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화 〉 139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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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미행.
미사일은라구나로날아들었다.
포탄은라구나로직격했다.
우레와 같은 폭발음.
'콰광'과'펑펑' 소리가 대지를 잠식했다.숲속의메아리조차씹어먹었다.
화염이숲속을불피웠다.
나무들이타들어갔다.
단 몇 분의 포격으로, 지도의 두 방안이 잿더미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화르르불타오르는 26구역의 수림. 커다란 나무들이 불구덩이 옷으로 갈아 입고 있었다.
"크하하하하. "
지휘석의자르가목청을 높이며 웃었다. 그 웃음에 불길은 더욱더 빠르게 번지는 것 같았다. 붉은 숲과 충혈된자르의눈이 오버랩 되었다.
" 뼈도 못 추스를 것이다.이것들아!으하하하하. "
복수의 통쾌함을 맛보고 있는자르의흉포한 웃음. 끊이질 않고 지휘석에 울렸다.
자르의포격 10분 전
대략 60pt 상공을 누비는자르의대형 함선. 또 다른 비행정이 4km 뒤에서 대형 함선을 따랐다.
소형 비행정.
30pt상공에서유유히자르의함선을 미행하고 있었다. 자르는 그 소형정이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팔콘의소형전투정.
건남의비행정과 비슷한 용도로 보였다. 날렵해 보이는 외형. 보조날개 부분에 돌아가는 프로펠러가 양쪽에 각각 두 개씩 달려있다. 상하좌우로 변형하는 거로 보아선, 상공에서의 궤도를 빠르게 바꿀 수 있는 것 같다. 일반 비행정과는 다르게 날개도 넓고 길다.팔콘이탐지당하지않고 미행할 수 있었던 건,스텔스기능과 더불어 고스트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팔콘도돈 좀썼나보다. 소형 전투정에 저런 기능을...Buzz함정과 비슷한 고스트 기능이었다. 만약자르의대형 함선이 비행을 빠르게 한다면, 이 고스트 기능은 무용지물이었다. 그러나, 수색이 목적인자르의함선이기에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기에팔콘은고스트로자르를미행할 수 있었다. 고스트 기능은 기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능력이었다. 유령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로 만드는 기능이었다. 맨눈으로 확인이 안 되기에자르의미행이 더 손쉬웠다.
" 언제까지 이렇게 미행만 해야 하는 거야? "
" 글쎄? 저런 장비가 있다 하더라도 쉽게 찾을 것 같진 않아 보이고... "
조종석의챈코와옆좌석에팔콘.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따분함을 풀고 있었다.
"자르.크크크큭. 저놈이 저런 함선을 진두지휘한다고.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군. "
" 이봐.팔콘. 그래도자르녀석 꽤 많은 인맥을 모은 것 같던데. "
" 그래봤자. 찌질이 두목일 뿐이지. 저런 녀석이. 나를, 지 수하로 두려고 하다니. 그렇게 인재가 없나? 이 행성엔...크크크큭. "
"자르가왜? 그 녀석들을 찾는 걸까? "
" 더있겠어. 정부 놈들 뒤 봐주기 위해 그렇겠지. 그걸로 세력을 키운 녀석이니 말이야. "
" 그럼자르도투구를 찾는 건가? "
" 그럴지도 모르고. "
그때,챈코가흠짓거리며투명 브라운관을 응시했다. 그 브라운관이캐노피중간에 자리 잡았다.
"뭐야! 이것들 뭔가 움직이려 하는 것 같은데. 포문을열었어! "
팔콘도클로즈업된 화면을 주시했다.
" 찾은 건가? "
곧이어 빗발치는 미사일과 포탄.
' 쾅, 쾅, 펑, 펑,퍼벙퍼벙.펑펑펑. '
요란한 굉음이 둘의 귓가에 들려왔다. 26구역 숲 속에 포탄과 미사일이 투하되는 걸, 두 사람은 화면으로 보고 있었다.
"뭐지? 이 자식! "
" 숨어 있던 녀석들을 찾은 건가? "
" 근데팔콘. 왜 폭격을...? "
지상에서 울리는 폭음으로 전투정이 조금 흔들거렸다.
" 이런! 저 화력을 아무 이유 없이 퍼부울린없고.그놈들의위치를 찾은 것 같은데. 투구를 찾아야 할 놈이 그냥 죽여버리겠다는 건가? "
챈코가의아함을 표출했다. 옆에 있던팔콘은흥분한다.
" 이 새끼가 미쳤나! "
투구의 위치도 물어보지 못하고라구나대원들이 사라진다면,팔콘도광분한다는 사실.
" 잠깐!팔콘! 4시방향, 3.5km에서다른함정이움직임.점점멀어지는걸봐서는... "
" 도망치는 거겠지? "
흥분했던팔콘이침착하게 변했다.
" 그런 것 같은데. "
" 고스트 풀어! "
" 지금? "
" 그래. 쫓아가야 할 거 아니야. "
" 그럼. 자르에게 발각될 텐데? "
"얼빵한새끼는 신경 쓰지 말자고. "
" 그래도. 저 대형 함정을 상대로 전투는... "
" 잔말 말고 움직이지! "
매서운 눈빛이챈코에게비췄다.
" 아...알았어! "
고스트의 투명화가 풀렸다. 그리고 엔진의 굉음이 두 사람의 귀를 휘감았다.팔콘의전투정의프로펠라가꺾인다. 전투정이 로켓처럼 뛰쳐나갔다. 4시 방향으로...
폭탄 투하 20분 전,라구나
지루함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던라구나식솔들. 그래도 자리는 이탈하지 않고 있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코를 후비던, 귀지를 파던,손톱을깎던 하고 있었다.
" 건남이형. 우리 그냥 이러고 있어도 되는건감? "
언제 숲속에서 혜란과 함께 돌아왔는지, 명치대인이 무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건남에게 말했다. 그러나건남은쌩... 무언가 찾고 있는 듯 브라운관만 쳐다보고 있다.
" 형! 내 말 안 들려? "
고개만 까닥까닥.
"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겨? 야동이라도 보는 겨? "
명치대인이 그의 뒤에 다가와 화면을 쳐다봤다. 빼곡한 텍스트 화면이었다. 그림이나 사진이라도 첨부하지. 이건 소설도 아니고...
" 술사 정보국에서는마들가리행성의모든 술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얼래? 형. 정보국 홈페이지에는 왜? "
그래,건남은정보부 파일을 열람 중이었다.
" 마! 좀 조용히 해. 집중 안되잖아! "
" 거참.형님두... 괜히승질이여. "
그때. 현석의 센서 감지기에 비상음이 들렸다. 현석이만 가지고 있는 센서 장비. 레이더 장비와 비슷했지만, 현석 그가 누구인가? 무기 장인의수재자! 아무튼 그 센서가 무언가 감지했나 보다. 그 소리에라구나식구들이 현석을 주목했다.
" 올 것이 온 건가? "
현석이 센서의 빨간점별등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뭐가온거냐아옹~
라구나대원들의눈초릴의식이라도 한 걸까? 점멸등을 바라보던 현석이 말했다.
" 지금 무언가 다가옵니다. 이 숲을 지나는 함선이라...다해양! 화면 올려 주세요. "
" 네?넵! "
" 현석아뭐야? "
다해는홈시어터플레이어를 켰다. 이 물건 참 유용하네.건남은물었고.
" 글쎄요. 이곳에 지나다니는 함선이나 비행정이 있다는 건, 우선 의심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
상희가둥절모드로 변신했다.
" 뭐가지나간디? 그건 또 어떻게 확인하신건감요? "
" 지금 상공에는 바퀴벌레로 만든 정보수집 기계가 작동하고 있어요. "
이젠별걸다 만드는 현석이었다.
" 아하! 그래서 그쪼매만한카메라를 장착했던 거였어요? 찍찍. "
" 그래.라리야. "
" 난 먹을 것에다 왜 카메라를 다나 했네. 내시경 만드시는 줄. "
" 아무튼 경보 장치가 울렸으니 확인해봐야겠습니다.다해양! 분할 화면으로 상황 확인할 수 있지? "
" 몇 개 나요? 16분할쯤? "
" 아니 101분할 가능할거에요. 그홈시어터기능. 거기에 맞추어 만들었으니까요. "
" 와~알겠습니닷. "
라구나의모든 벽면이 시원하게 뚫렸다. 정확하게는 프레임이 나누어진 101개의 화면이었다. 정박을 하고 있었지만, 마치 상공에 떠 있는기분이랄까. 화면엔 대부분이 하늘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늦가을이긴 하지만, 가을의 하늘은 드높아 보인다. 그중 51번째 화면에 비추는 거대한 함선.라구나식솔들이 그곳을 주목한다.
" 이런. 수비군 함선! "
건남의외마디였다.
" 주변에 4기의 호위 함정을 겸비했군. "
준의 음성이었다.
" 투구 때문에 군대를 이용한 건가...? "
성우의읊조림이었다.
" 저것들이 우릴 찾고 있다는 거야? "
창기의놀라움이었다.
" 그렇겠죠? 뒤에 붙어 따라오는 소형비행정이 수색 전용 비행정입니다. "
현석의 설명이었다.
" 그럼 우리 이제어쩐디요? "
명치대인의 궁금증이었다.
" 별수 있나?째야지... "
용선의 허탈한 대답이었다.
" 용선 삼춘. 저 대형 함선을 따돌릴 수 있을 것같아욧? 천만의, 만만의말씀이에욧!라구나로는어림없다구욧! 아~ 어떠케! 어떠케! "
오두방정을떠는다해였다.
" 현석아! 방법 없을까? "
화면 속자르의함선을 확인하며, 조용하고 차분한 말하는건남이었다.
" 용선 형이 말했듯 도망쳐야 해요. 형도 아시겠지만, 저희 재원으로 저들과 싸운다는 건, 메추리알로 절벽 부수는 것과 같겠죠. "
상희가 자신의 가슴을 쳐다보았다. 메추리알? 아무튼,건남이묻는다.
" 어떻게? "
현석이 건남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흐뭇하게 웃었다.뭐냐옹~ 저웃음.무언가생각이있다는저해피스러운미소는. 꼭 스마일 같다.
" 예전에 만들었던 홀로그램 비행정. 분신. 기억나시죠? "
" 아하! 그게 있었지! "
" 네! 저 대형 함선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생성하겠습니다. "
현석이 그렇게 말하자, 상희가 물었다.
" 그걸 만들어 교란한다 해도 도망칠 수 있을까요? "
" 저들의 행동에 따라 움직일 겁니다. 정찰 비행정이나드론을움직인다면, 계속 숨어 있을 거예요. 도주하는 건, 포격이 있을 경우입니다. 소란스러운 상황에 움직이면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도망칠 수 있을 거예요. 5km 이상 벗어난 상태에서는 말이죠. "
" 휴~ 낸 정말 뭐가뭔지... "
" 좋아! 현석이 말한 대로 움직이자. 명치대인은 조종석으로 이동하고. 각자 위치를 사수합시다. "
건남이모두에게 지시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대원들.
" 그리고 또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
현석이 무기조종석에 앉아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 홀로그램 분신은 모두 101개가 있습니다. "
" 101개? "
건남과라리만제외하고 말하는 '101개.'
" 지금 화면에 보이는 바퀴들이 모두 분신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겁니다. "
오~분신술제대로 펼칠 생각인가 보다.건남은부연 설명했다.
" 만약! 저들이 우릴 생포할 의향이 없을 것 같으면, 명치대인은 뒤도 돌아보지 말고 전진해. 최고 속력으로. 현석이는 혼자서 101기의 홀로그램을 컨트롤 할 수 있지? "
" 당연하죠? "
중지와 검지로 거수경례하는 현석.
" 그럼 시작하지. "
현석이 투명의 키보드를 빠르게 누른다.
프로그램 입력.
라구나내벽의 101개의 화면이스르륵사라진다. 마치 현석의 모니터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10시 방향, 5km 지점으로 한 마리의 바퀴벌레를 조종한다. 그 바퀴벌레의 날갯짓. 파리보다 날개를 더 빠르게, 많이 움직이는 것 같다. 자신 몸짓의 수만 배 큰 나무를 지나, 수풀을 헤치고, 천적을 교란하며 도착한 바퀴벌레.
비행정이 정박하듯 여섯 개의 다리가 땅에 착지한다. 버튼을 누르는 현석. 바퀴벌레에서 무지개색의 빛이 분사했다. 그렇게 바퀴벌레는 사라지고라구나함선이 자리 잡았다.
" 하나 완성했습니다. "
" 좋아. 모두! 긴장하고, 대기하십시요! "
이 얼마만의 긴장감인가?라구나대원들이 이리 긴장하는 모습이 매우 어색하다. 22개의 눈빛은 모두 날카롭게 자리 잡았다. 대형 함정의 움직임을, 좋아하는 이성을 탐색하듯 살피는 그들이었다. 1초의 시간이 이리 길다니...
숨죽여 응시하는 대원들...째각,째각,째각. 내 마음속 심장은 초침 지나는 소리가 연신 들리고 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함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 이런! 다해야! 화면 좀 키워!! "
"옙썰! "
클로즈업되는 화면 속. 포문이 열리고 있었다. 미사일의 격납고가 개방되었다. 4기의 호위 함정의실드가, 대형 함선에 둥그렇게 합체하고 있었다.
" 포격이군. "
읊조린건남이외친다.
" 모두 도망칠 준비! 아~ "
건남은빠르게 뇌를 움직이고 있다. 왜? 저들이 생포하지 않고 죽이려 하는 것일까? 투구의 위치를 알아내려면... 정부는, 수비대는팔콘이든, 아니면 자신들이 필요할 텐데...
고민. 고민 하.지.마!
저 안에자르가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조차 없는건남이었으니말이다. 그냥!째라아옹!
현석의 자판치는 속도가 빨라졌다. 명치대인이 조종대를 힘껏 잡았다.라구나의엔진음이 커짐과 동시에,자르의함선에선 포격 소리가 난무했다. 바퀴벌레가 홀로그램으로 변신한라구나. 그 분신으로 득달처럼 달려드는 포탄과 미사일.
'퍼벙.퍼벙.퍼펑.쾅쾅쾅! 펑! '
그 소리에 맞추어 불길을 뿜으며 째는라구나.라구나의속력이 빛보다 빠른 것 같았다. 언제 상공으로 치솟은거냐아옹~우선바퀴벌레는짜이찌엔이고.라구나는내가 예상했던 대로 째고 있다. 눈 깜짝할 사이, 불길이 보이는 곳에서 점으로 변한라구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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