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5화 〉64-올가미 (65/179)



〈 65화 〉64-올가미

명치대인이 우쭐거리자 상희가 다가와 뒤통수를 갈겼다.

" 자슥아! 너 죽은 줄 알고 식겁했다고. "

안경이 돌아간 명치대인이 바로잡는다.

" 근데 뒤통수는  때린대요. "

" 발 대꾸할래! "

" 발이라뇨? "

" 알아서 끼어 맞춰! "

" 넵. 누님. "

순간, 상희가 명치대인을 덥석 안는다. 당황한 명치대인이 어물쩍거리고...

" 죽지 마... "

머쓱한 명치대인이 그제야 상희를 크게 안는다.

" 내가... 내가 너희를 어떻게 만났는데... 죽지마! "

명치대인이 그런 그녀를 토닥인다.

이것들아 지금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아옹~

아무튼 부서진 유리문의 잔해를 밟으며,  다른 투명 유리문 앞에 그들은 다가선다.

도대체 몇 개를 부셔야 하는 거야? "

그때, 확성기에서 소리가 들린다.

출발 5분전. 출발 5분전. 함선에 오른 모든 승객과 대원들은 자신의 자리에 모두 착석해 주십시오. 함선의 진동에 모두 주의하십시오. "

" 이동하려나 본데. "

준이 말했다. 건남을 살피며...

" 아~ 여기서 결판을 내야죠! 다른 곳으로 향한다면 저희가 불리할 거예요. "

" 꼭 그럴 만한 이유라도 있나? "

용선이 끼어들며 말한다.

" 뻔해!  호로새끼들 때문이겠지... 몇만이라 그랬다면... 분명 그 짐승들의 힘을 빌릴 거야. "

졸도해 있는 날 힐끗 쳐다본 용선은 말을 이었다.

" 이 녀석의 궁극기를 무한정 쓴다면 대적이 가능하겠지만, 아마도 며칠은 깨어나지 못할 것 같거든. "

맞다. 아까처럼 일부러 눈을 감고 있는  아니다. 난 일어날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그냥 졸도해 있다.

" 막아야 해요! "

건남은 명치대인을 바라본다. 어여 이 많은 유리문을 깨부수라는 무언의 압박을 시전한다.

" 형님아! 5분 동안... 저걸. 다. 철거하라고? 에이~ 그러지 맙시다. 가능한 걸 시켜야지... 얼핏 봐도 20개는 넘어 보이는데. 1분에 하나씩 깨도 20분이라고요. 힘들어서 안돼. "

명치대인이 구르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도리도리도 잘한다. 또다시 뒷통수를 때리는 상희. 돌아가는 명치대인의 안경.

" 그만 때려! "

" 야 이년아. 그럼 1초에 하나씩  버려! "

그래. 상희다운 발상이다.

" 넵. 그 생각은 못했습니다. "

아~ 밥팅아! 무쇠 주먹을 맥시멈으로 충전해야 유리문이 깨진 다는  너는 알아야 될거 아니냐아옹~

무쇠 주먹의 특성상 보통때와 에너지를 충전했을 때는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특급 방탄 유리문을 에너지 효율 없이 부수기는 힘들다. 지금처럼  번 사용하고 나서는 1분간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쿨 타임 1분이라는  명치대인은 간과한 것 같다.

" 참! 누님 이거 깨려면 무쇠 주먹 충전해야 해요. "

이제야 그 사실을...  명치대인 맞다.

" 이대로는 정말 힘들겠어. 이대로 이곳을 떠나야 하는 건가? "

건남은 고심에 가득 찬다.

" 형님. 우선 하나하나 부수고 있을까요? "

건남이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명치대인은 무쇠 주먹의 충전이 끝나자 바로 유리문을 부수려 한다. 그때, 유리문이 천장으로 스르륵 올라간다. 그들의 앞에 놓인 모든 유리문이.

' 스르륵. 스르륵. 텅.텅.텅. '

도미노가 쓰러지는 듯한 느낌이다. 순차적으로 열리는 유리문 끝에 용이가 보인다. 당황한 명치대인이 무쇠 주먹을 내린다.

상희가 용을 째린다.

용선은 반월도를 든다.

준은 야구 방망이를 도깨비 방망이로 변환시킨다.

운명의 날인 것 같이 비장한 용이다.

그를 바라보는 건남도 매우 비장하다.

여기에 서부영화에서나 나오는 음악만 깔리면 딱 맞다. 아무튼 용이 먼저 달려들었다.  뒤를 경호 부대가 따른다. 이에 질세라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 건남도 용을 향에 달려든다. 그 뒤를 상희와 명치대인, 준과 용선이 함께 한다.

" 니들이 어떻게 제스를...처.리.했.지. 그 어줍잖은 실력으로. "

용은 다급했다. 저놈들을 잡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달려들었다.

 보다. 모든 행동을 멈추지. "

건남도 다급했다. 이곳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급선무였다. 곤봉을 치켜든 용이 고함친다.

" 웃. 기. 지. 마! "

전진무의탁하며 용을 따르는 경호 부대는 방아쇠를 당긴다. 수많은 탄알이 라구나 일행에게로 발사된다.

' 탕. 탕. 탕. 타당. 탕. 탕. 타당. '

상희가 바리깡의 버튼을 누르며 건남을 가로지른다.

' 위잉 '

방패만 했던 보호막이 통로의 크기만큼 더 커졌다. 2단 버튼을 눌렀나 보다. 총알들이 실드에 부딪혀 땅에 떨어진다.

' 팅. 팅. 팅...... '

" 멈추라면 멈추라고!  새끼들  디따 안들어. "

용은 그런 그녀를 곤봉으로 내리친다. 뛰어오던 가속도로 힘과 스피드가 절정에 올라 있다.

' 후웅~ '

큰 파공음이 고막을 후벼판다. 그 공격을 오른쪽으로 살짝 피하며 그대로 용의 뒷덜미를 움켜 잡은 상희.

" 건방진... 그런 공격으로 날 건드리려고 했어! "

연이어 무릎을 올린다. 용의 턱을 노린 상희의 무릎이 그의 턱에 닿기 일보 직전. 용은 급하게 곤봉으로 가드한다.

" 윽! "

' 퍼걱! '

무릎과 곤봉이 부딪쳤다. 곤봉이 파르르 떨린다. 곤봉을 잡았던 용의 손도, 곤봉을 내리쳤던 상희의 무릎도 파르르 떨린다.

그 사이를, 상희와 용이 파르르 떨고 있는 그곳을 다트  여러 개가 지나간다. 총구를 라구나 대원을 향해 겨냥한 경호 부대로. 그리고 다트 핀이 지나가자 곧이어 명치대인이 상희의 뒤에서 나타난다.

" 누님. 고개 숙이셔! "

그의 음성을 들은 상희가 고개를 밑으로 떨군다.

무쇠 주먹이 방심한 용의 얼굴로 거침없이 향한다.

' 퍽! '

용이 그들에게 다가온 만큼 뒤로 날아간다.

그리고 어느새 날아간 다트 핀은 경호대원들을 기절시킨다. 마취제의 위력이라고나 할까? 나처럼 그들도 졸도했다. 아무튼, 기절하고 있는 경호 부대로 날아가는 용, 무쇠 주먹을 정타로 맞았다면 용은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분명 잘해야 졸도다. 나처럼 편안한 잠에서 깨어나질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내 예상은 늘 구멍이다.

이런, 내가 70년대 기상청도 아니고... 아무튼 쭉 날아간 용이 스멀스멀 일어선다.

축 처진 어깨, 늘어진 팔, 굽어진 허리가 무쇠 주먹을 정타로 맞았다는  입증이라도   같다.

" 흐흐흐... 흐.흐.흐. "

저놈이 아파서 실성했나? 실실 쪼개며 고개를 치켜세운다.

" 보스가 상희를 원해서 죽이지 않으려 했건만... 흐흐흐...  명령을 어겨 할 시간인가 보군! 큭큭크크... "

용의 웃음이 점점 커진다. 분명 미친 거다. 그런 용에게 상희가 입꼬리를 올리며 받아친다.

죽인다고? 뭐라카노. 내가 누군지 알아? 고작  같은 녀석에게 목숨이나 저당 잡힐 정도로 약한 사람 아니거든. 나! 난 232다. "

사자후와 비슷한 그녀의 고함이 용의 귀에 훅하고 지나간다.

" 그럼... 얼마나 견딜지... "

그렇게 말하곤 두 팔을 벌려 만세 자세를 취한 용이 함성을 지른다.

" 우아아악! "

용의 고함.

그의 온몸이 꿈틀거린다.

근육에서 안마의자의 손들이 움직이듯 피부가 올록볼록하게 튀어나온다.

" 으아아아악! "

얼굴이 길게 늘어난다.

이가 길어진다.

눈이 찢어진다.

이마에서 뿔이 스르륵 튀어나온다.

' 크르르르륵... '

용이의 음성이 꼭 제스의 음성과 흡사하게 변했다.

" 저 색... 변신도 하나 본데... "

명치대인은 상황의 심각함을 인식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신기함을 만끽한다.

" 와~ 늑대인간인가? 그 만화에서만 보던! "

야구 방망이, 아니 변신한 도깨비 방망이를 치켜든 준이 뭔가 아는 눈치다.

" 저... 저건 신형 제스의 1세대의 모습인데... "

준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떨어진다.

" 이 녀석 설마 실험대상인가? "

" 그럼 저녀석을 상대로 재필이 실험을 했다는 겁니까? "

" 그런가 본데... 아무튼 지금은 위험해. 내가 아는 지식이 맞다면 저 제스는 신형 제스  파괴력은 제일 쎄거든... 다른 건 몰라도... "

명치대인이 우쭐거리며 말한다.

" 그래 봤자 실패작! 갑니다. 형님들... "

명치대인이 신형 제스로 변한 용에게 힘차게 전진한다. 순식간에 치켜올린 일본도.

' 스삭 '

정확히 용을 지나며 허리를 그었다.

" 어떠냐 맛이! "

그가 뒤를 돌아본다.

" 윽! "

허리를 스친 일본도는 정말 스치기만 했나 보다. 흠집 하나 없다. 신형 제스로 변한 용이 길어진 팔로 명치대인의 목을 잡아챈다. 그의 목을 조르며 들어 올리는 용.

" 크르르륵. "

충혈된 눈동자가 명치대인을 바라본다.

' 퍽 '

상희의 돌개차기가 그런 용의 머리를 가격한다.

꿈쩍하지 않고 고개를 돌린 용. 물론 명치대인의 발이 공중에  채 말이다. 남은 팔로 용은 상희를 잡으려 한다. 살짝 피하는 상희.

" 어딜! "

그녀가 뒤로 빠지자 곧바로 준이 방망이로 내려친다.

' 탁! '

그러나 방망이를 손으로 잡는 용.

" 크아아악 우워워 "

용이 괴성을 지르며 손에 힘을 준다. ' 콰직! ' 방망이가 박살난다. 박살난 파편이 상희의 얼굴을 스친다. 준의 몸에 맞으며 스르륵 떨어진다.

" 이... 이런! "

순식간에 무기를 잃은 준, 용이 주먹을 펴자 모래가 된 방망이의 잔해가 흩날린다. 헉! 저 방망이를... 큰일이다. 힘으로 명치대인을 주무른다면 내가 있어도 살려내지 못한다.

육신이 잘근잘근 흩어지면 내 치유는 성공할 확률이 거의 제로다. 어차피 졸도해 있어서 치유는 불가능한 상태, 아~ 정말 위기다아옹~ 그 위험을 건남, 상희, 용선, 준도 함께 느끼는 것 같다. 다구리로 달려드는 것을 보면...

상희의 단도가 용의 등을 찌른다.

용선의 반월도가 용의 목을 가른다.

준의 주먹이 용의 얼굴을 강타한다.

그러나 꿈쩍하지 않는 용.

그런 용에게 들려진 명치대인은 신음을 토해내며 용의 팔목을 붙잡고 있다. 금방이라도 명치대인의 목을 모래 가루로 만들 필이다.

이대로 상희가 말한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는 것인가? 조금 전 약속한 것을... 건남이 마취용 다트 핀을 꺼내어 던진다. 동시에 세 발의 핀이 용의 종아리와 장딴지에 꼽힌다.

젭알 이거라도 통해라아옹~ 이런 무식한 괴물은 재필은  만든 거냐옹~ 그것도 지 오른팔인 용에게 말이다아옹~ 목이 조여오는 명치대인은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고통을 받아들인다. 거세게 발버둥치지만 올가미 같은 용의 손은 꿈쩍하지 않는다. 이번엔 정말 명치대인은 하늘로 갈 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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