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3화 〉 162뒷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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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화. 뒷목.
국장에게 전달된 연금술사의 아지트 위치. 빠르게 쏘는 국장답게 신속히 행동을 개시했다.
보안국. 술사 집단의 응집체였다. 수상 경호와 반체제 무리의 소탕이 그들의 주 업무. 그러니, 인재란 인재는 그곳으로 끌려가기 마련이었다. 일반인에게는, 기회조차 없는 보안국 요원이란 직함. 토미스가 그 보안국에서 탈퇴한 인물이었다.
역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꿈에 도전하기 위해 빵빵한 월급과 연봉도 마다하고 이 길을 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회의 냉정함. 크랑 나올 구멍이 없자, 그는 사냥꾼을 겸비했다. 일명 투잡스. 아무튼, 국장의 지시에 요원들이 움직였다. 그 선두에 마텔이 있었다.
" 더 지원할 건 없나? 마텔. "
국장님도 참. 별걱정을... 지금의 인원으로도 충분합니다.
" 자네가 있어 든든하군그래. "
이제 국장님도 승진하시겠군요. 이번 일 조사하면서 관련자들이 발쿰과 관련되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 반정부 세력을 이참에 확 뿌리 뽑아야겠는 걸. "
의아한 것이. 투구를 가져간 인물이 정말 오리무중입니다. 팔콘이 아닌 것 같습니다.
" 그럼 누가? "
지금의 상황으론, 232 사냥꾼에 속한 건남이란 인물이 가장 유력합니다.
" 그럼 그 보도가 맞는다는 이야기인가? "
글쎄요. 정황상이니...
" 알았네. 위치를 보아하니, 이곳도 뭔가 구린 곳이야. 이런 곳에 아지트를 만들 정도면 말이지. 거기도 샅샅이 조사하기 바라고. 참! 재필이 거기에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건지... "
국장님! 그것까지 저한테 맡기시려고요!
" 까칠하기는 그건 내가 따로 알아볼게. 이상. "
교신을 마친 두 사람.
허허... 보안국에서 눈치깠군. 그럼 이 자들도 95구역으로? 아마도, 마텔 요원 일행은 토미스와 합류할 생각인 것 같다. 이러니 토미스가 팽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던 거였나 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떡 버티고 있었으니.
95구역. 연금술사 아지트.
성우와 건남, 준 그리고 시범이 응접실에 앉아 있었다. 털이 뽀송뽀송한 쇼파. 3월의 토끼가 내민 홍차 향이 테이블 위에서 퍼져나갔다. 음~ 스멜.
" 먼 곳 오느라 고생했네. "
" 성우 선배에게 좋은 선물 드리려고 왔습니다. "
선물? 재필이 선물을? 그건 아마도 체리의 딸, 다솜에 관련된 내용을 전하러 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 그래. 다솜에 대한 행방을 알아보았나? "
" 그럼요. "
성우는 물론이요. 건남과 준도 귀를 쫑긋 세웠다.
" 말해보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매우 중요한 정보 일수도 있거든. "
" 알겠습니다. 우선 다솜은 수상의 오른팔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
" 수상하고 연관 있다는 건가? "
" 네.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녀를 교도소에서 빼내어 간 것도... 수상입니다. 다솜의 능력이 필요 했던 것 같습니다. "
준이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 이유는 분명 다솜의 능력 때문이겠지. 예전 재필이 그녀를 수하로 두었던 것처럼. "
재필의 이야기가 나오자, 시범으로 변신한 재필은 뜨끔 할 수밖에. 그러나 당황하는 기색 없이 재필이 응답했다.
" 네. 그럴 겁니다. 다솜이란 인물이, 술사 등록이 안 되어 있는 사람이라 법망을 피해가며 써먹기 좋은 인재죠. "
" 지금도 술사 등록이 안 되어 있나? 잡히고 나서도? "
" 그럴 겁니다. "
아니다. 재필이 말하는 '그럴 겁니다'는 속임수였다.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다솜이 술사등록을 안 했다는 걸. 일부러 연기하는 재필이었다.
" 왜? 안 했죠? "
건남이 무진장 궁금해했다.
" 방금 말했듯이 수상이 그녀를 이용하기 위해 정보부에 손을 썼을 겁니다. "
" 그럼 수상이 무엇 때문에 그런 짓을 한 겁니까? "
이젠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건남이었다.
"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좋은 의도는 아니겠죠. 술사를 그렇게 빼 간 건. "
준은 또다시 홍차를 들이켰다.
" 시범아. 그런데 말이야. 몰래 빼내어 갔으면 교도소장은 그냥 보고만 있었다는 거야? "
" 그런가 봅니다. 막강한 권력에 어찌 대들겠습니까? "
떨떠름한 표정의 준.
" 나 참. 이 행성엔 청렴이란 단어가 바닥에 떨어졌군. 수상이고 나발이고 간에 위법하는데 방치를 하다니 말이야. "
" 허허. 형님도 참. 이 행성에서 허다한 일입니다. "
" 그래 맞아. 그러니 내가 십 년을 억울하게 숨어 지냈지. 쯧쯧. 이 한심한 행성. "
푸념조의 준. 그런 걸 무시한 채, 성우가 재필을 바라보았다.
" 그럼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나? "
" 자료를 살펴보다가 마지막 주거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
" 어딘가? "
" 술사 관리팀장... "
" 뭐! "
" 네! "
" 뭐라고! "
성우, 건남, 준이 차례대로 내지른 외마디였다.
그럼 그럼. 이들이 안 놀라면 인간도 아니지. 아마 목덜미가 뻣뻣할 것이다. 이야옹~ 놀란 눈빛의 세 사람을 쳐다보고 있는 재필. 이들이 왜 이렇게 놀라는지 알 턱이 있나. 그냥 말했을 뿐인데, 자신이 시범이 아닌 재필이란 걸 이들이 눈치챈 것만 같았다.
" 왜? 왜들... "
재필이 묻지만, 건남은 천장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성우는 연신 한숨뿐이다.
준은 고개를 쇼파 뒤로 넘겼다.
이 상황에 적응하기 힘든 재필이었다. 어리둥절한 재필, 그냥 홍차만 들이킨다. 눈치를 보며...
한편, 3월의 토끼는 다해, 현석과 함께 그녀의 작업장에 있었다. 그들의 앞에 놓인 이동기. 차차의 집에서 꺼내 온 그 이동기가 이곳에 있었다.
" 토끼니님~ 이것은 뭐래요? "
말똥말똥한 눈으로 3월의 토끼를 응시하며 '무엇이든 말해요'를 펼치는 다해.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니.
" 이거슨, 옛날 고위 연금술사 코엘료가 만들어낸 작품이지. 아직 나도 이런 건 못 만들어. "
" 그렇게 대단한 거에욧? "
" 그럼. 그럼. 이제 가동 준비 좀 해 볼까. "
현석이 묵묵히 지켜보다가 질문했다.
" 이 장비를 움직이시려는 겁니까? "
" 엉. 만들진 못하지만 사용은 할 수 있으니 말이야. "
" 이건 이동기 아닙니까? 왜 필요 한 거죠? "
3월의 토끼가 이동기에서 눈을 떼며 고개를 돌렸다.
" 건남이가 말 안 했나? "
" 뭐를요? "
" 어이쿠야... "
그놈에게 뭘 바라냐아옹~ 너와 건남만 알고 있다옹~ 여기서 째려는 거... 이들의 조직력이란 이처럼 한심했다. 잘 쨀 수나 있으려나? 이야옹~
" 끌끌끌끌. 건남이 아직 말 안 했나 보군. "
" 건남 삼춘이 또 무슨 비밀을... "
" 건남형 왜 그런데요. 맨날 지만 알고 있어. "
투덜투덜 현석과, 이젠 그러려니 다해였다.
" 그 너희에게 의뢰한 인물. 함길인가 뭔가 하는 검사가 너희의 뒤를 캐는 것 같아. 문제는 그 녀석이 발쿰의 중요 직책을 맡고 있다는 것 같구나. "
3월의 토끼의 말에,
" 네앱? "
토끼 눈을 하고 놀라는 다해였다. 의외로 현석은 덤덤하게 말했다.
" 그럼 발쿰이 왜 우릴 뒤쫓는 거죠? "
" 끌끌끌끌. 그것도 아직 말 안 했나 보군. "
" 또 뭐요? "
" 자자. 그건 건남이에게 물어봐. 나한테 말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거든. 끌끌끌끌. "
이렇게 말하면 어쩌라고. 차라리 투구를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말하라옹~ 비밀을 지킨 건지? 애매모호하게 지키는 3월의 토끼였다.
" 그럼 뭐가 또 있다는 건데... "
갸우뚱거리는 다해.
" 무튼, 이동기 가동을 준비해야 하니, 다해야. 저쪽 냉동실에서 진공포장 된 액체 좀 갖다주련? "
궁금증은 순식간에 사라졌는지, 3월의 토끼가 가리킨 의료용 냉장고로 향했다.
" 넷! "
다해가 동그란 눈을 하고 냉장고를 살폈다. 3월의 토끼는 이동기를 열심히 만지작거리고, 현석은 그녀를 도왔다.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땐, 시뻘건 액체가 담긴 진공 팩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 이건 뭐다욧? "
다해의 혼잣말. 빨간 액체가 무엇인지 굉장히 궁금한가 보다. 국물 떡볶이를 보관한 건가? 짬뽕 국물? 아니면 육개장 국물? 아무튼 음식의 국물을 냉동시킨 것 같았다. 그것을 손에 든 다해.
" 연금술사님. 몇 봉지 필요해욧? "
이동기를 손보고 있는 3월의 토끼가 일에 열중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
" 2봉 가져와! "
" 넵. 알쪄욤. "
심부름은 명치대인인줄 알았는데, 다해도 잘한다. 둘이서 심부름센터 하나 만들면 사업 성공. 다해가 빨간 봉지를 들고 이동기 근처로 돌아왔다.
" 여기 가져왔어요. 이 음식이 이동기랑 연관이 있어요? "
" 끌끌끌끌. 음식? 배가 고픈가 보군. 이게 먹을 거로 보이다니 말이야. 이건 제스의 피야. 끌끌끌끌. "
" 네엣! 피라구욧! 그것도 제스의 피? "
다해가 3월의 토끼에게 던지듯 봉지를 넘겨주었다.
" 으윽. 디러워... "
" 뭐가 드러워. 이 얼마나 귀중한 연금술 재료인데. 끌끌끌끌. "
제스의 피라는 말에 현석은 눈이 반짝거렸다.
" 와~ 이 귀한 걸 어디서 구하셨데요?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이게 몇 크랑이야... 와! "
그래. 지금 3월의 토끼가 가지고 있는 두 봉지의 가격은, 봉지 당 900크랑을 넘어선다. 그럼, 1800크랑. 냉장고에 있는 빼곡한 제스의 피. 도대체 얼마냐아옹~ 저거 털어가면 평생 놀고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 내가 고위 연금술사라는 걸 자꾸 망각하는 것 같구먼. 저건 수상 밑에서 일할 때, 연구소에서 빼돌렸지. 퇴직금을 제대로 주지 않으려 해서 홧김에. 끌끌끌끌... "
" 날리 났었겠는데요? "
" 별루. 연구소 출입국 소장 짤리고, 연구 총책임자 사임하고 철컹. 물품 관리대 인원 전격 교체되었지. 그것도 분실한 것이 쪽팔려 행성에서는 비밀로 묻었어. 끌끌끌... "
이제 보니 악녀였군. 3월의 토끼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계속해서 이동기를 손봤다.
" 자! 다했다. 끌끌끌끌. 당근이 땡기네. "
이것이 일이 끝나면 골초들이 하는 식후 빵 같은 당근 빵이라는 것인가? 3월의 토끼가 당근 빵을 하기 위해 당근을 찾았다. 작업대 위에 놓인 당근을 집어 든 토끼.
" 아작! "
오물오물 잘도 씹는다.
" 현석이가 그 원형 통에 제스의 피좀 넣어 줄래. 아작! "
" 네? 네네. "
귀한 제스의 피를 만지려니 살이 떨리나 보다. 현석은 얼어붙은 피를 봉지에서 꺼내어, 이동기 옆에 있는 원통에 집어넣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다. 아주 짧은 시간.
' 웅~ 웅~ 웅~ 위이이잉. '
이동기에서 작동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타원형의 철재로 만들어진 이동기였다. 사람의 가슴 위치에 닿는 높이와 한 사람쯤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캡슐. 그 캡슐이 점점 요란한 기계음을 쏟아냈다.
' 와아앙.. 우웅... '
전기톱 돌아가는 소리가 작게 들리는 느낌이었다.
" 음. 예열 시간이 길겠군. "
제스의 피가 들어간 투명한 원통. 얼어붙은 피가 서서히 녹고 있었다.
" 연금술사님. 이거 작동 원리가 어떻게 됩니까? "
무기 기술자 아니랄까 봐. 현석은 그것이 궁금했었다.
" 끌끌끌끌. 여기서 말하긴 긴데... "
" 간결 하게라도. "
" 음... 아작! 저 원통에 있는 제스의 피가 하나의 밧데리라고 생각하면 돼. 연료라 해야하나. 아무튼 그 연료가 이동기와 연결된 저 호스를 지나면서 강력한 에너지를 생성하지 이동기를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는 이 행성에선 없거든. 제스의 피 밖에. 그 에너지가 둥그런 이동기의 겉면을 둘러싸면, 그 벽에 있는 껍질 속에서 빔 업과 빔다운이 반복하게 돼. 수많은 입자를 파악하고 그 파악된 입자를 캡슐 내부에 있는 둥근 수정체가 분석하지. 인간이 순간이동 하기 위해 그 많은 인간의 입자를 빔 업과 빔다운이 빠르게 결과를 처리하지. 수정구가 그것을 파악하면 우린 슝하고 사라지는 것이고. "
" 그게 가능하단 말입니까? 인체의 그 수많은 입자를 다 파악한다는 것이? "
" 그러니까 연금술이지. 나도 못 만들어. 아작! "
둘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다해는 알 길이 없었다. 둘의 대화만 말똥말똥한 눈으로 쳐다보며, 고개만 왔다리 갔다리. 그렇게 연금술사 3월의 토끼가 이동 준비를 하는 동안, 무언가 준비하는 무리가 또 있었다.
재필과 함께 호송정을 타고 온 일행들. 깔루아빔과 차골, 영달은 라구나 일행과 재필이 사라지자, 호송선에서 살금살금 내렸다. 무언가 중요한 임무라도 맡았나? 발소리 하나 없이 움직이는 그들이었다. 대화 또한 들릴 듯, 말듯 속닥거렸다.
" 여기가 그 고위 연금술사가 지낸다는 곳인가? "
" 웅장한데... "
발소리만큼 느리게 주변을 살피는 그들이었다.
" 차골은 12시 방향으로. 영달은 6시 방향. 내가 3시 방향서부터 9시 방향으로 이동하며 설치할게. "
깔루아빔의 지휘였다. 근데 뭘 설치하냐옹? 그들의 허리춤에 붙어 있는 가방. 일수 가방 같았다. 도장 찍으러 왔나? 그 가방 안에서 깔루아빔은 무언가 한 움큼 쥐어 잡았다. 그리고 꺼낸다. 알약. 일반 캡슐 알약처럼 생겼다. 뭘까? 여기서 약이라도 팔려는 걸까? 아무튼 깔루아빔의 지시에 차골과 영달은 각자 흩어졌다. 모두 가방의 알약을 움켜쥐고. 폭탄 설치인가? 바퀴벌레 폭탄처럼 소형 뇌관으로 만들어진. 하지만, 그래 보이진 않았다. 느낌상 말이다아옹~ 그럼 저들이 들고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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