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7화 〉66-기억술 (67/179)



〈 67화 〉66-기억술

'아라나 케스듐'

이 행성에서 나오는 광석이다. 마들가리 행성에서 근래에 발견한 새로운 자원으로 '아라나 케스'라는 물리학자가 발견하여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여기서 근래는 서기 후를 말한다. 근래라 해야 하나? 아무튼, 불과 100년전 발견한 이 광물이 처음에는 신의 광물이라 하여 모든 대체 에너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로 인한 피해가 늘어났는데, 심각한 방사능과 오염물질을 유발하여 발견 후 10년 만에 행성에서 개발 금지했다.

지금 그 광물로 만든 미사일을 쏘아 올리려 하는 buzz.

우현아! 이런 건 정말 어디서 구해 오는 거냐옹~ 걸리면 영창감이다아옹~ 내 이야기가 무색하게 우현은 버튼을 누른다.

미사일을 투하합니다. 5분 후 목표 지점에서 자동으로 폭발합니다. "

안내 음성이 끝나자 우현은 성진에게 지시한다.

자! 튀자고! 출발해! "

알겠사옵니다. "

아라나 케스듐으로 만든 미사일이, 시간이 멈춘 듯 공중에 떠있다. 반경 10km안의 생명이 곧 하늘 나라로 올라갈 것이다. 물론 buzz 또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실드도 무용지물로 변할 것이다.

우현의 지시에 buzz의 출력을 높이는 성진.

곧이어 고스트가 서서히 풀려진다.

" 밟아 볼까나. " 그

래 살라면 밟아야 한다.

조종대를 서서히 올리는 성진, 고스트가 풀린 buzz의 로켓에서 불길이 뿜어진다.

' 푸우~ 쉬이이잉~ '

요란한 폭발음이 로켓에 연속적으로 터진다.

' 퍼펑. 펑. 펑. 펑. '

그대로 쏜살같이 튀어 나가는 buzz, 승규의 스포츠 세단 비행정은 명함도 못 내밀 가속으로 buzz 호는 그곳을 탈출한다. 어쩌겠는가? 살라면 째야지... buzz도 짼다 패밀리에 합류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buzz호가 쏜살같이 재필의 함선을 빠져나갈 무렵, 상황실의 재필은 그 모습을  놓고 지켜볼 뿐이었다.

" 저건  뭐야? "

재필의 물음에 상황병은 대답한다.

" 아... 아무래도 고스트로 이곳에 침투한 것 같습니다. "

고스트? "

" 네. 비행정을 투명화시키는 장치를 그렇게 부릅니다. "

" 잡아내지 못했던 건가? "

" 네. 아무래도 성능 좋은 레이더 교란기가 탑제  것으로 생각합니다. "

" 그래서. 저놈들이 유유히  함선에 침투해서, 연료 탱크를 부쉈다는 거야. 우린 그동안 순순히 공격당한거고? "

" 네... 그렇다고  수밖에... "

별걸 다 하는군. 저런 찌끄레기들에게 별걸  당해...훗... "

재필이 살며시 실소를 터뜨린다. 그리곤...

' 콰직! '

설명하던 대원의 머리통을 날려버린다. 흔적 없이 날아간 그의 병사. 몸이 상황실에 널브러진다.

" 당장! 저 녀석들 잡아! 잡아서 족쳐!! "

재필은 속이 뒤집힌  같다. 분노를 절제하지 못한 그의 행동은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아무튼 그의 명령에 군말 없이 따르는 부하들. 함선에서 수십 개의 무인 드론이 빠져나가는 것이 상황실 화면 한 켠에 보인다.

전투 드론.

지구의 조그만 드론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충 화물트럭 만한 크기의 드론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둥그런 원형에 날개가 달린 꼴이라 해야 하나? 날개의 끝 부분은  다시 양쪽으로 보조 날개가 달려 있다.

그런 드론들이 연료 탱크를 폭파하고 도망치는 buzz를 추격한다. 다만, buzz 호는 이미 5분 동안 상당히 날아갔다. 저곳까지 드론이 가려면 최소 5분은 걸릴 텐데 쫓아갈 수 있으려나?





- 재필의 함선 조종실 입구 -

용이를 묶어 두고 조종실로 뛰어가는 상희의 일행들은 조종실과 재필의 사무실 중간쯤 도착한다. 거기서 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건 다솜이었다.

" 더는 길을 내줄수가 없습니다. "

차분한 어조로 복도 중앙에 팔짱을 낀 다솜, 안경을 매만진다. 그녀의 앞에 멈춘 상희의 일행. 상희가 그녀에게 다가간다.

" 웃기지 말고 길 비키시지. 너랑은 관계없는 일이니까. 재필이만 족치면 되거든. "

" 그런가요. 호호호... 언니라면 순순히 이 길을 내어드리겠어요? "

상희가 생각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매우 진지하게...

" 그런가? "

매우 천진난만한 표정이다.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아옹~ 거기서  그러냐아옹~

" 아놔~ 내가 왜 이런걸 고민하고 있는지... 아무튼, 곱상하게 생겨 가지고 어디 날 상대나 할  있겠어? 좋게 말할 때 비켜! 우린 시간이 촉박하다고. "

" 언니... 여태껏 언니를 컨트롤 한 절 모르시겠어요? 호호호... "

" 뭔 개소리야. 난 너란 사람 이곳에서 처음 보는데... 뭘 컨트롤해... "

하기야 상희는 모를 것이다. 자신의 과거에 다솜이란 인물이 무슨 짓을 했는지.

다솜에 의해 잃어버린 기억은 상희의 필름속에서 삭둑 편집되었기에....

상희야 비켜!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

건남이 상희의 어깨를 잡는다.

" 건남씨 오랜만이야. "

다솜이 건남을 아는  인사한다. 건남은 그런 그녀에게 진중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미친. 어쩌자고 네가 재필과 한통속인지. "

" 건남씨가 날 알기 전부터 난 그의 부하였다고. "

상희와 명치대인이 건남을 쳐다본다.

" 건남옵. 저년 알고 있었어? "

형님. 쟤 알고 있었어요? 왜 말을... "

" 얘들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

상희가 그 말에 소리친다.

" 중요한 게 아니라니! 여태 모른 척 하고 있었잖아! 미쳐블! 그런 건 내용을 공유해야 하는 거 아니야? "

" 확신할 수가 없었어... 미안하다. "

그렇게 대화하는 그들에게 다솜은 절제된 미소를 남긴다.

여러분. 이제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야겠어요.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답니다. 모두 잠들 시간이에요. "

다솜이 눈을 감는다. 상희가 그런 그녀에게 공격을 감행하려 한다.

" 웃기셔... 이만 꺼져 줄래! "

상희가 단도로 다솜의 울대를 노리며 뛰쳐나간다. 눈을 번뜩 뜬 다솜, 안경 속 그녀의 눈이 보랏빛으로 물들어진다.

" 타임 아웃. "

다솜이 그렇게 속삭였다. 순간, 원형의 보랏빛 실드가 주위를 물들인다.

이것은! "

이마를 구긴 용선이 혼잣말한다.

" 이런... 술사였군... "

' 타임 아웃 '이라 말한 다솜. 원형의 공간 안에 있는 모든이가 급작스럽게 머리를 부여잡는다. 건남과 명치대인, 그리고 준과 용선, 당당하게 다솜의 목을 노린 상희 또한 공격을 멈추며 고통스러워한다.

기억을 지우는 다솜의 능력이 이거였다.

기억술사.

내가 치유술사의 능력을 갖췄다면 다솜은 기억에 관한 능력을 갖췄다. 방금 펼친 '타임 아웃'은 실드 속 인원의 기억을 지우는 능력이었다. 이 기술이 기억을 지우는데 왜 라구나 대원들은 고통을호소할까?

그것은 뇌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었다. 대뇌에 저장된 기억을 알  없는 파장으로 다솜은 컨트롤하는 능력이 있었다.

자극.

대뇌와 소뇌를 자극하는 신경. 기억이 사라지는 동시에 두통보다 심각한 고통이 동반한다.

" 으으윽! "

머리를 부여잡으며 털썩 주저앉는 라구나 일행들은 저주에 걸린 듯 신음만 토해낸다.  모습을 바라보며 다솜은 차분히 입을 뗀다.

 이상 우리의 일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여지껏 존댓말을 꼬박했던 그녀가 반말을 섞는다. 그래... 니가 갑이다 이거지...

" 어떻게 만들어냈는데... 너희 같은 미천한 것들에게 빼앗길 수 있겠어. 우리가 고생해서 이룩한 연구, 제스의 양성은 이 행성을 집어삼킬 거야. 상희 너의 몸속에 있는, 제스를 이끄는 특이한 항원이 필요하거든. 윤의 유전자를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마들가리 행성의 하나뿐인 생존자. 이젠 놓아주지 않겠어... 평생 우리의 실험용 재료로 만들어 주지. "

다솜이 고통스러워하는 건남의 턱을 부여잡으며 수그린다.

" 그리고 건남... 너는 우리에게 협조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거야. 너의 일행들도 제스로 만들어  테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

으아아악 ' 다솜의 말이 들리기나 할까? 기억이 지워지는 순간에 느끼는 고통으로 인해 절규하는 라구나 일행이 안쓰럽기만 하다. 그나마  졸도해서 그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에 다행이다아옹~ 아무튼 건남, 이 자식은 다솜과 어떻게 엮여 있길래...

" 자! 조금만 참으면 될 거야. 곧 너희는 지금의 일들을 모두 잊을 테니.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을 만끽하라고. 하하하하... "

다솜이 미친 듯이 웃는다. 무서운 기억술사의 힘으로 라구나 대원들은 발이 묶인 채 고통만 호소하고 있다. 기억도 서서히 지워지면서 말이다.

순간,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던 용선이 스르륵 일어난다.

" 으윽... 으으윽... 흐흐흑... 큭큭큭... "

신음이 웃음소리로 바뀌며, 고통으로 일그러졌던 안면 근육이 서서히 펴지며 말이다. 그런 용선을 다솜이 바라보며 놀란다.

" 엇! "

" 큭큭큭... 어때 내 연기 좀 쩔지 않았어? "

" 어... 어떻게? 내 술수가 통하지 않았나? "

" 아가씨 다솜이라 그랬나? "

웃음을 뚝 하고 멈춘 용선이 다솜을 쳐다보며 묻는다.

" 도대체... 어떻게? "

물음에 대꾸도 없이 놀란 다솜은 이 상황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누구나 처음 겪는 일이라면 당황할 것이다. 다솜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놀랐을 것이다.

" 술사인 것 같은데 아가씨... 이제 그만하지! 호로새끼들에게 충분히 시달렸거든. "

" 다... 당신 정체가 뭐야? "

" 나? 내가 궁금해? 뭐겠나? "

서... 설마! "

" 그래.  아가씨야. 그 설마가 맞을 거야. 아.마.도. 그러니 능력을 해제하지 않으면 아가씨의 목숨 보장할 수 없다고... 이왕이면 살려 두겠지만, 내가 당신의 능력을 제대로 컨트롤할  있을지 모르니 말이지... "

" 이... 이런! "

다솜도 알고 있나 보다. 술사 사냥꾼의 존재를... 많이 놀란 눈치다.  잡은 물고기가 낚싯줄이 터져 다시 물가로 흘러가는 느낌이랄까?

" 그... 그럼  녀석 때문에  많았던 제스들이! "

" 이제 눈치 좀 채나? 내가 움직이기 전에 어서 행동을 멈춰. 쉽게 쉽게 가자고... 일 만들지 말고. "

상황은 이랬다. 기억술사인 다솜이 술사 사냥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기술을 사용했고, 그 기술을 간파한 용선은 다솜을 쥐락펴락하는 꼴이었다. 술사 사냥꾼은 고유 기술이 술사의 능력을 빼앗아 사용하기에, 이제는 다솜이 기억을 잃을 수도 있는 입장으로 변해있었다.

과연 다솜이 순순히 라구나 일행을 놓아줄지. 내 알바 아니다아옹~  아프지 않기에...

이야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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