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화 〉 102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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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포옹.
그렇게 모두의 시선이건남에게로향했다. 안 궁금하겠는가? 며칠째차차나, 자르나 뒤꽁무니 구경도 못 한라구나사냥꾼들이었는데... 근데, 그런자르를잡았다니! 희망의 눈빛이건남을바라본다. 우수에 찬 동공이 수축한다. 경이롭다는 표정이었다.
" 다... 다들, 그... 그런 눈으로 쳐다보니... "
부담감이 건남에게 밀려왔다.
놓쳤는데, 어쩔! 그 부담감을 툴툴거리며 줄여주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현석이었다.
" 그자르인가? 자루인가 하는 녀석 놓쳤어요. 그 자식. 제가 만든 무기를 사용하고 있더군요. "
잡았다는 것에 놀라고, 놓쳤다는 것에 두 번 놀란라구나식솔들.라리는덤으로 놀랐다.
" 아니 잡았다가놓쳤다니요? 그게 무슨말이에요. 자세히, 왜 놓쳤는지 말해보세요. 우리의 고귀하고 영예로운 체리님에게보고해야 하니까요! "
라리를처음 보는 현석은자르를놓쳤다는이야길들은라구나식구들 보다 더 놀란다.
" 이... 이건뭐에요? 쥐... 쥐가 말을 하다니! "
" 이봐요. 말하는 쥐 처음 보는 것처럼 말하네. "
라리가콧방귀를 뀌었다. 그런라리를유심히 보던 용선이 현석에게 설명했다. 그래도 술사 사냥꾼인지, 말하는 쥐가 신기하지 않은 용선이었다.
" 이 쥐는술사로군. 의식을 잡아먹는 능력자. 꽤쓸만한술사야... 어디서 이런 걸 데려왔는지.라구나히리하고이 쥐하고 있으면 상당히 막강한 전력이되겠는걸. 치유술사에 의식술사라..."
"어멋! 이 멋진아저씬누구래요? 제 능력을간파하시다니놀라운 걸요. "
라리가용선에게 윙크를 했다. 쥐가 사람도꼬시려나보다.
" 맹랑한쥐군. "
" 호호호.쥐녀입니다. 아저씨. "
용선의 얼굴은신기함보다어이없다는 표정이다.
" 하여간.건남. 이 녀석하고 있으면 별의 별일이 다 겪는다니까... "
그걸 이제알았냐아옹~용선아.
그나저나 나 좀 일어나게해주라아옹~
" 그럼건남삼춘.자르를놓쳤다는 건가요? "
" 그래 다해야. "
"예옛! 왜요? 어쩌다. 삼천크랑녀석을삼춘이그냥 놓아 줄리는 없고. "
" 그... 그게. "
챙피하겠지. 쪽이 상할 때로 상하겠지.밧데리충전 제대로안해서놓쳤다고말하라아옹~
"에휴~건남형 그렇게 안 받는데. 완전 칠칠이. "
명치대인이 비웃었다.
" 야. 칠칠이라니. "
" 그래 이 녀석은 칠칠이에 팔푼이 곱한 녀석이지. 음 그럼그럼. "
" 용선형까지 왜이러실까. "
명치대인과 용선의 호흡이 척척 맞았다.자르를놓친 이유를 알고 있는 자의 여유였다. 팔짱을 낀 모습이 어째 쌍둥이 같은 느낌이다.
"여튼요. 제가 여기 있으면라구나가위험해질거에요. 그래도 여기에 머물 수 있을까요? "
성우가건남의말에 대답한다.
" 어쨌든, 너가 있던 없던 간에자르를잡을 때쯤 되면 위험한 건 마찬가지아니겠어? 오면서 생각해 본 건데, 너가 없으면 찾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들더군. 생각보다 조직의 조직력이 무서운 놈들이야. 우리에겐 사냥꾼 한 명이라도 있어야 하는 처지고. 난 무조건 네가 필요하다. "
성우의 의지는 강건했다.
창기가 그런성우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지. 그렇다면 이왕 만난 거 술 한잔씩하며... 어때? "
이런...그놈의술. 범죄자 잡을 생각이나 하지 무슨술이냐아옹~니그들이그러고도프로사냥꾼이냐아옹~나의속마음은누구에게도들리지않았나보다.눈치챈사람이없다. 아? 나졸도했지.여하튼,순식간에모두한병씩들고 있다. 술 빼면 시체들인가 보다. 그 누구도 말리지 않는다.
" 저도 한 병주셔야죠! "
라리도거든다.
젠 당최 빠지질 않네. 아무튼 술과 함께 대화는 계속 오고 갔다.
" 아 모두 오랜만에 만나니 너무 반갑군요. "
'나도.'가파도를 탄다. 몇 분이 지났을까? 몇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른다.건남이스르륵일어서며 성우에게 조용히 말한다.
" 형. 잠깐상희랑이야기 좀 하고와야겠네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
" 그래라. 상희 까칠하지만 정 없는 녀석 아니니. "
성우는 손사래를 한다. 갔다 오라는.
떠들썩한 자리를 피하며건남은술 창고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 상희의 뒷모습이 보인다. 얇은 담배를 태우며 유일하게 밖을 볼 수 있는 창가에 서 있다.
뭔가 분위기 잡는 그녀였다. 묘하다.안어울리는데... 밭도 안 매고 여기서 저러고 있었던 것인가? 재떨이에 꽂힌 꽁초가 몇 개박혀있다.
' 덜컥. '
문이 닫혔다.
"오셨어. "
담배 연기가창 틈으로빨려 들어간다.어둑해지는23구역도심의빌딩들이알록달록하게빛나고있었다.
" 잘지냈니? "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건남은문 앞에 섰다.
" 내가 잘 지내던 말던... "
" 인제 그만 화 좀 풀어. 어차피 한배를 탔는데. "
"으이구. 전생에 무슨 죄를 저질렀길래. 이런 연으로 만나야 하는 건지. "
" 네 기분 엉망이라는 거 잘 알아. 하지만,일이잖아. 어차피... "
상희가 고개를 돌렸다. 매서운 눈빛으로건남을째렸다. 순간 말을 잃은건남은초점 또한 잃어버렸다. 그녀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원한과 원망으로 평생을 안고 살 수도 있는 상희에게...
그런 건남에게 상희가 성큼성큼 걸어왔다. 뺨이라도 후려치려는 것일까?
' 탁. 탁. 탁. 탁. '
그녀의 구두 굽 소리가 점차 커졌다. 그래. 차라리 때려라. 그래서 기분이 풀린다면 언제나 맞을 준비를 할 테니...
' 와락! '
다가온 상희가건남을크게 안았다.건남은꼼짝하지 않았다. 전봇대처럼 그냥 서 있었다. 그런건남을힘주어 안은 상희. 울먹였다.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옵!옵은대체나한테왜 그런 거야! 내가옵한테무슨 죄를 저지른 거라도 있어! 있냐고? "
건남의볼과 상희의 볼이 맞닿았다. 그러자건남이상희의 등을 토닥인다.
" 미안하다. 미안해! "
" 나...옵아직 용서하지않았어! 용서하지 않았다고! 근데. 너라는 인간 때문에... 너라는 미친놈 때문에 행복했던 시간이 자꾸 눈에 밟혀! 젠장! "
" 상희야! 내가노력할게. 네가 나로 인해 받았던 상처어떻게든치료할게... 미안하다. 정말. "
상희는 더욱더 세게 힘주어건남을안았다.
" 이번 의뢰. 도와줘.옵의능력이 필요해... "
" 그래... 그래. "
둘은 그렇게 술 창고에서 과거를 잊는 듯 서로를 안고 있다.
다음날,라구나함정
23구역과 24구역의경계면에라구나는전투정으로 모습을 바꾼 채 비행하고 있었다.건남이다시 컴백하고 위치를 이리로 옮긴 것이었다.라구나함정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지형이었다. 그래봤자뻥 뚫린, 아무것도 없는 초원지대 위를 나는 것뿐이었다.
중급전투정인라구나는다른 전투정에 비해 스피드가 빠른 점을 생각해서 이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물론, 동급 함정 일 때 성립되었다. 스피드가 빠르다는 것은 추격하기에도, 도망치기에도 좋은 장점이 있었기에 확 트인 장소가 유리했다. 대형 전투정이 달려들면 방도가 없지만...
라구나내부의 자리도 변화가 생겼다. 사실 중형함정을 제대로 운용하려면 인원이 10명 이상은 있어야 했다. 그러나라구나는4명으로움직였었다.인건비가비싼건이곳도지구와다를게없나보다.
상희가 지휘석에, 다해가 상황 및 레이더 석에, 명치대인이 조종석에,건남이무기컨트롤 석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건남이떠난 뒤로는 창기가 그 위치를 사수했었다. 별수 있나? 없으면 잇몸이라도...
한 사람당 2.5인분의 몫을 해냈던 그들, 그러나 지금은완편된 인원을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 인원을 배치한 건,건남이었다.
상희와 성우가 지휘석에 앉아있다.
다해가 레이더 석에, 준이 상황 석에 자리 잡았다.
건남과현석은 당연히 무기컨트롤 석에, 명치대인과 용선이 조종실을 맡았다.
아! 그리고라리.라리는나를 맡았다. 쥐에게 양식 당하는 느낌이 든다. 졸도해서 일어나 보니말이다아옹~건남! 대체 이건뭐냐옹~제대로편성안 해!라리가자신의 긴 꼬리를 매만진다.그루밍하듯말이다. 저쥐녀를언젠간 내 몸보신으로활용해야겠다는생각에 난 잠시 멍 때린다.
"우쭈쭈. 우리히리누나랑놀자. "
뭐시여. 내가쥐랑? 이것이미친나.
" 아히리너무 귀여운 거아니에요? "
라리가내 집사에게 생쥐 머리를 돌리며 말한다.
"라리양. 그래도조심해욥.고양이잖아요. "
" 걱정을 붙들어 매십시오. 저 호락호락한 쥐 아니거든요. "
그런라리가내콧털을툭툭 친다. 쥐 앞발로... 나 참아야 하니?
" 착한히리는누나 말 잘 들어야 해.알았쥐? "
됐고. 넌 사람들 없을 때 접시에 올려질운명이라옹~
" 자! 여러분 주목! "
'짝. 짝.'
건남이박수를 두 번 친다. 동시에 각 좌석에 앉아 있던라구나의모든 인원이 건남에게 고개를 돌린다.
" 당분간 이 로케이션을 유지할 겁니다.라구나도함정으로 계속 유지할거고요. "
연료 게이지가 뚝뚝 떨어지겠군.
"자르가움직일 겁니다. 그가 아니더라도 그의 조직이 말이죠. "
준이 질문한다.
" 어떠한 형태로 다가올 것 같아? "
"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소형함정이나 중형함정 정도 일 것 같습니다. "
" 우리의 제원을 파악했다면 강력한 것이 움직이지 않을까? "
창기가 뒤를 이어 질문했다.
" 그럴 겁니다. 하지만 형도 알다시피 대형 전투정은 정부의 허가 없이 개인이 소유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소형, 중형 비행정으로 공격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 삼춘. 물량으로 들어오면 우리가 이곳에 있어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아니에요? "
"다해의말처럼 위험하죠. 다만, 현석이의 도움 좀 받았습니다. "
으쓱거리는 현석.
" 당최 뭘? "
상희의 궁금함이 얼굴에 '나궁금'하고쓰여 있는 것 같다.
" 현석아.니가설명 좀 해라. "
" 네. 형. "
건남의지시에 따르는 현석이었다.
" 조종석을 바라봐 주세요. 모두. "
그렇게 현석이 말하자,라구나대원들의 눈이 조종석 앞유리로 향했다.
" 보시죠. "
무기 컨트롤 박스에 손을 얹은 현석.
' 딸칵. '
전원 스위치를 올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라구나전방 500m에 희뿌연무언가가스멀스멀 생성되기 시작했다. 몇 초 후 그들의 시야에 또 하나의라구나가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뭐시여? 저건! "
상희가 놀라고
" 엥?라구나? "
다해가 놀랐다.
"현석군뭘 만든 겨? "
창기 또한 놀라는 건 매한가지.
" 여러분이 보고 있는 건, 제가 만든 작품이죠. 허허허. "
그래니작품인 건 알겠는데 왜만든거냐아옹~
"라구나분신입니다. "
"라구나분신? "
모두 궁금증이 절어 있다.
" 간단한 홀로그램입니다. 다만, 위치를 위장할 수 있죠. 본체의 위치를 홀로그램에 인식시켜 놓는다는 겁니다. 자 이렇게. 참! 쉽죠. "
쉽기는 아는 놈이나 쉽지... 현석은 키보드에 프로그램을 인식시킨다.
" 형님들. 대충 눈치채셨죠? 아마 그들이 무턱대고 쳐들어온다면 어느 것을 먼저 공격할까요? "
" 그 시간을 벌겠다는 이야기군. "
조용히 읊조린 준이었다.
" 네.라구나의기동성과 레이더망이면 충분히 적의 규모를 파악하고괴멸시킬수 있을 겁니다. 저 없을 동안 상희가 무기도 많이 축적해 놓은 것 같더군요. "
그래.짠순이상희가 그래도 조금씩조금씩무기를 사들여 함정의 공격력을 향상시키기는 했다.
" 아따. 형님아! 예상을 깨고대형급나타나면 어쩌려고... "
조종석의 명치대인이 물었다.건남은한참을 생각한다. 그리곤.
" 더있냐.째야지...죽기 살기로. "
어휴~ 그럼 그렇지 이것도 작전이라고... 결국 '짼다'에난 내 발모가지를 건다. 대원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인지 한숨을내뱉었다. 근데, 도망간 자르는 이 시각 뭘 하고있으려나?
대형 여객함정
이번 구역은 28구역입니다. 하차할 손님께서는 빠진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마들 여객을찾아주신고객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안내 음성이 끝나자 탑으로 만들어진 정박장에 여객 비행정은 도킹하듯 정박한다.
시외여객터미널.
무수히 많은 대형 비행정을 정박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시설물이었다. 기다란 탑을 연상케 하는 구조물. 아니 그냥 커다란 탑이었다. 그 구조물은 커다란 생선의 뼈를 연상케 했다. 뼈의 끝부분에 비행정들이 정박한다.
28구역에 도착한 건자르였다. 구타의 흔적은어디론가사라진 자르는, 유유히 버스 비행정에서 내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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