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3화 〉 142­패드 (143/179)

〈 143화 〉 142­패드

* * *

69화. 패드.

" 밟을 테니 꽉 붙들어메슈! "

"윽! 설마 했는데. "

상희는실드로빠져나가는 전력 공급을 엔진으로 몰았다.

그 사이, 뒤를 밟은 전투정이,캐노피밑 부분의 포문을 열었다.

' 펑 '

실드가풀린 걸 눈치챈 전투정에서 공대공 포가 발사되었다. 근거리 요격용 포탄이었다. 일반 포탄과는 다르게 매우얇았다. 화살과 흡사한 비율이었다. 그 요격용 포탄이라코타를향해회오리치며뻗어 나갔다.

'쌔에앵... '

그와 동시에, 조종대 옆에 있는 단추 버튼을 누르는 상희.

라코타의엔진 펌프가 평소보다 빨라진다. 현석의 바퀴벌레의 날갯짓 보다도 더 빠른 것 같았다.

요동치는 엔진.

로켓 노즐에서 뿜어지는 오묘한 색의 불길. 푸르지도, 붉지도 않은 황금빛에 가까운 불길이 길게 늘어났다.

'빠앙!슝! '

"준옵! 조금만참으세욥! "

준의 얼굴이 굳어지며, 오른쪽 천장에 붙어있는 손잡이를 꽉 부여잡았다. 그리고...

"으아아아악! "

"으으으으으으... "

상희의 얼굴이 뭉그러진다. 준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어마무시한속력. 불과 몇 초 사이에 뒤에 있는 전투정이 개미보다 작게 보였다. 요격용 포탄도 표적이 사라진 것에 놀랐는지, 갈필을 잡지 못하고 지상으로 고꾸라진다.

상희의 개조 무기.

순간적으로 이동속도를 증폭시키는 것이었다. 미사일보다도 빠르다 해야 하나? 꼭 순간 이동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실드및 모든 소형정에 있는 전력을끌어모아, 엔진을 폭파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술사들의 공간 이동처럼느껴지기는했으나, 이 장치는 속도를 높이는 것이기에 인체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다. 사용 즉시, 삼도천과요단강을들락날락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인은 아마도옥황상제든, 염라대왕이든,저승사자든만나는 게 정상이었다. 니들살아있냐아옹~

물론, 비행정에도 무리가 왔다. 기계장치의 대부분이 먹통으로 변했다. 고작 날아가는 것에 감사해야 했다. 무기는 물론이요, 교신,실드, 속도까지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 상태로 교전을 한다면... 그냥 비상탈출하는게 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아무튼, 몇 초간 질주한라코타.

"헉헉헉... "

가쁜 숨을 몰아쉬는 상희,

"컥.컥... "

동공이 풀린 준은 손잡이에서 손을 떼었다.

" 관광 잘하셨죠.흐흐흐.헉헉헉. "

" 그... 근데 애들은? "

숨을 고른 상희가 게슴츠레 준을 살폈다.

" 글쎄요. 알아서 살겠죠.흐흐흐... 우선 저희는 쨌으니까 목표지점으로 향하겠습니다.준옵.흐흐흐. "

야! 야이뇬아! 그냥 이 상태로 다른 사람들 내버려 두고 도망친다고!선빵날렸던 그 기개는 어디로사라진거냐아옹~ 준아. 너라도 어서 마음 다잡고 동료들과 함께해야 하지않겠냐아옹! 내도 거기 있는데 말이지. 어...언능,돌아오라옹~

" 아... 머리가 깨질 것 같은데... 우...우웩... "

헛구역질 말고 다시 교전지로회기하라옹~

" 상희야! 연금술사은거지, 좌표 입력했다. 어서 가자... 우~ 웩! "

뭐.라.카.노! 이 양반까지. 그냥, 그렇게짼단말인가? 동료들이 걱정되지도 않은 모양이다.이야옹~

그렇게 상희와 준이 째고 있을 때, 용선의재규엉은실드를최고치로 올리고 있었다.극강의방어도였다. 다섯 기의발컨포에서뿜어져 나오는 탄알, 그것으로는실드를부술 순 없어 보였다. 아마 그들도 예상한 결과 일지 몰랐다.

정면실드와탄알이 부딪히는 모습을 용선과 혜란은 지켜보고 있었다.

" 용선 오빠.이거이거안 깨져? "

여유롭게 고개를 끄덕.

" 깨지는 건 별로 신경이 안 쓰이는데, 이거 앞이 보여야 전투를 하든 하지. "

그랬다. 용선의 정면 유리창에는 불꽃이 만개하고 있었다. 수천, 수만 발의벌컨포를그대로 맞이하고 있으니말이다아옹.

순간,실드용포탄이 날아온다는 경고음이 들렸다.

" 이건 그래도피해야지. "

조종기를 우측으로 돌렸다. 90°로 기울어 진재규엉.재규엉의바닥으로 지나가는실드탄.

4기에서발컨포를미친 듯이 난사하고 1기에서실드를제거하려는 것 같았다. 또 다시 날아오는실드탄. 이번엔 좌측으로 조종대를 돌렸다.

재규엉의바닥으로 지나가는실드탄.

그렇게 앞이 보이지 않지만, 요리조리, 얼렁뚱땅, 유유자적 용선은 피하고 있다. 이놈은 공중전을 하는 것인지? 슈팅 게임을 하는 것인지?

" 오빠? 계속 이렇게 피하기만 할 거예요? "

" 기다려봐. 기회를 보고 있으니까. "

" 기회는 무슨? "

" 나 무시하냐? "

" 무시가 아니라. 이렇게 피하기만 하면 재미없잖우. "

혜란이도 슈팅 게임에 가담하는 필이다.

" 가만 보자. 혜란아. 너 이거 조종할 수있겠어? "

똥그랗게 변한 혜란의 눈이었다.

"뭐요? 이 비행정? "

" 그래.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미사일하고 포탄만 피해! "

"끄끄끄끅.미쳤수? "

" 왜? 못해? "

" 무슨 연유로 저에게 이 비행정을 맡기신 답니까? "

" 쟤들 잡아야 할 거 아니야. "

" 이거로 잡으면되잖아요. "

" 그렇게 해도 되긴 하는데. 적기가 많다 보니, 여기 있는 무기로는 좀 어려울 것 같아서. "

이야기하면서도 날아오는실드탄을피하는 용선이었다. 조종 좀 하는데!

"그렇다면야... 나중에 피하지 못했다고뭐라하기 없기!끄끄끄끅. "

끄덕끄덕.끄덕맨용선이었다. 용선은 상황을 살피다가, 적기가 주춤 할 타이밍을 엿보았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맞추어 혜란과 자리를 바꾼다. 이상야리꾸리한동작으로 비행을 하며 이루어진 자리 교체.

' 털썩! 털썩! '

둘 다. 자리에 앉았다. 조종대를 붙잡는 혜란.옆좌석앞에 있는 서랍을 여는 용선의 행동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서랍 안에는 게임용 패드가 놓여 있었다.뭐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정말 전투하라니까, 게임 하려는 건 아니지? 용선은 무선 게임 패드를 손에 쥐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른다. 앞 유리창의 뜨거운 불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적기에서쏘아대는총알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 유리창 안에 생겨난 하나의 프레임. 유리창 안에 유리창이 하나 더 만들어진 기분이었다. 조종하며 용선을 흘겨보는 혜란.

" 오빠? 그건뭐야? "

" 이거. 내가 아껴 둔드론들인데. 이렇게 써먹을 줄이야. 아깝긴 하지만, 상황이상황이니만큼. 이건남쌔리... 나중에 다청구하겠어. "

그 자식 거지임. 받을 수있겠냐아옹~

용선은 키보드보다 작은 패드를 컨트롤한다. 오락실에 있는 조이스틱은 없었지만, 그보다 10배 작은 스틱은 4개 있었다. 왼쪽 엄지와 검지, 오른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패드를 움직인다.재규엉의양측 하단 부분에 네모난 박스가 덜컥 튀어나왔다.드론을적재해둔 창고라 해야 하나? 그리고 바닥 중앙에서 작은 문이 개방되었다.

" 가보자.호로새끼들. 나 이래 봬도제스특수사령부에서 근무한 사람이라고. "

그런 사람이 슈팅 게임 하고있냐옹~

아무튼드론4개가재규엉에서도킹을 풀며 등장했다. 뭔가 공중에서 날 수 없는RC카처럼생겼다. 날개도 없는데 날 수 있다니. 마치 지상으로 다니는 구식 자동차 같았다. 크기가 그것에 비해선 매우 작지만...

재규엉에서드론을뽑아냈다는 것은알고나있을까? 용선과 대치 중인 5기의 전투정은 무차별하게 공격하고 있었다.

' 드르륵, 드르륵, 펑, 드르륵... '

의외로 잘 피하고 있는 혜란. 어디서 조종 좀 해본 솜씨다.

" 용선 오빠! 이 비행정 좀쩌는데. 그렇게 맞았는데실드가동율이 아직도 70%가 넘어요. 오~ "

그래. 잘 피하는 것이 아니라, 용선의재규엉이워낙 성능이 좋은 것이었다. 이히리가말 실수했다.재규엉은뚜드려 맞지만, 몸 빵이짱이었다. 깨지지 않는실드.

" 조종대 꽉 부여잡고 있어. 적기가 폭파하기 전 내 지시가 있으면, 바로 수직강하해! "

" 네? 왜요? "

" 폭발력이 너무 쌔서 말이지.여튼간다. "

비장한 용선의 모습. 왜 안어울리냐옹~ 그냥 꿍한 사람같다옹! 용선의 손길에 '앵~앵'거리며공중에서 날고 있는드론, 그것들이 전투정으로 향한다. 마치 닌자가 된 것 같은드론이었다. 모습이 아닌 느낌이.암습을하는 자객 같은느낌이랄까? 속력은 빠르지만, 유유히 다가가는 것 같았다.

4개의드론이4기의 비행정에 다가오자. 잠시 멈추었다. 곧바로 붙어 버리는드론. 자석이 당겨가듯 각각의 전투정에 착 달라붙었다. 한 개는 천장에, 한 개는 날개에, 한 개는 바닥에, 한 개는 후면에. ' 착, 착, 착, 착. ' 이 소린 1착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 지금이야 혜란! "

말함과 동시에 패드의 버튼을 누르는 용선, 조종대를 중립에 놓고 부스터 버튼을 누르는 혜란.

'삐삐삐빅. '

드론의신호음이 멈췄다.

순간,

' 쾅. 쾅. 쾅. 쾅! '

4기의 전투정이 순차적으로 폭파했다. 하늘에 그어진 유선형의 띠가 자리 잡았다. 폭파의 잔상이었다. 4기가 폭발하며 주변에 있던 1기의 전투정도 폭발에 의해 연쇄 폭파되었다. 멀쩡했던 전투정이 화염 속으로 휩싸이며, 두 동강이 난다. 아니 네 동강이, 아니 조각조각 나누어서 졌다. 먼지로 변한 전투정들.

재규엉은어느 덧, 지상에 곤두박질할 기세다. 폭발음에 용선의 소형정은 기체가 몹시 흔들렸다. 이건 수직 강하가 아니라, 그냥 낙하산 없이 뛰어내리는 사람 같았다. 매우 빠르게 추락하고 있는재규엉.

이봐! 혜란!정신차리라옹~ 나 타고있다아옹~이야옹~ 살.려. 줘!!

" 조종대 올려!! "

용선이 고함쳤다. 너무 빠르게 추락하는 느낌. 혜란은 넋 놓고 있었다.

"으으으... "

" 뭐해!! "

옆좌석의 용선이 또 한 번 고함을 치자. 그제야 정신이 든혜란이였다. 추락하는 듯한 급강하. 혜란은 조종대를 뒤로 당겼다. 바닥과 몇 미터 남지 않았던재규엉이다시 하늘로 치솟았다.

" 휴~ 우리 산거에요? "

" 그래. "

미친 듯이 떨어지던 진동에손이 덜덜 떨리는혜란이였다.

" 이제 어떻게 할거에요. 오빠? "

" 어쩌긴. 연금술사 위치 입력해 두었으니. 그리로가야지. "

" 네?건남오빠는요. 창기오빠랑? "

" 무언가 자신 있었으니 전투하려는 것아니었겠어? 연락도 없겠다. "

그래. 잘한다. 목숨은 부지하라고 있는거다옹~

" 에이... 그렇다고 진짜로? "

혜란아. 이번엔 용선 말들으라아옹~ 내 오래살고싶데이.

"이야옹~ "

" 봐라.히리도내 말에 동감한다고말하잖아. "

헉! 용선,니가언제 내 이야기를알아들었냐아옹... 아무튼 난 백 퍼센트 찬성이다.

" 지금이 기회라고. 건남이가 남은 잔당들과 싸우고 있을 때, 몰래 빠져나가자고. "

"끄끄끄끅. 이 사람들뭐야! 동료 의식이 하나도 없어. "

그렇게 말하는 혜란이었지만, 어느새 좌표엔 '연금술사의아지트'란글귀가 입력되었다. 간만에 맘에 드는 두 사람.건남, 너만믿는다아옹~ 우리 이만빠빠이...

상희도 째고 용선도 쨀 무렵,건남은정체 불명인 자신의 전투정을 조종하고 있었다. 호기롭게 공중전을 제안한건남, 그가 지금 당황해하고 있다. 조종은 가능한데... 그 외의 것을 할 수 없었다. 미사일 버튼이뭔지,실드버튼이뭔지, 그 외의 기능 버튼을 인식하지 않은건남이었다. 이리저리 조종으로만 다섯 기의 전투정의 공격을 피하고 있다.

" 야! 뭐해! "

이마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건 창기였다.

" 아~ 미쳐 성능 점검을 하지 못했네요! "

" 뭐? 뭔 깡으로 싸우자고그랬어! "

반은 성질을 부리며, 반은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두려움의 얼굴을 한 창기. 어쩌다 이런 놈 뒤에 앉아있냐아옹~ 그사이 적 전투정에선 요란한벌컨포소리만, 만개하고 있었다.

'드르르르륵. 드르륵.드르르르륵. '

중간중간, 요격용 포탄도 날아들었다.

' 펑, 펑. '

그래도 요리조리 잘 피하고 있는 게 신기 할 뿐이었다.

"자슥아! 어떻게 좀 해봐! "

" 알았어요! 고함 좀 치지 마세요! "

창기가 소리 지르지 않게생겼냐아옹~

" 근데... 형? 이 놈들 이상하지 않아요? "

" 뭐가? "

" 공격은 하는데, 죽이려 하는 것 같지 않아요. "

" 그러고 보니... 이것들 고성능 미사일이나, 그 외 무기는 사용하지않는군. "

건남과창기는 눈치챈 것 같았다. 요격용 포탄과벌컨포만사용한다는 것을...

" 추락시키겠다는 건가? "

"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에 보였던 그런 가공할 공격을 일부러 안 하는 것을 보면. "

" 왜? "

" 그야.생포겠죠! "

빙고.건남의말처럼팔콘은생포를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보니, 말 잘 듣는 자르는 이런 공격을 하는 것이었다.

" 그렇다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이야기인데. "

창기가 말하자건남은끄덕였다.

" 그럼 형이 잠시만, 조종대 좀 맡아 주세요. "

" 뭐? 여기서도 조종이 가능해? "

연금술사가 선물한건남의전투정은, 앞뒤로 2인이 탑승하는소형정이었다.

" 네. 할 수 있습니다. 자! "

건남이무언가 조종대에 입력하자, 뒷좌석에 조종대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그리고 소형정의 앞부분이 내려갔다. 창기가 앉은 좌석이 올라가는 것 같았다. 전방 시야가 뚜렷하게 펼쳐진다. 전투정의 앞 좌석과 뒷좌석이 계단처럼 위, 아래로 구분되었다. 그래도 이런 기능이 있다는 걸 알았나 보다.

" 형.부탁할게요. 조금만 버텨 주세요.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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