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8화 〉 127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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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전멸.
용선의 기가 내게 닿았다. 나의 눈은 이미 금빛으로 크게 물들었다.
회생의 물결.
그래, 지금 용선이 사용하려는 기술이었다. 갈기갈기 찢긴라구나대원을 살리기 위한 광역치유기술이었다. 하지만 문제는챈코.챈코의슬로우가 걸리면 내가 뿜으려 하는 금빛의 물결은 그대로 굳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라리가저 짓을 하는 거아니냐아옹~
챈코와같은 술사의 의식을 파고든다는 것은 라리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허나, 어쩌겠는가? 모든 이가 꿈쩍하지 못하고 죽게생겼는걸...
허우적거리는라리의팔, 붉게 충혈된 그녀의 눈. 그녀가 집중한다. 술사의 음파를 꺾기 위해 안간힘 쓰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챈코의무색 진동이 나와 용선, 라리에게 다가온다. 분명 매우 빠르게 물결치지만, 느리게 느껴지는 건라리의영접이 통했기 때문이었다.
챈코가라리의능력에 의해 의식이 잠식당했다. 그는 바보가 된 듯 멀뚱히 앞만 주시한다.
빙고다. 그로 인해 다가온 무색의 파동이 사라졌다. 용선은 그 모습을 볼 수나 있는 걸까? 흰색 눈동자에서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금빛이었다.
그 타이밍에 맞춰 내 눈에서도 금빛의 안광이 터져 나왔다. 용선의 안광과 내 안광이 부딪혔다. 그 부딪힌 금빛은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하나는상희에게로, 하나는건남에게로, 하나는명치대인에게로, 혜란, 창기,준에게로도뻗어 나갔다. 마치 전류가 스파크를 튀기며 전진하는 것 같았다.
굴곡을 그리며 향하는 금빛 물결. 성난 파도가 질주하는 것 같았다. 여섯 갈래. 아니 일곱 갈래로 쪼개진 황금빛 전류가 차차에게도 달려간다.
순간, 나의 몸이 부풀어진다.헐크처럼변하는 것인가? 아니다. 하얀 털을 가진 나는 고양이에서 사자로 변신하는 것 같았다. 엄연히 몸이 부풀어 오른 것이지만,페르시아고양이인난, 마치 화이트 라이온처럼 변하는 것 같았다.
금빛 안광의 화이트 라이온. 내가 그렇게 변했다. 그리고 난 사자후를내뱉었다.뽀대나게.
'어흥!'
소리를 지르기 위해, 성대에 힘을 주워 입을 벌린다.
"이야아옹~!! "
고양이 울음소리만 쩌렁하게 울렸다. 민망하게 시리.
아무튼 그 울음소리에 잘려 나간 모든 이에게 금빛이 머문다. 보호막이 그들을 감싼 형상이었다. 난 또 한 번 크게 울부짖는다.
"이야아옹~ "
'어흥'이이렇게 발음하기 힘든 것이었던가? 아무튼 그사자후비스름한 포효에 금빛은 폭발한다.
'위잉. 팍! '
모든 것이 환하다. 분사한 빛은 열차의 모든 것을 환하게 만들었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환한 빛은 이 공간을 잠식했다. 모두의 귀에 이명이 울렸다. 빛의 분사로 인한파공음이었다. 용선의 펀치에 밀려난팔콘의귀 까지도... 그리고 몇 초. 모든 것은 그대로 돌아왔다.
환한 빛이 사라지며, 상희의 머리가 붙었다. 명치대인, 창기의 팔이 붙었다.건남, 혜란의 다리가 아문다. 으깨진 준의 몸통이 되돌아온다.차차의몸이 붙었지만, 의식을 잃으며 쓰러진다.
난? 눈이빙글뱅글. 어질어질. 다리가후덜덜. 털들이 축 늘어졌다. 사자에서 본 모습으로 돌아온 나는 그대로 기절했다. 나, 이대로 듁.는.건.가? 모든 에너지를 쏘아 부었다.
이놈의 용선. 적당히하라옹~ 내 몸하나라아옹~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난 이미넉다운.
나와는 반대로 대원들은 하나하나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기 시작했다.팔콘! 너! 이젠 진짜 죽을 줄알라옹~얘들아너희만믿는다아옹~ 난 내 할 일을 다했다아옹~
열차의 부서진 창과 객실 문, 천장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모든 사람이 제 자리로 돌아왔다. 잠시의 고요와 함께 기차 소리만 울린다.
용선에 의해 뒤로 밀려난팔콘이돌아온 그들을 야린다. 약간은 놀란 필이다.
" 오호. 이런 재주가 있다니... "
흉터가 있는 얼굴을 매만지는팔콘.
"크크큭... 뭐 그렇다고 너희가 뭘어쩌겠느냐만,크크큭. "
그렇게 말하며 양손에 커다란쌍날도끼를 움켜잡았다. 그리곤 뒷걸음질 치며 쓰러진차차에게로슬금슬금 다가갔다.라구나대원들과 뱅이 그를 쳐다보며 경계한다.벙은쓰러진 자신의 어머니를 품고 있다.
" 엄니! 정신 차려! 엄니! 눈 뜨라고. "
라리가공중에 손을 허우적거리며 말한다.
"으으윽. 용선 오빠... 이제 안 되겠어요. 저 녀석 제 능력에서 빠져나오려 해요. 어서...팔콘을막아요! "
그랬다. 아무래도챈코는술사.갑툭튀한용선의 일행에 놀라서 순간 방심한 그.라리의의식이 통했던 건 그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런 라리에게 용선은 조용히 속삭였다.
" 이대로 능력이 풀리면 내가저녀석을막을 테니. 넌팔콘을잠재워 봐. "
" 안되요. 저 녀석은 의지력이 강한놈이에요.으윽... "
" 시도는 해봐야지않겠어! "
" 알았어요.으윽... "
그들의 대화를 아랑곳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상희였다. 머리가 붙은 지 몇 초도 안되어 나불거리는 그녀였다.
"으으~썅. 저따위 공격에 당하다니. 쪽 실려.아놔.미쳐블. "
목이 제대로 붙어 있는 지 확인이라하듯좌우로 고개를 돌려보는 그녀였다.
" 한 번 당했으니...니목도따주겠어.이야앗! "
천방지축 상희가바리깡을방패로 만들고팔콘을향해 냅다 뛴다.팔콘의비릿한 미소가 그런 그녀의 눈에 들어온다. 누가 상희아니랄까봐. 그냥 달려든다.
" 기개는 마음에든다만, 너의 머리가 난 꼭 필요해!으하하하하... "
달려오는 상희를 향해쌍날도끼를치켜든다. 그리고 서부의 카우보이처럼 올가미 던지듯쌍날도끼를휘두른다.
'훙~ '
"으아악! "
상희의 괴성. 날아든쌍날도끼를 방패로 막는다.
' 쾅! '
막았다. 그와 동시에 역검으로 잡은 단검을팔콘의목으로 사정없이 찌르려 한다.잘한다아옹~이야옹~
그러나팔콘이동네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슬쩍 피하는 그였다. 그래도 상희는 깡이 있었다. 정강이 후리기에 이은 뒤돌려 후리기, 단도로 찌르기가 연속으로 흘러나왔다.
역시나 살짝살짝 피하는팔콘. 그렇게 상희와팔콘이몇 번 합을 주고받았다.
그사이에챈코는라리의영접에서 깨어났다.라리의눈이 강낭콩으로 돌아왔다.
" 휴~여기까지인가봐요. "
"훌륭했어. 이제나한테맡기고 저 녀석이나 잠재워 봐. "
라리가용선에게웡크한다. 그리곤 뒤돌아 상희와팔콘을바라본다. 또다시 허우적거리는 팔. 눈은 붉게 물들고 있었다.
열차 안이 그렇게 들썩거릴 때,라구나는열차의 뒤를 밟고 있었다. 상당히 멀리서 기차를 따르고 있었다.Buzz함정처럼 고스트가 되면좋으련만,라구나함정은 그 기능이 없기에 이럴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점처럼 보이는 기차. 레일을 따라 비행하고 있는라구나였다.
성우가 지휘석에 앉아 그동안의 파일을 재확인하며 생각하고 있었다. 조종석은자동항법으로맡겨두고말이다. 다해가 그런 성우에게 커피를 들고 다가가건냈다.
" 드시면서 하세요. 성우 삼춘. "
깊게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약간 놀라며 성우는 커피잔을건네받았다.
" 어... 그래. 고맙다. "
"아니에욧. 뭘 그리 보고 계셨어요? "
" 응. 이것저것. 참! 다해야... "
"넵? "
성우가 주춤하며 말을 흐렸다.
" 그... 그게... "
" 왜요? 뭔가 궁금한 것이라도 있어요? "
" 그래. 너희 재필 잡았을 때. 기억 술사가 하나 있지않았니? "
" 음.넵. 있었어요.다솜이라고... "
그래. 있었지다솜이라고. 체리의 딸이자,OEN의딸인다솜. 재필을 도와제스양성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었다.
" 그 뒤의 행방은 알고있니? "
" 재필을 도와제스양성에 관여하여 수갑 찼던 거로 기억하고있어여. "
" 그렇겠지 그런 중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
" 갑자기 왜요? "
" 글쎄.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아 조용히 있으려 했는데. 만약 재필이 반정부,발쿰의소속이라면? 그녀도 그렇지 않을까? "
" 네~ 에? 재필도 반정부 소속이라고요? "
" 잘 생각해 보면. 재필이 그 많은제스를양성했다는 것. 그리고 그 큰 대형 함선을 보유했다는 것. 또한 모든 죄가 들키지 않았다는 게 너무 신기하지 않아? 그와 전투를 하는 동안 수비대를 매수한 것도 그렇고. "
" 에이~ 너무 깊게 생각하시는 거아니에요. 정부에서도 그 사건은 재필의 야욕으로 규명하고그놈에게사형선고했잖아욧. "
" 흠.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정부를 믿을 수가있어야지... "
"으구으구. 머리 아픈 일 신경 쓰지마세욧. 삼춘. 지금은 그냥 차차 일에만 몰두하자고요.히힛. "
" 그래? 내가 너무신경썼나? "
"넵.히힛. "
그때였다. 레이더가 움직인 건.
' 띠. 띠. 띠... '
"엇? 모지? "
다해가 급박하게 레이더 석으로 향했다. 그리고 레이더를 확인한다.
" 다해야. 무슨 일이야? "
"헛. 20km 전방. 대형 함정이 있어요. 모지? "
다해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레이더에 위성 전원을 올린다. 그리고 대형함선 위치 좌표를 입력시킨다. 레이더 옆 화면에 대형 함선이 등장했다. 커다란 함선.
"엇. 이 함선이 여기에 왜? "
무기조종석에서 무언가 깨작거리던 현석도 모든 걸 멈추며다해를바라보았다.
"뭐여? 지금! 뭐가 나타났습니까? "
현석이 궁금한 듯 말하자, 다해가 의문점을 풀어주었다.
" 자! 자신의 자리에서 화면 확인해주세욥! "
알았다는 듯, 끄덕거리는 성우와 현석.그러고선화면을 뚫어지라 응시한다. 그들의 눈에는 배처럼 생긴, 크루즈 여행의 그 선박처럼 생긴, 꼭 그 크기만 한 비행정이 공중에 떠 있었다.
" 이게뭐야? "
놀라는 현석, 그에게 다해가 전했다. 자판과 버튼을 연신 누르며.
" 수송함정 같아요. 분지 위에서 대기하고 있나본데요. "
" 저 커다란 게뭐하러저기있데... "
" 휴~볼브회사에서 만든 기종인데. 수송선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전투는 가능한 함선이에요. 저희 중형 함정이랑 붙으면 저희는꼴까닥할거에요.백프로완패죠. "
성우가 조용히 말한다.
" 이런차차와관련된 건가? 저런 함정을 운영할 정도면... "
" 성우 삼춘.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지나가는 함선이라 하기엔... 거기다 철로가 지나가는 자리에 딱 하니 멈춘 거로 봐선... "
" 열차를 납치하겠다? "
" 그런 냄새가 풍기지 않아요? "
현석 또한 말을 거든다.
" 어허. 달리는 열차를납치하겠다고요? 무슨 수로? "
그렇게 말하곤 고심하는 눈치다.
" 아무튼,건남삼춘이나상희 언니에게 교신해야 되지 않겠어요? "
성우는 교신을 열고 있다.
" 안 그래도 그러려고. 교신 중. "
그러나 신호음만 무성하게라구나에들렸다.
" 이런! 다들 뭐 하는 거야? "
상희와건남의일행은 교신을 받을 수 없었다. 눈앞에차차와팔콘이있는데. 그것도 무장한 팔콘에게 썰리기 직전이었다. 그 교신을 받는다는 건. 약간 무리였다.
의아해진 다해가 위성 모니터로 열차 칸을 확인한다. 곧이어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걸 알 수 있었다. 열차의 창문이 깨지고 천장이 뚫리는 것을 그때서야 확인했다.
"아앗!!열차칸에무슨 일이 일어났나 봐요? "
다해가 두 사람에게 화면을 전송한다. 화면에서 큰 빛이 일렁거렸다. 컴컴한 산맥에 황금색 빛이 크게 점멸하였다.
" 이런! 기습인가? "
" 뱅... 뱅이 침투하기 전 말해 준다했잖아요? "
성우는 지휘석에서 일어서며 조종대로 향했다.
" 그러니까 말이지. 아무튼 전투 준비해! "
라구나는사태를 확인 후, 빠르게 열차로 비행한다. 성우의 손동작이 긴장한 듯 매끄럽지가 못한 게 흠이라면 흠. 아무튼 속력을 내기 위해 로켓 노즐이달구어진다.
라구나가다가오는 것을 알기나 할까? 열차 안은 대치 중이다. 10칸의챈코가의식이 돌아왔고, 그사이에라구나대원들은 상희와팔콘의결투를 지켜보며챈코를경계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무기를 챙기는라구나대원들.
"으윽. 어지럽군... 의식 술사가 있을 줄이야. "
챈코가의식이 돌아오며 한 말이었다. 그 짧은 한마디와 함께 상황을 파악한 그는, 또다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기마자세를 잡는다.
" 이젠. 정말로 끝내 주지...이얍! "
장풍을 쏘듯 쭉 내민 손바닥. 그 모습을 따라 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용선이었다.
"흐흐흐흐... 끝내긴. 얼어 죽을! "
기마자세의 용선. 두 남자는 말을 타는 것인가? 열차 안에서 말 타지말그래이~ 슬로우 파동과 슬로우 파동이 복도 중앙에서 격돌한다.
음!챈코! 또 놀랄 각이다. 기를 발현하는챈코의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 술사 사냥꾼! "
용선의 능력이 빛을 발한다. 돈 많아, 고유 능력 출중해,눈코입있겠다. 넌 도대체 여기 왜있냐아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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