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화 〉 108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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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옛집.
6년 전.
초특급 대형 함선의 뱃머리에 두 남자가 서 있다.
OEN의기지이자 그의 집이었다. 항공모함이 하늘을 날고 있는형상이랄까? 선박의 모습과 비슷했지만, 많은 날개가 달려 있었다. 원형의 프로펠러는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배로 보면 갑판 위에 서 있는 두 사람이었다. 틈틈이 지나가는 구름이 꼭 안개 같은 느낌으로 그들에게 다가왔다. 뒷짐을 지고 있는OEN과팔짱을 끼고 있는페이킨.
둘은 구름이 사라지자 밑을 내려보았다. 커다란 도시가 한눈에 들어오는 높이, 모든 빌딩과 도로가 장난감보다도 작게 보였다.
"페이킨. 나와 함께일구어낸일들이 점점 효과를 보고 있어. "
매우 점잖은 목소리의OEN이었다.
" 이봐. OEN. 난 자네에 대해 아직도 궁금한 게 많아. 그리고 지금 벌이는 일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하나둘이 아니라고. "
" 궁금증이라... "
" 어디서 이런 함선을 살 돈을 마련했는지? 그리고 왜? 전 수상의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지? 그리고 연구? 뭘 연구하고 있는지? "
"흐흐흑. "
질문을 하는페이킨에게그냥 웃어넘기는 OEN.
" 너에게 대가를 받고 일하는 몸이라 크게 의심하지 않으며 따랐는데... 어째 도를 지나친 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 "
" 이봐.페이킨! 너무 많은 걸 알려 하지 마. 가끔 모르는 것이네게더 안전하기에 말이지. "
인상을 찌푸린페이킨이매섭게OEN을째려본다.
" 모르는 게... 엄한 사람을 죽이고, 억울한 사람을 만드는 데 가만히 있으라고! 내가 돈을 받고 일한다지만, 이건 아니야! 넌 지금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
"페이킨... 다 이유가 있으니 그러는 거겠지.마들가리행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
OEN이행성을 걱정한다고? 행성의 히어로인가?페이킨은고개를 흔들었다.
" 얼마 전 암살한 전 수상의 보좌관. 그가 무슨 죄가 있었지? 그리고제스아이를 발견하고 숨겨 왔던 학자가 무슨 죄가 있냐고...제스를숨긴 죄가 있긴 하지만, 넌 그를 심판할 그럴 사람은 아니야! 또말할까.너가 날 찾기 전 메르에게도 접선을 시도했던 이야기를 얼마 전 알게 되었지. "
OEN이기분 나쁜 미소를 지은다. 뭔가페이킨이말하려 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 그래서... "
" 너가메르를죽였지? 네가 하려는 일에 동참하지 않아서 말이야. "
무섭게치켜뜬페이킨의눈.
얼굴에 주먹이 날아가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런페이킨의시선을 피하며 먼 하늘을 바라보는OEN이었다.
한숨.
그의 한숨이 하늘 위에 맴돈다.
" 자네들은 용감했지... 불멸의 윤을 죽인 사냥꾼들... 4000년이란 세월을 산 행성의 여왕을 잠재웠으니 말이야. 후대의 역사 속에 영원히 기억될 그런 업적을 가진 사람.럼주호대원들... 근데 말이지. "
하늘에서페이킨에게눈을 돌린OEN이중후하게 말을 이었다.
" 그런마들가리행성이 곧 사라진다면... 그마들가리행성이 파멸속으로 사라진다면...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
페이킨은사실OEN의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옛 동료의 생각에 분노만 가득 차 있었으니까.
" 행성이 사라진다고. 미친...칫. "
" 그렇게 맘껏 비웃으라고 내가 말 하는 게 믿기지 않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난 그걸 지키기 위해 죄 없는 사람의 생명이 필요하거든. "
" 미친 새끼... "
" 날 믿어 달라는 이야긴 하지않겠어. 그냥 시키는 일만 그르치지말게나지금처럼만해 주게. 크크크크... "
페이킨이그의 비릿한 웃음소리에 주먹을 쥐었다.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이를 악물고 참아야 했다.
' 이런 미친 새끼한테의뢰받아일했다니... 이젠 끝이다.마들가리행성이 파멸하기 전, 내가 널파멸으로인도하마. '
그날 이후페이킨은숨었다. 0구역으로...
OEN이연구하는 정보를 빼내어 실행했다. '0구역으로'라는 프로젝트를 훔친 것이었다. 그 파일에는 0구역에서 살 수 있는 방법과 실험, 연구목록이 가득했다.
3년. 24개월이 세 번 돌고 19개월의 시간 동안페이킨은그 정보를 빼돌려 자신의보금자릴만들었다.
연금술.
제스의피와 0구역의 액체, 그리고 재료들... 장막을 만들고 이동할 수 있는 워프 존을페이킨은긴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완성했다. 그리고OEN이묶어 두었던 아이들을 납치했다.
선행의 납치였다. 몇 년이 지나도록 식물인간으로 지내던 아이들을페이킨은OEN으로부터빼돌린 것이었다.
0구역페이킨의집.
어느 순간 잠이 든 다혜를 안고페이킨은계단을 오른다. 목조 계단의삐그덕거리는소리가 정적 속에 들렸다. 잠든 다혜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는페이킨. 오늘따라 소녀의 얼굴이 너무나 밝게 보였다.
' 이 아이들이 곧 세상에 알려지겠지...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이라도 꼭 지켜야 해. 나를 위해서. '
101구역.
박물관을 빠져나온건남은라구나에들려차차의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팔콘과OEN의이야기까지... 그래서 그는 명치대인을 데리고 이동 중이다.차차의옛집으로.
" 아따 형님 거기엔 아무것도없다니께요. "
조종석의 명치대인이 귀찮다는 듯 말했다.
" 조종이나 잘해. 분명 놓치고 온 것이 있을 거야. 진작 알았으면 내가왔었겠지. "
오호~니말이 맞다.건남아.상희랑명치대인은 '누나뭐해'만감상하고나왔다아옹~
투덜거리던 명치대인은 계속투덜이랩을 펼치고 있다.
" 입 좀 닥쳐! "
"넵형님! "
그제야투덜이랩을 마치는 명치대인이 조종석에서 손을 떼며 먼 곳을 가리켰다.
" 형.저어기입니다.차차의옛날 집. "
" 좋은 데서 살았네. "
" 아무튼정박할게요. "
용선이 새로 구입한 신형소형정. 누가 그랬는데 마누라와 비행정은 아무에게나 빌려주지 말라고... 용선대인배인가? 아니다. 용선이 화장실 가서 변비의 고통을 참으며 볼일을 볼 때. 몰래 타고 나온 것이었다. 지금쯤. 변비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을거라옹~
차차의옛집 앞마당에 독수리처럼 생긴 용선의 비행정이 정박한다. 소음이 없다. 그렇겠지 저게얼마짜린데...
아무튼 둘은 정박을 마치고 비행정에서 내렸다. 문이 위로 올라간다. 음~ 좀 있어 보이네.
" 집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
터벅터벅건남은현관문으로 향하고.
"물론입죠! "
명치대인은 그를 따라간다. 앞마당의 허수아비가 그들을 바라보는 느낌.
" 아 그때 왔을 때도 기분 나빴는데. 저 허수아비 지금도 그러네. "
" 마. 잔말 말고 빨리 와! "
" 네!알겠슴..."
명치대인이 말을 다 하기도 전,건남은명치대인의 옆에 있는 허수아비와 눈이 마주친다.
" 자... 잠깐! 이건! "
건남은재빠르게 움직여 허수아비 앞에 섰다. 이곳저곳을 살피는건남. 그리고 허수아비의 눈을 코앞에 두고 바라보았다.
" 음~ "
그런건남의어깨를 명치대인이 잡았다.
" 형도 누님처럼 이거 나 닮았다고 말하려고 그러는 거지요... 전혀 다른 얼굴이니 신경 끄고 들어가시죠. "
언제 닮았다고했냐옹~ 너보다 잘 생겼다그랬다아옹~
" 명치대인아 손 좀치워줄래. "
" 네?넵! "
역시 말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듣는명치대인이었다. 명치대인이 손을 치우자건남은허수아비의 얼굴을 서슴없이 가격했다.
' 팍. ' 허수아비의 얼굴이 푹페이고,그 안으로건남의손이 헤집고 들어갔다. 눈알을 굴리며 손으로 무언가 계속 더듬었다. 그리고. '지지직'건남이손을빼내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고성능 카메라.방범용카메라 렌즈가 태양 빛에 광택을 뽐냈다.
" 이런... 이런... 여기서 망을 보고 있었군... "
"얼래~ 형 이게뭐다요? "
" 거봐라 놓친 게 분명 있다고 그랬지... 이런 걸 놔두고 오면서 사냥꾼 질 어떻게 했냐? "
"컥! 역시 형!대단혀...대단! "
명치대인이 쌍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 형님. 근데 여기에 카메라가 있다는 걸 어떻게알았답니다요? "
명치대인이 놀라워한다.
" 더있냐.내가 쓰는 장비가 떡하니 날 보고 있는데. "
과연 정보의 달인이시다. 저걸 보고 단숨에 알아내다니. 아무튼건남은'프로그램명택'을실행시킨다.
"할배. 이 카메라가 보내는 화면, 어디로 가는지 확인 가능해? "
잠깐 기다려봐 이 녀석아. 나 로딩 시간 있다.
"어휴! 답답해. "
10초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동공에 조금 더 가까이.
"그럽죠. 스승님. "
건남은방범 카메라를 자신의 눈과 일직선 위에 놓았다. 정말 보기 좋은 각도다.건남의눈에 투명의무언가가쓱 지나갔다.
데이터 분석 중이니까 조금 기다리게.
" 아 늙은 기계 머릿속에서 빼든가해야지. "
이 녀석아! 나처럼 늙은이 아니라고 이 첨단 장비는.
"무튼요. 결과 좀... "
보자. 여기네.
순간건남의머릿속으로 위치가 전송되었다. 큼지막한 이미지가건남의머릿속에 떠오른다.
'25구역블루문1224'
" 가까운 데있었어...할배. 근처 환경은. "
옛다.
건남의머릿속에 드넓은 초원이 그려진다. 덩그러니 놓여 있는 전원주택... 그래. 뱅이 테라스에 앉아올드한팝송을 듣던 곳이었다. 제대로 찾았군!건남은곧바로 선글라스를 썼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명치대인은 눈만 왔다 갔다 한다.
건남옵. 일 잘하고있디?
" 어. 한 건했수다. "
뭘?
"차차의마지막 위치를입수했어. "
음머나! 진짜? 레알? 진정?
" 교신 전체로 돌려. "
알았딥.
" 지금 바로 움직일 수 있어?차차의마지막 위치가 가까워. 아마도 우리보다라구나쪽에서더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거야. "
어딘데? 거기가?
" 위치띄울게. 지금 모두 다 듣고 있죠? "
건남의물음에 응답하는라구나식솔들.
용선 입감.
다해 듣는즁.
현석미투임.
창기 딸꾹.
" 성우형하고 준형은? "
나갔어.라리랑혜란씨였나? 여자라 이름 기억이...
건남아. 그 선배라는 사람 만나러 갔다. 그나저나 어떻게 알아낸 거야? 딸꾹.
" 창기 형. 또 술드셨어요? "
이 양반 말 무시해 부려. 아주 그냥 술을 빼든가해야지.
건남삼춘. 모두 움직여야해욤?
" 음~내말잘들어. 우선차차는술사야 후천적이든 선천적이든. 그러니 용선형은 움직여 주세요. 다해도 준비하고. "
잠깐!건남옵. 여긴 어떻게 하고옵이라구나지켜야 한다며?다해랑용선옵빠지면.준옵이랑성우옵도없는데? 우리 어쩔? 자동 모드로 싸워?
" 음~ 창기 형 조종석에 앉혀. 현석이 무기 조종석 맡고, 상희 너가 레이더와 상황실 컨트롤하고 있어 성우형하고 준형 올 동안만. "
뭬야? 저 술꾼을 조종석에 앉히라고?
상희가 창기를 째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러다 음주 전투하는 건 아닌가 몰라.
상희야 이래 봬도 나 라이센스 1급이란다. 딸꾹.
근데 음주 조종 걸려서 한 방에 자격 박탈됐잖수. 벌금으로 500크랑 정부에 가져다 바치고.창기옵지금 면허취소라궁!
" 상희야.잠시니까... 그리고차차를잡는 게우선이니.그렇게 움직이자! "
알았당께. 뭔가 맘에 안 들어. 안 들어.쯧쯧쯧.
건남삼춘.히리는?
난 또 왜? 난쉬련다. 혜란이 살리느라 컨디션 안 좋다 아옹~
그러나.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다.
" 데리고와야지. 만약을 대비해서. "
알쩌욤.
" 그럼. 도착하면 다해는 정찰 부탁하고 용선형은 근처에서 매복 부탁드려요. "
응. 그건 입감했는데...
어째 용선의 음성에 날이 섰다.
이 쐐야! 내 비행정 타고 나갔으면 말을 해야 했을 거 아냐!!
그의 고함에 찡그리는건남이었다.
" 아~ 어쩌다 보니 형 거 끌고 나왔네요. 확실히 비싼 게 좋네요.짱입니다요. "
헤벌쭉웃는건남이었다.
이자슥. 내 애마에 흠집 하나만 있어봐! 아주흠집 만큼때려 줄 테니.
" 에이~ 그러게 하나 사주시지그랬어요. "
뭐! 그냥 좀 맞자!
" 흠집 하나 없이 깨끗하니까 걱정 마시고 움직이세요. 다해 이륜 비행정 생각보다 빠르니까요. "
으휴! 아무튼 죽을 준비하고 있어!
" 아 참! 현석아. "
네.
" 개인실드챙겨주고. "
현석 역시 못마땅한 표정이다.
휴~ 이거 나 원가도 못 뽑는 거 아닌지 몰라. 아무튼 용선 형에게 챙겨보낼게요.
" 그래. 그럼 이상 "
교신이 꺼지자 선글라스를 벗는건남.
순간, 머리카락이 날릴 정도의 바람이 분다. 그 뒤. 모래 먼지가 흩날린다. 분명 조금한 회오리가 지나간 것.
"읔. "
건남이용선의 비행정을 살짝 바라본다. 회오리가 잠시 쓸고 간 자리, 큰 회오리는 아니었지만, 작은 돌멩이를 날리기에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돌멩이가 용선의 비행정에 영역을 표시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현석한테 3,000대, 저 흠집 대충 봐도 많다.건남은이로써 용선에게도 3,000대 맞을 각이다.
싸우다 죽기 전 맞아 죽지 않을까? 그러나건남은애써 외면한 채차차의옛집으로 향했다. 명치대인과 함께... 현관문을 열고 둘은 들어간다.
" 형 이 안에는 이제 아무것도 우리에게 도움될 게 없다고요. "
" 잠깐만 살피자. "
" 알았습니다. 혀~엉님! "
명치대인은 들어서자마자 널찍한 소파에 몸을 던졌다. 자기 집인 줄...건남은관자놀이를 누르며 프로그램 명택을 불렀다.
"할배스캔 부탁해. "
준비하시게.
건남의눈이 번뜩인다. 갈색의 눈이 엷게타들어가는 것 같다. 전류가중간뇌뒷면, 네 개의 둔덕, 위둔덕과 아래둔덕 사이에서 갈라진다. 위둔덕으로 향하는 전류는 제 4 뇌 신경 안의 도르래신경을 건든다.
전류가건남의안구에 닿았다. 엑스레이 화면으로 변한건남의시야, 그런 그가차차의옛 아지트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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