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 83방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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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방광.
표식 측정기로 살피던 성우가차차가이동했던 지점에서 멈춘다. 한 번의 심호흡. 그리고 그곳을 측정기로 확인해 본다. 녹색의 빛이차차가사라진 바닥 면을 훑었다. '위윙' 작은 눈이 커져봤자얼마나 커지겠는가? 성우가 작은 자신의 눈을 부릅뜬다. 빙고. 아무것도 없었던 바닥에 흐릿한 문양이 자리 잡았다. 빔이 사라지자 그 문양도 보이지 않았다. 성우는 다시 측정기로 바닥을 살폈다.
" 성우야!뭐라도있는 겨? "
조용히 고개만까닥거린 성우의 초점은 바닥에 드러난 표식이었다. 까마귀가 가지위에 앉아 쥐를 물고 있는 형상이었다. 대략 5cm정도의 그림이었지만, 성우는 알아볼 수 있었다. 다급하게 뛰어온 창기가 성우의 뒤에 서서 그가 비추고 있는 바닥을 살펴본다.
"뭐시여? 이것은? "
" 형. 이놈들... "
" 이놈들? "
" ...... "
말을하라옹~궁금하다옹~ 그게뭐다말이냐옹~어후.답답하다옹~
" 이거심볼마크입니다. "
" 뭐? "
" 이 마크 한때 유명한 폭력조직의 심볼인데. 기억납니다. 그자들과 연관이 있다는 건가? "
고개를 갸웃거린 성우. 그런 성우를 뚫어지라 쳐다보는 창기.
" 왜? 그럼 그 녀석들 그 조폭과 연관이 있다는 건가? "
" 그렇겠죠? 이곳에 표식을 놓아둔 것을 보아. 이들은 이곳에서 자신들이 찾아야 할 물건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 일 겁니다. "
" 오호라. 그걸 어떻게 알지? "
" 그 조직의 암호라 하면 쉽게 이해가될겁니다. '실패'란의미이니... "
" 그럼차차가원하는 게뭔데? "
" 그야 저도 모르죠? "
" 허허~ 이것 참. 은행강도가 돈을노린게아니다. 그럼 당최뭐야? "
" 알아봐야 줘. 이제부터. "
성우는 그렇게 말하고 은행의 정문으로 향한다.창기는 의문점만 가득 안고 성우를 따라간다.
" 그럼 이제 어디로 갈 건가?"
"차차가털었던 은행들을 들러봐야죠. 바쁘게 움직이셔야 할 겁니다. "
둘은 그렇게 내 마을 금고를 빠져나왔다.
31구역 경계면
초가을의 하늘은 높았다. 환한 태양이 여름의 태양보다 더 뜨거워 보였다. 그러나 온도는 계절을 역행하지 않았다. 깨끗한 하늘에 걸린 구름은 조그만 도넛 모양이었다. 그 구름 하나만 서서히 움직였다. 그런 청명한 하늘과 도넛 모양의 구름을 따라소형정하나가 날고 있다. 조종석에 앉은 이는현석이였다. 그 옆에건남이나란히 앉았다. 그 뒤로 제갈이 물린, 두 손이 수갑에 채워진, 두 발이 요상하게 생긴 족쇄에 묶인뜨가자리 잡았다.
" 형. 정말이러시기에요? "
" 내가 뭘? "
" 아니 형 비행정 타고 오면될것을꼭제것을타고 와야하냐고요? "
" 현석아. 네 비행정에 담긴 무기들을 얼마나 썩히려고? 저 무기들도 '주인님 저를 어서 사용해 주십시오.' 하면서 근질근질한 자신의 능력을 너 앞에 뽐내고 싶을 거라고. "
" 그게 무슨말이에요. 저 무기들은 평생 사용 안 할 겁니다. 얼마나 공을 들여 만든무긴데...자른가?자르할아배가와도 안 쓸 겁니다. "
" 구두쇠가 따로 없군... "
건남아그게니입에서 나올소리냐. 무기 살 돈 깎으려고 현석을 끌어드린 네가... 아무튼 본격적으로자르를잡기 위해 움직인건남이었다.
뜨가묶기기전 알려준 곳으로 이동 중인건남과현석.
52구역에서 떠나 31구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대략 10시간의 비행에 지친현석이였다. 그러고 보니 자동비행으로 눈 붙이며 오면 될 것을 왜 현석은 몸을 희생하며 조종했을까? 안타깝게도 현석은 자동비행이 안 되는 구식 비행정이었다. 특별히 비행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어서 튜닝하지 않았던 그,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지 누가 알았겠는가? 무기 장인의 길을 걷는 사람이 이래도 되는가? 하는 의문점만 남았다. 지친 현석이 건남에게 물으며 조종한다.
" 형. 아직멀었어? "
" 다 와 가. "
" 뭐가 이리 멀어? "
" 그러게 자동비행 장비나 설치하지 돈 벌어 뭐했냐? "
"참나.내 이런 먼 비행을 할 일이있어야지요. 이건 출퇴근에도 사용 안 하는 물건입니다. "
토라진 말투가 역력했다.
" 아무튼 준비해 거의 다 와 가. "
" 뭘준비하란소린지...에효~ "
짜증이 밀려오겠지. 10시간째 어디서 쉬지도 않고 여기까지 날아왔으니. 그때 뒤에 있던뜨가앞 좌석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재갈이 물린뜨가'음읍'거린다. 상당히 다급한 표정이다.
" 읍. 읍.읍읍읍. "
" 이 자식 갑자기왜이래!안그래도짜증나는데. "
조종석의 현석의 음성에 화가 묻어났다. 그와는 대조적인건남이고개 돌려뜨를보며 말했다.
"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재갈도 풀 때가 되었군. "
건남이뜨의재갈을 푼다.뜨가속사포처럼 잠겨 있던 말문을 튼다.
" 이 새끼들아. 니들은 오줌도 안 싸냐? 어떻게 여기까지 오면서 화장실을 한 번안가냐! 먹지 않아서 쌀 것도 없나? 아무튼 바지에 쌀까? 지금 안 누면 정말 방광 터지겠다고! "
남이사니방광이 터지든 말던, 인권이뭔지도모른다는 듯건남은헤죽거렸다.
" 조금만 참아. 다왔어. "
"닝기미. 이런 대우를 받고 내가 너희를 도와줄 것 같아! "
" 워~ 워~뜨. 한 성깔 하는데. "
앞을 보며 말하는 건남에게 눈을치켜 뜬뜨였다.
"자르가순순희 너희에게 당할 인물도 아니고. "
조종하던 현석이 '풉'거렸다. 그리곤.
" 그렇게 강한 놈이야자르가? 암튼,뜨자네 사람 잘못골랐어. 내 옆에 있는 이 사람 재필도 잡은 몸이라고. "
뜨가그것을 몰랐을까?
" 이봐. 나도 정보 팔아먹고 사는 놈이야. 건남이란 이 녀석 전투는 형편없다는 거 알고 있거든. "
" 인질인 놈이 솔직하네. "
그렇게 말한 그가 살짝건남을쳐다보고는 조종한다.
" 하기야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니... "
건남은쿨하게인정한다. 자신의 능력을.
" 맞아. 내가 알아본 결과자르와한 판 붙는 건무리지. 그래서 현석이를 끌고 온 거아니겠어.후후후... "
" 이 녀석이라고자르를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림없는 소리. 크크크크. 내가 너희에게 이용당하기 전 모두발설하겠어. "
건남은당최 무슨 생각으로뜨를이용해자르를잡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위치 알아봤으면 그냥 경찰서로 넘기지... 저렇게 반색하는 녀석인데...
반항이 가득한뜨에게희번덕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뜨이제 조용히 하고 이거나. "
건남은좌석에서 엉덩이를 떼어 뒷좌석의뜨에게뭔가를 씌운다. 머리에 올려진 고리. 마치 서유기에 나오는 금고아를 닮은 머리띠였다.
"뭐여? 이건? "
" 별거 아니야. 이제자르잡는 일만 남았군. "
건남의말에 무엇인지 안다는 듯 현석은 입꼬리를 올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 자. 현석아 저기. 저기 보이는 조그만 오두막 보이지? 거기가자르의은신처야. "
" 어디요? 안 보이는데... "
" 아무튼. 여기서 정박해. 걸어서 이동하자. "
" 알겠습니다. 형. "
현석은 조종대를 최대한 낮게 잡으며 수직착륙을 시도한다. 드넓은 초원. 현석의 비행정은 들판의 풀을 휘날리게 하며 31구역과 101구역의 경계면에 정박한다.쌍권총을 꺼내든 현석이 비행정에서 내렸다. 커다란 가방을 메고서 말이다. 뭐가 들어있길래 애지중지 다룬다.
건남도옆 좌석에서 내려 뒷좌석의뜨를끄집어낸다. 물건 다루는 듯.
" 이 새끼들 니들이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
뜨의입은 살아있었다. 인질이지만 자신의 의사 표현이 확실했다. 그렇기에건남은또다시 재갈을 물린다.
"읍읍.읍읍읍... "
제갈 물고도 뭐가 그리 할 말이많은지... 에고~ 저런 녀석을 왜 데리고온거냐아옹~그런뜨를건남은질질 끌고 간다. 물론, 발목에 감아 둔 족쇄는 풀어주었다.
자르의은신처로 향하는 두 남자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뜨가오줌 마려운 것도 잊은 채.
오두막 앞.
풀길을헤치고건남과현석은 낡은 오두막 앞, 수풀 속에 몸을 가린 채염탐중이었다. 신식 건물이 아닌 정말 통나무를 잘라 만든 오두막이었다. 밝은 낮이지만 귀신이 살 것 같은 오래된 건물이었다. 그 오두막을 주시하던건남은자신이 챙겨온 장비를 땅에 내려 두었다. 손바닥만 한 감지기. 온도에 반응하는 열 감지기였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는건남.
" 슬슬자르가있나 확인해 보자고. "
건남은바닥에 놓인 감지기의 전원을 켰다. 작은 화면에 온도 변화를 감지한 측정기는 오두막 내부의 36.5°C의 인체 열을 찾는다.
"잉? 형 두 사람 있는데요. "
붉은색으로 표시된 두 인영이 손짓, 발짓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필이 왔다.
" 형. 이렇게 봐서는 저 둘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 길이없잖아요. 하여간 돈 들어간다고 구식 장비 들고 왔죠. "
그래니말이 맞다. 현석의말대로다트핀값이 만만치 않았다. 재필을 잡을 때 무수히 많은다트핀을소비한건남은이렇게 해서라도 비용을 절감하려 했다. 그래도 그렇지 이 중요한 순간에... 이런 곳에서는 투자 좀 해라. 이히리가간곡히 부탁하마.
" 아!다트핀써야 하나? "
능청맞게 현석을 바라본다.
"어휴~ 형 정말 사냥꾼 맞아요? "
고갤끄덕이는건남.
" 그럼. 그럼. "
한심하다는 듯 현석은건남을흘기고는 가방을 뒤적인다.
" 잠깐 있어 봐요? "
투덜이현석은 가방 안에서 투명한 박스를 꺼냈다. 그리고 뚜껑을 열었다. 무언가 바글거린다.
" 이... 이게뭐야? "
꿈틀거리는 것은 바퀴벌레였다.
" 제 소중한 탄알입니다. "
탄알? 저 징그럽고, 괴수 머리를 한 바퀴벌레가 탄알이라니? 뭔 뚱딴지 같은소리냐아옹~
" 근래에 개발한 총알입니다. "
건남은기겁하며 현석과 거리를 두었다.
" 뭔 벌레로 총알을 만들어! 그것도 바퀴벌레로... 이왕 만들 거면 좀 귀여운 메뚜기나 여치, 무당벌레로 만들지... 왜 하필 만지지도 못하는 거로. "
" 형님도 참. 요새 도시에서 그런 벌레 보기 힘들어요.얘네야쓰레기통만 털어내도 발견하기 쉽다고요. 아무튼 가성비 갑입니다. 이 탄알. "
구두쇠 두 명의 대화가 이렇다. 둘 다 아껴서 빌딩 세울 각이다. 현석은 바퀴벌레를 엄지와 검지로 잡아 들어 올린다. 보이는가? 경악하는건남의얼굴이. 방광이 떠질 것 같은뜨의'읍읍'도한층 커졌다.
" 요~ 조그만 녀석들에게 칩이 박혀 있습니다. 귀엽죠? "
보이는가? 질색하는건남의표정이.
" 이 녀석에게는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 되어있습니다. 기존 것 보다 한층 축소시킨 카메라인데 성능은 비슷하죠. "
그렇게 말하며 현석은 자신의 쌍권총룰렛에바퀴벌레를 하나하나 집어넣는다. 총 24개의 바퀴벌레 탄알이 꾸물거리며 쏙쏙 들어간다.
" 자 그러면 성능을 보여 드리죠. "
현석은 양손에 든 자신의 권총을 발사했다. 방아쇠를 연신 당기는 현석. '틱틱틱틱....틱틱.' 소리가 볼품이 없다. 화약 소리가 들리지 않는 권총이라 그런지 뭔가 허술해 보였다.
그래도 현재 이곳에 최적화된 권총이었다. 소음기가 필요 없으니... 아무튼 폼 안 나는 권총에서 24개의 바퀴벌레가 쏜살같이 오두막으로 뿜어져 나갔다.
창문으로 달라붙은 바퀴벌레, 문으로 떨어진 바퀴벌레의 더듬이가 미세하게 떨린다.
순간, 현석은 공중 위에 화면을 띄운다. 무선 홀로그램 장비를 사용해서 말이다. 오두막 내부가 화면에 24개로 나뉘어 졌다.
" 이야! 누가 무기 기술자아니랄까봐. 근데 꼭 그걸 총에다 넣고쏴야되는거야? 그냥 던져도되겠더만... "
"후훗. 당연히 그래도 되죠. "
" 그럼 폼으로 그렇게 쏜 거야? "
" 형. 그럴 리가요. 화면만 보려면 그냥 바퀴벌레 던져도 돼요. 다만, 바퀴벌레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겠죠. "
" 그럼? "
" 네. 권총룰렛안에 바퀴벌레의 움직임을 통제시키는 프로그램과 장치가 있어요. "
" 오~ 그럼 저 바퀴벌레들 조종이 가능하다는 거야. "
" 그렇죠! 자 이렇게. "
현석은 권총을 벌레들을 향해 뻗었다. 방아쇠를 좌우 앞뒤로 움직였다. 방아쇠가 조종기로 변신한 것이었다. 이런 방아쇠가 있다니. 현석은 그것으로 바퀴벌레를 컨트롤한다. 창에 붙은 바퀴벌레는 두 남자를 비추었다.하얀머리, 시커먼 피부. 딱! 자르다. 그자르앞에 정장을 입은 사나이가 말을 하는 영상이건남의눈에 잡힌다.
" 오. 정확히 찾아왔군.자르야. "
" 형.자르앞에 있는 놈은뭐래요? 이 변두리에... "
현석이 묻자 고개를 가로저으며건남은답했다.
" 몰라. "
넌 아는 게 뭐냐? 어떻게 추적 담당으로 이름을 떨치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가있어야지... "
" 기대하시라 바퀴벌레의 위대함을. "
현석은 문 앞에 떨어진 바퀴벌레를 컨트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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