝 굽펴졌다. 그 틈을 타서 빡빡이는 돌진하며 어깨로 상희를 밀쳐낸다. 미처 피하지 못한 그녀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다.

쓰러진 그녀를 향해 철퇴로 내려찍는 빡빡이.

상희는 가까스로 몸을 굴려 철퇴를 피한다. 철퇴가 내리꽂은 헬스장 바닥은 움푹 파인다. 아래층으로 내려갈 구멍이 뚫릴 정도. 쓰러졌던 상희는 그런 빡빡이의 공격을 피하느라 바쁘다.

애꿎은 운동기구들만 폐품으로 전락하고 있었다. 안장이 사라진 사이클 기구, 바닥 벨트만 남아 있는 러닝머신, 쇠망치로 변해버린 토막 난 역기 등등 많은 기물이 고물상으로 팔려나갈 기세다.

자! 그럼  시간, 상희가 싸울 동안 명치대인의 상황은 어땠을 까.

상희가 왼쪽으로 치고 들어갈 때, 명치대인은 오른쪽 문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엎드려 있던, 베레모를 쓰고 있던 저격수와 눈이 마주쳤다.

섣불리 공격하지 못했던 이유는 이랬다. 눈이 마주친 그가 널브러져 있던 그의 동료들에게 외쳤다.

"  자식 죽여! "

엎드려 있던 그의 부하들인지, 동료들인지 하나 같이 양복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 헤~ 상희누나 알고 나를 이리로 보낸  거야. 젠장! "

명치대인의 혼잣말이 끝나자 무수히 많은 총알이 그에게 집중된다.

그들은 권총을 들고 앉자 쏴, 엎드려 쏴, 전진 무의탁 쏴, 무릎 쏴 별의별 자세로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 탕 탕 탕 탕 탕 ... '

대충 20여 명이 한 발씩만 쏴도 최소 20발의 총알이 명치대인에게 날아갈것이다. 그래, 날아오고 있다.

명치대인은 옆으로 앞구르기를 하며 문 앞을 빠져나오고 자세를 잡는다.

"  녀석 잡아! "

저격수가 흥분한 목소리로 지시하자 명치대인을 잡기 위해 한 사람씩 뛰어나간다.

' 퍽! '

 밖으로 뛰어나가던  명이 양방향 방화문으로 날아간다.

퍽! '

무심코 뒤따르던 한 명도.

' 퍽! '

동료가 날아가는 것을 본 복수심의 동료도 비상 표시등 밑으로 나가떨어진다. 그렇게 쓰러진 적의 숫자는 여섯 명. 문밖으로 나오는 적을 명치대인이 왼손 쨉으로 날려버린 것이었다.

명치대인이 왼손 장착 무기인 무쇠주먹을 오른손으로 비빈다. 사무실 안의 덩치 좋은 사내들의 어처구니없는 표정이다. 섣불리 나갈 수 없는 적들은 문쪽을 겨냥하며 멀뚱멀뚱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의 정적. 명치대인은  안쪽으로 앞구르기를 하며 빠르게 침투하고, 한쪽 구석에 박혀 있는 사무실 책상에 숨는다. 반응한 적들은 권총을 난사한다.

' 타다 다당 탕 탕 탕... '

엄폐하고 있던 책상이 개걸레가 되어간다. 뚫리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 그것을 염려한 걸까, 명치대인은 다른 책상으로 앞구르기를 한다. 앞구르기 달인인가 보다.

옆 책상에 엄폐한 명치대인  책상 또한 적들의 총알에 개걸레가 되어 간다.

" 건남형 좀 도와줘! "

건남은 그의 말을 듣고 여러 발의 다트핀을 꺼내어 들었다. 그리고 던진다. 빠르게 명치대인이 있는 사무실로 날아간다. 적들에게 향한다. 한 발 한 발 적들에게 꽂히는 다트핀.

영문도 모른  쓰러지는 메스의 직원들. 딱 열명이 쓰러졌다.

독이 묻어 있는 다트핀. 예전에도 말했듯이 현상범을 죽이지 않고 넘겨야 제 값을 받기에 건남의 다트핀 독은 살상용이 아닌 기절용이었다. 마취제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빠를것이다.

동료들이 옆에서 쓰러지자 메스의 직원들은 허둥거린다.

건남형! 더 없어요? "

-다트핀 구입 못했어! 젠장 이런걸 깜빡하다니!

" 에구구! "

순간, 총소리가 멈춘다.

총알 낭비하더니 다 썼나? "

명치대인은 조용히 일어선다.

열명 남짓의 눈이 그를 쳐다본다.

흐뭇하게 웃는 명치대인. 저격수를 바라본다.

아무래도 이 메스라는 곳의 대장이겠지...

아무튼 그놈의 이름을 모르니 베레모라 불러야겠다. 베레모와 명치대인은 잠시 동안 눈싸움을 한다. 그리고 베레모의 지시.

" 죽여! "

그의 지시에 베레모의 전사들이 기합을 넣으며 명치대인에게 달려들었다.

명치대인의 첫 번째 손님.

오른쪽 주먹을 명치대인에게 휘두른다. 고개를 숙인 명치대인이 피하며 왼손 어퍼컷을 날린다. 천장 석고보드를 머리가 뚫고 지나간다.  번째 손님은 그렇게 천장에 매달렸다.

연속으로 들어오는 두 번째 손님.

왼팔로 명치대인의 면상을 노리며 휘두른다. 명치 대인은 주먹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360° 몸을 돌리며, 두 번째 손님 뒤편에 자리 잡고는 하단 베기로 손님의 오른쪽 다리를 베어버린다. 잘린 다리에서 피가 솟구치고 그 피에 비례하여 비명도 커진다.

 번째 손님은 명치대인의 복부를 앞발 밀어 치기로 내지른다.

왼쪽으로 피하며 그의 대퇴부를 자른다. 세 번째 손님의 비명은 두 번째 손님의 비명보다 더 크다.

옆에 있던  번째 손님은 명치대인의 왼손 지르기에 얼굴을 강타당하고, 베레모가 있는 곳까지 날아가 쓰러진다.

그렇게 일곱 번째 손님까지 제압하는 명치대인. 손님들이 죽진 않았지만 다리가 잘리든, 팔이 잘리든, 손목, 발목이 잘리든 하였다. 기절을 했던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베레모의 수하들. 이제 그의 수하는 세명뿐. 자신 포함 네 명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게 자신의 동료가 그렇게 쓰러져 숫자가 줄어도 베레모는 흐트러짐 없이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너무 많이 쓰러져서 정신이 나갔나?

건남은 이 모든 상황을 정박장 천장에 붙어있는 다트핀 소형 카메라로 확인하고 있다. 뚜렷하게 베레모의 얼굴을 인식한 카메라. 건남은 베레모의 얼굴을 현상범 정보 프로그램에 입력시킨다. 한참을 인식하던 프로그램에 베레모의 수배정보가 뜬다.

이름 : 짱고.

나이 : 41세.

범죄명 : 장기밀매. 살인 용의자. 방화  폭파범

현상금 : 200 크랑.

건남은 정보를 보고는 약간 실망한다. 분명 저급 암살범을 보낼 거라 예상은 했지만, 무언가 재필에게 다가가는 길이 멀어진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건남이 쓸데없는 고민을 할 때, 상희는 생사를 건 싸움을 하고 있었다. 헬스장이 빡빡이의 철퇴에 의해 철거당하고 있었다. 이게 헬스장인지 공사장인지 구분이 안된다.

상희는 빡빡이의 공격을 피하고만 있다. 덩치에 비해 스피드 또한 만만치 않다. 철퇴가 상희의 얼굴로 향한다. 고개를 뒤로 빼며 살짝 피한다. 뒷굽치가 뒤로 빠지며...

다시 날아오는 철퇴의 줄을 향해 빠져있던 발로 휘감는다. 양다리 사이에 철퇴가 걸리고 빡빡이와 철퇴가 그의 손에서 분리된다.

" 윽. "

상희의 오른손 정권 찌르기가 빡빡이의 가슴에 박힌다. 고개를 숙이는 빡빡이의 면상을 바리깡으로, 방패로 후려친다.

' 퍽! '

입술에서 피가 튀며 빡빡이의 고개가 돌아간다. 이건 뭐 인상이... 인상이 아니다. 쭈굴쭈굴  인상.

 쌔리들 어디서 이 232를 건들어! "

 명의 떡대가 피를 흘리며 기절해 있다.

" 근데 이 자식은 어딨는가? "

상희는 철거장으로 변한 헬스장을 살펴본다.

" 옆방에 있나? "

옆방은 베레모와 명치대인, 군용 나이프를 들고 공격 자세를 취하는 베레모의 수하  명이 대치하고 있다.

묘한 긴장감.

명치대인은 일본도의 묻어 있는 피를, 오른쪽 가슴 주머니에 있는 헝겊을 꺼내어 닦아낸다. 그리고 칼집에 집어넣는다. 베레모 수하의 날카로운 눈빛은 칼보다 예리하다.

두 명이 동시에 공격한다. 한 명은 명치대인의 가슴으로, 한 명은 몸통을 노리며 찌르려 한다. 명치대인이 살짝 미소 짓고 보폭을 짧고 빠르게 움직이며, 달려오는 그들에게 뛰어간다. 위아래로찌르려는 베레모의 수하들. 명치대인은 높이 뛰어오르며 그들의 어깨를 밟고는 넘어간다. 보폭을 넓히며 짱고에게 달려가는 명치대인.

수장을 먼저 쳐버리고 기를 죽이겠다는 발칙한 상상을 하며...

발. 도. 술.

무게를 잡으며 칼집에 일본도를 집어넣는다.

멋짐폭발.

그러나, 엉뚱한 그의 한마디.

얼레? 뭐여? "

명치대인은 머리를 긁적인다.

짱고는 허상이었다. 홀로그램은 ' 죽여! ' '저 녀석 잡아! '를 반복적으로 토해내고 있다. 홀로그램에 손을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는 명치대인.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짱고의 수하는 명치대인을 다시 공격한다.

다급한 명치대인은 건남에게 교신하며 방어한다.

" 형! 형!  자식 쨌어! "

- 확인했음! 다해야 죽지 않을 만큼만...

- 넵. 삼춘!

다해는 바주카포의 포구를 63층 출입구에 고정시키고, 투명의 가늠자에 집중한다. 순간 검은색 비행정이 빠르게 튀어나왔다. 건남의 고개가 비행정을 따라 움직인다.

다해의 가늠자에 '유도탄' 이란 글자가 새겨지며, 경고음과 함께 그녀는 방아쇠를 당긴다.

' 펑. '

' 피이융~ '

경찰 전투정은 사이렌을 울리며 검은색 비행정을 추격한다. 그러나 다해의 유도탄이  빠르다. 비행정의 날개에 적중하는 유도탄. 다해는 앉아 쏴 자세에서 일어서며 바주카포를 내린다.

비행정은 추락한다.

건남은 추락하는 비행정을 따라가기 위해 움직인다. 명치대인은 그러한 상황을 알리가 없었다. 그냥 남은 잔당과 싸울 뿐. 요리조리 명치대인은 그들의 군용 나이프를 피한다. 그러다 한 녀석이 일격을 가하는 긋기 기술을 선보인다. 칼날이 앞을 보는 것이 아닌 자신을 향하게 칼을 쥐고 펀치를 날리듯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명치대인이 피하지만  끝은 그의 왼쪽 볼을 스치며 지나간다. 삼보 후퇴하는 명치대인. 왼쪽 볼에서 피가 주르륵 흐른다. 팔꿈치로 스윽 닦아 내린다.

" 이런 잘난 얼굴에 흠집 났군. 흐흐흐흐. 이젠 죽어  시간이야! 이얍! "

명치대인을 향해 도발한 짱고의 수하가 군용 나이프를 강하게 던진다. 동시에 옆에 있는 동료가 뛰어든다.

날아오는 군용 나이프.

왼쪽 장착 무기인 쇠주먹으로 막아서는 명치대인.

군용 나이프와 함께 달려온 또  명의 수하가 명치대인의 배를 찌른다.

두 손으로 깊숙이 명치대인의 배를 쑤시는 그의 표정에 희열이 묻어났다.

배에 박혀 있는 칼을 보고 흠칫 놀라는 명치대인. 무쇠주먹으로 자신을 찌른 수하의 대갈빡을 갈겨 버린다.

' 퍽! '

니미럴... 또 박혔네..."

붉은 피가 그의 배를 적신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