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2화 〉 101­신문 (102/179)

〈 102화 〉 101­신문

* * *

28화.신문.

­ 성우의 비행정 ­

5톤트럭을연상케하는성우의비행정안에는명치대인과성우,그리고건남이타고 있다. 조종석에 성우가 자동모드로 비행정을 조종했다. 그 옆좌석에 건남이가 뒷좌석에 명치대인이 앉아있다.

라구나로향하는 성우의 비행정. 깨어난건남은눈을 감은 채 비행정 천장을 보고 있다. 한숨을 여러 번 토해 내며 말이다.

그렇겠지. 다 잡은자르가눈앞에서 사라졌으니, 얼마나 허망할까? 그러게밧데리잘 좀 챙기지.

" 몸은 좀 어때? "

" 휴~ 모르겠습니다. "

"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런 모습이라니. "

천장을 향했던 고개가 조종석 앞 유리로 향한다. 그리고 눈을 뜬건남.

" 그래도 용케 저랑 현석을 살리셨네요. "

" 뒤에 따라오는용선씨덕분이지. 나중에 밥이라도쏘게나. 그나저나 자르는 왜 쫓고 있었던 건가? "

"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

" 그 자르라는 현상범이 어떤 인물인지는 잘 알겠지? "

" 네. "

" 이번에 상희가 잡으려는차차에대해서는 아는 게 없나? "

" 모르겠습니다. 휴~ "

이 자식 어지간히답답한가보다. 비행정 꺼지겠다.건남의한숨에.

" 아무튼 자네 돌아와야 할 것 같은데. 잡아야 할 범죄자가 동일하니 말이야.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좋지않겠어. "

" 상희가 허락했습니까? "

" 그건염려마. 내가어떡해서든설득할 테니. "

뒷좌석에 있던 명치대인이 얼굴을 불쑥 내민다.

" 그래요. 형.이참에복귀하자고요. 상희 누님 딸도 함께 찾으면 얼마나좋습니까."

" 뭐. 지금 상황에서는... "

성우가 앞 유리를 모니터로 바꾼다.

"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야. 확인해 보게. "

정면 유리창에는자르와차차. 그리고팔콘과OEN,포르쉐의신상정보와그동안자신들이알아낸것들이자료화되어쓱쓱 넘어갔다.

" 많이 조사했군요. "

" 중요한 건 많지 않아. "

"자르와팔콘의관계. 그리고OEN이서로 연계하는 사이라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차차에대해서는 아는 게 없고요. "

" 그럼 자르는 어떻게 찾았지? 그게 중요해.그놈의행방이. "

" 자르는 생각보다 오래 조사했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데이터누군진몰라도 저 보다 많이 추적했는데요... 그리고 아마도 녀석은 조직을 모으러 갔을 겁니다. 우리에게 그렇게 당했으니... 칼을 갈고 있을 겁니다. "

" 음... "

성우가 턱을 괴고 생각한다.

" 아따 형님들. 그깟 것들 쳐들어오면 저희가 좋은 것아니겠습니까."

건남이또다시 한숨을 쉰다. 모니터로 변한 앞 유리를 응시하며 명치대인에게 말한다.

" 명치대인아. 그게... 이번엔 재필처럼 쉽지가않단다. "

재필이 잡는 것도어려웠단다. 이 사람아.

"왜유? 이번엔 창기 형도 있겠다.쌈박질에질 이유가없쥬. "

" 그래너답다. 생각하는 게. 재필의 조직은 통솔하기가 어렵다면. 이 자르라는 녀석은 조직 규모가 작기 때문에 통솔하기가 편하다는 거야. "

"아참.형님두그런 앞뒤 안 맞는 이야기가어딨습니까? "

" 작은 규모의 테러가 가능하다는 것이지 우리보다 많은 인원을 편성해서 그 인원을 통솔하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야. 물론 재필 또한 그렇게 할 수는 있었을 거야. 다만, 우리의 정보를 몰랐으니 그렇게 하지 않았을테고. 자르는 알고 있어 분명히, 우리의 각 개인 능력을 말이지. "

" 난 당최 형이 하는 이야기 무슨 말인지모르겠구먼유. 아 어지러워. "

명치대인이 두 손바닥을 하늘로 향한 채 도리도리를 연신 한다.소귀에경은 그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건남아. 이히리말들으렴.

" 아무튼, 그렇다는 거고. "

건남은옆에 있는 성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 형! 여기 차차 이미지에서 잠깐 멈춰 주세요. "

" 그래. "

차차의정보를 유심히 살피는건남이었다.

이동술사, 은행강도, 포르쉐의 부인, 그리고뱅과벙, 그들이 찾는 유물. '그들이 찾는 유물' 그 글자에서건남이화면을 멈추게 한다.

" 형. 여기서 스톱. "

고개를 끄덕인 성우.

집중하는건남.

따분한 듯 좌석 등받이에 등을 들이미는 명치대인.

" 투구라... 피를 뽑아내는 투구라... "

" 뭐 잡히는 거라도 있어? "

" 형 이건 사람의 머리에 쓰이는 것 같지 않은데요. "

" 그럼? "

" 크기나 부피 안면 윤곽이 꼭제스같지 않습니까? "

" 그렇게 말하니 닮았네. "

"제스의피를 뽑는 유품... 형 이 물건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

" 그걸 모르겠다는 거야.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 일급비밀이라나뭐라나. 그리고서 범인 잡으라 하니 원. "

명치대인이 뒷좌석에 등을 기대고 팔짱 낀 채로 말한다.

" 그거 알아내려고 다해가 콧소리 내며 담당자 꼬시는 데 넘어오지않더랍니다. 그 자식 고자인 게 확실해요. "

" 그럼성우형. 이 투구를 쓸 만한 인물이누구겠습니까? "

" 팔콘이나OEN이지않겠나? 그래서 차차에게 시킨 거고. 술사능력을 이용해서. "

" 아~ 아닐 겁니다. "

" 그럼? "

" 제 생각이맞다면. 이건. 정부 쪽일 겁니다. "

엥? 왜? 정부에서 가지고 있는 걸 정부에서 찾는다고. 이런 고양이 멍멍하는소릴건남이하고 있다.

" 그... 그게 무슨 말이야? "

" 자세한 건 알아봐야 합니다. 정부의 또 다른 정부라 해야 할 겁니다. "

성우와 명치대인은 알 수 없는건남의말에 의문만 남는다.

­라구나bar­

라리가인형집안, 테이블에 앉아 있다. 안경을 낀 쥐. 그녀가 낀 안경으로 신문을 읽고 있다.마들조간신문. 그런 그녀에게 얼굴을 들이미는 창기였다.

" 쥐 아가씨 뭐 하시나? "

" 신문 읽죠. 주정뱅이 아저씨. 오늘 신문 보셨어요? "

"아니.뭐 재미난 기사라도 있어? "

" 아니요. 그보다 유익한 기사가 있어요. 차차관련이에요. "

"뭔데. 화면 좀띄어봐. "

라리가장난감 테이블에 안경을 벗어 놓는다. 의자에서 일어서며 안경을 매만진다.

쥐의 안경.

그 안경알에서 빛이 뿜어지며 공중에 투명한 화면이 생성된다. 그리곤라리가읽고 있던 신문의 한 페이지가 화면에 보인다.

그 신문기사의 내용은 입주 내용이었다.

'마들가리행성 최대의 오피스텔. 입주민들로들석.'

기사 제목이었다. 오피스텔 입주하는데 뭔 기사가 뜨는가? 이 오피스텔의 규모 때문이었다. 물론 그 안에갖추어진시설과 상가, 놀이공원, 영화관 등등 주변의 상권은 매우 놀라웠다.

400층건물.

행정 구역의 넓이만 한 면적.

그래 지구, 대한민국이라는 어느 나라의 여의도 만한 면적에 들어선 오피스텔이었다. 그 규모가 짐작이 가는가? 정문에서 후문으로 나가려면 지하철을 타고 두 정거장을 가야 했다.

오피스텔에갖추어진무인 경전철이 운행될 정도의 크기, 층과 층 사이에 만들어진 정박장과 활주로가 입주민의 편리함을 위해 지어져 있다. 말그대로 지상 최대의 오피스텔이었다.

그런데. 왜차차와관련이 있는 것일까? 신문 사진을쥐녀가손(?) 앞발로 가리킨다.

" 아저씨 이 사진 보이시죠. '열광하는입주민들'이란제목의 사진. "

라리가가리킨 사진을 창기가빼꼼쳐다본다.

" 어. 보이긴 하는데 이게 왜? 거기에차차가있어. 저 군중들 안에? "

" 네. 안 보이시나요? "

그랬다.사진속군중들 속에차차가찍힌 것이었다. 근데 그 모습을 식별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웠다. 저 많은 인파 속의 사람, 사진에 점으로 밖에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얼굴을, 창기의 눈으론 식별이 어려웠다. 그냥 인간의 형상을 한 그림이라 해야 할까? 아무튼라리의작은 눈에는 그것이 보였다.차차와그의 아들뱅과벙의모습이.

" 아이참. 인간들의 눈은 이래서 못써. "

졸지에 동태 눈깔로 변한 창기였다. 아무리 훑고 쳐다봐도 신문 속에차차가보이지 않았다. 숨은 차차 찾기에 열을 올렸던 창기가 어디서 구해 왔는지 돋보기를 들고 신문을 훑었다.

" 음~ 이렇게 작아서야. "

" 아저씨 그냥헛짓거리하지마시고 사람들이나 불러모아요. 그동안 전 우리의 고귀하고 영예스러운체리님께연락 좀 할테니까요. "

그렇게라리가말하는 순간 화면이 사라졌다. 창기는 숨은 차차 찾기를 그만두며 돋보기를bar위에 올려 두었다.

순간,아리의음성이 들린다.

" 성우의 비행정이 들어옵니다. 출입문을 개방합니다. "

그 음성과 함께 상희와 다해가 각자 방에서 나왔다. 물론 준은 명치대인 방에서.

"아함! 간만에 낮잠 좀 실컷 자고 있었는데... 이것들 도착했나보군. "

준의 음성을 뒤로하고 상희와 다해가 각자 자리를 찾아간다.

"상희님. 미등록 비행정도 함께 다가옵니다. 와우~ 초고속 비행정이네요. 정박을 허락할까요? "

아리가용선의 비행정을 인식한 모양이다.

" 열어. 그런 건 좀 알아서. "

" 주인님 외부인 경계모드가 강으로 되어 있어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거 까먹으신 건 아니죠? "

" 야! 야이년아!성우옵하고 함께 온거잖아딱 보면 몰라!어휴~저걸지니로언능바꾸던가해야지. "

"상희님. 그럼 경계 모드를 낮추는 걸 건의해 드립니다. 그리고 지니 최신식 모델 KYF­1453 이걸로 저와 교체하시죠.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상희님... "

무언가 주저리 떠드는아리의음성에 인상 쓰는 상희였다.

" 야! 조용히 해! "

따박따박 말대답하는아리가라구나의갑이었다. 아무튼 집 나갔던 성우와 명치대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뒤를 용선과건남, 그리고 현석이 발을 디뎠다. 난 명치대인의 품에서 아직도 졸도 중이었다.

당최 저 용선이란 자식. 내게 무슨 짓을한거냐아옹!무튼, 그런 그들의 재회.

창기가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었다.

다해도bar안 쪽에서 일어서며 환하게 웃었다.

준은 그냥 들어오는 인원을 살필 뿐이었다.

라리는어딘가 연락하는 것 같았다.

모두 반가움이 묻어나 있었지만, 상희는... 얼굴이 굳었다. 이런 똥 씹은 표정 오랜만에 선사하는 그녀였다.

" 어.건남! "

창기가 일어서자마자건남에게로다가간다. 그런 창기를 웃으며 맞이하는건남이었다.

" 형님 잘 지내셨죠? "

" 말도 마라. 재필 사건 이후 네 덕에 누명이 풀려 이렇게 상희에게 신세 좀 지고 있어. "

" 다행이네요. "

그렇게 말하다가,건남은상희와 눈이 마주쳤다.

" 상희야 잘지냈니? "

상희는 애써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술 창고로 걸음을 옮겼다. 역시 풀리지 않은 건가?

" 언니! 언니... 그래도 인사는받... "

그렇게 말하며 다해가 상희 뒤를 밟았다. 창기가 상황을 엿보다 건남에게 민망한 미소를 지었다.

"에효. 저놈의성깔머리하고는... 신경 쓰지 말고 앉아. 뒤에 온 손님들하고 같이. "

창기에게 이런 친절한 모습이 있었던가? 아무튼 그의 말에 따라, 모두라구나bar의자를 하나씩 차지하고 앉는다.

간단하게 서로 인사한 그들.

그나저나 현석과 나는 몸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 현석은 치료 후유증에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난 졸도 상태인데 먼저 쉬게 해줘야 하는 거아니냐아옹~아닌가보다.명치대인이졸도한날bar에올려 두었다.

아~라리를잡아먹어 내 기력을 채워야 하는데... 이런 약골인 모습만 라리에게 보여주다니. 서럽다. 서러워... 날 내려놓으니 성우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 그럼 여기 있는 사람들은 건남이와 함께 움직이는 것에 별로 크게 신경 안 쓰죠? "

창기가 끄덕, 명치대인이 끄덕, 준이 끄덕, 괜스레 체리에게 연락하고 있던라리도끄덕, 상희를 쫓아갔던 다해도 술 창고에서 나오며 끄덕. 도미노 놀이하듯 모두 끄덕였다.

지쳐있는현석이 말한다.

" 여기 모인 인원들이 '라구나'사냥꾼인가보죠? 말로만 들었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반갑습니다. "

과연 반가워해야 할 일인가?건남은그렇게 말한 현석을 소개했다.

" 이 친구는 무기장인 명택 선생님의 제자라 인연이 된 친구야. "

현석이 아픈 머리가 더 아픈가 보다.

" 형.친구라뇨. 엄연히 제가 동생입니다.그렇게라도해서 나이 한 살 깎으려 하는 심보 모를 줄 알고요.칫. "

" 아무튼, 이친구랑... "

" 나 참.후.배.랑. "

어처구니없다는 듯 현석을 바라보곤건남은계속 말을 이었다.

" 이후배랑.자르를잡았어. 그만큼 능력 있는 후배야.우리랑함께할거고. "

그래도 3,000대 맞기는 싫은가 보다. 현석의 말을 잘 듣는다.

하여튼,자르를잡았다는 말에 다해가 눈이 커진다. 저 큰 눈이 더 커지다니...

" 잡았다고요! "

놀라는 건 다해 뿐만이 아니다.

" 누굴?자르를! "

준도 놀라고,

" 그럼 그 자식어쨌어?넘겼어! "

창기도 놀랐다.

체리에게 연락하고 있던라리의귀가 쫑긋 세워졌다.

" 고귀하고 영예스러운체리님! 지금 건남 일행이라구나로복귀했는데자르를잡았다고 합니다. 제가 자세히 듣고 다시연락드리겠습니다. "

고귀하고 영예스러운체리님과교신을 끊을 정도로 화들짝 놀란라리가통신 장비를out에놓았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