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3화 〉62-사이비 (63/179)



〈 63화 〉62-사이비

상희와 재필이 한바탕하고 있을 무렵, buzz 호는 고스트화 되어 재필의 함선 안으로 들어왔다. 정확히 주변이라고 해야겠지만, 아무튼 그렇다아옹~

원형의 함선. 커다란  안에 본체가 들어가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목성과 같은 둥그런 띠가 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사이를 유유히 buzz는 날고 있다.

와~ 이 함선 어마어마한데요. "

" 이런  어떻게 만들었지? "

우현과 성진은 조종석에 앉아 커다란 함선을 살핀다.

" 이런 걸 저 땅속에 숨겨 놓았다는  너무 신기하다. "

" 재필이란 녀석이 어마어마하긴 하네요. 그냥 암흑의 보스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거에 취미가 있을 줄이야. "

흠.  정도의 함선이면 우리의 무기로는 흠집 밖에 못 내겠는 걸. "

" 그쵸. "

" 어쩐다... 이대로 계속 움직일 수도 없고... "

우현은 고민의 연속이다. 그때, 라구나에서 교신이 들어온다.

" 우현아! 내 말 들려? "

" 네. 아주 시원하게 들려요. 건남 성하고는 아직도 교신 안 돼요? "

" 계속 시도하고는 있는데 막히네. 그보다 지금 여기서 함선이 보이는 데 정말 크다. 너희 어디에 숨어 있니? "

" 저희 그 큰 함선에 숨어 있어요. 커다란  보이세요? "

" 응. 보여. "

" 그 사이에 비행중이에요. 다해 누님. 그 보다  함선에 대한 정보는 없어요? "

" 지금 찾고 있어. "

" 라구나와 제 함선이 개미로 밖에 안 보이네요. "

우현의 말이 맞다. 재필의 함선 링에는 중형 함정 100기가 실려있다. 전투 함정 100기가 공중전을 벌인다면 마들가리 행성 구역 수비군이 이길 확륙은 0%에 가깝다.

7~8구역을 합친 함정의 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다해는 모니터에서 이런저런 정보를 찾기 위해 몰입한다. 그러나 있겠냐? 재필이 그렇게 허술하게 비밀을 노출시켰겠냐? 그냥 힘 빼지 말고 아서라.  집사 손가락 고생시키지 말고.

허나... 재필은 허술했다.

 생각과 다르게 다해가 무언가 해낸 것 같다.

" 오호호... 여기... "

승규가 그녀의 뒤에서 얼굴을 모니터로 들이민다.

왜? 울 자기  찾았어? "

" 웅! 찾았어! "

기쁜 듯 승규의 볼에 입을 맞춘다. 찾은 건 찾은 거지 거기서 볼때기에다 입은 왜 맞추냐아옹~ 눈. 꼴. 시. 린. 뇬...

그렇게  터치를 입술로  다해가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여기. 여기. 함선의 제원이 나와. "

익명으로 올린 자료에는 추측으로 쓰인 뉘앙스의 테스트가 쭉 나열되어있다.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 사람들은 모른다. 마들가리 행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러나 난 알고 있다. 암흑의 무서운 계획. 그는 강력한 무기를 이미 완성했다. 마들가리 행성 0구역에서만 얻을 수 있는 광물로 연료를 생산했고  연료로 거대한 함선을 띄울  있었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것에 누구 하나 읽어 줄 것인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암흑을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엔 종말이 찾아 올것이다. 괴물들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말을 믿어라! 그래야 우린 구원 받을 수 있다. 내가 아는 건 막연하지만 거기 까지다.  함선이 지상에서 이륙하면... 마들가리 행성은 분명 분열될 것이다. 힘의 견제 세력이 없는 한, 암흑은 행성을 집어삼킬 것이다. 누구 하나 이 글을 읽는다면 꼭 그 암흑을 막아주기 바란다. -

 밑으로 지금 눈앞에 보이는 재필의 함선이 스케치 되어있다. 연필로 그린 이미지이지만 분명 재필의 함선이다.

" 이런 글이 있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나? "

조회수가 1년 동안 8명뿐이었다.

그리고 댓글이 네 개. 어지간히 쓸데없어 보이는 글인가 보다.

공소니- 아저씨 어느 교파야? 암흑이라니... 그림은 잘 그리시네. 정신 차리세요. 귀신 좀 끌고와야 정신차리지.

세상의 선물- 소설가세요? 이런 소설이 있었나?

강심- 이봐... 그 실력으로 웹툰이나 그려...

3월의 토끼- 이 사람 내과네. 우리별에 좀 놀러 오세요. 블루문 총재랑 면담 좀.



 시답지 않은 반응의 암흑에 관한 글이었지만, 다해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써는... 화면을 드래그하며 집중하는 다해, 중요한 문서가 그녀를 사로잡았다.

" 함선을 가라앉히는 방법... "

똘망한 눈빛으로 화면에 집중한다.

' ... 에너지의 원천은 중앙 연료탱크, '이곳'을 폭파한다면 함선은 힘을 잃을 것이다... '

텍스트의 '이곳'을 이미지로 표시해 둔 화살표,  화살표에 다해의 눈이 멈춘다. 다해는 이런 얼토당토않은 익명의 글을 맹신하는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거라도 신용할 수밖에...

아무튼 이런 글이 세상에 나돌도록 재필은 뭘 했냐아옹~ 디따 허술한 놈 같으니라고... 다해는 그 이미지를 buzz로 전송한다.

" 우현아! 여기! 이 그림에 그려진 곳을 찾아봐! "

우현은 다해가 보낸 화면을 주시하며 말한다.

" 네. 알았어요. 그리고는 어떻게 할까요? "

" 폭파시켜! "

" 거기에 미사일 투하해도 꿈쩍 안 할 거 같은 크기에요. 이 함선은... "

" 아무튼, 시키는 대로 해. 내가 찾은 정보 그리 보낼 테니 내가 왜 그러는 줄 이해할 거야. "

" 알았어요. "

" 부탁할게...  큰 함선 도망치면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거야. "

" 그렇겠죠! 아무튼 살펴 볼게요. "

우현은 다해의 전송화면을 읽고는 조용히 혼자 말한다.

" 이 내용을 믿어야 해? "

그래. 지금 그 내용을 믿어야 한다옹~ 사이비 교주가 말하는, 소설가가 말하는, 웹툰이나 그려야  익명의 작자, 다른 행성에서온 그 괴상한 이야기를 말이다아옹~

그림에 나와 있는 곳과 비슷한 장소를 찾아 떠도는 buzz. 비슷하게 생긴 모양이 한둘이 아니라는 게, 우현과 성진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 재필의 사무실 -

제스와 대치한 라구나 일행. 건남의 머릿속 프로그램 명택이 그에게 말한다.

' 제스... 다행이 때마침 상희가 이곳에 와 주었군. 허허허... '

그러는 사이 제스의 팔이 건남의 머리로 곤두박질한다.

' 쉬이익~ '

" 윽! "

가까스로 피하는 건남. 상희와 명치대인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럼 내 말 잘 듣게! 가공할 만한 제스는 병기로 태어났다네... 최첨단 장비로 짜여진 제스... 과거의 물렁물렁한 제스라 생각하면 안 되네! '

" 아~ 노친네! 지금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 들어야 해? "

사정없이 공격하는 제스, 쉴 새 없이 피하는 건남은 다시 졸도하기 일보 직전이다.

그럼 본론만 이야기하지... 그 막강한 제스에게도 약점은 있어. '

" 노친네! 빨리 말해! 진작 그것부터 말하면 어디가 덧나? 에효~ "

' 그렇군. 자네가 질문하지 않으면 순서대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설정해 놓았다는 거 참조하게. '

" 에효~ 그런 것도 생략하고 약점을 말해! "

아마도 건남이 제스에 죽기 전 프로그램 명택 때문에 답답해서 먼저 죽을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등을 노리게 정확하게 척추를. '

" 등? "

' 그래! 등! 제스를 정면으로 승부하면 이기기 힘들다네. 어지간한 광물로는 그놈들을 찌를 수가 없어, 물론 벨 수도 없지... 총알이나 포탄 같은 현대 무기로는 더욱더 힘드네. 방탄이 너무 완벽하거든... 뾰족한무기로 척추를 찌르게... '

이런! 말이 쉽지... "

프로그램 명택의 말처럼 제스와 마주한 상희와 명치대인이 아무리 때려도 그들은,  짐승들은, 그 병기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벽을 사정없이 난타하는 느낌이라 할까? 상희는 바리깡으로 제스의 공격을 막으며 단도를 휘두르고, 명치대인은 짐승들의 낫을 피하며 무쇠 주먹과 일본도로 여러 초식을 선보인다.

허나, 역시는 역시인가? 꿈쩍도 하지 않는 제스들... 상희와 명치대인이 그렇게 치고 빠지고를 반복하며 괴수들과 대치하고 있다.

건남이야 프로그램 명택 때문에 그냥 피해 다닐 뿐.

" 아무튼 등을 노리라는 거지? "

' 그래... 인간으로 따지면 흉추의 정중앙. 그곳에 신형 제스의 프로그램이 압축되어 있다네. '

" 알았어. "

건남은 상희와 명치대인에게 프로그램 명택의 말을 전달한다.

" 얘들아! 제스의 흉추를 공격해!! 그곳이 이놈들의 약점이야! "

제스를 치고 빠지던 상희와 명치대인이 짜지도 않았는데 동시에 대답한다.

" 흉추가 뭐야? "

" 흉추가 뭐여? "

아~ 언어 전달이 안. 됀. 다. 나도 아는데 니들은  모르냐아옹~

" 등의 정중앙! 어떻게 해서든 뒤를 공격해! "

" 아놔! 진즉 쉽게 말하지... "

드디어 제스를 무너뜨릴 묘수가 생긴 것일까?

첫 번째 제스가 상희의머릴 향해 팔을 휘두른다. 상희는 바리깡으로 그 공격을 더는 막지 않는다. 공격을 받아들이며 제스의 품으로 빨려 들어가듯 전진한다.

제스의 팔이 상희의 옆으로 '쉬익'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동시에 제스의 옆을 지나는 상희. 그녀가 제스를 지나치자 미끄러지듯 몸을 돌린다. 그리고 자신의 단도를 힘껏 찔렀다. 제스의 커다란 등, 그 중앙에... ' 콰직! '

제스의 튀어나온 눈이 커진다. 5m의 거구가 순간 멈칫거린다. 무엇으로도 넘어뜨리지 못할 것 같은 제스가 힘이 풀리듯 부르르 떤다. 건남이 읊조리듯 말한다.

성공인가...? "

상희가 제스의 넓은 등짝에서 가위 같은 단도를 뽑아낸다. 부르르 떨던 제스가 힘이 빠진 걸까? 상희가 단도를 뽑아내 바닥으로 착지하자 제스는 몸의 균형을 잃으며 흐느적거린다.

" 좋았어! 그거야! "

건남이 쾌재라며 소리친다.

명치대인은 그런 상희에게 자극이라도 받았는지 자신과 대치하고 있는 제스를 올려본다.

 이젠 뒤졌어! "

명치대인이 두 번째 제스를 향해 뛰어오른다. 복부를 향해 점프한 그를 향해 제스가 사선으로 팔을 휘두른다. 무쇠주먹으로 그가 제스의 팔을 막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제스의 커다란 등을 바라보는 명치대인.

" 잘가라고! 이 자슥아! "

제스의 등을 수평으로 가른다. 일본도에 바람이 거세게 일며...

' 깡! '

앗! 이소리는... 검집에 일본도를 집어넣으며 착지한 명치대인의 한마디는 " 얼레! " 이거였다.

그랬다. 허리를 베는 순간, 강력한 제스의 몸뚱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건남이 찌르는 시늉을 하며 벙찐 명치대인에게 소리친다.

" 등을 찌르라고! "

이마를 긁적이는 명치대인.

진즉 그렇게 말하지! "

방심한 명치대인에게 날카로운 소리가 들린다.

' 솨아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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