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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42-레이더 (42/179)



〈 42화 〉42-레이더

- 절벽 위 -




공작새가 용이에 의해 사라지고 벌써 10일이 지났다. 라구나식솔들이 준의 아지트에서 지낸 시간도 그쯤 지나가고 있었다. 준의 아지트가 아닌  다른 절벽 위에 다해가 위장막을 치고 숨어 있다.

저격 준비. 대충 3일간 저기에 숨어있었다. 이젠 옥상녀에서 절벽녀로 변하는 건가? 23구역 옥상이란 옥상을 밟아본 그녀가, 이젠 3구역 절벽이란 절벽은  돌아다닐  같은 느낌이 든다.

아! 아니다. 준의 아지트에서 멀어지지 않는 이상 절벽은 옮겨 다닐 필요가 없다. 아무튼 지금의 상황은 라구나 호가 절벽 위를 배회하고 있다. 3km 다른 절벽에 다해가 있고 그런 그녀에게 건남이 교신한다.

" 어때 다해야 숨어 있을 만해? "

" 삼춘 이게 뭐예요. 3일 동안 꼼짝없이 갇혀 지내게 하다니. 열 받으면 라구나 날려 버릴 것 같다구욥. "

" 징징거리긴. 어쩌겠냐 네 담당이 저격인걸. 망 잘봐야해! "

" 몰라욧! 울 승규 보고시퍼... 우아앙... "

에효~ 건남이 고작 생각한 게 이거다. 라구나 호를 준의 아지트에 띄우고 일부러 적에게 위치를 노출시킨다. 참 간단한 작전이었다.

유인작전. 참 단순하지 않은 가? 아무튼 그렇게 라구나 호는 준의 아지트 위를 유유히 떠다녔다.

" 건남 삼춘... 일부러 함정 파 놓은 건 좋긴 한데 이렇게 하면 저희가 폭삭 망하는 거 아니에요? "

" 그거야 그거! 폭삭 망하는 게 가장 좋아. "

여기서 잠깐! 히리가 이들의 작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조금 말해 보겠다아옹.

우선 건남은 라구나의 교신을 풀었다. 성우와 연락하던 연락망이다. 그럼 경찰 측에서 이 교신을 의심할 것이다. 이렇게 허술하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는 것에 대하여... 그래도 그들은 다가오겠지. 물론, 건남이 계속해서 통신망을 열어두는 것은 아니다. 산발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노출할 것이다. 여기서 산발적이란 것은 어딘가 다른 곳에 연락한다는 것이다.

딱 두 곳. 용선과 buzz함정이었다.

" 형님. "

" 그래. 요새 신문하고 테레비에 라구나호 자주 보이던데... 조만간 잡히겠어. 이렇게 교신해 오면! "

" 형님도 걸려들게 하려고요. "

" 웃기지 마!  너희 도운 적 없다. "

" 도와주신다면서요? "

"  도와줘? 신고  하면 다행인  알아! "

나쁜 형님이네! "

" 됐다. 됐어! 괜시리 너 때문에 피해 보기 싫으니까 연락하지 마라. "

" 이렇게 배신 하기에요? "

" 됐구! 배신은 무슨  이상 연락하지마! "

건남과 용선은 대충, 이런 내용을 주고받았다. buzz 함정이야 잘 숨어 있으라는 이야기 정도 했고, 아무튼 일부러 더 연락하는 건남이었다. 낮 2시. 태양은 정점을 찍은  모래도 태워 버릴  같은 더위를 사막에 내리쬔다.

" 삼춘! 저 이러다 마른오징어 되겠어요! 물도 떨어지고. 헉헉! "

" 고따. 잠깐 들어와서 쉬어야겠다. "

" 네~ 언냐. 상희 언니만 날 챙겨주는군요. 흑흑흑."

그러나 다해의 관측 레이더에 경고음이 울린다. 다해가 상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투덜거리며 건남에게 상황을 말한다.

" 에이씨! 좀 쉬려하니 뭔가 잡히네... 삼춘! 레이더에 무언가 잡혔어요! 라구나에 잡힌 게 있나요? "

" 아니. 없는데. "

다해가 저격수이긴 저격수인가 보다. 바주카포에 달린 레이더와 망원경은 라구나 레이더가 못 잡는 곳까지 잡아내니. 다해는 레이더에 잡힌 물체를 확인하기 위해 바주카포의 망원경을 한쪽 눈으로 확인한다.

4km 지점을 바라보며 다해는 교신한다.

" 삼춘! "

놀란 다해.

" 왜? "

" 제스 두 마리에요! 빠르게 달려오고 있어요. "

" 제스? "

" 네! "

두 사람의 교신에 끼어드는 명치대인.

" 오라는 재필은 안 오고  제스? "

뜬금없는 제스의 소식에 상희도 놀란다.

" 뭐여! 여기서 제스는 왜 튀어나온겨! 니미럴! "

" 아무튼, 삼춘 속도가 매우 빨라요. 제스가 저렇게 빨랐나요? "

" 어쩐지 레이더에 잡히는 것이 없었는데! 지상이었군. "

순간 라구나호와 다해의 레이더에 다른 무언가 잡힌다.

" 다해야 레이더에 다른 물체도 걸리는데. 확인해 봐. "

이미 보고 있어요. 중급 함정이에요! 잠깐? 수비대 중급 전투함정인데요! "

다해의 교신이 끝나기 무섭게 라구나의 레이더 카메라를 건남은 확대한다.

" 이런! 아무래도 제럴드 자식인가 보군! "

명치대인이 건남이가 말하자 순수했던 눈빛이 진지하게 변한다.

" 제럴드!  씹쎄리 잘 됐다. "

상희가 명치대인의혼잣말이 궁금한지 건남에게 묻는다.

" 제럴드가 뉘신지? "

명치대인 수비대 근무할  직속 상관이었데. "

근데  저랙? 잡아먹을 듯 말해? "

" 낸들 알아? 아무튼 전투 준비하자 상희야! 제스는 함정으로 간단히 처리하고... 중급 전투정은. "

준에게 교신하는 건남.

" 형님. 실드탄 있으시죠? "

" 있지. 나중에 빚 갚아야 한다. 알았지! 허허허... "

" 알았어요! 그리고 모두 교신 들리지? "

건남이 말하자 다해가 응답한다.

" 넵! 삼춘! "

준도.

" 잘 들림. "

고스트로 숨어있는 우현과 성진도.

" 그럼요. 성님! "

" 자알 들려요. "

그리고  한 사람. 용선까지...

" 그래. 잘 들린다. "

근데 용선은 어디 있는 건지 모르겠다아옹. 설마 집에서 교신하고 있는 건 아닐지? 아무튼 그들의 대답이 끝나자 건남은 이야기한다.

"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조촐한 놈이 온 것 같아! 우현과 성진은 정말어렵지 않은 이상 고스트로 숨어서 buzz호 유지해! 준이 형이 실드탄 가지고 있으니 더 강한 상대가나오면 그때 도와주고... "

동시에 말하는 우현과 성진.

" 네! "

" " 왜? 숨어 있으라고? "

" 네! OK입니다. "

" 네가 니 말에 왜 따라야 하는 건지... 아무튼절벽 밑에 숨어 있으니 필요할 때 불러! "

" 넵! "

쳇 언제 용선은 이리로 날아온 건지... 뭐 사실, 예전 둘이 통화한 내용은 허상의 대화였다. 대충 설명하자면, 용선의 자동응답기에 건남이 교신한 거라 보면 된다.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짜 용선이 혼자서 떠드는 것에 건남이 말했다고 보면  것이다. 잔머리들하고는.

' 이야~옹. '

그렇게 건남이 모든 이에게 지시를 내릴 무렵 제럴드의 함정은 제스  마리를 앞세워 점점 다가왔다.

" 삼춘! 4분 뒤 도착이에요! ... 제스가 저렇게 빠를 줄이야... "

" 다해야... "

" 넵. 삼춘! "

" 아무래도  녀석들 제스 양성에 성공한  같아. 그것도 신종 제스를... "

수군거리는 준의 아지트에 경찰관들이다.

" 뭐? 제스를 양성해? "

" 그게 가능합니까? 팀장님? "

" oen도 아니고 재필이가? "

수동식 방공포에 앉아 각각의 임무를 맡은 경찰관들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튼, 방아쇠 손잡이를 꽉 붙잡고 있는 그들은 거의 멘탈이 가출한 상태이다. 점점 다가오는 적. 라구나호 만한 중급 전투함정. 그 앞을 뛰어오는 신종 제스. 아마도 후세에 마들가리 역사책에는 ' 232년에 재필이 만들어낸 신종 제스와 사냥꾼의 첫 싸움. ' 이라고 집필 될  같았다.

시험문제에는 이렇게 출제 되겠지. ' 신종 제스와 처음으로 전투를 벌인 사냥꾼이 아닌 사람은?

1. 상희. 2. 다해. 3. 싸이. 4. 건남. 5. 명치대인.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내가주저리 떠들 동안 제럴드의 중급함정이 사정권 안으로 들어왔다. 지켜보는 이가 모두 긴장한다. 긴장감 속에 들리는 미사일의 발포 소리.

' 슈우웅~ '

제럴드의 선제공격에 상희의 말문이 열린다.

" 건남옵! 정면 실드 올려! "

스위치를 올리는 건남.

" 명치대인 전진해! "

" 넵! 누님! "

오른 쪽 손을 앞으로 내밀며, 속도계를 올리는 명치대인.

엔진에서 울리는 기계 소리.

정면에 만들어진 핑크빛 실드.

빠르게 날아오는 제럴드의 미사일.

' 콰광!! '

폭발음이 크게 들리고 흔들리는 라구나호에 경고음과 함께 아리가 스르륵 모습을 드러냈다.

" 실드 방어도가 75% 남았습니다. 지금적이 쏘아 올린 미사일은... "

줄줄이 미사일의 제원과 성능을 아리가 친절하게 웃으며 설명한다.  상황에서도  성실하고 상냥하다. 만인의 연인 홀로그램 아리.

" 적 함정은 마들가리 행성의 수비대 주력 중형함정으로 M3467코뿔소로 불리며 탑재된 무기는 공대공미사일 6, 공지대 미사일 4,  6문을 가지고 있으며 특수장비인... "

아리야 들어가. "

상희가 가볍게 말하자 아리가 반문한다.

" 들어가라는 건 잠을 자라는 건가요? 아니면  전원을 끄라는 건가요? "

" 야. 이년아~ 조용히 하고 사라지라고! "

" 주인님... '야 이년아'는 속된말이니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그럼 건승하세요! "

주머니의 라이터를 아리에게 상희가 집어던지자,아리가 모래처럼 사라지고 라이터는 조종석 의자를 맞고 땅으로 뒹구른다.

 조만간 아리에서 지니로 바꾸든가 해야지! 이제 인공지능도  훈계하네... 에잇! "

그러는 사이에 또다시 제럴드의 전투함정에서 미사일이 날아온다.

' 슈우웅~ '

' 콰광! '

경고음과 들리는 아리의 음성.

' 실드 방어력이 50%로 남았습니다. 피하세요! '

" 됐어! 이년아! "

아리의 음성을 무시한 상희는 명치대인에게 지시한다.

" 속도 올려! "

" 넵! 누님! " 명치대인의 오른손은 이미 최대한 앞으로 뻗어있었다.

" 준이 오라버니 준비되셨죠? "

" 네. 상희양. 2km 안쪽으로 들어오면 날려 드리겠습니다. "

선글라스를 왼손으로 매만지며 너털한 웃음을 준이 날린다.

네! 준비해 주세요! 건남옵은 준이옵이 실드탄 날리면 알제? "

무기 조종석의 건남은 진지하게 무기 상황들을 살피며 응답한다.

" 그럼. 알지. 일격에 보내드리지요! "

킥킥킥. 근데 상희누님. 저 제스들은 왜 데리고  건지 참 의미 없어 보여. 건남형 그렇지 않아요? "

" 뭔가 정보가 잘못됐겠지 뭐! 발칸포로 보내버리자고... "

건남은 발칸포 가늠자를 모니터에 띄운다.

준이 또한 실드탄의 가늠자에 집중하고있다.

순간, 준의 가늠자에 붉은 점멸등이 켜지며 음성이 들린다.

' 조준하던 목표가 사정권 안에 들어왔습니다. '

" 상희양. 발포할게! "

" 넵 쏘세요! "

녹색 버튼을 누르는 준.

 가게! "

그의 혼잣말과 동시에 절벽 중간에서 포문이 튀어나온다.

' 펑! '

제럴드의 전투함정으로 빠르게 날아가는 실드탄.

' 슈우웅~ '

그와 동시에 건남은 공대공미사일의 버튼을 누른다.

" 격추하면 분명 저것들 낙하할 거야! 명치대인아 조종석 내게 맡기고 준비해! "

건남이 말하자 눈살을 찌푸리며 명치대인이 투덜거린다.

또! 나야! 이런 건 나만 시켜. 내가 잔반 처리기도 아니고... "

" 아무튼 제스는 내가 처리할 테니 나갈 준비해! "

" 알겠사옵니다요. 형님! "

실드탄을 뒤따라 제럴드의 전투 함정으로 미사일은 매섭게 날아간다.

과연 제럴드가 쉽게 무너질지 궁금하다아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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