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5화 〉35-조급함 (35/179)



〈 35화 〉35-조급함

성진의 머쩍은 미소.

" 헤헤헷... "

성진의 비행정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 실드 가동률 2%로 남았습니다. "

명치대인은 buzz 호의 빗발치는 무기들의 소음을 뒤로하고 성진에게 말했다.

" 성진아! 우선, 이 찌질이형부터 피신시키자! 자동항법으로 올려보내. "

헤헤헷. 그러죠. 간만에 명치대인형의 난투극  보겠네요. "

" 니미럴! 퉤! 이 형은 진짜 팔자 좋은 겨. "

명치대인은 성진의 비행정에서 뛰어내리며 일본도에 손을 얹고, 부서진 삼지도를 치켜세운다.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명치대인.

성진은 자동항법을 buzz 함정에 맞춘다. 그리고 명치대인처럼 뛰어내린다.

2륜 소행정은 기절한 건남을 태우고 buzz로 유유히 날아갔다.

뛰어내린 성진은 명치대인 옆에 선다. 주먹을 드드득거리며...

" 명치대인형 가시죠! "

" 그래 볼까! "

둘은 돌격해 오는 군인들을 보며 뛰기 시작했다.


한편 공중에 떠 있는 우현은 위기다. 아무리 좋은 함정이라지만 다구리에는 장사 없다 하지 않는가? 4기의 전투정에서 나오는 소음은 대지에 울린다.

적 전투정의 미사일.

전투정의 발칸포.

전투정의 대공화기들이 buzz를 집중 공격한다. 4기의 전투정에서 쏟아져나오는 무기들...

화력집중.

제 아무리 성능 좋은 buzz 함정이라 한들 무슨 수로 견뎌 낼지 모르겠다옹.

무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우현의 귀로 알림음이 들렸다.

" 실드 가동력 50%로 남았습니다. "

우현은 웃는다.

" 이런 이런 조종수라도 데려올 걸 그랬나. "

실드가 적기에 수 없이 두들겨 맞았다.  빛은 태양보다 더 밝았고 번쩍임은 용접봉의 끝을 바로 앞에서 보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매우 번쩍거린다.  새 없는 폭발음과 쉴 새 없는 흔들림이 buzz 함정을 잠식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많은 양의 무기를 컨트롤 하는 우현. 그는 비행정의 가늠자 모니터를 응시하며 스위치를 하나하나 누른다.

1번 가늠자에 들어오는 표시.

동그란 노랑과 세모난 주황의 교차.

날아가는 미사일은  기의 전투정을 침몰시킨다.

실드를 뚫고 지나가는 전략미사일. 요거 비싸다. 어지간한 전투정 보다 비싸기에 수비군의 전투정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2번 가늠자의 모니터는 홀로그램으로 우현의 앞에 떠 있다.

3번은 2번 같은 홀로그램화면으로 오른쪽에, 4번은 왼쪽에 있다. 그런 식으로 가늠자 화면은 10번까지 우현을 둥그렇게 감싼다. 3번 모니터의 가늠자도 모형들이 교차하고 우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버튼을 누른다.

하나의 전투정으로 향하는 미사일.

이것도 실드를부수고 들어가는 전략미사일이다. 비싸다.

우현이 돈 많이 쓰네! 재필 잡아 원가라도 뽑을  있으려나? 아무튼 그사이에 또 한 기의 전투정이 맥없이 연기를 뿜으며 추락한다. 수비대 전투정은 이제  기뿐이다. 그런 상황을 제럴드는  쫓던  마냥 맥없이 지켜만 보았다.


한편 그 시각 라구나 함정과 23구역 경찰서 상황실은 우현이 보내온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성우와 근식은  화면을 바라보며 당황한다. 의아해하기도 하고... 그도 그럴 것이 그렇지 않은가? 재필의 부하가 수비대 지휘관이라는 것이.

정부에서 일하는 장관급 군인이 암살 조직의 중간책. 왠지 일이 생각보다 커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 하지만 라구나의 상희와 다해는 그 보다 지금 전투가 일어난 지점이 어딘지 더 궁금해한다.

" 뭐여! 저것들은? "

" 명치대인옵은 저기서 뭐한데요? 삼춘 화면은 잡히지도 않고? "

상희는 긴급하게 통신을 시도한다.

" 명치대인 상황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

- 누님?

" 그래 나다. "

- 저 지금 말할 여유 없어!

그렇치. 명치대인의 앞에서는 전진 무의탁하며 수비대군인들이 달려오고 있으니, 레이저 빔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신경이 곤두세워져 있다.

" 야! 야 이년아! 옆에 없다고 말 안 듣는 거야! 뭐야! "

몰러 말 시키지 마!

" 건남옵은? "

명치대인은 말이 없다. 아니 말할 상황이 아니다.

" 야! 야!  이년아! 빨리 대답 안 해! "

명치대인의 전송화면을 지켜보는 다해가 흥분한 상희를 진정시킨다.

언니... 언니. 너무 화내지 말아요. 명치대인옵 앞에 수비군들이 너무 많아요. 정면에 보이는 숫자만 50여 명 되어 보여요! "

" 아놔~ 완전 미쳐블! 다해야 저기 어디야? "

" 2구역이에요! "

" 얼마나 걸려? "

하루 반나절 쯤이요. "

" 급나 멀리도 가셨어? 완전 미쳐블! "

상희는 고구마라도 먹은 듯 자신의 왼쪽 가슴을 오른손으로 몇 번 때린다.

성우옵 내 말 들려? "

- 그래 들려! 설마 지금 출항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

" 이 오빠는 눈치가 왜 이리 빠른 거야. 가도 됨? "

 돼!

성우는 단호하다.

" 왜? 내가 가겠다는데! "

상희의 표정이 굳어진다. 다해는 상희의 표정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리곤 혼잣말.

" 에궁~ 언냐를 누가 말리겠어... 에효~ "

다해는 이미 알고 있다. 상희가 2구역으로 향할 것을... 성우는 침착하게 이야기한다.

- 상희야. 함부로 행동하지마! 부탁한다. 상황을 조금 더 보자고. 지금 위에다 보고 해서 2구역 경찰서와 다른 수비부대에 협조 띄울 테니! 알았지? 나랑 같이 움직여!

상희는 말이 없다. 발은 그냥 조종실로 향하고 있었다. 조종대를 잡는다. 그리고 명치대인의 위치를 라구나 함정에 입력시킨다. 상희의 뒤편에서 성우의 목소리가 간절하게 울려 퍼진다.

- 상희야! 상희야! 응답해!

하지만 라구나는 이미 최대 시속으로 2구역을 향해 출격한다.

그래 이뇬을 말린다는 건 나에게 멍멍거리라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 그럼 그렇지 상희가 어떤 뇬인데 가만히 있겠어.  무대뽀 성격. 아무튼 상희의 행동에 난감해지는 보호 경찰관들 그리고 수비대 저격수와 경찰 전투정. 그들은 그냥 순식간에 사라진 라구나 함정만 멍하니 바라본다.

다시 2구역의 명치대인과 성진의 상황을 보면, 답 없다.

50:2.

수비군 50.

명치대인과 성진 2.

근데 답이 없을 줄 알았던 명치대인과 성진은 레이저 빔을 피하며 수비군을 향해 뛰어간다.

칼집에서 일본도를 꺼내 든 명치대인.

언제인지 모르지만, 특수 강철판으로 만든 트럼프 54장을 양손에 나눠 가진 성진.

둘 다 달리면서 행동을 취한다.

수비군은 더이상 레이저 건을 사용하지 않았다. 왜냐? 명치대인과 수비군은 매우 가까워졌기 때문이었다. 수비군의 레이저 건은 순식간에 대형 검으로 변했다. 총구 부근이 날카롭게 변했다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명치대인에게 다가온  번째 병사가 그렇게 변한 대검총으로 명치대인의 머리를 노리며, 위에서 아래로 크게 내려친다. 하지만 명치대인의 일본도의 강도가 강한 것인지, 아래서 위로 올려 친 그의 일본도에 의해서 대검총은 댕강 잘려나갔다.

병사의 어이없는 표정.

상반된, 입꼬리가 올라간 명치대인.

그런 병사의 복부를 찌르는 명치대인.

짧은 단말마.

쓰러진 병사.

명치대인의 뒤에서 성진이 뛰어오르며 54장의 카드를 한꺼번에 던진다. 회전하며 날아가는 카드는 산발적으로 적들을 향해 흩어진다.

총알처럼 빠르게.

그러나 처음과는 다르게 병사들은쉽게 당하지 않았다. 몸을 돌려 피하는 병사들이 성진의 눈에 들어온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눈치가 빠르지 못한 병사는 목이든, 팔이든, 다리든 잘려나갔다.

" 이번엔 이것들이 순순히 당하지 않는군. "

절반가량의 사상자를 만들어낸 강철 카드가 성진의 손아귀로 돌아왔다. 살아남은 병사들은 여지없이 명치대인과 성진에게 달려든다. 하지만 명치대인 그가 누구인가? 구르기의 대가. 명.치.대.인. 왠지 날 째려보는 명치대인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튼 구르기의 대가 명치대인은 돌격해 오는 수비군을 차례로 제압한다.

양손으로 잡은 일본도.

빠르게 상단, 중단, 하단을 휘두른다.

다가오는 병사들의 몸은 하나하나 분리된다.

멀리서 지켜보는 제럴드의 눈빛과 명치대인의 눈빛이 교차한다. 일본도를 허리춤에 감싸 쥐고 제럴드를 향해 뛰기 시작하는 명치대인.

그를 막아선 수비군은 허리춤에서 나오는 명치대인의 공격에 맥없이 무너진다. 다가오는 족족 명치대인은 그들을 썰어 버린다. 그의 뒤를 쫓는 성진은 멀리서 조준하는 수비군을 향해 손끝에서 카드를 한 장 던진다.

킹 다이아몬드 왕의 표정이 근엄해 보인다.

빠르게 회전하는 카드.

톱니바퀴가 돌 듯 네모난 카드는 둥그렇게 돌아간다.

' 퍽. '

명치대인을 조준하던 병사의 손목은 킹 다이아몬드에 의해 잘려나갔다. 연이어 날아오는 조커의 웃음이 그 병사의 목덜미를 삭둑 잘라낸다.

제럴드에게 되돌아가는 명치대인.

점점 가까워지는 제럴드.

명치대인이 지나온 길에 쓰러진 병사들.

뒤를 엄호하는 성진.

제럴드에게 더욱 근접해지자, 명치대인이 크게 고함치며 기합을 넣었다.

" 이야아압!!! "

 눈을 부릅뜬 제럴드를 향해 일본도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다. 그의 정수리를  동강으로 가를 기세다.

' 채쟁. '

하지만 공격을 막아낸 두 명의 병사. 커다란 장도와 대검, 일본도가 서로 엉킨다. 붉은 베레모를  두 병사는 지금의 수비군과는 전혀 다른 냄새가 났다.

특수대 요원.

한시름 놓은 제럴드가 뒷걸음질 치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두 명의 특수대 요원은 자신의 무기를 움켜쥐며 준비 자세를 잡는다.

오른쪽 녀석은 기다란 장도를 양손으로 쥐고 있었다. 수염만 기르면 고전에 나오는 관우처럼 생겼다.

왼쪽의 병사는 투구만 안 썼지 자신의 두 배 만한 대검을 양손으로 쥐고 있었다. 영락없는 기사다.

두 명의 떡대와 마주한 명치대인.

오른쪽 녀석은 관우라 부르자  저놈들의 이름은 모르니, 왼쪽 놈은 기사라 부르고 싶다.

왼쪽의 기사가 커다란 대검으로 명치대인을 후려친다.

이마까지 내려온 대검의 양날.

일본도를 가로로 세운 명치대인.

' 챙! '

가까스로 막아낸 명치대인의 팔이 후들거린다. 괴력의 기사는 연이어 대검으로 명치대인의 정수리를 향해 내려친다. 왼쪽으로 명치대인은 몸을 비튼다. 그의 눈앞으로 커다란 대검의 날이 훅 지나간다.

긴장하는 명치대인.

오른쪽의 관우가 아래에서 위로, 장도를 사선으로 명치대인의 턱을 노리며 올려친다.

명치대인은 일본도로 흘려치며 막아낸다.

흘려막기.

명치대인이 긴장한 것이 유난히 눈에 띈다. 묵직한 두 번의 공격에 고수의 냄새를 느낀 걸까? 오랜만에 느끼는 묘한 긴장감이 명치대인의 몸속에 파고 들었다. 그의 외마디.

쉽지 않겠군... "

섣불리 공격하지 못하는 명치대인에게 먼저 치고 들어오는 관우. 언월도의 빠른 회전 기술이 위아래로 춤을 춘다. 화려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강한 공격. 일본도의 칼날에 불꽃이 튀어 올랐다.

이건 뭐 오락게임의 현란한 필살기를 막아 내는 느낌이다. 공격하는 놈이나 막는 놈이나 손놀림이 빠르다.

순간, 치고 들어오는 기사의 대검. 칼날의 끝이 명치대인의 눈앞으로 지나간다. 크게 휘두른 기사의 몸이 반쯤 돌아갔다.

저걸 맞았으면 명치대인 몸뚱이 고치는데 이틀은 걸릴 각이다. 제발 다치지 말아라 냐아옹! 젭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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