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6화 〉 115­암호 (116/179)

〈 116화 〉 115­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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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암호.

어둠이 가라앉았다.

화면의 빛이 점차 밝아진다.

커다란 화면이 입체로 다가왔다.

라구나의벽면이란 벽면은 브라운관이 되어버렸다. 다기능홈시어터플레이어. 그토록 가지고 싶어 하더니 하나 장만한 것인가? 벽면 스크린 모드와 야외 극장모드, 현실감 넘치는 입체 브라운관 모드로 가격이비행정값보다더 비싸다는 그후덜한홈시어터.크랑어디서났냐옹~ 그렇게 없다. 없다. 하면서 자작한 '돈없어.'라는곡이 방안에 빼곡하지안냐아옹~

"흐흐흐. 어때? 화면쩔지요. "

한숨뿐인준이었다.

" 누님... 설마. 이거... "

그랬다. 자세히 보니 영사기처럼 생긴 모양이 101구역차차의집에서 본 것과 매우 비슷했다. 아니똑.같.다. 이뇬! 결국 욕심을내더만,가져왔냐옹~ 휴대하기 편하다고 그냥 막 들고나왔나 보다. 범죄자의 물건을 훔치는 사냥꾼. 난 처음 본다.

" 에고. 상희 때문에 둘러대느라 혼났다. 아주. "

준이 입을 삐죽거리며 더 늘어놓았다.

" 얼마 전,차차의집에서 증거품이 사라졌다고 내게 연락이 와서 그때 알았는데, 설마! 상희가 가져 나왔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뭐야...여튼가지고 나온 거 아니고 조사에 필요한 물건이라며 대충둘러댔어. 그 안에 중요한 자료가 있다고 하면서.어휴~ "

준. 네가 고생이 많다. 그런 거에 1도 신경 쓰지 않는 상희가 마냥홈시어터에흠뻑빠져있다. 그러던 중, 화면엔 커다란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다. 사각 턱을 가진, 콧수염과 턱수염이 만연한뱅이었다. 상희의홈시어터취득사건은 그렇게 잠시 파묻혔다.뱅의얼굴에라구나식솔은 눈을 떼지 않았다.

이게 뭐라고 이런 화면으로 봐야 하는지, 40대 아저씨의 덥수룩한 수염 속에서 입이 열렸다.

­ 안녕들하신가? 이런 거 처음 해 보니 왠지 쑥스럽군.흠흠. 거두절미하고 내가 왜 이러는지 이야기하겠네. 이 영상을 남기는 건누굴지모를 사냥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생각해 주구려.

도움?라구나의대원들의 머릿속은 모두 의아했다. 도움이라니...

­ 아마도. 232 사냥꾼이 이 화면을 보게 되겠지. 아니라면 그 누구든 이 메모리칩을 그들에게 건네주게나.

헛기침하는 그의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 이 화면을 볼때쯤이면우리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 '제스의투구'. 이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어.누군지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들은 조직 같군. 커다란 흑막이 있는... 그들이 울 어머니에게공간이동이란능력을부여했어. 그 이유는 이 파일에 저장되어 있고.

화면의뱅의얼굴이 일그러졌다. 입술을 깨무는뱅의눈이촉촉해지는것 같았다. 애써 눈물을 감추려는 느낌이었다.

­ 그 보다 중요한 건... 어머니가 미쳐가고 있어. 파일에도 들어 있는 내용이지만, 술사의 능력을 후천적으로 만든 실험은 아직 완성된 게 아니야. 어머니에게 했던 실험은 미완성이거든. 능력을 얻었으나 그것으로 인해 정신을 잃고 있어. 점점 미쳐간다고 해야 할 거야.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없어. 내 생각이 맞는다면, 그들은... 어머니에게 능력을 부여한 그 조직은 쓸모 없어진 어머니를 파괴할 거라고. 더 늦기 전에 여기서 우릴 구해줘!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악화하는 걸 멈출 수 있는 시기가 지나기 전에... 부탁한다.

" 형님. 이것이 뭔소리다요? "

" 쉿! 아직 안끝났어. "

화면의 빛으로 인해 반쪽 얼굴만 보이는건남의검지가 입과 마주하고 있다. 빠르게 고개를 끄덕인 명치대인은 그의 행동을 따라 했다. '쉿.'

­ 파일 암호는 책상에 쓰인 글귀야. 쉽지? 그 암호로 들어가면 나와 연락할 수 있는 교신번호가 나올 거야. 어머니가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할 것 같아서 1대1일 교신 장비를준비했어. 그럼 연락 기다리마.

브라운관이스르륵검게 물들어 갔다. 웅성거리는라구나식솔들... 그럼 이동술사가 완벽하지 않다는 이야기인가? 대충 정신이상자가 되어가는차차를구해 달라는 이야기를 전한 것 같다. 수군거리는라구나속에서건남만조용히 읊조린다.

" 치.키.치.키챠.카.챠.카.쵸.코.쵸.코.쵸. "

거참암호하고는...홈시어터센서에 점멸등이 깜박거린다. 암호를 인식했다. 긴 텍스트가 화면의 위로 올라가며 한문장씩사라졌다. 그 글귀의 내용은 너무 길었다.

" 형님. 당최 이게뭐여? "

건남은화면에 집중하며 말했다.

" 공간이동에 관한 실험내용. "

성우와 준,라리와혜란, 그리고 현석은 조용하다. 아주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집중력을 보이고 있었다. 반면, 상희는 한 장의 텍스트 화면이 지나가자 졸고 있다.

야! 집중하자 집중! 명치대인은어리둥절모드로 이리저리 살피고, 다해는 내게 관심을 더 보인다.

"어멋울히리. 그러고 보니 밥 안 줬네. 엄마가미안행. "

이제알았냐아옹~됐.수.다. 안 먹어! 나존심있는고양이라아옹~ 울 집사도 긴 글에 관심이없나보다. 그나마 눈 풀린 창기만 영상을보고있다. 맥주병을 벌컥거리며... 심히걱정된다아옹~

정작라구나사냥꾼은 관심을 두지 않는 이 상황. 당최 니들은 성우 일행 아니었으면, 어떻게차차를잡으려했던거냐옹~ 그러고 보니 용선이 안보인다. 이 중요한 시기에 얘는 어디 간 건가? 엔진실에 마련한정박장.

자신의 애마를 보며 수리 비용 견적을 뽑고 있다. 애당초 얘도현상범잡는 데는 무신경. 도무지 잡겠다는 건지... 저 여유로움은 뭔가? 아무튼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영상은 사라졌다. 뭘 그리 많은 것을 담았는지... 밝았던 하늘은 어둠이 깔렸다. 아마도 그 내용을 여기에 적으면 장편소설 한 권은 거뜬히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요점만 이히리가요약정리하겠다아옹~

1. 이동술사의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약을 먹어야 한다.

2. 이것은 아직 실험 중이기에 사용자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3. 포르쉐와라시노랭의측근이 진행했다. 다만,라시노랭의측근이 왜? 포르쉐의 이 연구를 돕는 진 알 수 없다.

4.OEN은이 실험에 관심이 많다.

5. 연금술사가 이 실험에선 꼭 필요하다. 과학으로만 만들 수 없는 것이 세상엔 존재한다.

그 외 설계도와 관찰 일지가 빼곡한 영상이었다.

" 와~ 이런 걸 만들다니! "

화면이 사라지자 가장 먼저 반응하는 현석, 그는 무기 장인이기에 투구와 공간이동 능력에 관심이 많았다. 기술자 맞네. 맞아.

" 이런 걸현실화 시킨포르쉐도 대단하고. 그가 범죄 목적으로 이런 걸 만들지 않았으면 정말 대박이었겠는데요. "

흥분한 현석이 건남에게 눈을 돌리며 말했다.

" 저 설계도를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

" 형.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내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특히 저 물건, 만들었다 해도 연금술을 진행해야 하는데. 잘은 모르지만, 저기에 연금술을 씌울 사람도 극히드물걸요. "

잠들어 있는 상희의 옆, 성우가 지휘석에서 일어섰다.

" 아~ 혜란양의 말에 신빙성이가는군! 자료에라시노랭을언급한 이야기가 나와. 그럼라시노랭의측근들이 이 물건을 만들어 뭘 하려는 걸까? "

성우의 의문에 혜란이 입을 연다.

" 아재! 더있겠어. 지금의 수상을 끌어내리려 하겠지. "

" 그러니까 어떻게. 공간이동으로 수상을 암살하겠다는 것인가? 흠~ "

고민하는 성우에게건남이입을 뗀다.

" 그건 아닐거에요. 분명 다른 거겠죠. 아무리 이동 술사라 하더라도 수상의 암살은 쉽지 않아요. 경호와 술사탐지 기능이 상상을 초월하죠. "

"건남의말이 맞아! 처바른크랑이얼만데... "

준이건남의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준이 말한 것처럼 수상을 호위하는 경호대는 최정예로 선발된 술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또한 술사탐지 장비, 이것으로 위험한 인물은 얼씬도 할 수 없었다. 고가의 장비다. 화장실이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면 되지 않을까? 내가 시도해 봐야 할 것 같다. 가능할 지...

" 그럼 도대체 왜? 이런 걸 만든 거야... "

그걸 알면,건남이이리고심할까아옹~

" 아무튼,성우형. 투구의 이동이언제라고했죠? "

" 14일 후. "

" 음. 그럼 그동안 제가 연금술사를만나봐야겠어요. 그가 알고 있겠죠. 이 비밀의 열쇠를... "

" 뭐? 그를 알고 있어? "

건남은성우에게 윙크하고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 저 말고 제 머릿속에 있는 할아범이 알고 있죠. 저 기계에 연금술을 입힌 연금술사라는 건, 장담하긴 힘들지만 말이죠. "

그때, 고이 자고 있던 상희가 눈을 떴다. 풀린 눈으로 잠이 깬 그녀.

"아함~ 다끝났어? "

이뇬.홈시어터왜 켠 거니...

" 그래. 끝났다. "

"그으래! 그럼찾았어? 차차 어디 있는지? "

건남은가치 없는 질문에 그냥 상희를 쳐다본다. 다른 이들은 자신이 할 일에 충실하다.

" 이것들.뭐여? 나 유령 만드네. "

에공...정신차리라옹! 자다 말고 봉창 두드리지 말고! 그렇게 자료를 찾고, 화면을 다시 돌려보고 있는라구나대원들... 열심히 일하는 모습 오랜만에 본다. 물론, 몇몇은... 말 안 해도누군지알 것 같지않냐옹~

아무튼 시간은 빠르게 지났다.

뱅의영상을 보고 하루, 이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바쁘게 움직이는라구나대원들... 시계의 바늘이 무색하게 빨리 돌아간다.

이틀이 지나서야건남은연금술사의 위치를 파악했다. 이틀이 지나서야 성우는 영상의 설계도를 이해했다. 이틀이 지나서야 상희는 돌아가는 상황을 인지했다.

무.책.임.한.뇬.

영상 확인 후 3일 째되던날.건남은명치대인과 함께라구나를나선다. 연금술사에게 가려는 것. 그리고 혜란 또한 동행한다. 혜란을 데리고 가는 것에 이유가 있었다. 자신과 공유할 수 있는 정보를 합하면 무언가 알아낼 것 같았다.

혜란이 알고 있는 반정부 출신의 관료들도 파악할 겸.

그들은 짐을 챙겨라구나를빠져나왔다. 엥? 근데 왜? 용선의 비행정에오르냐아옹~ 그러다 진짜 쳐맞는다아옹~

­라구나함정. 늦은 새벽. ­

정말 조용하다. 사실라구나는이 시간이면 한창 시끄러웠다.Bar로변해 있었을 땐 말이다. 이쯤 되면 손님들은 취해 있을 시간이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고요하다. 모두 일과에 지쳐 잠이 들었나 보다. 상희야 밭 메다 잤을테지만...

그러나 난 이 적막한라구나에서할 일이 있었다. 나의 대업. 그 조그만라리뇬을잡아먹을 것이다. 어디 특식 주제에 날 조롱한단말인가.

모두가 잠든 이 시간.

그 대업을 이루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다. 난다해의방에서 슬금슬금 기어 나왔다. 문 밑으로 나만 오갈 수 있는 구멍을 뚫어 놓았다. 조심조심. 한 발, 한 발. 최대한 발소리가 나지 않게.라리의인형집이지휘석탁자에 놓여있다.흐흐흐흐... 오늘 밤. 내 스태미나를 책임져 줄 생쥐.라리. 그녀가 죽으면 체리에게 불호령이 떨어지겠지? 상희는 내게 칭찬을 해 주겠지? 성우는 겁나게 혼 날것이야...

난 그런 생각들을 하며 조용히 발을 떼었다.기다려라옹~ 이 요망한 쥐. 난 첩보 작전을 수행하는 요원 고양이가 되었다. 일명 '생쥐 암살 작전.'스삭스삭.

난 어느덧 상황판을 지나지휘석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점프. 보았는가? 내 이 날렵한 점프를 도약부터 착지까지 소음 하나 없이 깔끔한.흐흐흐... 집 앞에 도착한 나는라리의집을 살폈다. 장난감 집이라 조금만 힘을 주어도 망가질 수 있었다. 허나, 나의 조심성은 이미 각성 단계.흐흐흐. 내 녹색과 파란 눈에라리의침대가 보인다. 그동안 즐거웠다라리. 다음 생에는 더 맛있는 쥐로 태어나 내 입을 즐겁게 해 주길... 아멘.

난쥐녀의침대를 탐색했다. 볼록 튀어나온 침대 이불. 그녀가 잠들어 있다.

앞발을 이용해 덥석. 민첩 강화 100%.

난 날렵하게라리를낚아챘다. 그리고 입속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낼름. 우걱우걱 씹었다. 이렇게 맛있고,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생쥐를 먹어 보다니... 일생에 처음 느끼는 환상의 맛. 거기다 날 조롱한뇬이라그 맛은 배가 되어 느껴졌다.라구나를버리고, 집사를 밀쳐내고 그냥 자연으로 돌아가 쥐 사냥하며 살까? 이런 마음마저 들었다.

눈물. 이 고귀한 맛에 어찌 눈물이 흐르지않을쏘냐.라리의영혼이 부디 하늘나라로 잘 승천하길 바랄 뿐이다. 고귀하고 영애로운 우리체리님.제게이런 깜찍한 선물을 주셔서 너무나감사하다옹~ 난 기쁨에 "이야옹~ "거렸다.

이 맛을 표현하고 싶었다. 순간, 명치대인의 문이 열리며 창기가 나온다. 비상조명의 녹색이 그를 비추었다.

" 어?히리나와 있었구나. 이 시간에 안 자고... " 어라 품새가 날 안으려는 것 같다. 오지 마. 오지 마. 안 지마! 안지말라공! 난 아직 이 희열을 더느끼고싶다공! 도망치려는 날. 덥석.

"우쭈쭈. 귀여운 녀석.라리랑놀고 있었구나. "

그렇게 말하며 내 얼굴을 비빈다. 놔! 술신! 놓으라고! 털흐트러진다공! 나의 바둥거림은 먹히질 않았다. 그런 창기가라리의집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갸우뚱.

"엇?라리가없잖아! "

빠른 속도로 날 쳐다본다. 저 눈빛. '히리너가?'하는눈매다. 그래 내가낼름했다아옹~흐흐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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