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5화 〉 154­길치 (155/179)

〈 155화 〉 154­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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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화. 길치.

­ 그러니까. 내가 투구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는 거지?

­ 네.토끼님.

­ 이걸 내게 준 이유가 팔겠다는 거고?

­ 이쪽에 몸담고 있으니 연금술사님은 루트를 알고 있지 않을까 해서요.

­ 잘 찾아왔군. 아작!

뭐? 투구를 판다고? 무슨개소린가?

­ 어디 넘길 때라도 있습니까?

­ 내 아는 장물아비가 있지. 5:5 콜?

­ 에이.토끼님도날로 드시려 하네요. 7:3으로 하시죠.

­ 안돼! 이거 얼마나 위험한 일인데... 6:4 그 밑으로는 절대 안 돼!

허허. 이것들 무슨일이냐아옹~ 투구를 정말 팔아서크랑으로환수하려 한다. 그럼 진짜 도적놈이 되겠다는 건가?건남너. 그런놈이었니?

­ 에이. 저랑성우형이랑나눠 가지려면 더 쓰세요.토끼님에게는공돈이잖아요.

­아무한테도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안돼! 싫으면 자네가 팔던가!

­ 아. 너무 하세요... 휴~ 어쩔 수 없죠. 그럼 언제 움직이실 겁니까?

­ 이런 물건은 빨리 해치울수록 좋아! 내일 당장알아봐야겠어. 내가 움직이는 동안 너희는 이곳에 꼼짝하지 말고!

­ 알겠습니다. 이 거래는 저희 대원들에게 절대 비밀입니다.

­ 알았다고 나도 금액 더 쪼개기 싫으니까.끌끌끌끌. 아작.

그럼 셋이서 투구를 꿀꺽하겠다는 건데.건남이드디어크랑에미쳤구나. 이러려고 투구를 빼돌린 거라니. 내 간식은! 아무튼 지금의 대화를 유심히 듣고 있는함길이었다.

"맞군. 232가 투구를 가지고있었어. 쥐새끼 같은 놈들. "

도청당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나불거리다니... 둘이서 몰래 이야기하려고라구나에서대화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어째.함길이다 듣고 있네.함길도슬슬 움직이려 하는 것 같다. 스탠드 옷걸이에서 자신의 정장을 챙겼다.

" NG."

NG라말하자 교신기에 신호음이 들렸다.

­ HG 무슨 일인가?

" 투구의 행방을 확실히 알아냈다. "

옷을 입으며함길이말했다.HG가이놈의코드네임인가보다.

­ 위치를 파악했다고?

" 그래. 예전 수석 연금술사와 232대원 중 건남이란 녀석의 교신 내용을 염탐했네. 지금 교신지를 알아볼 수 있겠나? "

­ 물론. 음. 역시 그들이 빼돌렸었군!

" 시간이 없어. 그들이 물건을 팔려고 하는 것 같더군. "

­ 뭐? 투구를! 미친놈들...

" 아무튼 움직이겠네. "

­ 알겠네.

" 위치를 알아내면연락하게나. "

허허.함길도발쿰의조직이었다니. 그나저나건남! 이 자식아! 넌 도대체 무슨꿍꿍이냐아옹~

­ 26구역. 도심. ­

어기적어기적.

혜란은 26구역의거릴헤매고 돌아다녔다. 날 안고 이리저리. 분명. 약도를 따라 움직인 그녀였는데, 제노바는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점점 어둠이 밀려오는 시간이었다. 도시의 가로등에하나둘, 불이 들어왔다. 찾을 수 있는거냐옹~

" 이젠 지친다. 지쳐!썅. "

돌고 돌아 다시 원점에 서 있는 혜란이었다. 저녁도 여기서먹으려나?안된다아옹~ 이정도 시간이면 용선은 마취에서 풀려났겠는 걸. 용선의 걱정이 무색해지는 건뭔지... 혜란이 길가에 놓인 벤치에 앉았다. 지친 몸이 축 늘어졌다.

" 그냥. 혼자 찾아갈 걸 그랬나 봐. 흑흑.히리야. 지금이라도 95구역으로 갈까? "

내가 말하기를 기대하는 건가?니맘대로 하세요. 왜 묻고지롤인고.

"에휴~ "

그녀가 한숨을 쉬며 고개 들었다. 정면 20m에 있는 빌딩을 쳐다본다. 간판의네온등이점별하며 켜지고 있었다. 녹색과 빨강, 파랑, 보라 등등. 형형색색의 전광판이 물결처럼 움직였다. 어느새 어두워진 거리, 불빛은 환하게 춤을 춘다.

잠깐! 저 춤추는 간판! '제노bar'라고쓰여 있는 거, 내 눈에만보이냐아옹! 혜란도 눈치를 챘나 보다. 한숨이 두 배 이상 커졌다.

"뭐야! 코앞에 두고...아휴~ "

혜란이 도대체 옛날 군수공장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낸들의문이 든다. 엄청난 방향치에, 길치. 너 때문에 난 무슨고생이냐옹~ 아무튼, 영업이 시작된 제노바로,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향했다.

제노바 입구는 궁전의 커다란 문을 연상케 했다. 마치 빌딩 전체를 다 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입구엔 간판 이외에 대형 브라운관이 대여섯개 있었다. 투명의 얇은 브라운관이었다. 술집의 광고가 목적이었다.

화면 안으로 흘러나오는 제노바의 내부. 광란의 도가니라 해야 하나? 저 넓은 공간에 많은 인파가 들어서 있었다. 자동부비부비가가능할 정도의 빽빽함. 그 사람들이 출렁거리며 방방 뛰고 있다. 그런 그곳으로 혜란이 점점 다가왔다.

문제는...

개점과 동시에 몰려든 손님들. 벌써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 와~ 장사 잘되네. "

그렇게 읊조리며 터벅터벅.

커다란 스피커에서 비트가 빠른 음악이 들려왔다. 온 도시에 다 들릴 것 같았다.

­ 현란한 밤을 원하시나요? 광란의 밤을 원하시나요? 오늘 밤. DJ몽치대인과함께 이 밤을 불태워 봐요!

쿵쾅쿵쾅~♬♪ 명치대인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몽치대인이화면 속에서 지나갔다.

"끄끄끄끅. 울 자기가 인기가 있긴 있나 보네. 짝퉁들도 생겨나고. 코스프레 완전 판박이다.끄끄끄끅. "

그렇게 웃으며 혜란은 입구로 직진했다. 덩치가 큰 안내원이 들어가려 하는 혜란을 말없이 저지했다. 난폭하게 생겼다. 제노바의 기도 형님인가 보다. 양옆으로 난폭하게 생긴 형님이 세 명 더 있었다. 혜란을막아선형님이 고개를 까닥이며 줄 서 있는 손님들을 가리켰다. 흐뭇하게 웃는 혜란.

" 어이 형씨. 여기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 먼저들어가야겠는걸. "

형님이 혜란을 쭉 살핀다. 위아래, 얼굴부터 발목까지. 말없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기도형. 절대 안 된다는 무언의 표정 같았다.

"끄끄끄끅. 왜 안 되는데? "

그걸 질문이라고하냐아옹~ 줄 서 있는 사람들의 눈에서 레이저 쏘고 있는 거안보이냐옹~ 독불장군 혜란은 그래도막무가내식이었다. 그냥 냅다 뛰어 들어가는 혜란. 과연 잘 들어갈 수있겠냐아옹~

뛰어 들어가는 혜란의 허리춤을 기도 형님은 낚아챘다.

실패!

" 놔! 놓으라고! "

너 같음놓겠냐아옹~ 바둥바둥하지만 기도 형님의 완력은 덩치만큼 강했다. '철퍼덕! ' 혜란의 엉덩이가 땅바닥에 키스한다. '쿵'소리를내며.

혜란은 엉덩이를 땅에 붙인 채, 삐딱하게 고개 들어 형님들을 쳐다보았다.

"끄끄끄끅.칫. 이거 말로 해서는안돼것어.끄끄끄끅. "

어깨가 들썩이도록 '끄끅'거렸다. 형님들의 무심했던 표정이 바뀌었다. 어이가 제대로 상실했다는 표정이었다. 옷이라도 깨끗하면 모르겠는데, 산등성이와 도시를 돌아다녔던 혜란의 용모는 거지 중, 상거지였다. 그러니, 더더욱 형님들의 태도는 개.무.시. 털썩 주저앉은 꼴 하며. ' 땡그랑. ' 봐라! 동전 던져 주지않냐옹~ 데구루루 굴러가는 동전을 따라 혜란의 고개가 좌에서 우로 움직였다.

"끄끄끄끅. 어쩌다 이 지경까지... "

그리곤 재킷의윗주머니에서포켓용 술병을 꺼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혜란이가 막걸리를 쭉 들이켰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막걸리를들이키는것 같았다.

'이젠 갈 때까지 갔구나.' '뭐지? 쟤?' '진짜 이 생활하다 보니 별의별 일을 다겪는군.' 형님들의 마음이었다.

한 분은 그런 생각을 가지며 어딘가 연락을 하고, 한 분은 그런 생각을 하며 혜란에게 손짓한다. 가라고.워이워이.

혜란은 엉덩이를 툭툭 털며 일어섰다.밀리터리건빵 바지에서 먼지가 떨어진다. 동시에, 손을 흔들었던 형님의 손목을 잡았다. 동공이 커진 형님이 드디어 말을내뱉었다.

"워이워이가"

" 으악! "

하고 바뀌는 순간이었다.

혜란의 손목 기술. 형님의 손목이 꺾였다.

' 두둑. '

관절 꺾이는 소리와 함께 신음을 내뱉은 그가 무릎을 꿇었다. 인상에서 '나고통'이란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 고통에 남아 있던 손이 혜란의 손목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45° 오른쪽으로 몸을 비틀며, 혜란은 형님의 오른팔을 자신의 겨드랑이 사이에 끼웠다.

'두두둑. '

팔 관절이 너덜너덜.

형님 일 접어야 할 각이었다. 순식간에 얼굴이 바닥에 깔리며 쓰러진 형님은 비명만 지를 뿐. 그 모습을 지켜본, 남아 있는 형님들이 혜란에게 달려들었다.

" 이 자식이 보자보자하니까! "

그들의 손에단봉이들려져 있었다.

' 지지지직. 지지지직. 지지지직. '

테이져단봉이었다.

단봉의끄트머리에서 스파크가 튀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군중.하나둘집중하기 시작했다.

" 와우~ 싸움 구경이다. "

" 저 거지 언니 쌘언닌가봐! "

" 춤보다 싸움이 더재밌제. "

줄 서 있는 그들이 웅성거렸다.

" 조용히 보내려했더니만! "

거구의 형님1이 들소처럼 달려와단봉을휘둘렀다. 위에서 아래로, 대각선으로 내려친단봉.

" 그건 내가 할 말이지! 조용히 들어가려했드만... "

말끝을 흐리며 형님1에게 파고드는 혜란, 그녀가 휘둘러진 형님1의단봉을피하며 손바닥으로 올려 쳤다.

형님1의 턱주가리에 날린 손바닥. 어퍼컷을 주먹 아닌 손바닥으로 올린 것이었다. 험상궂은 형님1의 안면이 더 험상궂게 변했다. 막걸리포션의위력일까? 턱주가리를 내어 준 형님1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허리가 뒤로 휘면서, 얼굴 가죽이 흔들리며 말이다. 땅과 발끝이 1m는 벌어진 것 같았다. 형님2와 3도 허겁지겁 달려들었다.

" 이런! "

"뭐여! 저년은! "

100kg은 훌쩍 넘길 것 같은 육중한 몸매의 두 사람.

혜란은 공중으로 떠오른 형님1을 지나며 뛰쳐나갔다. 형님1은단봉을땅에 떨군 채, 등이 점점 바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 싸움은선빵이랬어.

주먹을 쥔 그녀가 형님2를 향해 팔을 쭉뻗...

"어딜! "

형님2가 단봉으로, 날아오는 혜란의 주먹을 박살 내려는 듯 힘껏 내려찍었다.

' 팍. '

그러나 정강이를 부여잡고 있는 형님2.

혜란의 스트레이트는훼이크였다. 주먹을 뻗으려는 시늉만 했다. 그 시늉과 동시에 굽으로 정강이를 깠다. 짧게끊어쳤다. 빠를 수밖에.

"으으윽! "

' 탁! '

단봉을떨구며 형님2의 허리가 굽혀졌다. 정강이가저릿한가보다.

' 쿵! '

그와 동시에 형님1의 등은 바닥에 떨어졌다. 형님3이 곤봉을 세우며 달려오고 있었다.

"이크. "

형님1의 면상을 뒷굽으로 짓눌렀다.

' 퍽! '

" 에크. "

형님2의 턱을 무릎으로 올려 쳤다.

' 퍽! '

" 딸꾹 "

달려오는 형님3에게 점프.

질주하던 형님3은 가속으로 인해, 뛰어오른 혜란에게 타이밍을 빼앗겼다. 휘둘러진단봉이전혀 다른 곳을 향해 공격하는 모양새였다. 공중으로 점프한 혜란은 허둥거리는 형님3의 어깨를 밟으며 도움닫기 했다. 그리고 착지.

형님3이 잽싸게 몸을 추스르며 등을 돌리려는 찰나.

혜란은 그 반동을 이용하여 형님3을허리후리기로메다꽂았다. 저 덩치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널브러졌다. 널브러진 그의 팔과 목을 다리로 꼬며,암바.

' 두둑! '

"이아악! "

몽치대인의광고맨트가형님들의 괴성에 묻히고 있었다. 손을 털며 일어서는 혜란, 네 명의 거구가 바닥과 뒹굴었다. 신음은 덤이었다.

" 어이! 형씨들. 내 몰골이 이렇다고 함부로 대하면 쓰나? 그러다 대박 손님이면 어쩌려고. 응!끄끄끄끅. "

꼬락서니는 절대 그런 손님아니다아옹~ 사람을 겉모습으로만평가해서는아니 된다고 했던가? 지금 혜란에게는 허용할 수 없는 격언이었다. 아무튼 손뼉을 살짝 치며 손을 털고 있는 혜란에게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 혹시!혜란양이신가요? "

들리는 음성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정문에 웨이터 복을 입고 있는 남자. 공손한 자세였다.

제노바 마담의 심복,망돌이었다. 까칠한 눈빛으로 그를 대하는 혜란.

" 왜? 너도 땅바닥하고 놀고 싶어.끄끄끄끅. "

어리둥절한망돌이손을 흔들며 사양한다.

"아니.아닙니다. 우리 식구들이누군지도모르고... 죄송합니다. "

허리 숙여 사과한다.

" 우선 안으로 드시죠. "

"칫. 아무튼조심하슈. 여기 용선 오빠가 찾아오라 해서왔드만, 이게 무슨 경우인지.쳇. "

심드렁한 표정.

근데. 내가 보기엔,니가무슨 경우인지모르겠다옹~ 진작 잘 설명하면 될 걸. 애꿎은 기도 형님들만 땅바닥과 춤추게 하는 건지. 내가 괜히미안하다아옹~

정문으로망돌의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혜란, 줄 서 있던 군중은 쑥덕거리며. 혜란의뒷모습만 바라본 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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