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3화 〉 132­힌트 (133/179)

〈 133화 〉 132­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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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힌트.

" 걱정하지 말고 말해. 모든 화면 장치와 도청 장치는 꺼둔상태니까? "

미심쩍은 재필이었다. 그러나 그 의심은 쉽게 사라졌다.

" 그 말 믿어도 되겠지? 너희가 투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으니... 도청은 하지 않는다는 거겠군. "

" 그래. 이제야 말이 통하네. "

"후훗. 근데있잖아.건남. "

" 뭐? "

" 너희가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 "

" .....? "

"다솜이교도소에 있을 것 같은가? "

" 그럼 너와 함께 죄를 지었는데. "

급작스럽게 웃음을 터뜨리는 재필이었다.

" 크크크크.으하하하... 순진한 건가, 멍청한 건가? 반정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녀석이 말이야! "

" 뭐? "

조롱스런재필의 말에 욱하는건남이었다.

" 워~ 워~진정하게나.흐흐흐.다솜은교도소에서 풀려난 지 꽤 되었을 걸.크하하하하. "

한바탕 웃어재끼는재필을 그저 바라만 보는건남과성우. 그런 그들에게 재필은 말을 이었다.

"다솜이는나와 함께발쿰에속해있었지. 용이라는 친구 기억나나? 그 친구도 함께. 나야 죄가 무겁기도 하고 이미 행성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위험한 인물로 인지도가 쌓이다 보니,발쿰조직에서 빼내기가 쉽지 않았거든. 하지만 말이야,다솜과용은 그렇지가않았어.후후후. 아마지금쯤이면또 다른 인물 밑에서 그들을 돕고 있지 않겠나? "

이건 또 무슨 개똥 같은소리냐아옹~ 개똥 씹은 표정으로건남이재필을 야린다.

" 뭐? 그럼발쿰이란조직이다솜을빼돌렸다는 거야? "

" 그렇지않겠어. 그건 내가 보증하지.언제인지는정확히 모르겠지만, 교도소에서 조용히 사라진 건 내 장담하지.크크크... 그리고 그 투구. 너희가 가지고 있다면, 조만간 그들이 너희의 목을 따러 올 거야.크크크. 함께 저승에서 만나지안겠나."

살벌한 농담을 하면서도 재필은 웃고 있었다.

" 이봐! 재필. 이왕 말해 주는 거 더 정확하게 말해 주면안돼나? 그 조직에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 "

"크크크. 그건 나도 자세히 몰라. 나 또한 그들의 장기말에 지나지 않았으니. 대충 알겠지만, 몇몇 구역의 구역장이 그 무리 중에 섞여 있지. 기업인 중에도, 수비군 장군 중에도, 나처럼 이름 있는 범죄자도... 그건 알겠네.팔콘도발쿰의개라는 건. "

이로써팔콘과차차가발쿰의일원이라는 것이확실해졌다. 추측이 사실로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성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 사실 며칠 전팔콘에의해 목숨이 날아갈 뻔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군. "

넌라구나에있었지않냐아옹~

"팔콘.크크크... 너희가 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아쉽군, 그래도 나보단 더 빨리 죽을 것 같아 기분은 좋아. 아주 좋아!크하하하... 어때 쫀득쫀득하지 않나? "

" 웃기지 말고.발쿰이투구를 탈취하려는 이유는 알고 있나? "

" 흐흐. 그 투구. 정말 가지고 싶었던 물건이었는데... 그 물건의 용도는 알고 있지? "

건남과성우가 끄덕였다.

" 내가 양성한제스... 다 죽었을 것 같은가? "

" 뭐? "

" 정부에서 다파기시켰을것같냐고? "

재필이 잡히고 나서, 정부는 그가 만든 수백 마리의제스를버튼 하나로 몰살했다고 전했다. 모든 행성인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

" 살아 있다는 건가? "

성우가 조용히 물었다.

" 내가 이렇게 잡혀 있지만 말이야.정부든,발쿰이든제스가필요하단 말이지. 과연 몰살시켰을까?크하하하하. 언론엔 민심을 안정시켜야 하니 거짓으로 보도했을테고, 뒤로는 비밀리에 내가 만든 신형제스를숨겨 놓았겠지. 그게정부든발쿰이든둘 다 필요로 하는 부분이기에 그 누구도 발설하지 않았을 테니. "

신형제스가살아있다고? 그 많은제스가!이거이거수상이나,발쿰이나정말 미친 거아니냐아옹~

내가 태어나기 전,제스의위협이마들가리행성에제일 머리 아픈 일이었는데. 그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고 양성하려는 수상. 거참 믿을 놈 하나없다더니만, 수상도 뒤통수때리냐아옹~ 그러면못쓴데이~

" 아무튼, 그 투구가 있으면 살아있는제스에게서피를 뽑아 압축시킨 뒤 사용하려 할 거야. 수상이 탐하면 분명 공포정치를 위한 수단에 쓰일테고,발쿰이탐한다면 수상을 끌어내릴 방법으로 사용하겠지... 근데 니들이 그 투구를 갖고 있다고? "

" 그럼 재필. 넌 그것을 이용하여 이 행성을 독차지하려고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건가? "

" 좋은 질문이야! 박수 치고싶구만. "

묶여 있는 자신의 팔을 천천히 훑어보고는,

" 박수치지 못해서 아쉽군, 아무튼 난 장기 말이 되기 싫었거든... 그 덕에 이렇게 되었지만 말이지. 그들에게 내 능력을퍼주기가싫었거든, 아마도 그걸 알기에발쿰도애써 날 풀어주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지. "

" 그럼 그들에게 복수라도 하고 싶지 않아? 우리에게 정보를 넘기면 조금이라도너한테위안이 되지 않을까? "

오호~

아까 전, 그 강하게 갔던 말 품새는 어디로 까쳐드셨수?건남은재필을 회유하고 있다.

" 내가? 그들을 원망할 이유가 있겠나?크크크큭. 그리고 애송이.너란일개 사냥꾼이 그 커다란 조직을 파괴하겠다고? 지나가는 똥개가 똥을 참지.크크크... "

" 재필. 너가 우습게 보는데, 그 우스운 녀석에게 잡힌 게 너라는 건모르겠어.훗. "

" 그랬군. 미친 똥파리한테 물려서 이 지경이 됐지. 근데 말이야. 너희가 무슨 이 행성의히어로쯤으로생각하나 본데, 어림도 없다고. 이미 몇 년 후엔. 수상이든,발쿰이든이곳을 변화시킬 테니. 그 변화는 참혹하지. 어쩜 내가 그 자리에올랐으면, 평화가 더 지속하였을 지도...크크크... "

건남과성우는 입을 다문다. 그냥 미치광이 재필의 웃음소리만 듣고 있다. 어쩌다라구나의정치판에 뛰어들어 생고생인고... 웃던 재필이 웃음을 멈췄다.

" 내 히어로들에게 줄 선물은 없고. 무언가 힌트를 하나 주지. "

팔짱을 끼고 있던건남과성우가 팔을 풀었다. '힌트'에민감하다 보다.

"다솜과용을찾게나. 그러다 보면 무언가 너희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야!으하하하하... "

또 한 번 크게 웃는 재필. 막혀 있는 공간은 그 웃음소리에 잠식당했다.

갈색 방을건남과성우가 차례로 나왔다.

벽에 기대어 그들을 기다리던 부소장이 말없이,건남과성우를 안내하듯 앞장섰다.

" 형님 무슨 일인데, 재필을 만나려 했던 겁니까? "

부소장을 따르는건남과성우.

" 어... 별거 없어. 우리가 잡은 놈이라... 그냥... "

" 싱겁습니다. 형님. 그냥 묻지 않겠습니다. 이유가 있겠죠. "

상당히쿨한후배를 둔 듯하다.

" 어? 어... 그래. "

성우의 옆에 있던건남이성우의 옆구리를 툭툭 친다. 성우가 알았다는 듯, 끄덕끄덕. 분명다솜의이야기를 꺼내라는 신호였을 것이다.

" 부소장? "

" 형님. 그냥 이름 부르십시오. 부소장이뭡니까? 정말 부소장 입장으로 본다면, 형님 여기에 발도 못 붙이신답니다. "

"알았어. 시범.여튼, 여기 여자 교도소에다솜이란범죄자가 있지 않나? "

" 형님도 참. 여기 이 많은 인원 중, 이름만 말하면 제가다 알것 같습니까? "

" 그... 재필과 한 패였던 범죄자인데... "

" 진작 그렇게 이야기하시지? 음~ 그다솜이란여자. 좀 의아한 사람이라... "

" 왜? "

" 여기서 말하기가그렇군요. 제 방으로 가시죠. "

부소장은 주변에 오가는 교도관들이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그와 마주치는 교도관들이 모두 거수경례로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아무튼 그들은 후배의 방으로 향한다.

­ 철의 요새. 부소장 사무실. ­

" 앉으시죠! "

부소장, 시범의 말을 따르며건남과성우는 응접용 소파 양옆에 앉았다. 시범은 자신의 집무용 책상에 걸터앉고는,

" 형님이 찾고 있는 그다솜이란여성은 여기 수감되고 나서 2달 후 퇴소했습니다. "

"퇴소! "

성우가 놀란다.건남도움찔했다.

" 네. 왜 재필을 만나고다솜을찾으려 하는지 이젠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

" 흠~ "

머뭇거리는 성우였다.

" 형님.제게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습니까? "

그랬다. 이번 사건은 조용히 처리하고 싶은 게 사실 성우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 사건에 행성의 수상과 그를 반대하는 거대 세력이 존재했는데.

" 시범. 미안하네. 자네에게 민폐 끼치기 싫어서 조용히 처리하려는 일이 있거든.그중에재필과다솜이끼어 있는 거고. "

" 형님. 제가 바보도 아니고. 저 커다란 범죄자가 끼어 있다면 엄청난 일이라는 건데... 거기에 사라지듯 출소한 범죄자를 찾질않나."

" 아무튼, 그냥 말해주면 안 되겠나? "

부소장이 책상에 걸터앉아 고심한다.

"다솜. 그 여자를빼가기위해 정부 고위층 인사가 찾아왔었습니다. 그가 소장을 만났죠. 그리고 다음 날 바로 출소했습니다. "

성우의 눈빛이 빛났다. 어쩜 이리빛나노~ 전등이 따로없다아옹~

" 그 고위층이누군지알겠나? "

" 직접 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소장으로부터 전해 들었죠. 행성안전 보안국에서 나온 요원이라 했습니다.보안국이면어떤 곳인지 아시죠? "

" 알지! 매우 잘! "

행성의 안전보안국. 수상의 직속 담당 부서였다. 그들의 주 업무는 사상범... 이를테면발쿰과같은 수상의 안위를 위협하는 집단,개인을색출하는 것이었다.

" 보안국에서...다솜을... "

성우가 턱을 만지작거렸다. 무언가 생각을 집중할 때 행동하는 성우의 버릇. 그는다솜이,발쿰이아닌 보안국에서출소시켰다는것에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보안국이면수상의 오른팔들이 득실거리는 곳이다. 그럼 수상은다솜이발쿰의일원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건가? 재필도? 그럼 왜 그녀를 데려간 걸까?발쿰의움직임을 눈치챈 수상이 그들을 색출하기 위해다솜을... 아니면보안국안에도발쿰의일원이 있다는 것인가? 그녀의 가치가 그렇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인가? 무수히 많은 질문이 성우의 머리를 지나쳤다. 복잡한 성우가 긁적이던 턱을 손에서 떼며 고개를 젖힌다.

" 아하~ "

긴 한숨이 시범의 방을 가득 채운다.건남또한 복잡한 건 마찬가지였다. 재필을 만나서 얻은 건, 또 다른비밀뿐.

"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범죄자를 말 한마디로 이곳에서출소시켰다면, 저 같은 사람에게 상의도 없이빼내었다면, 분명 뭔가 있겠죠. 안 그렇습니까? "

시범은 성우에게 그렇게 말했다.

" 그렇겠지... 그럴 거야... 그게 우리가 알아내야 하는임무고. "

" 형님이? "

" 그래. "

" 누가 형에게 그런 일을시켰답니까? "

" 내 자신이... "

헉! 행성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성우! 저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사람을 누명 씌워 감방에보냈었다니. 아무튼 골치 아픈 일은 그냥 신경 쓰지 않으면 안되겠니? 우리 이제 조용히 살지않으련. 뭘 얻을 게 있다고 이리 정의감을불태우냐아옹~ 내 간식이나 그렇게 열정적으로챙기라아옹~

"다솜의위치는 알 수 있을까? "

" 모릅니다. "

무언가 번뜩이는건남이성우에게 말했다.

" 형? 정보부 부장님이 알고 있지 않을까요?다솜이술사라면 부장님이 관리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 체리 선배... 음~ 지금의 상황에서는 선배도 모르고 있을 수 있어! 보안국에서움직였단다면말이지. 아무튼 물어보자고. "

시범이 책상에서 엉덩이를 떼었다.

" 형님! 체리 선배 아직도 연락하고 계세요? "

" 그렇지. "

" 오~ 지금은 어떻게변하셨을지궁금합니다. 저 처음 뵈었을 때 완전뿅갔었는데 말이죠. 하하. 엄청난 선물 공세에도 눈 하나 깜빡안하셨죠. 하하. "

음~ 아마도 시범이란 부소장도 준과 같은과였나보다. 지금 체리를 보면, 분명 준과 비슷한 행동을 보이겠지. 다른 건 몰라도 선물 보냈던 거, 다시 돌려받으려 할지도 모른다는 것에 한 표던진다아옹~

" 아무튼, 시범아. 고맙다. "

"고맙긴요. 그 보다. 형님에게 보여드릴 게 있습니다. "

"뭔데? "

시범은 자신의 앞쪽 벽면에 리모컨을 들어 누른다.

"이겁니다. "

리모콘의버튼을 누르자, 벽면에 투명한 스크린이 자리 잡았다. 대형 브라운관. 벽면이 모두 화면이라 생각하면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화면 속에선 열차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고 있었다. 거짓으로 꾸며진 뉴스가 그들의 눈앞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 뉴스를 쳐다보는건남과성우.

헉! 이거이거다 필요 없이, 너희 여기 교도소에 감금되는 거아니냐아옹~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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