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화 〉 98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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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영입.
" 내가 헛것을 들었나? "
" 쟤가 말한 거야? "
" 헐~ "
"뭐지.뭐래요? "
라구나식솔들이 한마디씩 던졌다. 그 놀라운 표정을 살피기라도 하는 듯 쥐는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걸었다.
네 발로. 아니다. 두 발로... 쥐가 도도하게 걸어간다. 그리곤 자신의 침대에 걸터앉는다. 관절도 없어 보이는 허벅지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요. 말하는 쥐 처음 본 사람처럼. "
난 처음 본다. 나보다 오래 산라구나식솔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다들 황당한 표정이다.
" 제 소개를해드릴게요. 가만, 담배 안 주니... 어디 보자. 여기 있었나? "
인형집안 장식장에서 피다 만 얇은 담배를 쥐가 꼬다 물었다.
" 여기 금연 아니죠? "
눈을 찡긋거린 쥐?쥐녀라그래야 하나? 아무튼 손으로 맞춤형 라이터를 켠다. 저런 건 어떻게 만들었는지... 말이 막힌라구나의사람들이었다. 그냥쥐녀의원맨쇼를 구경하는 것 같았다.
" 숙녀를 그렇게 쳐다보니 민망하네요~ 휴~ "
짧은 담배 연기가 인형집에 퍼졌다. 명치대인은꺽꺽거리며뒷목을 잡았고 다해는 벌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창기는 술에 취한 것으로 생각하고 연신 자신의 뺨을 때렸다. 상희는,
" 오~ 마이 갓! "
이라 말하고 자신도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나마 성우만 제정신으로 쥐를 바라보았다.
" 네가 체리 선배가 키우던 '라리'니? "
" 어 멋! 숙녀 이름을 그렇게 함부로 말하면 어떡해요! 다른 사람들 다 듣게. "
"헛. 이거 내가 미안해해야 일이니? "
" 아뇨 됐어요. 안 그래도 제가 말하려 했으니. "
" 그... 그래. "
성우가 제정신이라 해도당황해하는건 어쩔 수 없나 보다.
" 아~ 오늘 담배 맛 좋다. "
야! 야! 이 쥐새끼가! 아니지 이 쥐 년이 어디서 담배나 뻐끔거려! ' 네가히리니? 말 곱게 해라. 누나가 코털 확밀어버리기전에. 알았지. '
헉! 내가 말한 게 들렸나? 고양이 언어가 들렸단 말인가?
" 참. 저는 우리의 고귀하고 영예스러운 체리님께서먹여주고키워주신라리라해요. 뭐. 여기 사람들에게 관심은 없지만, 우리의 고귀하고 영예스러운 체리님께서여기 있는 사람들 도와주라고 하셨으니 있는 날까지는 부딪치지 말고 잘 지냈으면 하네요. 후~ "
체리의 신도인가? 꼭 고귀하고영예스런을붙여야했냐.
" 참. 그리고 전 미지근한 물 아니면 씻지를 못하니 늘 마련해 주세요. "
컥~오자마자별의별부탁을다하는군.공주가따로없네.
"라리라했나.그럼 체리 선배가 널 왜 이리 보냈는지말해보렴. "
길게 내 뿜는 담배 연기.라리는곰곰이 생각한다.
" 더있나요.차차나자르,그외의인물과 싸우려면 제가 필요하다고 느끼셨겠죠. 우리 고귀하고 영예스러운체리님께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세세히 보고하기도 하고요. 제 눈으로 들어온 정보는 자동으로 정보부 파일 한 귀퉁이에 보관될 거예요. "
창기가 술 취해 망상을 보는 것이란 착각이 아니라는 걸 느낄 무렵, 사라졌던 어이가 돌아왔다.
"크크크... 나 원. 이런 일도 겪어보고, 내가쥐랑현상범잡으러 다닐지는 꿈에도 생각 못 했네. "
라리는담배를 장식장에 놓인 조그만 재떨이에비벼껐다.
" 아저씨. 저도 이런 곳에서 정보나 퍼 나를 진 꿈에도 생각 못 했답니다. 여기 오기 전 고귀하고 영예로운 체리님께서말씀해 주셨어요. 여기 있는 분들 명성이 자자한 사냥꾼이니차차와자르를꼭 검거할 거라고요. "
" 그래도 체리 선배님이 우릴 높게 평가하나보군. "
준이 그렇게 말하며 쇼케이스로 향한다. 또 술인가? 그러네.
" 저 라리라는 존재. 이곳에서 몇 없는존재지. "
술을 집어 들었다. 그러자 창기가,
" 나도 한 잔! "
검지 손가락으로 1을 만든다.
" 저도요. "
성우 또한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으이구이놈의 술꾼들...
" 어머나. 저도 한 병 주세요! "
라리도한 병달란다. 한 병? 자신의 몸집에 몇 배는 할 것 같은 저걸 마시겠다고? 전부? 못. 마. 실.껄!
성우가 라리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 저술을 한 병 다 비울 수는 있는 거니? 그 조금한 몸으로? "
" 네그럼요. 저 술쎄요.호호호호... "
입을 가리고 웃는라리. 나도 못 먹어 본 술을먹겠다니...
" 이거 원. 네 입에 맞는 술잔이 없을 텐데... "
" 에이~ 아마추어처럼 왜 그러세요. 맥주는 병으로 마셔야 폼 나죠... "
저 쥐보소! 나발 불 각이다. 그렇게 준은 네 병을 들고 자리에 앉아 술을 돌렸다.
" 자 그럼 만난 기념으로 건배할 까. "
인형집이 술병으로 가득 찼다. 제 몸집에 최소 다섯 배 만한 술병을 들 수나 있을까?
괜한 걱정이었다. 술병의 목 부분을 앞발로 드는라리였다. 술이 샌 게 아니라 힘이 장사였다.
" 그럼 건배! "
라리가먼저 건배를 제의한다.
" 허허 거참! 맘에 드는쥐군. "
술친구 하나 더 늘었다며 좋아하는 창기와 성우, 준. 시원하게들이킨다. 그 모습을 명치대인과 다해는 눈알만 굴리며 바라보고, 상희는 혈압 상승 중인지 뒷덜미를 움켜잡으며 연신 담배만 태운다. 그리고는 혼잣말.
" 이거 원. 굿이라도 해야 하나?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어휴~ "
그렇게라구나의하루는 술로 끝나가는 것 같았다.
술 파티가 무르익어 갈 때였다. 성우가 조심스레 상희에게 묻는다.
" 상희야.있잖아? "
" 왜요? "
퉁명스럽게 상희가 대답했다. 그렇겠지 지금 이 상황만 보더라도 성우를 얼마나원망하겠냐아옹~자신이제일싫어하는짐승을들이질않나, 그싫어하는짐승이술을퍼마시질않나.
" 너가 들으면 기분 나쁠 것 같아서 말 안 하려고했다만... "
이 양반아. 상희는 지금 이 자체에 기분은 벌써 안드로메다로 쭉 뻗어 갔다고.
" 지금 시점에서건남이다시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체리 선배가 말하더군 건남이가자르를추적하는 것 같다고. 분명 도움이 될 거야. "
상희가 손바닥을 펴며 쭉 뻗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새침하다.
" 노~ 우 "
말하기도 싫은가 보다. 저렇게 간단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 보면. 그러자 이번엔 명치대인이 말했다.
" 누님. 인제 그만 화 푸시고건남형 불러요. 좀 쉽게 갑시다. "
" 야! 야이년아! 너까지 그런다고 내가꿈쩍이나할 것 같아! 안 돼! 그 녀석 면상 보면 있던 밥맛도 사라질 것 같다고. 그리고 너!건남옵이내 아이 찾고 다닌다 했다며. 그런 짓 하는 것도 맘에 안 들어 지가 뭐라고! "
다해를흘기는 명치대인.복화술로뭐라한다.이거겠지. '그걸 누나한테 왜말했어!' 다해는 입을 삐죽거리며 대응한다.이거겠지. '누가입방정떨래'.
아무튼 창기도 은근 상희를 설득하려는 표정이다.
" 그러고 보니 이 자식 못 본 지 꽤 되었군. 잘 사나? "
"창기옵!옵까지 왜 그래! "
"아니.내가 뭘. 그냥 궁금하다고. "
그때, 준의중저음인목소리가 울렸다.
" 내가 장담하는데. 이번에건남이데리고 오지 못하면 범인 못 잡아. 꼭 필요하다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망치고 싶진 않은데. 상희 양.차차를잡고 싶으면 일단건남군을데려오지. "
준의 존재감 있는 말에 상희는 눈이 흔들렸다. 생각했다.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게 되었던 그. 어지러운 걸까? 그녀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없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문 닫는 소리가 요란했다.
52구역무너진건물앞
술집 주변 여관에서 하루를 보낸건남과현석은자르를데리고 무너진B+무기상점앞에서있다.기분이가라앉은현석은위험표지판을의식하지않은채성큼성큼그곳으로걸어갔다.
" 내 이 새끼들 잡히면 정말 가만 두지 않을 거다. "
씩씩 소리가건남의귀를 찌른다. 어찌 되었건 현석을 따르는건남은자르에게 손짓한다.
" 뭐해! 따라와! "
자르는 어제 먹은 술이 덜 깬 것 같다. 축 늘어진 어깨 하며, 초점 없는 눈동자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아휴~ 이수갑좀풀어주고말을하던가... "
그래도 구시렁거리는 것은 살아있었다.
" 현석아. 그럼 어제 말한 지하는 안전하다는 거니? "
" 그렇다고요. 그래도 제가 이런 일이 일어날까 봐. 비밀창고에강화제잔뜩 쳐 발랐다고요. "
이런 일을 예상했으면 그 돈으로 보험이나 들지.어휴~사서고생이다.
현석의 말로는 무기 상점 안에 또 다른 지하 공간이 있는데, 그곳을 비밀창고로 쓴다고 했다. 비밀 창고 안에는 자신이 연구 중인 무기가 있다고 했다. 그 무기가 아마 큰 도움이 될 거라며건남과함께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또한, 그곳에는 현금이 있다고 했다. 현석이 부모님 몰래 숨겨둔 비상금. 자그마치 1000크랑이 지하에서 잠을 자고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들어가는 입구는 무너진 잔해들로 막혀 있었다. 두더지도 뚫지 못할 각이다.
"에이씨! 이리로는 안 되겠네. "
" 그럼 또 다른 문이 있어? "
" 뒷문이 있긴 해요. 건물 밖으로 연결된... "
" 그럼 그리 들어가지 진작에. "
" 그게... 좀. "
" 왜? 열쇠가 없어? "
" 그건 아닌데 입구가 좁아요. 제 덩치로는 들어가기 힘들다고요. 거기다. "
" 뭐 또 있어? "
" 하수구 파이프하고 연결되어서 오물을 뒤집어쓸 생각해야 해요. "
" 그 정도야. 1000크랑이면감수해야지. "
그래 무기보다 돈이라이거지. 역시너답다.
" 형. 거의 50m는 기어야 하는데 괜찮겠어요? 형처럼 몸이 날렵하면 제가 들어 갈 텐데, 제 뱃살이 문제입니다. "
현석은 자신의 배를 손으로 출렁인다.
" 어쩔 수 없지 뭐! 대신 500크랑은 내 꺼. "
" 아니죠. "
현석은 손을 흔들었다.
" 형이자르값으로 2000 주신다 했으니... 그냥 1500 주시고퉁치죠. "
" 그런 건 잘 기억하더라.에효~ "
" 다.형한테배운 거죠. "
" 알았다.알았어. 좀팽이같으니라고. "
" 좀팽이 하죠 뭐~ "
그렇게 말하며건남과현석은자르를데리고 현석이 말한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쓱쓱' 어두운 통로. 입에서 '끙끙'거리는소리만 들린다.
고약한 악취가 진동하는 파이프 관을 기어간다. 컴컴해서 축축한 액체가 깨끗한 물인지, 쓰레기 물인지, 똥물인지 알 길이 없다. 냄새로 미루어 보아 여길 벗어나고 씻지 않으면 피부병이 100% 걸릴 느낌이다.
"윽. 이 좁은 곳을... "
빛도 없는 어둠.무서움보다도악취에 더 고통을 받았다.그놈의1000크랑이뭐라고...건남이고생하는군. 고생의 끝에 낙이 있을 터. 좀만 더힘내라아옹~
근데. 잠깐? 하수구 입구에는 현석과건남이팔짱을 끼고 서로 대화 중이다. 그럼 저 안을 기고 있는 것은?자르?
그랬다.건남은입구로 들어가기 전 냄새를 맡더니 당당한 기세는 사그라지고 코를 막으며 인상을 구겼다.
"이 정도 일 줄은몰랐지!"의한마디를 남기며 멍 때리던 자르에게 이 일을 맡겼다. 범죄자가 측은해 보인다. 기어가며 욕하고 있는자르가눈에 선하다. 실컷하련...
" 그러니까자르가키를 꽂으면 문이 열리고 자동으로 이 하수구가 넓어진다는거잖아? "
" 이해가 빠르시네요. "
" 아니 그럼 왜 그걸 거기에다 보관해 둔 거야? "
" 아직 미완성이기도 하고... 얼마나 공을 들여 만든 건데 함부로쓰겠습니까."
" 암튼, 그러니까 그 무기를 이동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비밀 통로가 여기라는 거군. "
" 그렇죠. 지하실 안에서 열면 이렇게 더러운 꼴 안 보고 나 올 수 있는데.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요. "
" 아~빡세! "
니가빡세냐?자르가움직이고있구만...
" 그나저나 기대된다. "
"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
잠시 후.자르가묶인 손으로 키를 돌렸다. 무식한 자식들 일 시키려면 수갑이라도 풀어주고맡겨야지. 아무튼 오물을 뒤집어쓴자르의위로 점멸등이 비추었다. 녹색의 빛이 깜박거리며 그의 얼굴을 어둠에서 끄집어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찰칵' 하고 들리자 하수구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진 같았다. 하수구의 둥근 관이 흔들리며 변하기 시작한다. 곧 하수구는 터널로 변했다. 변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길어야 10초. 하수구 입구에서 그 광경을 쳐다보는건남과현석.
"뭐길래이렇게 요란스러워. 탱크라도나오겠어. 그나저나 이렇게 하수구가 커지면 이 건물 무너졌겠는데. 안 그래? "
" 모르죠. 저도 처음 보는 모습인데. "
얼마나 아꼈으면 자기가 만든 것도 사용 안 해봤겠냐아옹~
둘은 점멸하는 녹색등을 따라 하수구로, 아니 터널로 들어갔다. 어느덧 지하창고에 도착한건남과현석의 눈에자르의뒷모습이 보였다.
"잘했어자르. 수고했다고. "
자르의등을 토닥이는건남이었다. 근데자르가움직이질 않고 동상처럼 굳어 있다. 고개를 떨군 채로 말이다. 그런 그를 바라본 현석.
"어매. 너 우냐? "
그래 자르는 울고 싶을 것이다.
" 자식 힘든 일 시켰다고 질질 짜기나 하고. 그래서 어디 두목하겠어. "
거참. 자식 감수성 풍부하네.
그래그래그럴 수도 있지.
820대를처맞질않나, 그리 싫어하는 바퀴벌레에 시달리질 않나, 이제 똥물과 오물에 수갑 차고 기질않나.서러울 것이다. 흐느끼며 어깨를 들썩이는자르가흰색 머리를 날리며고갤들었다. 그리고 말한다.
" 내가 우는 거로 보이니? "
두 손을 들어 올린자르의수갑이 풀려 있었다. 수갑이 왼쪽 팔목에서 덜렁거린다.
"니그들다죽었어! "
순간이었다. 피할 수 있는 시간조차 없었다.자르가내지른 주먹이 자신을 토닥이던건남의면상을 그대로 강타한다.
' 퍽 '
"윽! "
연이은자르의옆차기가건남의한보 뒤에 있는 현석에게 뻗쳤다.건남이자르의주먹에 맞아 아픔을 토할 때, 현석은 놀란 표정으로자르의공격을 피했다.
" 어... 어떻게!! "
" 그건 나도 모르겠고... 여기서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도 마시라고!으아악! "
820대의앙갚음이라도할 것같은기세였다.크게휘두른주먹은파공음을남기며 현석의 머리를 노리지만, 현석은 왼팔로 그의 주먹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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