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화 〉 124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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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기차.
뱅의주변으로 많은 사람이 오간다.
그들을 의식이라도 한 듯 목소리를 죽이는 그였다.
" 우릴 살릴 수 있겠나? "
난감하군. 누가 당신들을 죽인다는 거야?
건남은대충 알고 있다.차차의패밀리가 누구와 연관되어 있는지. 그래도 확실히 알고 싶었다.
" 아무래도어머닌이상한 조직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아. 그 조직이 어떠한 일을 진행하려는 것 같은데. 늘 가려져 있지. 이번에 열차로 투구가 이동한다고들었어. 아마도 거기서 울 어머니를... "
뱅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래... 어차피차차가죽으면우리에게도손해지.
맞다. 죽으면 반값이다. 사냥꾼들에게 생포가 가장 이상적인 검거 방법이었다.
" 그럼 우릴 도와주게. "
그냥 자수할 생각은 없나?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지 않은가?
" 몇 번을 고민했던 문제야. 하지만 이젠 늦은 거 같다. 어머니의 이성은 이미 사라졌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아. "
흠... 그럼 너라도.
" 그건 아니지. 우리가 아무리 법을 어겼다 해도... 나 혼자도망치라니. "
의리 있군. 그럼, 열차로 이동하려는 투구의 위치를지금쯤이면알고 있겠군.
" 그래. 다음 임무야. 근데 뭔가 이상해. "
뭐가?
" 항상 마크로 임무를 보고하는데... 이번엔 지시를 내리지않았어. "
실패하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는 거 아니야?
" 아니야! 우릴 믿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해. 또한, 어머니가 미쳐간다는 걸 그 녀석들도 눈치챈 것 같고. 후천적 술사의 탄생이 세상에 알려지면 그들에게는 좋을 게 없거든. 미친 술사로 인해 자신들의 정보가흘러나가는걸 이들은 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 "
말을 하던 뱅이 잠깐 움찔했다.
" 잠깐! 그러고 보니 열차로 투구가 이동한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
조사 끝에.
" 그럼 우리가 그곳에 나타날 거란 걸 알고 있었겠군? "
그래. 알고 있어. 차차에게 말할 건가?
" 아니... 난 우리가 잡히길 바랄 뿐이야. "
믿을 수 있을까?
" 믿어주게. 시간이 없어 내일이 임무 일이야. 그리고지금쯤이면내 위치가 어딘지 알고 있지 않나? "
후~ 맞아. 이미 교신으로 자네 위치 파악했지.
둘은 교신을 통해 서로의 약속을 정하고 있다. 그렇게 시간은 조금 흘렀다. 의외로뱅과의협력은 순조롭게 흐르고 있었다.
우리에게 협력할 수 있겠지?
" 좋아! 그렇게할게... 부디 우릴 도와주게. "
알았소이다. 우리도 어차피 당신들 생포해야하니.
어랏. 뭔가 이젠 협력자 관계인가? 범죄자가 날 깨끗하게잡아달라고할 정도. 뱅.이자아슥. 이놈이 차차 보다 더 미친 거 아닌가모르겠다아옹~
아무튼, 그의 음성엔 진정성이 묻어났다. 어미를 살리고자 하는 투철함이. 교신을 접은뱅은밀리터리복의하의에서 무언가꺼내었다.
알약.
먹는 알약은 아닌 것 같았다.
중지만 한 크기의 알약이었다.
그 알약을 움켜쥐는뱅의눈에힘이들어갔다.
"어무이... 난 이럴 수밖에없었어. 날 용서해 주세요. "
뱅은그렇게 읊조렸다.
26구역철도역
낡지만 고풍스러운철도역.마들가리행성의철도역은 화물의 용도로 쓰이지 않았다. 수송철도는 비행의 발전으로 퇴색해 갔다. 점점 사라지는 기차, 기차의 용도는 여행용으로 그 쓰임새가 달라졌다. 기차의 내부만 보아도 이곳이 열차 안인지, 호텔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물론, 그런 여객은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객실 하나가 기차의 한 칸을 차지하는 고급열차는, 매우 비쌌다. 수영장과 레스토랑이 딸린 열차, 한 사람을 위해 종업원 5, 6명이 달라붙어야 했다. 물론 비싼 철도 여행만 있는 건 아니었다. 숙박시설이 호텔만 있는 것이 아니듯, 여관이나 하숙집과 같은 철도 여행도 서민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었다.
아무튼, 여객 철도 대합실에라구나대원들이모여있다. 일상복 차림의 그들이었다. 무기도 놓아두고 나온 것 같았다. 눈에 띄는 행동을 염두에 둔 것 같았다.
그들은 평소와 같은 분위기가 아닌가 보다. 무언가무겁다고나할까? 침착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그 분위기를 뚫고 상희가 말한다.
" 자. 지금이라도 사건에서 빠질 사람은 빠져. "
상희가 진지하다. 행성의 비밀을 공유한 그들은 심각히 고려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들은 사냥꾼이다.
현상범이나제스를잡아 생계를 꾸리는 용병에 가까운 사냥꾼.
그러나 이번 임무는 행성의 권력과엉켜있었다. 그것도 썩은 내가 진동하는수뇌부끼리의싸움에 빠져들 공산이 컸다.
위험했다.
물론 사냥꾼은 위험한 직업이었지만, 범인을 잡는 위험과는 전혀 다른 위험함이 도사리고 있었다.
상희의 질문에 주변이 조용하다.
철도역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소리도 이상스레 들리는 것 같지 않았다.건남이그렇게 집중하고 있는 대원들에게 먼저 말한다.
" 난 잡아야 해. "
사실건남은상희와 대원들에게 다 이야기하지 않은 게 있었다. 상희의 딸. 그리고 연금술사 3월의 토끼에게 전해 들었던 일부를... 너 또 심히 걱정된다.
" 현석이랑 용선 형님은 남으시겠죠? 애써 잡지않을게요. 원하는 데로... "
"에효~ 어쩌다형한테꿰여서... "
" 어차피 나 없으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어... 저좌아슥옆에만 있으면 아주 일이 생긴다니까... "
상희가 성우와 준에게 묻는다.
" 두옵은어쩔? "
성우는 무조건 콜이고. 준은 관심 없다는 듯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 뭘 물어. 어차피 할 것도 없는데... "
춤추고 있는 명치대인을 보며 혜란이 입을 연다.
" 전 그럼빠질게요. 여러분에게 줄 도움은 다 준 것 같아요. "
명치대인이 춤을 멈춘다.
" 그래. 혜란씨 생각잘했어. 위험한 일에는 빠지는 게 좋아. "
엥? 이게 무슨 봉창 두드리는소리냐? 둘이 잠깐 뒹굴었다고 그새... 음.
" 명치대인 하고 혜란씨. 둘이 무슨 일있었어? 어째수상혀. 요새 너무들 챙기는 걸 보면. "
" 아따 누님도... 그냥.그런겨. 낸 그래도 함께해야겠죠. "
" 말이라고 하나? 아무튼, 다해 하고창기옵이야안 빠지겠고...라리는? "
" 전 고귀하고 영예로운체리님께서도우라 했으니까요. 남겠어요. "
" 그럼. 혜란씨 빼고 모두 다 이의 없는 거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작전 들어가기 전 말해 주세요. "
"끄끄끄끅. 그럼 난 이곳에서 빠지는 건가?이봐들요. 그동안 즐거웠다고.끄끄끄끅. "
명치대인이 혜란을 바라보는 느낌이 이상하다. 이건 뭐. 헤어지는 것에 아쉬움 같은 것과 위험으로 벗어나는 안도의 눈빛이 공존한다고 할까? 아무튼, 그렇다. 그때, 철도역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가 있었으니... 그녀는 체리였다.
" 체리 선배! "
성우가 마중을 하고,
" 고귀하고 영예로운체리님! 온다는 말도 없이... "
용선의윗주머니의 체리가 그를 쳐다보며 그쪽으로 가자는 무언의 찌릿함을 보내고,
" 팀장님 어쩐 일로... "
혜란은고갤숙이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나머지 대원들은,
" 저분이야? "
" 난 남자인 줄 알았는데. "
"떡대가장난 아닌데. "
" 미인이라고 들었는데. "
대충 이러면서 쑥덕거리고 있다.
"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왔지. 우리 쪽에서도 인원을 넣어 줘야 하지않겠어. "
그녀를 데리고 대합실로 향하는 성우. 모든 이가 한자리에 모였다. 쑥덕이던 대원들이 체리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 워~ 단체로 인사하니 내가뭐라도된 것 같군. "
그리곤 상희를 바라봤다.
" 당신이 232인가? 생각보다 외모가 아담하군. 실물로 보니 말이야. 난 정보부 술사 담당 팀장체리네. "
그녀가 그녀에게 악수를 청했다.
" 안녕하세요. 먼 길 오느라 수고하셨어요. 이번 작전에 도움을주신다니영광입니다. 참 혜란 씨는 빠진다고 하네요. "
저 웃음.
처음 보는 이에게는 상희의 영업적인 웃음이 친절히 보이겠지만, 난 안다. 저 모습의 이면을, 어찌 사람이 저렇게 변하지.이야옹~
" 네? 혜란이가? "
상희의 손을 놓은 체리는 혜란을 쳐다보곤,
" 혜란아. 안돼... 너가 있어야 내게 상황을 연결해 주지않겠어? "
" 팀장님도 참! 이번 일에서 빠지시라고 몇 번을말합니까.이들이야 사냥꾼이니 그렇다 치지만,체리님은정부 소속이에요. 팀장님 그 위치에서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요. 여차하면 목숨까지! "
"고뤠! 호호호...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이 언니도와주렴. 나도 생각이 있으니까. 후천적 술사의 등장은나에게도지대한 영향을 미치거든. "
"칫.어떻게든빠져나가려했드만...끄끄끄끅. 알았어요. 팀장님. "
이로써 11명의 대원은 누구도라구나를빠져나가지 않았다. 창단식이라도 해야 할 필.
" 자! 그럼 모여주세요. "
열차 여행이라도 할 것 같은 안내양의 목소리 같았다. 상희가 그렇게 말하자, 모든 사람은 둥그렇게 대합실에 모였다.건남이말한다.
" 자! 그럼 상황 설명하겠습니다. "
모두가 그를 주목한다.
"라구나탑승은 현석, 성우, 다해. 이렇게 셋이 맡아 주세요. 최소 인원으로 잡았습니다. 아무래도 열차 진입 조가 더 많이 필요 할 것 같아서. "
"힝!라구나빼박이네욧. "
" 그래. 다해는 혹시나 공중으로 다가오는 녀석들 보고해 주고. 성우형이 조종을 맡아야 할 것 같아요. 레이더와 지휘석을 다해가. 현석이 무기 컨트롤해 주고. "
현석이 거수경례를 살짝 한다.
" 나머지 인원이침투조에요. 자! 여기. "
그들이 둘러싼 가운데에 홀로그램을 띄우는건남이었다.
'쥐이잉~ '
홀로그램엔 열차가 떠올라와 있다. 긴 열차, 총 12칸이었다. 기관실 포함 13칸.건남은'투구'가있는열차칸을확대했다.
" 투구는 이곳에 있습니다. 보안업체 요원들이 득실거리죠. 24시간 4명의 요원이 주변에서 상주할 겁니다. 마지막 12번 칸에 있어요. "
"옵? 왜? 저 끝 칸을 택했지. "
" 아마도 열차는 행성인들과 함께 이동하기에 맨 뒤 칸을 사용한 것 같아. 출입제한 표시를 해 둔 것 보면. "
"건남아. 꼭 이렇게 가는 이유라도 있는 거야? "
창기가 묻는다.
" 거까진 생각 안 해 보았답니다. 업체 사정까지 제가 알기엔... 아무튼, 이번엔 투구를 두 개로 분리해 놓았다고 하네요. 가짜와 진짜."
침을 한 번 삼킨건남은계속 상황을 설명한다.
" 12번 칸은결계가쳐저있어요. 술사 이동에 제한이 되어 있습니다. 용선형과라리,히리가근처에 서성이면 반응하게 됩니다. 팀장님도 탑승하면 예외는 아니겠네요. "
"고뤠... 요. 어차피 전 이곳에 있을 테니. 호호호... 이번에 우리 요원들은 술사라는 것. 네 명의 술사가 투입될 거예요. "
" 그렇습니까? 아무튼 용선 형이라리랑히리와함께 첫 번째 칸에 머무르세요. "
" 이유라도 있어? 너무 멀지 않냐는 거야? "
팔짱을 낀 용선이 물었다.
" 얘네들 동물이라 탑승 제한이 1~2칸 밖에 못들어간다네요. "
" 동물농장도 아니고.어후~ "
" 아무튼 11번째 칸에 저희가 머무를 겁니다. 다들 아셨죠? 여기까지... 더 자세한 상황은 탑승 후 알려 줄게요. 이상. "
모두시쿤둥한반응이다.
그대로 흩어지는 일행들.
반응이 참...파이팅도없냐아옹~ 아무튼 느낌이 임무보단 여행을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윤뭐지? 각자의 무기와 짐들을 챙기는 대원들.라구나대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차 안
기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97구역으로 향하는 종단 열차, 다양한 터널이 존재하는 종단 열차가 관광 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수중 터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여행 상품 광고지에도 나와 있듯, 바다를 뚫고 지나가는 해양 터널. 투명의 관으로 만들어진 터널. 온갖 바다 생물을 직접 바닷속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커다란아쿠아룸이따로 없었다.
그뿐인가?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된 열차 여행은 창밖으로 흐르는 파노라마와 같은 풍경이 끝없이 펼쳐진다. 계곡과 산. 그리고 마지막으로 빙산의 계곡을 달리다 보면 14박 15일의 여정이 끝났다. 아무튼 그 열차에 오른라구나대원들 2인실로 꾸며진 열차 객실.
건남과준.
명치대인과 창기.
상희와 혜란이 한 조가 되었다.
건남의객실은 11칸 맨 뒤쪽에 자리 잡았다. 12칸과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 그 뒤에 명치대인, 명치대인 뒤가 상희의 객실이었다.건남과준이 객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창가에 보이는 기차역의 플랫폼엔 여러 사람들의 분주함이 보이고 있었다.
짐을 풀고 있는 준. 그 앞에건남또한 짐을 풀며 선글라스를 쓴다.
" 통신 모두 양호? "
이상 없음.
연이어 들리는 '이상 없음' 교신이 끝나고.
" 동시 교신 채널 4번 고정. 외부 교신 채널 101번에 고정하기 바란다 이상. "
양호.
'양호'라는응답도 도미노처럼 들려왔다.
" 선글라스 항시켜두는것 잊지 마. "
또다시 물 흐르듯 이어지는 양호 소리. 그 소리가 끝나자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마들가리관광열차에 탑승하신 것을 매우 환영합니다...
긴 안내문이 이어졌다. 관광은뭐니뭐니해도마들가리관광열차라는 홍보성 멘트가 줄줄이 흘러나왔다.
환경친화적인저희 열차에 탑승하신 모든 분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럼 출발해 보겠습니다.
편안한 여행의 시작. 이상마들가리관광이었습니다.
긴 안내 방송이 끝나자 열차가 덜컥거렸다.
' 취이잉... 치... 칙... 칙 '
" 출발이군. "
준이건남을쳐다본다.
"차차가나타날 거란 걸 확신한다는 거지? "
"그럼요. 뱅이 말했으니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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