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화 〉 129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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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도망.
" 마지막이다. "
기력도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은챈코가또다시 내질렀다.
무색의 슬로우 시전. 달려든 상희가 느려진다. 12칸의 모두가 느려졌다. 기절해 있는 나. 이 인체 분쇄기에 당하면, 우린 모두 하늘나라로 갈 필이다.
살 수 있는 건, 용선과 명치대인 뿐. 나의 조바심을 알기나 할까? 용선과 명치대인이 지붕에서 내려와 12칸의 상황을 확인한다.
"으메. 이챈코인가슬로바키아인가 하는 새끼도징허네. 또 슬로우야! "
명치대인의투덜은귀에 들리지 않는 용선이었다.
왜? 용선의 눈에 인체 분쇄기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또한 인체 분쇄기의 무서움 잘 알고 있었기에.
" 젠장! 이호로새끼들! "
용선은 빠르게 머리를 굴린다. 생각에 생각을 더 하고 있다.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 1초 사이 오만가지 생각이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결정한다.
"차차가의식을 잃었지만... "
심호흡과 함께 눈을 감고 합장한다. 슬로우에 걸린 대원들과 12칸의 모두의 이미지가 용선의 머릿속에 파고든다.팔콘과챈코까지도.
순간, 인체 분쇄기가 터졌다. 넓게 퍼지려 하는 광선이었다.
'빠바박. 흉~ '
희뿌연 연갈색, 죽음의 빛이 대원들을 향해 퍼져 나가려 한다. 그 순간,챈코의슬로우가 풀리고 눈을 감고 합장한 용선이 눈을 번뜩 떴다.
상희의 앞에 게이트가 열렸다. 또한 인체 분쇄기 앞에 또 하나의 게이트가 열린다. 두개의 게이트가큼지막히자리잡았다.
" 모두! 11칸으로 뛰어!! "
용선이차차의능력을 끌어 모아 발현했다. 게이트를 열었다. 그리고 힘껏 고함친 것. 이럴 땐, 참 말도 잘 듣는 12칸의 사람들 일사불란한 움직임이었다.
그 사이 팔콘에게 돌진하던 상희는 게이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인체 분사기의 빛 또한 다른 게이트로 빨려 들어간다.
'쿠오오오오... '
약간의 진동이 열차에 울렸다. 그렇게 수송선으로 달리는 기차. 낮게 날고 있는 수송선에서 묵직한 것이 내려왔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반갑게 맞이하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려오는 것은, 자석으로 추정된다. 자성체를 만드는 물질이 포함된 것 같다. 지름 2m의 자석 4개가 동아줄 내려오듯 열차로 향한다. 12칸 지붕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 쿵, 쿵, 쿵, 쿵. "
허벌나게뛰어 11칸에 모인 사람들. 어째벙도이젠 같은 편인 듯 보였다. 12칸에 용선이 만든 두 개의 게이트가 사라지며,건남과챈코의눈이 마주친다.
" 허... 저 술사 사냥꾼 아니었음 모두 보낼 수 있었는데. "
"크크크큭. 어쩔 수 없지 뭐. 좋게 생각하는 수밖에... 그년의 머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자고 일단은. "
팔콘. 너... 이렇게 긍정적인 마인드의소유자였다니. 아무튼 열차를 들어 올리려는 수송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 젠장! 이러다 열차가 철로에서 이탈하겠는데... "
건남이걱정한다. 뒤를 바라보며. 다른 객실의 일반인들이 떠올랐나 보다. 여객열차인 만큼, 행성인도 가득 태운 기차. 그런 그의 앞에 서는 명치대인.
" 그럼 우선. 이 열차 칸만 따로 분리하자고요. 저것만 딸려가게말입죠. "
오호~ 명치대인이 간만에머릴굴렸다. 끄덕이는건남.
" 그래. 좋아. "
명치대인은인정사정없이무쇠주먹에힘을 주었다. 칸과 칸을 연결해 주는 두꺼운 고리가 그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있는 힘껏무쇠주먹을내리꽂는다.
송장찟기듯부서지는 고리.
' 쾅! ' '콰지직.까강! '
한방이었다. 분리된 12칸. 조금씩 11칸 끝과 거리가 벌어지고 있다.
'지잉,지잉,지잉,지잉.빠직. '
견고하게 자기장을 흘리는 커다란 자석.
열차는 뛰어난 강자성체로써합격점이었나보다. 절대 떨어 질 것 같지 않았다. 12칸이 서서히 공중으로 솟았다. 굵은 와이어가 감기며 열차 한 칸을 끌어올리려 한다.
점점 멀어지는 12칸. 열차는 그것도 모른 채, 전진한다. 달려간다. 기관사는 이 사실을 알기나 할까? 아마 알아도 모른 척 달릴 것이다.
" 휴~ 이걸 다행이라 그래야 하나? "
한숨을 쉬는건남은점점 멀어지는 12칸에 눈을 떼지 않았다.
삼춘!격추할게요?
" 그래! 다해야. 그리고 잽싸게 튀는 것 잊지 말고. "
히힛. 알아요. 저 함선 저희 함선으로는 감당 못 한다는 것,자알알고있어욧.
그 교신을 끝으로라구나에서쏘아 올린 미사일.파공음을내뿜으며 12칸으로 날아간다.
' 펑~슈우웅! '
12칸에 미사일이 적중했다.
' 쾅!퍼벙!펑펑펑! '
절대 자석의 힘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었는데, 폭발에 의해 열차는 추락한다.
미친듯이.
이대로팔콘과챈코도짜이찌엔인가? 순식간에 12칸이 공중에서 땅으로 곤두박질한다.
' 와장창. 쾅.콰지직. 쾅쾅. 펑. '
온갖 요란한 소리가 적막한 산맥 끝자락에 요동치며메아리쳤다. 그 광경을 멀뚱히 바라보는 11칸의 대원들,뱅과벙. 안도의 한숨도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 공허함만 남는 것 같았다.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는 그들과는 다르게라구나는실드가둥그렇게 자리 잡는다. 그리고 로켓 노즐이 뜨겁게달구어지기시작한다.
포문이 열린 대형 수송선.
수송선은라구나를향해 공대공 무기를 퍼붓기 시작했다. 유도미사일과실드탄, 공대공 포탄,벌컨포까지.
' 펑, 펑, 드르륵. 드르륵.슈슝... '
누가 불꽃놀이가 화려하다 했던가? 이건 불꽃놀이보다 더욱 화려했다. 온갖 무기가라구나를향해 돌진한다. 다해야! 어서,어언능째!! 최고 속력으로 비행하는라구나.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무기들은 더 빠르다.
' 쾅. 쾅. 쾅 '
실드가지진이라도 난 듯 출렁거린다. 다행이라면, 수송선의 화력에 비해 속도가느렸다는것이었다. 만약 전투 함정이었다면,라구나가째는 것도 무리였을 것이다.
아무튼 온갖 미사일을 얻어맞으며 도망치고 있는라구나였다. 잘도 짼다. 그렇게 산맥의 열차 습격 사건은 끝으로 가고 있었다.
투구는?팔콘은? 철로어딘가에뒹굴고 있겠지. 멀어지는 12칸을 끝까지 바라보고 서 있는 대원들. 기차 소리는 그런 그들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어두운 밤하늘에 경적을 울리며 달리고 있었다.
3일 뒤
어두운 밀실.
갓등에서퍼져 나오는 은은한 빛.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은 사람을 비춘다. 커다란 담배를 입에 문팔콘. 오른쪽 눈 밑 흉터가 길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없었던 흉터가 왼쪽에 자리 잡았다.
화상자국.
울퉁불퉁한 피부가 허물어진 채, 뺨에 녹아 있었다.팔콘은그날. 열차가 폭파하기 직전, 투구를 감싸고 있던 보호 상자를 부수며, 그것을 꺼내어 집었다. 그리고 폭발과 함께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대략 30m 높이에서 떨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살았다. 폭발과 함께 화염이 일었고, 그 화염에 왼쪽 뺨에 화상을 입었다. 그가 상처를 얻었지만, 살 수 있었던 건챈코가있었기에 가능했다.
팔콘이하나의 투구를 손에 얻었을 때,챈코도옆에 있는 투구를 손에 얻었다. 그리고 폭발과 함께 추락한챈코. 그도 30m 높이에서 떨어지고 있었다.라구나일행과 혈전을 치러 기력을 낭비한챈코는마지막 사력을 다해 슬로우를 시전했다.
땅에 떨어지기 직전.
중력을 이겨 낼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화염에 그을린팔콘은멀어지는 종단열차를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지 바라만 보았다.무튼,여튼,아무튼, 둘은 지하 벙커에 살아 돌아왔다.
의자에 앉아 있는팔콘.
매우 진지하다.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에 비해챈코는무언가 낙심한 표정이었다.팔콘과챈코사이에 책상. 그 위에 두 개의 투구가 놓여있었다. 탈취한 투구, 어느 것이진짜고어느 것이 가짜인지 모를 똑같은 모습의 투구였다.
무표정의팔콘이두 개의 투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팔콘을마주 보고 있던챈코도번갈아 가며 투구를 바라보았다.
" 젠장! 우릴 농락하다니... "
챈코가평정심을 잃은 듯 보였다. 그에 비해 매우 침착한팔콘이었다.
"크큭... 한 방 먹었군... "
" 이 업체 과장이 준 정보가 완전히틀리잖아! 상부에서 전해준 정보도 그렇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
" 그 새끼는 그냥 죽여버리면 그만인데... "
조용히 말하니 죽인다는 소리가 섬뜩했다. 아마도 업체 과장은 하늘나라로 조만간 오를 각이다. 미리아멘이라아옹~
팔콘이담배 연기를 뿜었다. 연기를 뿜으며 일어선다. 담뱃재를 바닥에 털었다.
"여튼두 개 다 쓸모없다는 거지... "
엥? 쓸모없다니? 연금술에 쓰이는 이 물건이 왜? 그토록 소망한 물건 아니었나? 너희가 이것을, 이 투구를 상부인지,발쿰인지하는 곳에 전달하면 되는 거아니냐아옹~
일어선팔콘이크게 웃었다.
"크크크큭. 어리숙한 새끼들에게...크하하하하.쪽팔리군. "
그렇게 웃다가 웃음을 멈췄다. 표정이 굳어진다. 주먹을 꽉 쥐고,
' 쾅. ' '콰직. '
하나의 투구가 부서졌다. 그리고 또 다른 투구를 향해 주먹을 또 내리쳤다.
' 쾅. ' '콰직! '
그대는격파왕인가? 두 개의 투구가 산산이 조각났다. 조각난 투구에팔콘은담배를 비벼 끈다.
" 가만두지않겠어! "
미친 듯 웃었던팔콘은사라졌다. 분노한팔콘만남아 있었다. 근데? 투구는 왜? 다 깨부쉈는지?
23구역 구치소
아직 죄수복을 입고 있지 않은뱅이었다. 물론,벙도.
뱅과벙, 그리고차차는따로 연행되었다. 아마도 성별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조사는 함께 받을 공산이 컸다. 아무튼,뱅과벙을연행시킨건남과성우가 그 둘과 조촐한 시간을 갖는다. 감방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배웅이라고나할까?
" 왜 연락을 안한거야? "
수갑이 채워진 뱅이 짧게 웃었다.
" 더 없어. 너에게 연락 못 한 건, 팔콘에게 우리가 협박을 당했거든. "
"팔콘이? "
건남은조용히 경청하는 성우를 한 번 바라보고는뱅에게말을 이었다.
"팔콘이뭐라했는데? "
" 후~ 너와 연락을 하고 나서 그 뒤 임무 날짜가바뀌었어. 알고 있지? "
" 그래. 연락 다음 날 임무를 수행한다고했었지... 그리곤 깜깜무소식. 그러다 갑자기 5일 후에 등장했고. "
" 너와 연락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팔콘이내 집에서 기다리고 있더군. 그 시간술사랑말이야. "
" 그래서? "
" 임무를 함께 진행하라는 전갈을 받았다고 하더군. 근데 말이지... 난 사실 임무를 엄니에게 전해들었던지라,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 수없었어. 아무튼팔콘이그러더군. 내가 너와 연락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
" 우리의 대화까지도 엿들은 건가? "
" 그건 모르겠고... 여하튼 자신들을 배신하면살려두지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 근데 웃긴 게뭔지알아? "
고개를가로저은건남.
" 난 이 사건이팔콘이란거대인물도 포함되어 있는지 몰랐었거든, 그건 내 동생도 마찬가지고. "
벙이뱅의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 아마. 엄니도몰랐었을거야. 근데 불쑥 나타나서 배신이라니... 난 배후 세력이팔콘일줄은 몰랐다고. "
건남과성우가 지금뱅의말에 상당히 고심한다. 그럼차차의가족은발쿰의존재를 모른다는 것인가? 근데 이렇게 많은 일을 도왔다는 건가? 그냥발쿰의말이란 말인가?차차의가족은! 대충 저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있었다.
"팔콘의존재를 안 이상 섣불리 행동할 수없었어. 그래서 협조했지... "
그래 당장 죽는 것 보다. 좀 늦게 죽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 이동능력을 팔콘에게 행했군.차차가. 그래서 함께등장한거고. "
" 맞아.그놈에게하나의 게이트를 열어 열차 칸에 심어 놓고 우린 따로 등장한 거지. 젠장... 아무튼 미안하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린 그 자식에게 죽었을 거야. 엄니에게 도망치자고 말해 봤지만소용없었어. 오히려 더 좋아했지... 자신을 죽이러 왔다는 건 눈치채지 못하셨으니까. 휴~ "
" 하여간. 뒤통수 치고 들어와서 얼마나식겁한줄 알아. 그것도 시간 술사를 대동하고팔콘이등장할 진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
" 미안하다. 그것만 알아주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것. "
조용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성우가뱅에게말했다.
" 이봐 뱅. 그럼. 너희를 조종한 배후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겠나? "
뱅이 고개를 푹 숙인다. 숙인 상태로 말하는 뱅.
" 메모리 칩에서도 말했듯이 어렴풋이 그냥 거대한 조직 같다고. 그 이상 아는 것은 없어. "
아무래도발쿰의존재를차차의가족은 정말 모르는 것 같았다.
" 다만, 우리 아버지가 배후의 세력과 상당히 친하고 그들을 위해 일했다는 것은 사실이야. 거대 조직의 중책이었던 것은... 그건 분명해. "
그래도 무언가뱅에게얻고 싶었을 것이다. 그게건남과성우가 바라는 일이었다. 하지만, 더는뱅에게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는 것 같았다. 그때 경찰복을 입은 두 사람이 다가왔다.
" 시간 다 됐습니다. 두 분 고생하셨어요. "
한 명의 경찰관은 그렇게 말했고, 한 명의 경찰은 포승줄로뱅과벙을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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