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8화 〉 137­금연 (138/179)

〈 138화 〉 137­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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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금연.

교도소장은 부소장 책상에 걸터앉으며, 시범으로 변신한재필에게말했다.

" 너무 이른 거 아닌가? "

" 이르긴... 지금발쿰의수장이 날 기억이나 하고 있을지 모르겠군. "

수장?라시노랭의측근 일 텐데... 과연누굴까?

" 알고 있을걸세. 모든 준비가 끝나면, 이곳의 범죄자를 이용하기 위해 날 포섭했으니 말이야. "

" 그 작자도 괴상하군. 자신의 힘을 얻기 위해 교도소에 수감된 자들을 이용하려 하다니 말이야. "

" 별거 있겠나?발쿰의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테니. 그 덕에 나 또한 한자리 얻겠지.흐흐흐흐... "

그런 거였다. 소장 또한발쿰의일원이었다. 근데. 범죄자를 어떻게 이용한다는 것인가?

" 투구를 차지하기 위해 많이 애쓴 것 같은데 말이야. 이동 술사를만들었다지.차차였나? 포르쉐의 아내. "

" 근데 엉뚱한 녀석이 그 투구를 빼돌렸군.크크큭. 이번에 투구를 훔쳐 간라구나인가? 232인가?하는그녀석들말이야.내가좀 손 좀봐주면안될까? "

" 수장에게 보고하고 결정하겠네. 아직은 이곳 상황을 모르니 독단적으로 움직이기 힘들어. "

"크크큭. 나도 이제 한물갔군. 누구에게 명령을 받아 움직여야한다니. "

" 그자들을 잡으려는 이유라도 있나? "

" 별거 없어. 내가 이곳에 들어온 게 다 그 녀석들 때문이니까! 복수는 해야 하지 않을까?크크큭... "

웃음을 멈춘 재필의 홀로그램 가면이지직거렸다. 짧게 남아 본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 허허. 그렇다면, 내가 적극적으로 추천해 보겠네. 이왕 처리하는 거. "

" 그래. 부탁하지. 그리고 그 시범이라는 부소장에게 그들의 위치를 알아내면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야. 괜찮은 애들 몇 명만 붙여 주게!크크큭... "

무언가 단단히 벼르는 재필이었다. 그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었다. 자신의 과업을 엎어버린라구나대원들이었으니... 이제자르,팔콘에이어 재필까지라구나를노리려한다. 얘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왜 이리 측은 한 느낌이 드는지모르겠다아옹~

­ 5일 후 ­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라구나대원들은 이곳저곳 정보를 모으고 있었으나, 그냥멍때리는것보다 못했다. 물론, 상희는이참에그동안 못했던 게임에 몰두했다.

명치대인과 혜란은 가끔 숲에서 나타났는데... 왜 숲으로 기어들어 갔다 온 걸까?

다해는 승규를 그리워하며 은장도를 허벅지에 몇 번 꽂았다. 내가 그 때문에 몇 번을 치유했는지 모른다.

라리와현석은 아주 무기공장을 차릴 심산인가 보다.라리의능숙해진 손놀림. 이젠 현석보다 빠르게 바퀴벌레를 다룬다. '아작' 입으로 바퀴벌레를 씹으며, 손으로 바퀴벌레에 폭탄을 장착한다. 그러고 보니 살찐 것 같다.

창기와 성우는 역시나 알까기에 집중하고, 준은 3월의 토끼의 소설 ' 키다리지만 아저씨는아니야'를읽고 있다.건남은개인장비를 들고 무언가 하고 있다.뭔지모르겠지만, 제일 바쁘다. 그러고 보니 용선이 안 보인다. 어디간거냐아옹~ 앗!숲속에서RC와함께 산책 중이다. 이 사람들 휴가온거냐아옹~

그렇게 여유를 부리는 그 시각. 자르는 대형전투정지휘석에 앉아 있었다.밀리터리대형 비행정은 하늘의 항공모함이라 불리었다. 소형전투정24기를탑재한대형전투정, 그 규모가어떤지상상이 되는가? 모습도 딱 항공모함처럼 생겼다.

그 옆을 호위하는 중형 전투정이 4기다. 28구역 수비대 마크가 부착된 대형 함정은, 광활한 수림 지역 상공을 유유히 날고 있었다. 대형 함정을 기준으로 앞뒤 좌우에 배치된 중형함정, 다이아몬드 대형을 유지하며 푸른 상공을 누빈다.

그러고 보니, 중형함정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오는 소형정도 하나 보였다. 무언가 탐색 비행정 같았다. 지상으로 녹색의 빔을 부채꼴 모양으로 쏘는 걸 보면 말이다.

" 쥐새끼 같은 놈들. 어디 숨어 있는 거야!정보병! "

" 네. 말씀하십시오. "

" 이곳으로 이동한 게 확실한가? "

" 네. 그렇습니다. 마지막 비행 정보가 이곳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걸어 다니지 않는 이상, 지상으로 이동하지 않는 이상 이곳어딘가에비행정이 있을 것입니다. "

" 젠장! 이 넓은 곳을 어떻게 다 헤집고 다녀. 더 효율적인 방법 없어? "

"지금으로써는이 방법밖에 없습니다. 교신기도 며칠 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어딘가에위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

" 이거 원! 복수하기가 이리힘든가? "

"자르님. 차분히 수색해 보죠. "

자르가그렇게 다급함을 보이자,지휘석뒤에 서 있는 남자가 말했다. 매우 공손한 자세로 말이다. 날도 추운데 딱 달라붙은 반소매를 입고 있다.스판인가? 흉근으로 봐서는 운동 꽤 한 것 같다. 준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다. 얼굴도 검붉은 것이, 수염도 뭉게뭉게. 눈은 찢어진 듯 예리해 보였다.

"루돌. 이번에 이 녀석들 못 잡으면... 알지? 너부터 갈아 마셔 버릴 거야. 그러니 확실히 해! "

" 존명! "

거구의루돌이었다.루돌이자르의오른쪽에 있었다면, 왼쪽엔 날렵하게 생긴 남자가 서 있었다. 긴 말총머리를 한 남자, 얼굴은 역삼각형.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인상. 그가 체크무늬 상의에서 담배를 꺼냈다.

"자르님한 대 드릴까요? "

자르는 말없이 왼손을 들어 올렸다. 손가락을 비비적거렸다. 달라는신호겠지? 그가자르의손에 담배를 넘기고 라이터를 켰다.

'치이익. '

" 후~ "

자르가연기를내뱉었다.

" 크리스. 자네도 승진하고 싶으면, 일 잘하라고. 이번이 좋은 기회야... "

라구나대원을 잡으면승진이란다.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 존명. 열심히 하겠습니다. "

순간 지휘석에 울리는인공음.

­ 이곳은 내부에서 담배를 태울 수 없습니다. 지정된 공간에서 피워 주세요. 담배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폐암은 물론, 모든 질병에 원인인 담배...

끊임없이 담배 근절 캠페인 방송이 터져 나왔다.자르가썪은미소를 날린다.

" 뭐!어후이젠 인공지능도나한테훈계를 하는 군. "

­ 금연 상담 문의는...

" 조용히 해!! "

인공지능에게 화풀이하는자르였다.

그럼팔콘은무엇을 하고 있을까?

23구역의외곽지역에와있었다.초원한가운데.바로라구나가있었던 그곳이었다. 그들의 소형비행정 옆에 서 있는팔콘과챈코, 상공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 도망쳤군. 미꾸라지 같은 자식들. "

" 뉴스가 보도되고 나서 사라진 것 같은데.팔콘. 투구를그놈들이정말로 가지고 있을까? "

" 그렇겠지.아니라도상관없어. 어차피 그년의 멱을따야겠으니까. "

" 어디로 도망쳤을까? 애들 풀어서 확인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군. "

" 그건 걱정하지 말지.챈코. "

" 믿는 구석이라도 있어? "

" 정부에서도 사라진 투구 때문에 혈안이 되어 있을 거야. 우리보다 쉽게 알아내지않겠어. 크크크크. 바로 연락이오는군. "

그랬다. 이야기 도중 교신기가 울렸다.팔콘이선글라스를 꺼내어 쓴다.

­ 어디야팔콘?

" 지금? 그 녀석들이 대기하고 있었던 곳. "

­ 투구의 위치가 묘연해. 너희가 가져간 거 정말 아닌가?

" 이봐. NG 내가 그럴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의심병이라도 도졌나보군. "

­의심이라기보다. 투구의 이동 경로를 우리 쪽에서도 모른다는 거야. 그 방송이 거짓 보도이긴 한데. 어떻게 된 건지 알 길이 없군.

" 아무튼, 그 자식들 어디로 숨었는지 알 수 있겠나? "

­ 그래. 그것 때문에 연락을 했거든.

"크크크큭. 그래도 정부녀석들이 일 처리가 빠르지. "

­ 이번에자르가움직인 것 같더군.

"자르! 그 자식이 왜?발쿰하고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

­모르겠어. 28구역,구역장하고뭔가은밀한거래가있었던것같은데.무튼,자르가군대를 움직인 것 같더군.

" 뭐.흐흐흑. 그얼빵한새끼가 그런 능력까지 있었단 말이지. 내 한 입 거리도 안되는 녀석이. "

­ 그래. 지금 26구역과 27구역 경계에 숨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거든.

" 그 넓은 곳 어디에? 그게 중요하지. "

­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 수비군이 나선 거라고 하더군,자르가그 일을 진행한 것 같아.

"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건가? "

­자르를미행하게나. 그러나 보면 찾을 수 있겠지.

"훗. 내가 그 녀석의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라고. "

­ 어쩔 수없잖아! 지금 상황에선 그게 최선의방법이니.투구의 행방만 알아내면 그만이야.

" 아니! 그 자식들 뼈를 갈아야 내 분이 풀릴 것 같거든. "

팔콘이눈에 힘을 주었다. 무서운 녀석. 뼈를 왜가냐옹~사골육수라도우려낼거냐아옹~

­ 그 사냥꾼들이야 네 마음대로 하고, 투구 위치는 확실하게 파악하기 바람.

"알았어. NG "

팔콘이선글라스를 벗었다.

" 슬슬 움직여볼까.흐흐흐흑. "

징그러운 웃음이었다. 그럼팔콘도라구나가있는 26구역 숲 지구로... 이 사실을라구나대원들은알고나있으려나? 내 심히걱정된다아옹~

팔콘과챈코가소형 비행정에 올라탔다.

­ 체리의 집 ­

투명의 문을 열고다솜이방에서 나왔다. 거울이라 말해도 될 것 같았다. 사방이 투명의 장막으로 휩싸인다솜의방. 그녀가 주방의 냉장고 문을 열어 살핀다. 몸에 좋다는야채즙을다솜은쭈욱들이켰다. 체리가 젊었을 때 분명 저렇게 생겼다고했었는데.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환상적인 바디라인.

레깅스를 입고 있어서 그런지, 몸매가 더욱 드러났다. 순간, 현관문이 열렸다. 체리가 업무를 마치고 집에 귀가했다.

" 오셨어요. "

다솜이인사를 한다. 체리는 구두를 벗으며 안으로 들어와 코트를 옷장에 정리했다.

" 그래. 집에만있었니? "

" 점심에 용이 좀 만나고 왔어요. "

" 그랬구나. 아가야 잠깐 이야기 좀 하자구나. "

다솜이검정뿔테안경을 매만졌다. 식탁에 마주 보고 앉은 체리와다솜.

"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

" 우리다솜이가여기 숨어 지낸 지도 벌써 1년쯤 된 것 같은데. "

" 그렇죠. "

"건남과성우가 너가 사라진 걸 눈치챈 것 같구나. "

" 그래요! 호호. 두 사람이 저의 행방을 찾을 줄이야.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없잖아요. 재필이를 만났겠죠? "

" 그런 것 같구나.나한테너의 위치 좀 알려 달라는 건.발쿰과관련이 있다는 걸 알았다는 거겠지. "

" 그럴 거예요. 어머님도 알겠지만, 재필이나발쿰의일원이지. 전아니에요. 예전 재필이를 도왔을 때의 제가아니잖아요. "

" 어쩌다 일이 이렇게 꼬였는지... "

" 아직도아버질원망하세요? "

" 모르겠구나. 아가야. 어쩌다 너라는 아이가 내 딸이 되었는지. 결혼도 안 하고, 혼자 사는 내게 아이가 있다는 것이 세간에 알려지면, 그것도OEN을통해서 얻은아이니말이다. "

" 어머님도 참. 딸 앞에서 그런소릴하시다니. 원하지 않으셔도 전 어머님의딸이에요. "

" 기분상했니? "

" 아니요.후훗. 감정적인 이야긴 별로 감흥이 없습니다. 어머님. "

" 그래. 네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만난 건 고작 1년. 그동안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궁금하기만 하구나. 서로 대화를 나눈 시간도 없어서 그런지 말이야. "

" 애써 궁금해하실 것 없어요. 아버지의 일을 도왔고, 재필을 도왔을 뿐이에요. "

"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는 알고 그런 거니? "

" 어머님. 저는 맹목적인 삶을 살았어요. 뭐가옳은지, 뭐가 옳지 않은 건지, 생각하기도 전부터 아버지에게 배운 건,제스의양성이었죠. 아버지가 저를재필에게보낸 건, 그 양성을생산화할시점이었답니다. 그것도 업그레이드할 시점이었죠. 그들은발쿰이라는존재를 자기 일에 이용할 뿐이에요. 그저 거짓으로발쿰의명령에 복종할 뿐이죠. 특히 아버지는발쿰과는거리가 멀어요.발쿰이아버지를 자신들의 수족이 되게 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죠. "

" 그럼OEN은도대체 무엇이 목적일까?제스의양성으로 영생을 얻으려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마들가리행성의권력을 가지려는 것도 아니면... "

" 어머님. 아버지는 의외로 행성을 걱정하고 계십니다. 분명 악인이지만말이에요. "

" 행성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이 그 많은 사람을 죽였다. "

" 대의를 위해서라고 하셨어요. 어린 제 기억 속에는... "

뭐라고? 대의? 무슨 대의?OEN이라는존재가 행성의 뭐를 걱정한다는 말인가?제스의양성을 위해 몇 명을 죽였는데 말이다.

" 아가야. 이제는 그런 건 잊길 바랄뿐이란다.OEN의죄는 무엇을 한다고 하여도 용서받지 못할행위이니.후~ 그나저나건남과성우에게는뭐라말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

" 제 존재가 그리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건가요? "

" 그럴 거야. 재필과 함께 교도소에 있어야 할 사람이 사라졌으니 말이지. 그것도발쿰의일원인 재필의 오른팔이었던 네가, 소리 소문 없이 그곳에서 빠져나왔다는 걸 알았으니... 더 많은 의구심이 들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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