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9화 〉 128­난투 (129/179)

〈 129화 〉 128­난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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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난투.

건남은경계를 풀며 무언가 떠오른 듯 대원들에게 지시한다.

" 명치대인. 넌. 용선 형을 도와주고, 혜란아. 넌 상희와 함께팔콘좀 견제해 줘! 준 형하고 창기 형은뱅과벙을... 차차부터 안전한 곳으로옮겨야겠어요. "

그의 말에 일사불란한 대원들, 창기는 둥근 톱날에 스위치를 넣었다. 준은 막대기를 야구 방망이로 변환시켰다. 혜란은 막걸리라 말하는, 포켓 술병에 담긴 액체를 들이켰다.

명치대인이 일본도를 들고 뛰어나간다.챈코의슬로우를 막기 위해.

'타다다다닥. '

잰걸음에가속이 붙었다.

"이야압. "

세로 베기.

기술을 펼치려 하는 명치대인.

용선과 슬로우 겨루기를 하던챈코가손바닥의 방향을 틀었다. 달려오는 명치대인에게 뻗을 수밖에 없었다.챈코의오른쪽 손바닥은 명치대인에게, 왼쪽 손바닥은 용선에게 향해 있었다.

가느다란 무색의 파장이 명치대인에게 닿았다. 도움닫기 하며 뛰어오른 명치대인은 공중에서 기술을 펼치기 전 느려진다. 처음에 사용한 슬로우의 위력보다는 약한 것일까? 그 움직임은 두 배 정도 느려진 것 같았다.

한쪽 팔로 용선의 슬로우를 감당하기엔 기력이 달린챈코, 그렇기에 힘을 분산시킨 것이다. 음! 영리한 놈. 아무튼 느려진 세로 베기를 여유롭게 피하는챈코가용선과 힘겨루기에 밀리고 있다. 명치대인은 곧바로 느려짐이 풀렸다. 무식함이 곧 힘이라는 것을 증명이라 하려는 듯, 명치대인은 또다시 일본도를 휘두른다.

가로 베기.

그러나 또다시 느려짐에 걸린다. 저런 가로 베기, 나도피하겠다아옹~ 매우 느리게 허공을 후빈다.

" 으... 이런 잔챙이들 때문에... "

용선의 슬로우 파장이 어느덧챈코에게다가오자, 그는 연결 통로로 몸을 숨긴다. 열차 칸과 칸 사이의 공간에 몸을 숨긴챈코는옆에 붙어 있는 사다리에 몸을 실었다.

그런 그를 쫓는 명치대인과 용선. 10칸으로 향한다.

챈코와용선, 명치대인이 그러고 있을 동안 준은 방망이를 한 손에 쥐어 잡고벙에게달려갔다. 12칸 앞자락에서 혈전을 벌이는 상희와팔콘을무시하며 뛰었다.

그런 준을 의식한벙,차차를품고 있던벙이그녀를 놓아두며 일어선다.

"칫. 이렇게 실패하면 허망해 분지라. "

벙은짧은 단도를 허리춤에서 뽑아 들었다. 양쪽 손에 들린 단도의 날이 빛났다.

"차차와널 위해서라도 순순히 항복하시지! "

준이,벙의앞에 섰다. 방망이를 두 손에 꽉 잡았다.

" 웃기지말라고잉... 저팔콘만아니었어도... "

벙은항복할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냥 어머니의 기절에 분노할 뿐.

그 모습을 지켜보는 뱅.

절뚝거리며 상희와팔콘을무시한 채 걸어오고 있었다. 그 뒤를 창기가 달려오며,

" 뱅! 멈춰! 왜 우리에게 정보를 주지않았는진모르겠지만, 순순히 항복해! "

톱날 도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위이잉~ '

조심히고개를 돌리는 뱅. 고개를 떨군다.

" 으... 젠장. 어쩌다. 어쩌다가... "

자조적인 그의 음성이었다.

그와 동시에 뒤에서 싸우고 있는 상희와 팔콘에게 혜란이 다가왔다.

"이크. 에크. 딸꾹. "

막걸리를 들이마신 그녀가 육박전에 합류한다.쌍날도끼의 무서움도 잊게 하는 막걸리포션의힘이었다.

" 이 년은 또뭐야? "

싸우면서도 혜란의 공격 준비 자세가 보이는팔콘이었다. 잠깐의 방심이었을까? 상희의 단도를 피하는팔콘, 그의 오른쪽 팔뚝을그으며단도가 지나간다.

'슥. '

연이어 방패로 오른쪽 옆구리를 가격하는 상희.

' 팍! '

"읔! "

팔콘의자세가 흐트러졌다.

"니가! "

흐트러진 팔콘에게 역검으로 잡은 단도로 찍으려 하는 상희.

" 내 머리를! "

팔콘이흐트러진 자세를 이용하여, 몸을 사선으로 돌리며 수그렸다. 그렇게 공격을 피한다.

" 농락해! "

곧이어 수그린팔콘의얼굴을 방패로 가격한다. 횡으로 힘을 실은 공격이었다.

' 퍽! '

" 용서하지 못해!!! "

상희의 목청이 터졌다.팔콘은팔뚝으로 상희의 방패를 막았다. 그와 동시에 쭉 뻗은 상희의 오른발.팔콘의머리통을 직격으로 날렸다.

' 퍽! '

" 흑. 흑. 흑. "

상희의 복식호흡과 함께 밀려나는팔콘의머리가 뒤로 꺾였다. 그리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혜란.

"이크. "에 상희를 지나가고, " 에크. "에 두 다리가 바닥을 타고 앞으로 향한다. 손바닥은 바닥에 고정되었다. " 딸꾹. "과 함께V자를그린 두 다리가 공중으로 뻗는다. 곧이어 뒤로 밀려난팔콘의종아리에 혜란의 두 다리가 휘둘러진다.

'퍼벅.퍼벅'

마치 토마스 같았다. 명치대인과 몸을부비면이렇게 변하나? 댄스 기술의 토마스가팔콘의종아리에 작열한다. 2m의 거구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저 매끈한 다리로 휘두른 혜란의 공격에팔콘의몸이 고꾸라진다.

' 쿵! '

거인이 쓰러지는 것 같았다. 풍차가 돌아가며 멈추는 것 같았다.팔콘의어깨가 바닥을 마주하자 혜란의 뒤에 있는 상희가 공중에 떠올랐다.팔콘의심장을 노리며 단도로 찍으려는 것이 분명하다.

고정하소서. 나 기절했데이~이야옹~

하지만, 그녀의 분노를 그 누가 막으리... 공중에서 떨어지며, 그 가속으로팔콘을찌르려 한다.

'휘이익~ '

그러나팔콘은역시 동네아이스께끼가아녔다. 자신의 몸통으로 들어오는 단도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정확하게는 상희의 오른손을 가격한 것이었다.

'촥! '

그 와 동시에 떨어지고 있는 상희의 복부를 두꺼운 다리로 누운 채 질러 찬다.

' 퍽! '

"윽! "

상희가 복부를 움켜잡으며 뒤로 물러섰다.팔콘이일어서며 중심을 잡는다. 혜란은 뒷걸음질하는 상희를 지나간다.

"이크."에 손바닥을 바닥에 고정한다.

" 에크. "에 물구나무를 서며 두 다리를 벌린다.

" 딸꾹. "에 360도 회전하는 혜란의 발이팔콘을노린다.

그러나 실패!팔콘은유유히 뒤로 빠져나갔다. 상희의 앞발 내지르기로 인해, 얼굴을 강타당한팔콘의입가에 피가 주르륵 흘렀다.

"큭...크크. 내 몸에 생채기를 내다니.크크큭. 이런 년들과 놀아야 하는데 말이지.크크큭. "

입가의 피를 손등으로 훔치는팔콘, 주춤했던 상희가 자세를 가다듬었다. 흡사 나이키 같았던 혜란의 공격. 그후, 그녀도 다시 자세를 취한다. '이크, 에크,딸꾹.'을추임새 넣어 다이아몬드 스텝과 함께 팔을휘저은다.

" 지금도 충분히 놀고 있거든... 허우대만 전봇대 같은 것이. "

상희가 그렇게 말하며 또 달려든다. 이번엔 꼭 기절시키그래이~냐아옹!

사다리를 이용해 열차의 지붕에 오른챈코가뒤뚱거리며 12칸으로 가고 있다. 명치대인과 용선은 그런챈코를따라 사다리에 올랐다. 매서운 바람에 명치대인의 초록색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그의 도복 같은 하의가 펄럭인다. 용선도 마찬가지.챈코가11칸의 중간쯤 왔을 때, 명치대인과 용선도 열차의 지붕에 올라왔다.

"으메. 추운 것! "

" 아~호로새끼.여기론왜 올라온 거야! "

챈코는아랑곳하지 않고 전진한다. 덜컹거리는 열차에서 어찌 저렇게 중심을 잘 잡는지. 무섭지안냐아옹~ 아무튼 용선과 명치대인도 뒤뚱거리며 추격한다.

" 형님아. 저놈 어떻게 좀 해 봐요! "

"니가좀 해봐! 나 균형감각 제로라고! "

그러고 보니 다른 이보다 더 뒤뚱거리는 용선이었다.

" 에잇모르것다. "

헉! 명치대인이 달린다. 쾌속으로 달리는 열차의 지붕을 맨발의기붕이처럼뛰기 시작했다.

' 쿵. 쿵. 쿵. 쿵... '

뒤에서 뛰는 소리가 들리자 힐끗 뒤돌아본챈코가몸을 돌리며 뒷걸음질 친다.

오우~쓰러질라.

뒷걸음치는챈코.

일본도의검병을잡은 명치대인.

흐느적거리며 다가오는 용선.

챈코가손바닥을 뻗는다. 슬로우. 무색의 파동이 뛰어오는 명치대인에게 달려든다.

" 이젠 안 당해! "

진작 그러지. 명치대인이 대각선으로 몸을 틀며 파동을 피한다. 슬로우 파동은 그대로 용선에게 향한다.

"칫. 이런 곳에선 이런 능력은 무용지물이라고. "

슬로우 파동을 슬로우 파동으로 막아내는 용선이었다.

" 제길! "

맘처럼 일이 풀리지 않는챈코인가보다. 어느덧 그런 그에게 다가온 명치대인은 일본도를 횡으로 휘둘렀다. 뒤로 점프하며 피하는챈코. 그리고 다시 슬로우. 작은 파동이었다.

횡단 베기에 이은 명치대인의 다음 동작은무쇠주먹을날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작은 파동에 명치대인의 몸이 느려졌다. 두 번은 못 피하는명치대인이었다.

그런 명치대인으로부터 계속해서 뒷걸음 치며 도망치는챈코.

용선이 불안정한 자세로 슬로우를 시전한다.

'쉬이잉. '

기차의 속력보다 빠른 파동이챈코에게로날아간다.

' 삭! '

엥? 파동이챈코에게로닿을 무렵, 기차의 11칸과 12칸 사이의 연결 통로로챈코가뛰어내렸다.

" 아~그자식디따맘에 안 드네... "

슬로우가 풀린 명치대인은 또다시 뛴다. 열차 지붕 달리기 기네스북에 오르지 않을까? 아무튼, 용선은 이제 11칸 열차 지붕 반을 넘었다. 아마도 자신의 폼이 맘에 들지 않을 것이다.어그적어그적.

" 아~호로새끼때문에 이 비참한 폼으로 뭐하는 건지... "

폼에 살고, 폼에 죽는 용선이 흑역사를 남기는 순간이었다.

모두가 그렇게 뒤죽박죽 싸우고 있을 때,건남은쓰러져 있는 차차에게 도착해 있었다. 쓰러진 그녀를 양팔에 힘을 실어 들어 올린건남은, 난전을 하는 상희와팔콘을뒤로 하고 11칸으로 향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하나의 시선은뱅이었다. 창기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그가 두 손을 들어 올렸다.

" 전 인제 그만하렵니다. 팔콘으로부터벗어나야 해요. "

그래,건남이차차를살리려는 모습에뱅은항복을 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시선이 있었으니... 그는챈코였다. 11칸과 12칸 통로에 서 있는챈코.

그의 눈엔.팔콘에게로달려드는 상희와, '이크, 에크,딸꾹.'을연신 날리는 혜란과,벙과합을 주고받는 준과,차차를안고자신에게로다가오는건남의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팔콘! 이제 수송선이 있는 곳에 도착할 시간이야! 준비해! "

다해가 찾아낸 그 수송선?챈코의고함에 약간 주춤한팔콘.

" 이런, 이런, 이아가씨들이랑더 놀아야 하는데 아쉽군.니머리도 말이야. "

"니가뭔데내 머리를 논하고지랄이신고... "

상희의 앞차기, 피하는팔콘이웃었다.

"크흐흐흐... "

건남은어느새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 다해야! 내 말 들려! "

­넵삼춘. 어떠케 된 거예요?

" 설명할 시간 없어. 수송선이라 했는데확인했어? "

­넵. 삼춘.

" 만약. 열차를 통째로 이송할 것 같으면. 12칸을 날려버려! 알았지? "

­ 네? 거기 지금 사람들 있는 거아니에요. 투구하고?

" 긴말할 시간 없어! 시키는 대로 해! "

­힝~알쪄요.

다해는 곧바로 성우와 현석에게건남의이야기를 전한다. 둘 다 미심쩍다는 표정이다. 그러나건남의의견을 따르는 것 같다. 현석이 무기 컨트롤 박스에 버튼을 누른다.

'지이잉. '

라구나의캐노피밑으로 미사일 하나가 튀어나오며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챈코가고함칠 무렵 열차는 커다란 함선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점점 커지고 있는 수송선.챈코가팔콘에게로무언가 던진다.

' 훅, 훅, 훅, '

클레이모어처럼생겼다.클레이모어인가? 아무튼 그것을 던짐과 동시에 슬로우를 시전하는챈코. 슬로우의 파장이 12칸에 넘쳐흘렀다.

" 이것으로 끝이다. 다이다이! "

상희의 주먹이 느려진다. 혜란의 '이크. 에크' 동작도,건남이다가오는 동작도,뱅의체념까지도... 오로지 슬로우의 영향에서 벗어난 건,팔콘뿐이었다.클레이모어처럼생긴 물건을 받아 채는팔콘. 저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위험해 보였다. 그것을 받아 낸팔콘이느려진 그들을 무시하고 열차 바닥에 설치한다.

" 아... 아쉽군. 저년의 머리가 필요한데 말이지... "

무언가 상희의 머리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팔콘이클레이모어처럼생긴 물건을 바닥에 설치하자 슬로우가 풀렸다. 그사이팔콘의옆으로 다가온챈코.

"챈코꼭 이렇게 해야 하는 건가? 난 저년의 머리가 필요하다고. "

"팔콘. 우선 투구부터... 저년의 머리보다 더 좋은 걸 구해보자고. 지금은 투구부터 회수하자. "

" 젠장. 어쩔 수 없지. 저년의 머리로 완성하고 싶었는데... 아쉽군. "

입맛을 다시는팔콘이었다.

그때,건남이슬로우가 풀렸다. 풀림과 동시에 크게 외친다.

" 모두 도망쳐!!! "

그는 알고 있었다. 저클레이모어의정체를.

인체 분쇄기.

저클레이모어처럼생긴 무기는 인체, 즉 사람의 신체에만 반응하는 폭탄이었다. 빛을 150°각도로 분사하여 정면 20m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신체를 타오르게 하는 살상 무기였다. 이 무기가 무서운 건실드가무용지물이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실드는색을 가지고 있어도 투명하기에 빛을 투과했다. 그 투과한 빛은 그대로 신체에 닿는다. 그럼 사람의 몸은,화르륵. 담배가타들어가는 것처럼 신체를 조금씩갈아먹었다.

차라리 고통 없이 한 방에 죽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고통에 몸부림치다 죽는 것 보다.

아무튼 그 무기가 터지기 전 11칸으로 도망쳐야 했다. 아니면 저 인체 분쇄기의 방향을 돌려야 했다.건남은차차를안고 11칸으로 달린다.

뱅을설득한 창기가, 원반던지기 선수처럼 오른팔에 부착한 둥그런톱날을인체 분쇄기로 던진다.

'휘이잉~ '

건남의뜻을 알아챈 혜란도 11칸으로 뛰었다. 싸우고 있던 준과벙은잠시 멈칫. 상희는건남의말을쌩까며팔콘에게로뛰어든다.

" 웃.기.지.마. 이 자식!죽여버리겠어!! "

어이쿠야아옹이다.

"훗. 잘 가라고 친구들... "

비릿한팔콘의웃음과 그와 동시에 슬로우를 시전하는챈코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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