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9화 〉29-2구역 (29/179)



〈 29화 〉29-2구역

녹화  영상을 건남은 건네 받고 라구나 함정으로 이동 중이다. 그는 성우와의 연락이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어둑한 23구역의 밤은 그렇게 또 찾아왔다.




-라구나 함정  -

아놔! 똥파리들은 왜 이렇게 많아! "

상희는 파리 잡는 기계를 들고 윙윙거리는 똥파리들을 잡으러 다닌다. 이곳 파리는 잠자리 만하다. 지구의 파리랑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기에 전용 가전제품이 출시되었다.

우웅~ '

강력한 흡입력에 날아가는 파리가 아무리 날갯짓을 해도 앞으로 날아가지 못한다. 쏙 하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상희의 얼굴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았다. 움푹 파인 상희 눈가의 그림자는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귀신의 눈이다.

" 흐흐흐. 또  마리 잡았으. 흐흐흐. "

" 명치대인옵 삼춘언제와~ "

파리 잡는 기계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자 다해는 멀리 도망가며 명치대인에게 말을 건다. 안 도망치면 빨려들어 갈 필이다.

 되면! "

" 무슨 말이 그래. "

" 오실  되면 어련이오겠지. "

명치대인도  제품을 피해 움직이며 말한다.

" 누나. 그만 좀 잡으면 안 돼? "

" 흐흐흐. 오늘 내가 아주 이 행성에 있는 파리란 파리는 씨를 말려 주지. 흐흐흐... "

저기서 침과 오물만 주르륵 흘러내리면 좀비가 따로 없다.

그사이 건남이 라구나 함정에 도착한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는 건남은 하이바를 팽개치고 성우에게 연락을 취했다. 통신음이 울리고, 잠시  성우의 홀로그램 영상이 상황실에 떠있다. 경찰서 상황실이 주변에 흐릿하게 떠오른다.

" 음... 안 그래도 연락 주려고 했는데... "

급하게 성우의 말을 자르는 건남.

형! 열쇠의 영상을 열어 봤어요! "

" 그래! 뭐 얻은 거라도 있어? "

건남은 박물관에 있었던 이야기를 빠짐없이 말했다. 재필이 제스를 양성하는 모습과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 그럼 그 자식이 제스를 양성한다는 거야? "

" 네. 형! 정확히 양성하는 모습이에요. 찍어온 영상 형에게 전송할게요. 확인해 보세요. "

" 휴 여러 일이 있었군! "

그리고 삼춘. "

" 왜? "

" 삼춘이 위치 탐지기 확인해 보라 해서 했는데... "

" 했는데? "

 안내원이 있던 곳 말고 통신망이 묶여 있는 다른 지점이 하나 발견됐어요! "

" 그게 어디야? "

건남의 눈이 똘망 똘망해진다.

" 좀 멀어요. "

어딘데? "

" 2구역 사막지역이에요! "

건남은 생각한다. 상희는 그런 건남을 보다가 파리 잡는 가전제품을 멀리 치우며 말한다.

" 성우옵 늦게까지 고생이 많으시네 아직도 퇴근 안 하고. "

" 휴~ 여기도 날리야 날리! "

" 왜? "

짱고가 죽었어. 자론도 죽었고. "

명치대인이 놀라고

뭐시라!! "

다해도놀라고

" 뭐라구요! 성우삼춘! "

상희도 놀란다.

" 으메... 후덜덜 하네! "

건남만 생각에 잠겨 있었다.

" 파우스만 살아 있는데...  자식도 위험 할 거 같아. 이거원 재필이 우리를 너무 얕보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 아무리 거대 조직이라지만 교도소와 경찰서에 있는 사람까지 죽이다니. "

" 짱고는 안에 있던 폭탄이 터졌겠고... 자론은 어떻게...? "

" 유치장에서 교도소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저격당했어. 저격소총으로. "

아~ 자론을 내가 어떻게 살렸는데. 기운 빠지네. 분명 아쉽게도 경찰 내에 치유술사가 있었을 테지만 범죄자란 이유로 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경찰 치유술사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이 행성의 법이니.

아무튼 이 자식들도 미친놈들이긴 하다. 허접한 정부라 하더라도 지 아무리 날고 기어 봐야 범죄조직인데 대놓고 경찰서에서 살인을 저지르다니. 어찌 보면 정면으로 싸우겠다는 암시와도 같아 보였다.

다해야!2구역 사막지대라 했지? "

" 네 삼춘! "

" 내일 명치대인이 하고 정찰 떠나야겠다. "

" 갑자기? "

명치대인이 놀란다. 추적을 함께 해 본 적은 있지만 그리 많지 않았다. 뭔가 싸울 일이 생길 것 같은 촉이 있을 때, 건남은 명치대인을 데리고 나간다. 오죽하면 내 치료를 가장 많이 받은 녀석이 명치대인이겠는가.

" 누나랑 가면 안돼? "

" 히힛. 쫄앗구만 우리 후배. "

야! 그럼 너가 따라가든가! "

" 난 옥상을 지켜야 한다규. 히힛. "

" 아놔! 그래 날 데려가라 차라리 바람 좀 맞자. "

" 그래요. 형님. 저 무서운 상희님을 데려가요.  나약한 존재라구요! "

" 명치대인아... 상희는 라구나를 지켜야제. 내일 떠날 테니 준비해! 다해는 영상 찍어 온 것 좀 일일이 살펴보고. "

"나는? "

" 캡틴님은 아무거나! "

" 나원 참! 할  없네 정말 마들가리 행성에 있는 파리나 다 섬멸해 버릴까? "

숨어있는 파리가 찔끔거린다. 속으로 그럴 것 같다. 저년은 뭐여.

" 성우형. 형도 그쪽에서 영상 확인하실 거죠? "

" 그래야지. "

" 형! 아무래도 2구역이면 저희가 다시 오는 것보다 이쪽에서 움직여 주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준비해 주세요. "

알았다. 이틀쯤이면 여기도 승인 떨어질 거야. 고생하고. "

" 네... "

홀로그램이 스르륵 사라진다.

명치대인은 일찍 좀 자둬. 거기까지 가려면 힘들 테니 물도 여유롭게 챙기고. "

" 여기도 더운데 거긴 얼마나 더 더울까? "

"  옥상에서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  고통 느껴 보라규! 히힛. "

" 내 저것이 선배만 아니었어도..."

"어쭈 많이 컸어! "

" 안 되겠다. 창고로  따라와! "

" 창고를 이리 가지고 오시죠. 후배님! "

톰과 제리 쉿! "

상희는 조용해진 틈을 타 파리를 잡고 있다.

- 이름 모를 사무실 -



전화기를 끊은 그는 책상에 전화기를 던진다.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 브라더! "

" 이 새끼야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야! "

" 그... 그게... "

말을 제대로 잊지 못하는 그의 부하.

" 마들가리 정부와 싸우겠다는 거야 뭐야. 우리를 최대한 숨기라고 했잖아! 짱고는 그렇다 쳐. 자론을 저격시킨 건 무슨 생각이야... 지금 우릴 잡기 위해 경찰들이 난리가  것 같더만. "

" 브라더. 자론을 죽인 건 분명 다른 자의 소행입니다. 전 암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습니다. "

" 뭐! 그럼 그게 누구냔 말이다. 빨리 찾아내! 그리고 당분간은 움직이지 말고 있어! 232인가 하는 녀석들 한테도 신경 끄고 벌써 수비군들이 진을 치고 있다는 군! 으... 쪽팔려! "

" 알겠습니다. 브라더! "

" 나가봐! "

네! "

허둥지둥 사무실을 나가는 그의 부하. 자신의 정보원이 보낸 상희의 신상정보를 확인한다.


나이: 32살

이름: 상희 

직업: 현상범 사냥꾼.

성별: 여

현 마들가리 현상범 사냥꾼  10손가락 안. 주 활동 구역은 23구역......



" 별거 없는 년인데... 일을 이지경으로 만드는 거야! "



나이: 27살

이름: 다해 

직업: 현상범 사냥꾼.

성별: 여

저격수로 활약 중... 등등등


나이: 36살

이름: 건남 김

직업: 현상금 사냥꾼.

성별: 남

정찰 추적 전문 사냥꾼... 등등등

나이: 30살

이름: 명치대인 서...

명치대인의 프로필을 넘기자 눈이 커지는 이 남자.

" 명치대인이 여기 소속이야? 이런... 크크크...직원 한 명 잘 두었군. 크크크큭. 어리숙한 자식. "





- 3년 전 행성 수비군 사령부 -

제럴드는 이곳의 소대장이었다. 3 특수부대 침투조를 담당하는 부서의 소대장. 그들의 대원은 그를 포함해 25명이었다. 사령부 막사에 온다는 건  사건이 있거나 큰 행사가 벌어지면 특수지원팀 자격으로 오게 되었다. 그날도 그랬다. 유래 없는 제스의 출현.

그들은 사령부에서 하루를 묵고 6구역으로 가는 비행정에 탑승하고 있었다.

" 대원들 모두 준비됐나! "

" 옙썰! "

우렁찬 함성이 특수대원들에게 어울렸다.

" 우린 6구역으로 제스를 소탕하기 위해 출발한다. 질문 있나? "

" 소대장님 괴물의 숫자가 얼마나 됩니까? "

" 글쎄. 정확하게 잡히는 데이터는 아직 확인이  되는 상황이다. 아무튼 100여 년 만에 가장 많은 제스의 출연이라 하니 다들 긴장하도록. 알았나! "

" 옙썰! "

질문을 한 대원이 명치대인이었다. 군복과 철모레이저 건으로 무장한 특수대원. 그의 옆에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전우인 석준이가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 왜? 긴장되나? "

" 넌 긴장 안되나? "

" 나야 뭐. 오래간만에 몸 푼다 생각해야지. 헤헷. "

" 이런 상황에서 그런 생각 가지는놈은 명치대인 너뿐일 거다. "

석준의 말처럼 지금의 상황은 그리 만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제스를 경험해 보지 못한 이에게는 더욱 그러한 상황일 것이다. 둘다 신참은 아니었지만 제스는 처음 접해보는 괴물이었다.

수송선에 타고 있는 대원들은 자신의 무기를 정비하고 있었다. 애써 덤덤하려는 듯. 수송선은 어느덧 6구역에 다다르고 있었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광경은 정말 지옥  자체였다.

6구역은 사실 인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0구역에서 가까울수록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건 마들가리 행성의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길게 뻗어 있는 도로에는 피난민들의 구식 자동차들이 길게 뻗어 있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주요 구역의 사람들처럼 부유하지 못했기에, 소형정을 구입한다는 것은 평생 가도 할 수 없는 꿈이었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동차. 1차선 도로는 꽉 막혀 있었다. 그 끝에 다다르자 금지구역 마크가 보였다. 수송선은 그곳을 지나 지휘부가 있는 막사에 착륙했다.

" 자 대원들 신속하게 막사 앞으로집합! "

제럴드가 지시했다. 대원들은 수송선에서 내리고 완전군장을 한채 뛰기 시작했다. 그 주변으로 다른 수송선에서도 군인들이 막사 앞으로 모이고있었다.

시커먼 군인들의 군화소리가 6구역을 휘감았다. 도대체 얼마나 두려운 존재가 저곳에 있기에  많은 병력이 모인 것일까.

막사 앞에 군인들이 모두 집결하자, 대대장이 인사를 하고 짧게 남아 연설을 하며 상황을 전달한다. 4개의 특수 소대, 1개의 저격소대, 16개의 보병 소대, 기갑 포병 12문 도합 600여 명의 수비대가 그의 말을 경청한다.

" 자! 지금은 실전이다. 제군들 이곳은 제스 발발 구역으로 이미 많은 병력이 죽음을 맞이했다. 우리의 목적은 잔여 제스들를 제거하는 것이다. 너희의 목숨을 걸고 부디 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수비군의 이념에 따라 모두 작전에 사활을 걸기 바란다. 이상! "

" 마들! "

우렁찬 소리와 함께 거수경례를 한 군인들은 모두 막사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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