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후 인생 대박-38화 (38/120)

< 38 :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갑작스러운 대표실 호출에 박학기 개발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마도 새로운 대표가 안면을 익히려는 모양이다.

"나 잠깐 대표실 다녀올 테니까 일들 보고 있어요."

"팀장님, 새 대표님 보시는 거면 정우 씨인지 알려주세요!"

팀원들이 장난스럽게 부탁해왔다.

사실 대표가 변경되었다는 공문에 이정우라는 이름이 있을 때부터 팀원들 사이에서 새 대표가 이정우 선임이 아닐까라는 의견이 돌고 있었다.

때마침 퇴사하자마자 정우가 돌아와서 성 대표와 미팅까지 했으니 꽤나 그럴듯한 추측이었다.

하지만 박 팀장은 회의적이었다.

성운이노베이션은 동네 구멍가게도 아닌 꽤 덩치 큰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아무리 코인이 대박났어도 이런 기업을 인수해서 대표가 되는 게 말이 되는가. 한두 푼이 드는 게 아닐 텐데?

당연히 헛소문이라 여겼다.

"정우 씨가 무슨 대표야.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일 집중해!"

개발팀원들에게 핀잔을 주고는 대표실로 향했다.

대표실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자 평소 못보던 얼굴들이 이미 타 있었다.

바로 소재연구개발팀의 조 팀장과 모듈/팩 개발팀의 황 팀장, 그리고 다른 팀의 팀장들이었다.

"어? 조 팀장님이랑 황 팀장님이 웬일이세요?"

박 팀장이 의아해했다.

연구쪽이라 맨날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는 조 팀장과 황 팀장의 얼굴은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박 팀장님. 대표님이 호출하셔서요."

"팀장님도요?"

"예. 일단 타실 거죠?"

"아, 예예."

얼떨결에 인사하며 일단 엘리베이터에 같이 탔다.

"여기 타신 분들 전부 다 혹시 대표님 호출 때문에 가시는 건가요?"

"그런 것 같은데요?"

"드디어 새 대표님 보게 되는 건가 봐요."

"젊은 사람이라던데 궁금하네요."

팀장들끼리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대표실에 도착했다.

김 비서가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

"대표님, 팀장님들 오셨습니다."

"들어오세요."

열린 문을 통해 팀장들이 들어서자 책상에 앉아 있던 이가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박 팀장은 놀라고 말았다.

왜냐.

"정우 씨…?"

"팀장님 오랜만이네요."

멀끔하고 고급스러운 슈트 차림에 귀티 나는 낯익은 얼굴.

거기엔 자기의 부하직원이었던 정우가 미소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제야 박 팀장은 소문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그럼… 진짜 정우 씨가 대표가 된 거야…? 아니, 된 거예요?"

"예.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새롭게 대표를 맡게 된 이정우라고 합니다."

그 말에 팀장들 모두가 벙찐 얼굴이었다.

박 팀장의 반응을 통해 이정우라는 사람이 개발팀 직원이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놀라실 것 같습니다. 뭐, 자세한 건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제가 성운이노베이션을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정우 씨, 아니 대표님 진짜 코인으로 대박났다는 소문이…?"

"그 질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제가 돈을 얼마 벌었는지가 중요한 자리가 아니잖아요?"

"아, 죄송합니다."

박 팀장이 다급히 사과했다.

전에 부하직원이었든 어쨌든, 그가 지금 자기에게 월급을 주는 직장의 대표이자 주인인 건 분명했으니까.

정우는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죄송할 것까지야 없구요. 그보다 본론부터 들어갈까요? 제가 팀장님들을 뵙자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성 대표님께서 진행해오셨던 전고체배터리 생산을 본격적으로 진행해볼까 합니다."

"전고체배터리요?"

갑작스러운 얘기에 팀장들이 당황했다.

특히 조 팀장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표님,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저희 성운이노베이션에 제대로 된 배터리 생산 라인이 없습니다. 고작 제품 테스트를 위한 샘플런 정도 소화 가능한 수준이에요. 무엇보다 전고체배터리는 상온에서 충전속도가 느린 문제 때문에 상용화가 어렵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누구입니까. 대기업에서 배터리제조를 위한 자동화설비를 납품하는 기업이잖아요. 생산라인은 자동화설비를 저희가 직접 만들어 늘리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전고체배터리의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성 대표님이 MG음극재 기술을 개발하시지 않았습니까?"

MG음극재라는 말에 조 팀장이 놀란 얼굴이었다.

"예, 맞습니다. 확실히 MG음극재 기술을 사용하면 전고체배터리의 약점인 느린 충전속도를 해결할 수 있지요. 다만 문제는 그래핀입니다. 그래핀을 확보할 수가 없어서 MG음극재 기술 역시 상용화가 어렵습니다."

"그 그래핀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예? 그래핀을요?"

팀장들 모두가 놀랐다.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이다. 근데 그걸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불가능합니다. 고품질 그래핀을 제대로 공급하는 업체가 현재 시장에 아예 없습니다. 그런데 그래핀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니요?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조 팀장이 만류했다.

하지만 정우는 단호하고 확고했다.

"아니요. 확보 가능합니다. 이미 생산 중이구요."

"생산 중이라고요? 어떻게요?"

"제가 소유한 그래핀 공장이 있거든요."

"그래핀 공장이… 있으시다구요?"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얘기로 들렸다.

팀장들이 믿지 못하고 어버버할 때, 정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예. 믿기 어렵겠지만 그래핀을 확보하는 거야 뭐 제가 알아서 할 문제고요. 팀장님들은 앞으로 전고체배터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할지, 그것만 고민해주시면 되겠습니다. MG음극재 기술을 적용한 전고체배터리 생산라인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모든 팀이 협업해서 진행해주세요."

"…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표님, 전고체배터리 생산라인을 만드는 게 결코 간단한 프로젝트가 아니라서 삼화에너지 프로젝트에 신경 쓰기가 어려워질 텐데요?"

"그건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기존에 개발된 설비들 납품하는 거잖아요? 그건 적당히 보내시고, 남은 인력들 전부 MG음극재 전고체배터리 프로젝트에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 당사의 모든 역량을 총집중할 계획입니다. 그러니 절대 소홀히 하는 부분 없이 만전을 기해주세요."

"… 알겠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잘 되면 여러분 모두 부자가 될 겁니다. 제가 약속해드리죠."

부자라.

감이 안 와닿는 막연한 단어다.

하지만 팀장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큰 건수인지 알고 있었다.

일종의 전고체배터리 상용화 계획이라는 것. 그건 그야말로 혁신이었으니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생산라인 설계도 완성되면 전략기획본부와 함께 공장 부지 확장하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 견적 맞춰야 하니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

"…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믿겠습니다. 아참, 대표 취임과 관련해서 전사 회식을 할 예정입니다. 곧 공문 내려가긴 할 건데 될 수 있으면 빠짐없이 참석해주세요. 좋은 곳으로 모시죠."

"예, 알겠습니다."

정우의 말이 끝나고 팀장들은 대표실을 나왔다.

모두가 얼떨떨한 얼굴이다.

"전고체배터리 생산라인을 설계하라고? 이게 말이 되나…."

"새 대표님 좀 무모한 거 아니에요?"

"좀이 아니라 많이 무모한 것 같아요. 그래핀을 어디서 구한다는 거야, 나참."

"저희야 월급만 나오면 까라는 대로 까면 그만이지만, 좀 걱정이 크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이거 이직 알아봐야 하나…."

말은 안 했지만 박 팀장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요행으로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이런 무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니.

'… 진짜 새 직장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박 팀장은 얼마 전 회사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써두었던 이력서를 떠올렸다.

아무래도 그 봉인해두었던 이력서를 사용해야만 할 것 같았다.

* * *

새 대표 취임 기념 전사 회식이 진행되었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행사였는데 정우는 통 크게도 진성호텔 연회장을 통째로 빌려버렸다.

팀장 미팅 이후로 이미 개발팀 직원이었던 정우가 대표가 되었다는 소문이 기정사실이 되었는데, 호텔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버리니 직원들 사이에서 하루종일 그에 대한 얘기만 한창이었다.

"이거 완전 드라마 아니에요? 일개 직원이 돈 엄청 벌어서 다니던 회사를 인수해버리네… 와."

"소설도 이렇게 쓰면 욕먹어요. 진짜 가끔 보면 현실이 더 비현실적이라니까."

"그런데 도대체 그 코인이라는 걸로 얼마를 번 거예요?"

"몰라. 그래도 최소 천억원은 넘게 번 게 아닐까? 우리 회사 최소 천억원은 한다고 들었거든."

"천억…! 미쳤다."

직원들이 그의 재산에 대해 궁금해할 때.

전사 회식에 참여한 CS팀원들도 한창 얘기가 오갔다.

"대박대박대박대박! 진짜 이정우 씨가 새 대표야?"

"와… 예슬 씨 남편이 대표가 되었다니… 상상도 못 했어요."

"예슬 씨 진짜 이 사실 알면 배 엄청 아플 것 같은데?"

"자업자득이죠. 결혼했는데 남편 버리고 아무나 붙잡고 배꼽 맞췄으면 대가 치러야죠."

김경희 과장이 냉소를 날렸다.

사실 그들은 이미 성재민 본부장 유출영상을 보고 거기 나온 불륜남녀 중 외도녀가 안예슬인 걸 알아본 후였기 때문이다.

그 사건 이후 안예슬은 말없이 회사를 안 나오고 있었는데, 무단결근으로 곧 퇴사처리 될 예정이었다.

"근데 성 본부장이 아무나는 아니지. 잘생기긴 했잖아?"

"잘생겼다고 유부녀가 그러면 안 되죠."

"그건 인정. 그나저나 생각해보면 이정우 씨가 난 사람이긴 했어. 올초에 바로 이혼한 거 보면 이미 바람피우던 거 눈치 깠던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예슬 씨가 남편 도박 때문에 이혼했다는 것도 의심스럽네요?"

"그렇지? 결과적으로 이정우 씨는 초대박 났고, 예슬 씨는 바람피우고 쪽박 찬 걸 보면 이정우 씨가 이미 눈치챈 게 분명해."

"에이, 팀장님. 그래도 예슬 씨가 쪽박은 아니죠. 그냥 사모님 소리 들을 황금티켓만 놓친 거지."

"세상 사람들한테 얼굴 다 팔렸는데 그게 쪽박 아니면 뭐겠어. 나는 얼굴 못 들고 다녀 그 정도면."

"그건 그래요."

"팀장님, 랍스터 드셔보세요. 엄청 맛있어요!"

두 사람이 안예슬의 흉을 보든 말든 눈치 없던 오진희가 열심히 랍스터를 뜯으며 떠들었다.

CS팀장이 어색하게 웃었다.

"호호… 알았어 진희 씨. 나도 알아서 먹을게."

"어? 대표님 오셨다!"

"어디어디?"

그때 호텔 입구를 통해 정우가 들어섰다.

그를 보는 CS팀원들의 눈빛이 몽롱해졌다.

"와… 저게 이정우 씨야?"

"어쩜… 진짜 잘생겼네."

"슈트 빨 장난 아니네요. 세상에 저 기럭지 봐요."

옷이 날개라던가.

동료였던 안예슬의 남편으로서 몇 번 마주했던 이정우는 대표가 된 지금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얼굴에서는 빛이 났고, 고급슈트가 감싼 몸은 모델 같았다.

여직원들이 새 대표를 보며 꺄꺄 거리고 있을 때,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선 정우가 건네받은 마이크를 들고 입을 열었다.

"아아- 안녕하십니까. 새로 네뷸라 케미컬의 대표를 맡게 된 이정우라고 합니다."

"와-!!!!"

박수소리가 잦아들자 정우는 담담하게 자기 이야기를 풀었다.

"저를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저는 원래 개발팀 직원이었습니다."

"일개 개발팀 직원이었지만 운이 좋게도 큰돈을 벌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를 좋게 봐주셨는지 성태규 대표님께서 저에게 모든 지분을 넘기셨습니다."

"저는 그분의 의지를 이어가려 합니다."

"비록 성운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가 네뷸라 케미컬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성 대표님이 그토록 바라셨던 전고체배터리 생산의 꿈은 제가 이어받아 실현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자리는 이런 저의 의지를 알리고 직원 여러분께 한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만든 자리입니다."

정우가 직원들 한명 한명과 최대한 눈을 마주치려 노력하며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 최선을 다해주세요. 제가 드리고 싶은 부탁은 이것입니다."

"대신 저는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들을 부자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만든 전고체배터리는 세상에 혁신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주세요."

"모두, 부자가 됩시다!"

와아아아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수세례가 쏟아졌다.

정우는 살짝 쑥스러웠지만 그 박수세례를 뒤로 하고 무대를 내려왔다.

그러다 뭔가 잊고 있던 게 떠올라 재빨리 마이크를 다시 들었다.

"아참, 오늘 법카 두고 갈 테니 뷔페 맛있게 즐겨주시고 더 즐기실 분들은 2차, 3차도 즐겨주세요."

와아아아아!!!!!

또 다시 쏟아지는 박수세례.

기분이 나쁘지 않다.

"이 맛에 쏘는 건가."

"뭐가요, 대표님?"

어느새 따라온 탁 팀장, 아니 이제는 탁 본부장이 된 그가 능글맞게 묻자, 정우는 쑥스러운 듯 어색하게 웃었다.

"아뇨. 그냥 로망 하나 실현해봤거든요."

"로망이요?"

"그거 있잖아요. 대표가 되어서 직원들한테 법카 주고 가는 상상."

"아-! 그거 굉장히 바람직한 경영자의 자세입니다. 직원들 사기 진작에 법카 만한 게 없긴 하죠."

"그쵸? 하하하."

"그런데 대표님 어디 가시려고 그렇게 급하게 가세요? 여기 뷔페 퀄리티 괜찮던데."

"저요? 대표인데 자리 빠져줘야죠. 무엇보다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싫어서요. 조용한 데서 본부장님이랑 서현 씨랑 술 한잔 할까 하는데, 어떠세요?"

"저랑요?"

"예. 왜요? 싫으세요?"

"아뇨. 좋죠. 그런데 서현 씨가 좋아할랑가 모르겠네."

탁세훈은 걱정된다는 얼굴이다.

정우가 손사래 쳤다.

"에이, 걱정 마세요. 서현 씨가 무뚝뚝하긴 해도 탁 본부장님 불편해하고 그러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참에 친해져야죠."

"아니 그게 아니라 서현 씨가 대표님… 에이 아니다. 그냥 가시죠."

무언가 말하려던 탁세훈이 말을 삼켰다.

그 표정이 마치 정말 질렸다는 얼굴이다.

'내가 뭘 잘못했나?'

의아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럼 전 서현 씨한테 연락해볼게요."

"예."

연락하기 위해 정우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우웅- 우웅- 우웅-

갑자기 미친 듯이 스마트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뭐지?'

뭔가 해서 봤더니 푸시 알림이 계속 뜨고 있었다.

[경고!]

[ETHUSDT Mark Price: 300]

[변동률 –11.3%]

[경고!]

[ETHUSDT Mark Price: 257.08]

[변동률 –24%]

[경고!]

[ETHUSDT Mark Price: 182.1]

[변동률 –46.3%]

[경고!]

[ETHUSDT Mark Price: 107]

[변동률 –68.5%]

[경고!]

[ETHUSDT Mark Price: 107]

[변동률 –68.5%]

……

그것은 코인 가격 변동이 나타나면 안내하는 어플이 보낸 푸시 알람이었는데 숫자가 이상했다.

'-68.5%?'

정우는 순간 자기가 숫자를 잘못 본 건가 싶었다.

하지만 허겁지겁 사이트에 접속해 코인거래소를 확인해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이더리움 차트에 빨간 음봉 꼬리가 100달러 선까지 내려와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이더리움의 급락이 발생한 것이다.

"…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우는 자신의 이더리움 포지션을 떠올렸다. 최근 6월 중순에 접어들어 420불까지 치솟았던 이더리움은 고점을 찍고 하락추세로 접어들어 330불 부근이었는데 정우의 이더리움 포지션 평단가는 28달러 선이었기에 가치가 거의 15억 달러에 육박했다.

하지만 3분의 1인 100달러 부근으로 떨어졌으니 이젠 5억 달러 정도 될 터.

단 하루만에 10억 달러, 약 1조 원 가까이 잃어버린 것이다.

"… 하, 짜증나네."

"대표님? 무슨 일 생긴 겁니까?"

"… 저, 탁 본부장님, 아무래도 술은 다음에 먹어야 할 것 같습니… 응?"

늦게라도 사태에 대응을 하려고 일정을 취소하려던 그때, 정우의 눈에 이상한 게 보였다.

바로 쪼그라들었어야 할 그의 포지션이 멀쩡히 남아있었던 것.

심지어 포지션 가치는 원래 가치였던 15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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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USDT-Long(Cross 0.26x)]

[Quantity: 8,000,000ETH]

[Entry Price: 69.69]

[Mark Price: 321.27]

[Liq. Price: 0.01]

[Value: 2,114,959,317.1USD(+2,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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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1억 달러가 된 이더리움 포지션.

… 이게 어떻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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