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 119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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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회귀.
상희가 생각한 것은제스였다.
재필이 만들다 실패한 프로젝트는 신종제스의개발이었다.라구나대원들의 힘입어 그 개발은 무산되었고 재필은 지금 감옥에 있지 않은가? 근데,제스라니? 그것도 이제는 그 수를 찾아볼 수 없는, 행성에서 사라지고 있는제스!
그래. 낙하할 때 초원에 박힌 그것은제스였다. 사마귀의 얼굴과 매우 흡사한, 긴 팔이 낫처럼 휜, 사마귀 수인이라 해야 할까? 돌출된 입, 날카로운 이를 가진 괴물.
서기 전마들가리에선인간과 함께 최고 포식자였던제스.
그들은 지능이 없었다. 그렇기에 살육은 본능이었다. 그런제스가폴턴수상의 정책으로 다 사라져 가고 있었다. 양성하는 자는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사회에서 누가, 어떻게 저들을 이용하는 것인가?다해의화면에제스들이들어왔다.
" 언니!제스에욧! "
" 뭐? "
"제스? "
" 아직도 남아 있나? "
라구나대원들의 반응은 이랬다.다해의화면이 각 대원의 자리에 전송되었다. 성우가 무언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제스가...뭐지... 무언가 달라. "
성우가 말했듯, 화면 속제스는기존제스와는달랐다. 낫 같은 팔은 더욱 커진 것 같았다. 더듬이로 보이는 곳이 더욱 길어 보였다. 문제는 몸. 그들의 몸에흉갑이장착되어 있었다.
중세의 그런흉갑이아니다. 방탄복과 흡사한흉갑이었다. 그리고 다른 건. 양팔이 낫이었던제스가아닌, 한쪽 팔은 인간의 팔 같았다. 그 팔에 든 바주카포.
다해가 가지고 다니는 크기의 바주카포가 상당히 작아 보였다.제스의크기가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바주카포를 소총들듯들고 있다. 제2의 재필이라도 있었던 것인가? 신종제스를양성하는 제 2의, 3의 무리가 있다는 것인가? 누구라도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아무튼, 다해가 화면을 주시하다가 소리쳤다.
" 언니! 또다시 발사하려고해욧! "
고막 찢어질 듯 큰 고함이었다.
" 아이고야. 귀청 떨어지겠네... 우선 째자고. 바주카포로 우릴 격추하긴 힘들 테니.용선옵.달료! "
"옙썰! "
출력을 높이는 용선.라구나의속력을멕시멈까지끌어 올렸다.제스들이라구나의움직임에 몸을 돌린다.
그리고 격발.
일체 사격.
' 파 바 팍.파바박.파바박...펑펑펑. '
초원에서 그들이 쏘는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흙먼지가피어올랐다. 상당한 숫자였다. 현석은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화면을 바라본다.
많은 미사일.
열 개는 족히 넘어 보였다.
'띠딕.띡틱.띠딕... '
현석의 화면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조준하는 음이었다.
"큭.어딜! "
모든 표적이조준되자현석은 버튼을 누른다.엔진실부분에 다량의요격탄이출격을 대기한다.
'위잉, 철컥! '
현석이 또다시 버튼을 눌렀다. 대기하던 둥근 포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되었다. 발사된 그것들은 날아오는 미사일로 향한다.먹잇감을집어삼킬 것 같은 속도로.
'콰광! ...콰광! ....콰광! ... '
연속적인 폭발이 차례대로 일어났다. 고요한 창공에 수놓는 파편들. 그리고 화염. 맑은 하늘에 천둥이 치고 있었다.
"오우~현석씨! 굿! "
엄지척을 시원하게 뻗은 상희였다.
" 이정도쯤이야... 껌이죠. "
그러나 안도하긴 아직 이른 시점이었다.아리의경고 방송이 흘러나왔다.
미확인 물체가 뒤에서 따라와요.제게고백이라도 하려는 걸까요? 설렌답니다. 지상에 있었던제스인 것 같아요. 이미지는 정보에 등록되어 있진 않은 미확인 물체. 이제제게도사랑이 오려는 건가요?
" 야! 아리 꺼! "
주인님 제 사랑을 방해하려는 건가요? 난 줄리엣인가?
" 야! 야이년아! 꺼져!! "
다해가 화면을 확인한다.
" 언니!그놈들이에욧! 저게 날 수도 있었나? "
다해의전송 화면을 확인하는 대원들은 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다해의눈보단 작았지만...
제스가비행하고 있었다. 딱 봐도 20여 마리가라구나를쫓고 있었다. 방탄복은어이언맨슈트였던가?
순간,건남의교신이 들어온다.
그러나 차단하는 상희. 지금 누구에게 교신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 신종제스가버졌하게등장했는데, 아무리 막무가내 상희지만, 목숨은 소중한 것.쌩까버린교신. 뒤이어 외친다.
"벌컨포발사! "
현석은 두말없이 모든발컨포문을 열었다. 후미에 장착한 여섯 문의 포가 앞다투어 튀어나왔다.
'드르르륵...드르르륵...드르르륵... '
탄피 비가 하늘에서 쏟아졌다.제스들이하나하나 떨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다 떨어지진 않았다.제스의등에메달린바주카포에서 포탄이 발사된다.
' 펑.쉬이잉~콰광! '
다해의화면에 뜨는
'실드율70%'
또 다시 한 발을 맞았다.
'콰광'
실드율50%가 화면에 뜬다.
" 언니 이대로 네 발 맞으면추락이에욧! "
"아놔! 이것들 미쳤네! "
라구나후미를 따라오는 신종제스. 무진장 빠르다.라구나의속력이 마하 3을 웃돌았다. 그걸 따라오는제스... 미친 거아니냐옹~
35구역 경찰서 정문
조사를 받고 풀려난건남일행이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폭파사건의 당사자들이 이렇게 빨리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임무 수행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정부에서의뢰받은사건을 풀고 있다는 말에 당직 수사관은어디론가연락했고 쉽게 그들을 풀어주었다.
" 형님. 그래도 이 정도 사건이면 하루는 족히 걸렸을 텐데 쉽게 풀어주네요. "
" 그나마 다행으로생각해야지. "
"건남오빠. 그래도 너무 빠른 거 아냐? 그렇게 풀어줄 것 같지 않던 수사관이 전화 한 통에... 뭐~ 그 덕에 내 뒷조사 안 들어간 건 다행이지만... "
사실, 이 폭파사건으로 입건될지도 모르는 정황이었다. 구속 수사가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사건이었다.
"끄끄끄끅. 그 수사관 통화하면서 쩔쩔매던데... 높은 분인가? "
" 그렇겠지... 아마도...무튼상희한테교신해야겠는걸 이런 놈들이 도처에 깔려 있을 테니. "
건남이선글라스를 썼다. 교신 버튼을 누른다. 동공으로... 통신음이 흐르지만 받지 않는 상희.
" 음~ 이런. 불안한데... "
건남이인상을 찌푸린다.건남아! 거긴 지금지옥이다아옹~
"건남오빠. 근데... 저들이 정말자르일당이었을까요? 떼까마귀 파라는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말이에요. "
건남은선글라스를 벗으며 혜란에게 대답했다.
" 글쎄? 지금 상황에서는 그 녀석이 움직였다고생각해야지. 잡았을 때 그냥넘길걸.자르자식! "
명치대인은 역시나 스텝을 밟고 있다.
" 형. 그럼 95구역으로 갈 건가요? "
" 이것들이 연락을 받아야어떻게든하지않겠어. "
" 에이~ 설마 무슨 일 있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누님 명성 있는 사냥꾼인데. 쳐들어오면 잡아버리면 그만... "
춤만 잘 추는 명치대인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가고...
" 잠깐 기다려 보자.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일 수 있으니. "
그렇게 대화하며 용선의 비행정으로 향하는 그들이었다. 그들은 비행정에 몸을 실었다. 조종석의 명치대인이 앞 유리에 전원을 켰다.
" 심심한데테레비나때리죠. "
" 그래. 뉴스 틀어봐. "
"넵. "
'삑삑.'
정면 창은 브라운관으로 변했다. 그리고 뉴스 채널. 그들의 뉴스였다. 빌딩 한쪽 면이 부서진 영상은 공중에서 찍은 듯 보였다.
이곳은 오늘 일어난 피해 현장입니다.
구형 헬리콥터의 남자 아나운서가 바람을 이겨내며 뉴스를 전달하고 있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건물의 잔해로 인해 지상의 교통과 구역민들의 통행이 통제되었습니다.
" 허허. 우리 어떻게 저기서살았데? "
" 다 제 덕이지요.끄끄끄끅... "
이번 사건은 사이비 종교 단체의 자폭 테러라 당국은 규정하고 있습니다.
" 종교? "
" 형님.자르가교주였나요? "
폭파가 일어나기 전 한 구역민이 들은 것에 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끄끄끄끅...뭐요? 우리가 거기 있을 땐 모두 도망가고 아무도 없었는데... 뭘 말한 것도없잖아요. "
'제국의아토미라테스의광기가 곧 우리에게 종말을 선사할 것이다.' 이소릴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 형! 저런 소리들었어? "
" 아니! "
그리고 파괴된 복도 벽면에는 그들이 신봉하는 '팔라얀'의문양과 '우리는 끝까지 싸울것이다.'라는글귀가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당국은 이번을 계기로 추종자를 검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 같다고 합니다.
" 미친... "
건남이조용히 말했다.
" 엥? 이게뭐여? 사이비 종교 단체라니? "
"끄끄끅... 오빠냄새나죠? "
무슨 냄새가나냐옹~건남이번엔 뭘지렸냐아옹~
" 정부가숨기는군.우리하고자신들이 맡긴 일을! "
" 아니 그렇다고 있지도 않은 종교단체를 갖다 붙이나? "
명치대인은 계속둥절이다.
" 청록이 오빠. 그팔라얀의신봉자들은 있긴 있어. 종교라 보기엔 그렇지만, 종종 자신들의 복음으로 자살 테러를 저지르곤 해. 가져다 붙이기 딱 좋지. "
"그랴? 오~ 아무튼 우린 쏙 빠졌네. "
강민혁 교주가 있는 반라교가 그 중심에 있다고 합니다. 강민혁 교주는 이상한 무기를 연마하여서 다니는데요. 바로화투장입니다.
아나운서의 말에비광이클로즈업된다.
닌자들처럼 저것을 투척하는데요. 아무튼 그들과 자폭 테러는 과연 무엇을 위한 일인지...
" 강민혁! 음~ 저자는 무적무술관 관장이었는데. 음... 어쩌다. 이런 일에... "
" 형! 아는 사람이유? "
" 한 때, 상희가 스카우트하려고 했던 사람이었지. "
" 엥? 난 왜 모르고 있었을까? "
너님은그런 거에 관심없잖아!
" 마지막으로 들렸던 게 무술관이 망하는 시점이어서 상희와 함께 사냥꾼으로전업하려다홀연히 사라졌는데. 어쩌다. 이런 일에..."
" 아무튼,건남오빠 어쩔거에요. 이동하실 건가요? "
" 아~ "
꺼지겠네. 땅이.
" 아무래도 안 되겠다. 너희 둘은 다시라구나로이동해. 내가 혼자 만나 보고 올 테니. "
" 무시라~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라고요? 형? 거기 아무 일 없다니까. "
" 그러니까요. 옷도 샀는데. "
혜란은 뒷좌석에서 방한복을 들어 올렸다.
" 촉이 좋지 않아... "
조용히 말한건남이었다. 이번 촉은 맞는 것 같다.
" 형. 뭐 타고 가려고? "
" 그건 알아서 할 테니. "
" 아~ 형! 그럼 우리 왜 데려온 거야? "
" 음~ 이런 일 생길까 봐. "
건남은명치대인을 보며 씩 웃었다. 그래. 이제 쓸모없다이거지.
자폭 테러를 끝으로 헤어지는건남과명치대인.라구나가위험하다는건남의직감. 근데, 명치대인 돌아간다고 뭐 도움이되냐아옹~ 그냥 데리고가라옹~ 쓸모없다아옹~
암흑 속 공간.
한 남자는 의자에 앉아 있다. 뒷모습만 보이는 남자의 앞에 또 다른 한 남자. 덮인 커튼에서 나오는 빛이 그 남자의 몸을 비춘다. 정장과 넥타이가 깔끔하게 그를 치장하고 있었다.
" 일 진행은? "
낮은 톤의 목소리로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가 물어보았다. 공손히 손을 모아 배를 가린 남자가 응답했다.
" 투구의 이동 경로가 밝혀졌습니다. 곧 저희 손에 들어올 것입니다. "
" 이번엔 실패하지말게나. "
" 네. 기필코 해내겠습니다. "
꼭 해내겠다는 신념이 가득 찬 목소리였다.
" NG. 우리가 기다리던 날이 다가오고 있어. 이곳엔 이젠 평화라는 것은 사라지겠지. "
신념의 남자가 혜란에게 의뢰한NG였다.
의자에 있던 남자가 일어섰다.
" 내가 왜. 이곳에서 꿋꿋이 원하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여태껏 버텨왔는지. 크크크크... "
천천히 여유롭게, 커튼으로 그가 향한다.
"팔콘을이용할 때가 되었군. 이제 말이야. "
커튼을 활짝 열었다. 빛이 방안으로 들어온다.NG가얼굴을 가리기 위해 모았던 오른손이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빛에 의해 보이는 벽난로. 벽난로 위 벽면에 커다란 그림 두 개가 액자에 걸려있다.
이것은 윤! 윤이미소짓는그림이었다. 또 하나는라시노랭의아이들. 전 수상의 아들과 딸, 어린 시절의 모습이었다. 해맑게 웃고 있는 철부지 소년과 소녀. 섬뜩한 도끼가 그 옆에 꽂혀 있었다.
그가 있었던 책상에 종이 한 장이 나풀거린다.
'완벽한인간.'이란글귀와팔콘의아지트에 있던 머리 없는 사람이 그려져 있다. 이 자식누구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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