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82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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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완성.
" 뻔하지않겠습니까.당신이 연구하는제스양성 때문입니다. "
"훗. 내가 하는 연구 목적에 관심이 있나? "
" 그렇습니다. "
" 무엇에 쓰려고? "
" 별거 있겠습니까? 인간의 죽음이죠. "
그렇게 말한팔콘이씩 웃었다. 뭔가 섬뜩했다.
팔콘은마들가리행성의연쇄살인범이었다. 한 명 두 명이 아닌 22명. 그가 공식적으로 죽인 사람의 숫자였다.
그의 범행 동기가 무엇일까? 잡히지 않았기에 알 수 없었지만, 조사에 따르면 신체 수집이 목적인 것 같다는 의도가 가장 지배적이었다. 피겨를 모으듯 사람의 특정 부위를 도려내어 간직하는 미치광이 수집가.
그래서 그가 죽인사람들에게서는얼굴이든, 팔이든, 발이든, 다리든 하나씩 없어진 채로 발견되었다. 시체에 신체 한 부분이 사라졌다면 우선팔콘의파일부터 열어 본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이 떠올랐다.
그런팔콘이사람의 죽음을 운운하는 것에 묘한 공포감이 찾아 들었다.
" 내가 알기로팔콘. 자네는 정신 이상자라 들었는데. 이렇게 보니 그저 평범해 보이는 사람 같군. "
"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저 취미가 남다를 뿐이죠. "
지가평범하단다. 사람을 스물 두 명이나 죽인 분께서... 이 행성의 평범한 사람은 살인을 22번 해야 한다는 건가?
"제스와사람의 죽음으로 뭘 하려고 하나? "
" 제가 만드는 완성품을 쉽게 하고 싶을 뿐입니다. "
" 완성품? "
" 네. 이제 거의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
" 뭘 완성하겠다는 건지 모르겠군. "
" 새로운 인간입니다. 완벽한 구조를 가진 사람이죠. "
사람을 만든다. 창조자인가? 신인가? 태초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만든 그 인간을팔콘이만들겠다고...
당최 무슨개소리냐옹~ 내입에서'멍멍'거리는거랑 뭐가다른지모르겠다.
" 이봐.팔콘...그거랑제스와무슨 상관인가? "
" 얼핏제스의피와 사람의 피를 혼합하여 영생을 얻을 수 있다 들었습니다. 재필이 하려 했던 것도 그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
" 그래서? "
" 결론적으로. 제가 만든 인간에 생명을 심어 주는 것이 제 목적입니다. "
" 자네! 혹시 사람의 시체를 살리려고 하는 것인가?제스양성에 가장 기초적인 일이지. 그래서 내가 연구한 결과물을 얻어 가겠다는 건가? "
팔콘이자신을 관람하고 있는 상희와 명치대인, 준에게 시선을 돌린다. 아무래도 카메라를 바라보는 것 같다. 살아 있는 눈빛의 그가 꼭라구나일행을 째려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모두 찌릿한다. 난 지릴 것 같다. 저 광적인 미소에... 이 화면 꼭 봐야하냐옹~
한 번 째린팔콘이웃음을 감추며OEN에게로고개를 돌렸다.
" 네. 그렇습니다. "
" 뭐 한가지 묻지? 자네가 사람을 죽이면 신체를 잘라간다고 들었는데... 그 신체의 일부를 조합하기 위해서인가? "
" 네. "
거구의팔콘이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수집의 목적이 신체를 연결하기위함이란것인가?미.친.새.끼. 무슨 봉제 인형 만드는 것처럼 말하네. 신체를 잘라내어 서로 이어 붙인다는소린데... 도무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미치광이살인마겠지.
아무튼 이 화면을 지켜보는라구나일원은 무언가 큰 성과를 거둔 것. 왜?팔콘이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지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시체의 일부를 붙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워메~미쳐도단단히미친놈이었다.팔콘은...
" 허. 허.허허허허... 나만큼 미친놈이 여기 또 있었군. "
웃다 멈춘OEN이계속 말을 이었다.
" 그럼 자네가 내게 해 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어차피 돈으로는 안 될 거란 걸 자네는 알고 있지? "
" 무엇을 원하십니까? "
그렇게 말한팔콘. 그에게OEN은무표정으로 상희와 명치대인, 준을 가리켰다.
" 몰래 찍고 있는 영상부터 꺼주게. "
카메라 렌즈를 가리켰나 보다. 그러나 꼭 그들. 상희와 명치대인, 준을 가리킨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화면이 꺼졌다. 광활했던 숲도 사라지고 2대 현상범도 상희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어안이 벙벙한라구나일행들. 셋 다 멍하게 꺼진 브라운관만 바라보고 있었다.
" 우리가 대체 뭘본겨? "
명치대인의 공허한 눈빛에 그보다 더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상희가 말했다.
" 이거.차차가왜 가지고 있는 거야? "
우람한 덩치의 준이 손톱을 질겅질겅 씹었다.
"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아무튼 폴더 정보 담아가자. 성우하고 창기형에게 보여줘야지. "
멍 때리는 상희가 끄덕끄덕. 조용히 선글라스에 블루투스 모드를 실행한다. 근데, 정말 이 화면을 왜차차가가지고 있는 걸까? 두 사람과 연관이 있는 것일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라면 저 근엄의 상징 준은 이 상황을 분석하고 있을 것이다.
" 성우의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 "
" 무슨말이에요.옵? "
" 정확하지는 않지만,차차가얻으려는 것은 돈이 아닐 거란 생각. "
" 형님. 그럼 은행을 왜 털었다는 겁니까? 돈이 목적이 아니면..."
" 글쎄. 이제 그걸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제스의힘과 관련된무언가가아닐까... "
"아놔~미쳐블. 또제스야! 재필도 그렇고,OEN도그렇고, 팔콘까지... 무슨 전생에 다들제스였나. "
" 아무튼 3대 현상범이 이런 일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알아냈으니..."
대체그놈의제스가뭐길래. 이 난리난리쌩 난리를치냐.
재필은 유전자 합성으로제스를양성했다. 보다 강력한제스를... 군대를 일으켜 행성을 장악하려는 야욕. 그만큼제스의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은 것 같다.
OEN은제스를양성하여 무엇을 하려는 걸까? 미지의 0구역을 탐구하기위해서라고만알고 있다.제스가그곳을 갈 수 있게 하는 열쇠라 생각하는 OEN.
그럼팔콘은? 그깟 죽은 자를 살리기 위해저런단말인가? 그것도 자신이 저지른 살인으로 사체의 신체를짜집기해서 새로운 인간을 만든다는 이유로.
그래. 결론은 셋 다제스가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스의양성은 행성 법으로 중죄에 해당하였다. 과거부터 내려오는제스의인간 사냥. 그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행성의 사람들은 무기를 착용하고 다녔다. 현시점에 들어마들가리정부는 '제스말살정책'을실행했고 그로 인해 행성의제스는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그런제스를뽑아내려는OEN과팔콘. 그러니 현상금이 높은 건가?OEN은그 이유가 맞을 것이다.팔콘은22명을죽인살인범이기에높을수밖에.
아무튼,OEN과팔콘이모종의 거래가 있다는 것이 영상을 통해 알았으니...라구나의사냥꾼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상희와 명치대인 그리고 준은 이 사실을 전하기 위해 움직였다.라구나로향하는 그들의 발걸음. 뭔가 어울리지 않게 묵직해 보인다.
라구나함정으로 돌아온 그들은 각자의 좌석에 앉았다.
" 어~ 왜 이리들심각해욤? "
다해의비음이 들리고 상희가 퉁명하게 말한다.
" 다해야. 자료 전송할 테니 훑어봐.아놔~이번건은마들가리행성의역대 범죄자 두놈이랑관련 있는 것같어.미쳐블. "
"네 에? "
궁금증과 호기심이 발동한 다해는 안고 있던 나를내려두고선글라스를 쓴다.
"언능보내주셔욤. "
바로 보내는 상희. 떨떠름한 표정이 가시질 않았다. 다해는 조용히 상희가 보내준 파일을 열어 본다.OEN과팔콘이만나는 장면에서.
" 헉! "
그리고 대화하는 장면에서.
"컥! "
두마디가 쉽게 쏟아졌다. 화면이 끝나자 발을 동동 구르며설레발치는 다해.
" 어떠케, 어떠케.이놈들하고관련 있는 거예요? 당최 현상금이얼마냐고욤. "
다해는 돈맛을 아는뇨자였다. 지금 현상금이문제냐아옹~현상금이많다는건그만큼죽을확률도높다는걸깨우치지못하는것같다.
" 이거이거잡으면... 일 때려치우고 평생승규랑놀고먹어야지. 아~ 어떠케... "
상희가 지랄 발광하는다해를쏘아본다.
" 야이년아! 지금 그게 좋아할 일이야! 저 두 놈이 왜 꿈의 현상범인지 몰라서 그려! 저놈들은 정부에서도 포기한 녀석들이라고. 쥐도 새도 모르게 목따이는건 생각안해!"
상희가자신의 목에 손바닥을 세워 선을 긋는 제스처를 취한다.
" 그렇지만, 우린 재필도잡았잖아욤. 누나 말처럼. "
"이그.그거랑그거랑같어! "
이마를 긁적거리는 다해가 뾰로통하다.
" 그럼.차차만잡고 빠질거에요? "
한 줌의 망설임도 없는 상희였다.
"예스. "
OEN이라는존재가 그랬다. 자신이 직접 움직이던, 누군가를 시키던 거슬리는 자는 죽음으로 몰아넣었다.팔콘이22명이란공식적인살인행위는그의털끝도따라잡지못했다.
OEN이죽인 사람은 100여 명이 넘는다는 것. 그것 하나만은 분명했다. 어떠한 이유로 사람을 죽이 는 것인지, 그것조차도 확실치 않았다. 그냥거슬려서라고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상희가 잠깐 생각에 잠긴다.OEN과는마주치기 싫은 그녀. 기억이 돌아온 그녀의 메모리에는OEN의존재가 특별했다.
자신을 납치했던 과거. 그 때의 상희는 어렸고 지금처럼 강하지 않았다. 창기라는 스승 밑에서 사냥꾼 일을 배우며 힘을 길렀다. 그렇다 하여도 지금의 자신이 과연OEN을상대했을 때 이길 수 있을까? 잡을 수 있을까? 동료들과함께라면가능하다는 생각도 해 보지만, 그녀는OEN의비밀스러운 힘을 알고 있었다.
술사와 같은 힘. 아니 그 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그것을 아는 사람은 정부의 특수 수사팀과 몇몇 정보꾼들 뿐이었다. 생각을 마친 상희가 준을 본다.
" 준옵도차차와OEN,팔콘이관련되었다면 그들을 잡을 거야? "
" 글쎄.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녀석잡으려다살아남은 사냥꾼은 없거든. 정부에서 수비군을 동원해도 상대하기 벅찬 인물이긴 한데. 네가 잡겠다고 하면 도와줄 의향은 있어. "
오~ 준. 남자다.
"으구. 이 사람은 늘 이렇게 수동적이야. 직접 잡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으시죠? "
" 내그녀석이랑관련된 것이 없으니. "
태연하게스르륵일어나 진열된 맥주 쇼케이스 앞에 선다. 그리고 돌려 따는 맥주를 집어 들었다.
"아놔! 이 양반도... 창기옵하나만으로족하다규. "
" 상희야. 내가 왜 너를도우는지아니? "
술병 입구에서 올라오는 탄산이 거품을 일으킨다.
"뭔디유? "
" 이것때문이란다. "
그려그놈의술때문이란다.라구나에널려 있는 게 술이다. 조만간 두 놈의 위 속으로 빨려 들어갈 알코올을 생각해 보니 상희는 걱정인가 보다. 현상금보다 더 나갈 것 같은 술값... 상희는 암묵의미쳐블이머릿속에 가득하다.
" 누님. 그럼 성우 형하고 창기형한테연락할까? 들어오시라고... "
맥주를 마시는 준이 상희대신 대답했다.
"아니.그냥 나 둬. 알아서 기어들어 오겠지. 그쪽도 바쁠 거야. 하루아침에해결될일이 아니니. "
끄덕이는 명치대인의 뒤에 있는 다해가 준에게 물었다.
" 삼춘. 그러면 우리 뭐해요? "
" 응. 쉬어. 화면 데이터 분석은 내가 할 테니. "
말이 끝나기도 전 다해와 명치대인은 게임고글을눈에 쓰고 있다. 왜? 물어본거냐아옹~상희는?잔다.이것아너 여기 캡틴이라고... 조금 전 그 두려움은 어디에다 밀어 넣은거냐옹~ 심히 걱정된다.
내 마을 금고.
라구나에서준이 화면을 모니터하는 동안, 성우와 창기는차차를잡을 만한 단서를 찾고 있었다.
" 이거 뭐있겠어? 있었으면 정부에서 가져갔겠지? "
" 놓친 게 있을 거예요. 그러니 우릴 고용한 거 아니겠습니까? "
" 아 너무 집중했는지 좀이 쑤시네. 이럴 땐 적당한 알코올을 몸 안에 밀어 넣어야 하는데. "
성우는 창기의 말을 씹으며 무언가 꺼낸다.
볼펜같이 생긴 물건. 만년필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글은 쓰지 못하는 물건이었다. 소설가들은 그냥 버리지 않을까 싶다. 아님 귀를 파던가.
아무튼 성우가 그 물건을 들고 위에 있는 전원을 누른다.
'똑딱.'
그러자 레이저 빔이 펼쳐졌다. 레이저 포인트처럼 쭉 뻗는 것이 아니었다. 부채꼴 모양의 녹색 빛이 퍼져 나갔다.
" 이건뭐다냐? "
" 준 형이 준 장비입니다. "
" 뭐하는 물건인데? "
" 표식이 있나 없나 확인해 보는 겁니다. "
" 표식? "
" 네. 만약 이놈들이 자신의 범행에 무언가 표식을 남기는 범죄자라면 이것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
" 오~ 괜찮은데... 근데 말이지 굳이표식해가면서 은행을 털 일이 있나? "
" 제 생각으론 이놈들 돈이 목적이 아니기에 남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 왜? "
장비를 들고 비추던 성우. 입 아프겠다. 그만 물어봐라.
" 누군가에게 알리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그게뭔지알 길이 없답니다. "
오~ 이 사람 전직 경찰 맞네. 맞아. 촉 더럽게 잘 맞는다. 아직 상희와 연락이 없어서 그렇지. 성우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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