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0화 〉 79­무기 (80/179)

〈 80화 〉 79­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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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무기.

" 이름 '차차'. 나이 '69'. 성별 '여' 현상금 '3000크랑'. 공간이동 능력자로 보임. 그 외의 특별한 범죄 행각은 없었음. "

" 초범? "

창기가 묻자, 성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 정보를 읽었다.

" 이름 '뱅'. 나이 '40'. 성별 '남'. 현상금 '2500크랑'. 전직이 수비군 군인. 작년에 상사 제대. 범죄 전과 없음.차차의첫째 아들. "

"식군가보네. "

상희의 말에, 성우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읽었다.

" 이름 '벙'. 나이 '37'. 성별 '남'. 현상금 '2500크랑'. 폭력 전과로 1년 살다 나온 놈이군. 특별한 직업이 없는 걸 보니, 백수였던 것 같고."

이런. 세 사람의 정보가이것뿐인가? 그건 아닌 거 같다. 성우는 자신을 바라보던라구나안의 눈을 쭉 훑고는...

" 음~ 일 시작하려면움직여야지. 준형은 이놈들 과거부터 추적하고 창기 형하고 나는 범행 장소부터 차근히 밟아 보자고. "

"옵. 난? "

" 준이형이랑같이 움직여.다해랑명치대인도. 다해는 경찰서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다 얻어내고. "

" 엥.앙돼! 경찰 아저씨들 '그럼 우리가 찾지 아가씨 같은 사냥꾼을 왜 사서 쓰냐' 하면서뭐라한다고용. "

" 예전에 내가 하던 말이네. "

" 성우삼춘이더 잘 알면서 왜 날 시켜?싫다구욤. "

" 자식. 이쁘면 없던 정보도 술술 털어주는 게 남자의 마음이야. 네가 제격이지. "

이쁘단다. 울집사가? 고양이가 보았을 땐 그냥 눈 크고, 그냥 코 오뚝하고, 입이 앵두 같고, 가슴이 딱 모여서 커 보이고, 허리 잘록하고, 다리 쭉 뻗은 것뿐인데... 골반이 좀 커서그런가? 왜 이쁘다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성우의 말에 히죽거리는 다해.

" 음! 그럼해야죠... 어떡하겠어요.히힛. "

"에효.좋단다. "

상희의 어처구니없는 표정이 꼭 침이라도 바닥에 뱉을 기세다.

"암튼요. 그럼... 모두 움직이자고요. "

상희의 말을 끝으로 모두 제각기 흩어졌다. 다해는 모니터 앞으로, 명치대인은 자신의 방으로, 창기는 맥주가 담긴 쇼케이스 냉장고로. 그의 뒤를 이어 준도. 그 뒤에 성우도. 상희가 소리친다.

" 야! 야이년아또 처먹어! "

세 남자는 고개 돌려 마냥 헤죽거린다. 과연 이들이 은행강도를 잡을 수있겠냐아옹~내가다걱정된다.

­ 52구역. ­

거리가컴컴해지는시각이었다. 상점의 문이하나둘닫히는 시간, 외벽에 붙은 간판에 불이 꺼졌다.

'B+무기상점'.

상점이 문을 닫을 무렵,건남은뜨를묶은 채 지하로 내려갔다. 자신의 3륜 비행정을 길가에 정박하고 말이다.

이곳은마들가리행성에서는잘 볼 수 없는 옛 건물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 걸까? 건물의 높이가 5층 안팎이었다. 'B+무기상점'도4층건물지하에있었다.아무튼불꺼진그곳의계단을뜨와함께건남은들어간다.

'땡그랑'

유리문에 달린 종소리가 주인장의 귀에 들어왔다. 살짝 짜증이 난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 죄송합니다. 마감 시간이라... "

" 무슨 벌써 마감이야! "

주인장은 그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 같았다.

"웬일이에요?이시간에... "

하얀 피부. 뚱뚱한 몸을 이끌고 카운터에서 일어선 주인장은 야구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등 번호 23번의 농구 유니폼을 펄럭이며건남을맞이했다.

반달형 눈동자에 미소를띠며...

" 무기 상점에 무기 사러 왔지 뭐 더 있나? "

" 형. 가끔 우리 집에 술드시러오시잖아요. "

" 현석아. 아직도 그 일을 기억하니? "

"그럼요. 여기 처음 오신 날 술집 이름인 줄 알고오셨잖아요. 전 미친놈인 줄 알았습니다. 허허허. "

" 'B+'.bar이름 같지 않냐? "

" 형 때문에 간판 밑에 '무기 상점' 이란 문구집어넣었잖습니까. "

" 그... 그랬나? 아무튼 이 녀석 몸에숨길만한 초소형 카메라 좀 구하려고. "

건남이포박당한뜨를현석에게 들이밀었다.

" 누...누굽니까? "

" 어? 어~ 내 미끼. "

"미끼라니요? "

뚱뚱하지만 딴딴해 보이는 팔뚝. 현석은 그 팔뚝을 카운터 선반에 지그시 내려놓았다.

" 어. 어제 내 목숨을 노리며 다가왔던 놈인데. 솜씨가 부족했나 봐. "

뜨가손목이 뒤로 묶인 채건남을날카롭게 쳐다봤다.

" 이 새끼가. 그냥 차라리 죽여. 보자보자하니까! "

지켜보던 현석이 선반에서 팔을 떼며 팔짱을 낀다.

" 이 사람. 현상범이에요? "

"아니.암살범인 것 같은데 이력이 별로 없는 것 같아. "

현석은뜨를아래위로 훑었다.

" 근데 형. 아직도 밧줄로 묶고 다녀요? "

" 그렇지. 뭐... "

" 형도 참. 포박용 수갑부터 바꾸세요. 무기 상점에 널렸는데 밧줄이뭡니까! 촌스럽게. 사냥꾼도 이제 패션의 시대라고요. "

뜨가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현석을 째린다. 포박당한 당사자 앞에서, 이런 멘트를 날리는 현석이 얄밉게 보이나 보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그런뜨를의식하지 않은 채, 현석은 뒤를 돌아 무언가 찾기 위해서 두리번거렸다.

" 아~ 뭐가 좋을까? 그래.이거야. 이거. "

그리곤 야광 팔찌를 건남에게 툭 던졌다.

" 이런 수갑 쓰세요. 모델 죽이지 않아요. 밤에는 빛나서 도망쳐도 위치가 드러나고... 실용적이고폼나고일석이조아닙니까.거기다 감전기능이 있어서 형이 설정한 거리 입력 범위를 벗어나면 전류가 흘러꼼짝을못한다고요. "

뜨의째리던 눈빛이 이젠 야린다. '날 이용해 수갑이나 팔아먹겠다는건가'하는눈으로 말이다.

야광 수갑을 잡은건남이그것을 살핀다.

"얼만데? "

오오... 현석이 말을 잘 털었나 보다. 궁색하기로 소문난건남이사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현석은 손가락 4개를 펴 보였다.

" 4크랑?싸네. "

" 에이~ 형도. 요새 4크랑으로는 밥도 못 사 먹어요.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400크랑. "

" 400!! 이조금하고아담하고한 번쓰면버릴것같은팔찌가400!! "

두 눈을 감은 현석은 팔짱을 끼며 고개만 연신 끄덕인다.

" 와~ 어디서 약을파시나.나 이래 봬도 명택 선생 밑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

"약이라뇨! 형. 전 명택 선생님 밑에서 가르침을 받았다고요.저명택스승님의.직.속.제.자. "

" 그래도 그렇지... 400크랑은 너무한데... "

요리보고,저리봐도, 알 수 없는, 팔찌였다.돌리를아무리 요리보고,저리봐도알 수 없는 것처럼. 그러고 보니, 둘 다.마들가리행성에서명택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였다. 명분이 좀다르긴했지만건남과현석은 명택 밑에서 무기를 만든 적이 있었다.

명택이란 스승은 이 행성의무기장인이었다. 행성 수상에게 훈장도수여 받을정도로 그의 무기 만드는 작업은 특별했다. 특히 특수무기를 제작하는 명택의 능력은마들가리정부, 대기업, 하다못해 큰 범죄조직에서도 탐냈었다. 재필을 잡는 과정에서 죽었지만,건남의뇌 속에 '프로그램명택'으로존재했다.

" 아무튼. 너무 비싸! "

" 형! 비싼 값한다니까요! 장만하세요. 온 김에. "

순간,건남은뜨를뚫어지라 쳐다본다. 뭐냐? 저 눈빛은? 뭔가 목표가 있는 눈빛이었다. 그래 정확하게는뜨의바주카포를눈여겨보고 있다. 포박당한뜨가낌새를 눈치채고는,

" 야! 야! 설마 너! "

끄덕이는 건남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의 무기를 담보로 날 묶을 수갑과 바꾸겠다고! "

눈치 빠른 뜨였다.

"니양아치니? 지 죽이려던암살범무기를 팔아서 지 무기를 사려 하다니... "

아무렇지 않게건남이대답했다.

" 응. 내가 좀 가난해서 말이지. 그런 의미에서 그 등에 멘 바주카포 좀... "

' 오~ 좀 비싸 보이는데. ' ' 그래도 암살범이라고 좋은 것 쓰네. ' '자르잡으면그대신순순히 풀어 줄게. ' 잡다한알랑방구를끼며뜨의바주카포를스르륵풀고 있는건남이었다.

뜨의어이 상실 모드. 그냥건남이하는 행동을 살필 뿐이었다.

" 현석아. 이 물건이랑 바꿔줄수있겠니? "

뜨가한올의희망이라도 건진 것처럼 시선을 건남에게서 현석으로 옮긴다. 그래도 저 사람은 상식이란 것이 있겠지. 아무리건남을죽이려 했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범죄자는 아니었다. 그러니 이건 분명 남의 물건을 강탈해서 파는 행위라 생각하는뜨. 눈빛에 '이거 장물아비로 고소해도 되는 거죠?' 하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 아! 형! 진짜 양아치다. "

" 내가 뭘... "

" 그냥 바꾸려고? 그래도 수수료는줘야지. "

그럼 바꿔준다는 이야기.뜨가한숨을 푹 쉰다.

" 담배 사 피우게 10크랑만 주시면 교환해드립죠. 흐흐. "

" 양아치는 너가 더 양아치인 것 같은데... 바주카포하고 수갑 바꾸는데 돈을달라니... 누가 장사치아니랄까봐. 에잇. 옜다. "

건남은10크랑동전을현석에게던지고현석은그것을잡아챈다.

B+무기상점은 영업을 마치고건남과현석은 상점안에 머물렀다.bar처럼긴 카운터에 캔맥주를 올려놓은 현석,건남은그가 준 맥주를 딴다.

' 톡. '

" 그나저나 명택 선생님 죽은 건 알고있었어? "

" 네. 그 유명한 사람이 죽었는데 모를 리가요. 장례식도 갔다 왔었죠. 그래도 3년 동안이나 신세를 진 몸인데. 형과 연관되었다고 들었답니다. "

"아이씨~노친네.급나생각나네... "

맥주를 들이켜는건남. 그리고 말을 이었다.

" 아무튼. 재필 사건 이후 누굴 찾아 돌아다니고 있어. 저기 기절해 있는 녀석이 그 실마리를 연결해 줄미끼고. "

그러고 보니 뜨는 잠들어 있다.건남이자신의 마취제가 듬뿍 담긴 다트로보낸것같다. 현석과의 대화 내용을 숨기려 했기에 꿈나라로 보냈다.

" 그래서 저 녀석에게 카메라를 달려고요? "

" 그렇지. "

" 근데. 그 찾으려는 사람은 누구예요? "

" 어린 소녀. "

" 그러니까 그 어린 소녀를 왜찾냐고요? "

" 음~ 내 형의 아이야. "

"실종 된거에요? "

"아니.그아이에게선'제스'의피가 흘러. 우리와 같은 사람이 아니지. "

"제스요! 그럼.괴물이잖아요? "

" 내가라구나에서3년 정도 일한 거는 알고 있지? "

"그럼요. 재필이 잡고 나선 온 행성인이 다 알고있을걸요. "

" 그래. 아무튼 상희가 그 아이의엄마거든. 그래서라구나에서사냥꾼 생활을 한 거고. "

" 그럼 상희가 형수? "

" 그렇게 되겠지. 아무튼 상희에게도제스의피가 흐르고 있어. "

건남이 그렇게 말하자 현석은 입을 떡하니 벌린다. 놀라울 것이다. 행성 최강 사냥꾼인 상희가제스의피가 흐른다는 것에...

" 와~ 정말이에요? 근데 왜 언론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쏙 빠졌어요? "

" 정부에서숨겼어. 알려져 봐야 득이 될 게 없을 테니. 이 바닥에 있는 소수만 알고 있지."

"그 소수에 저도 이제 등극한 겁니까? "

" 그래. 아무튼 그 아이를 노리는 범죄자들이 꽤 있어. 그 중에OEN도포함되어 있지. "

"호올~ 행성 3대현상범OEN. 이거 흥미롭네요. 제가 박식하진 않지만 주워들은 이야기로는 '제스'의피를 이용하여 무서운 것을 만든다 했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겠죠? "

" '윤'의전설을 믿어? "

" 아뇨. 전 현실주의자예요. 그깟 허무맹랑한 이야기는그닥... 형은 그 이야기를 믿어요? "

" 처음엔 그냥 소설 같은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형과의 마지막 대화 이후로는 믿게 되었지. 재필 사건으로 확신하게 되었고. "

" 재필 사건? 뉴스나 신문보도에는제스를양성한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그 괴물을 만들어 정부를 뒤엎으려 했던 것도.그것하고도관련이 있나 보죠? "

" 그래. '윤'이라는전설 속 인물은 영생과 불멸을 얻은 행성의 절대자였다는 것. 그녀의 자손이 없다고 전설은 이야기해. 근데 그게아니었어. 숨겨진 불멸의 존재를 '윤'은남겨 놓았지. 그리고 시대를 거슬러 내려와 상희가 태어났고 상희는 아이를잉태했어. 내 형과 연인으로 지내던 시절에. 그리고 형은 죽었고. "

또다시건남은캔맥주를 입으로 삼켰다. 꿀꺽거리는 울대가 꿈틀거렸다.

" 그럼 상희도불멸자, 영생자라는 건가요? "

"아니.그렇지는 않아. 다만,제스를움직이는 힘을 가졌지. "

" 네?제스를움직이다니요? "

" 그녀는 그런 자신을 몰라. 내가OEN의하수인으로 있을 무렵 그에게서알아낸거니까. "

" 아~ 복잡해. 무슨 이런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말하고... 그리고 형이OEN과한패였다는 건 또뭐에요? 완전 대박인데요. "

" 그건 다 옛 일들이니.무튼그 아이를 찾아야 해. "

" 무슨 이유때문에요? 그 아이의 힘 때문에, 능력 때문에...? "

" 그 아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생각해 보면제스를이용한 범죄자. 특히 재필과 같은 놈들에게 그 아이가 이용당하면 행성은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몰라. "

" 형... 미친 거 아니죠? "

현석은 귀에다 자신의 검지를 빙빙 돌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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