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 : 내려와 >
"… 당장 찾아오겠습니다."
심기가 불편한 걸 눈치챈 비서실장이 서둘러 집무실을 떠나고.
남은 한광표 회장은 분노를 다스리려는 듯 가만히 앉아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민준이 이 녀석…."
막내도 아들인 만큼 대한그룹에서 한 자리를 주고 싶었다.
비전은 있지만 당장은 큰 수익이 되지 않는 대한화학을 맡긴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일을 이런 식으로 그르치다니.
"… 기회를 못 잡았으면 내려와야지."
호랑이는 자기 자식에게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
대한그룹의 뒤를 이을 후계자 구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었다.
* * *
한남동 대한그룹 한씨 일가.
그 철옹성 같은 대저택에 한 회장과 세 아들이 모여 있었다.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한민준을 보며 한광표 회장이 나직이 말했다.
"… 긴말 안 하겠다. 책임지고 내려와."
"… 아버지!"
이번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부사장직을 사퇴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한민준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부릅뜬 두 눈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듯 억울함이 가득했다.
"대한화학은 잘못한 거 없습니다! 외부요인 때문에 주가가 내려간 건데 왜 제가 책임져야 합니까?"
"너 유일 영곤이한테 연락해서 네뷸라쪽 커넥팅 막았다며?"
"아… 그건……!"
한 회장의 입에서 나온 유영곤 사장의 이름에 한민준은 모든 게 들통났음을 깨달았다.
"맞습니다. 제가 유영곤 사장한테 부탁했어요. 그게 뭐 어째서요?"
"내가 그것 때문에 종범이한테 한소리 들었다. 유일 유종범이한테 한소리 들었다고! 덜 떨어진 아들놈 하나 둬서 내가 이 나이 먹고 그런 치욕을 겪어야겠냐? 어!"
무시무시한 한광표 회장의 분노에 한민준은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 위축되었다.
하지만 이미 기호지세다.
그는 큰 소리로 자신의 억울함을 어필했다.
"아버지, 그럼 가만히 있으라구요? 그 좆 같은 좆소기업이 저한테 한방 먹였는데, 저도 한방 먹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야, 한민준! 너 아버지 앞에서 말 가려서 안 해! 어디서 좆소좆소 이러고 있어! 날티 나게."
한동준 사장이 끼어들어 동생을 나무랐다.
명백한 자신의 실수기에 한민준이 흥분을 가라앉히며 인정했다.
"… 잠시 흥분해서 말이 세게 나왔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아버지.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겨우 만나주지 말라고 한마디 한 것뿐입니다. 근데 이게 일이 이런 식으로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모르니까 매사 언행에 조심해야 하지 않겠어? 그러게 평소 행실을 잘하고 다녔으면 일이 이렇게 되지도 않았겠지."
둘째 형이 얄밉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한민준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당장 목숨이 중요해서 거듭 아버지에게 사정했다.
"아버지, 그저 실수 한번 한 거라구요. 근데 부사장직을 내려놓으라니요. 제발, 이번 한번만 눈 감아주십시오. 제가 진짜 열심히 해서 상황 잘 수습해보겠습니다."
"어떻게 수습할 건데?"
"그건 열심히…."
"열심히라… 아버지가 제일 싫어하는 말인데 그걸 하고 있냐. 열심히가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을 가져와야지."
계속 끼어들어 핀잔을 주는 둘째 형의 말에 한민준이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아니 자꾸 지랄할래?"
"뭐 지랄? 너 형한테 지금 지랄이라고 했냐?"
"그래 했다! 어쩔 건데!"
"둘 다 시끄럽다! 나이가 몇 살인데 어린애처럼 싸워!"
거인의 노성에 싸우기 직전이었던 두 아들이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런 두 아들들을 노려보던 한 회장의 시선이 한민준에게 고정되었다.
작은 거인의 입이 열리며 사형선고가 내려왔다.
"잔말 말고 내려와."
"… 하지만 아버지!"
답답한 듯 소리치는 한민준을 보며 옆에 있던 둘째 형, 한동준 사장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야, 목소리 낮춰라. 여기 너보다 낮은 사람 없어."
"… 지금 말 다 했어?"
"아버지가 말씀하셨잖아. 그럼 알겠다고 하고 잠자코 있어야지, 이게 무슨 난리냐. 혹시 지금 아버지 말씀을 거역하기라도 하겠다는 거냐?"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입 좀 다물어. 솔직히 너 때문에 한두 명 피해 본 게 아니라서 나도 좋은 말 하기 어려우니까."
"……."
항상 냉철하던 둘째 형의 싸늘한 한마디에 한민준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솔리드스타의 공개 이후 대한화학의 주가 역시 하한가를 맞았고, 대한그룹 주가 역시 전체적으로 조정 국면에 접어든 형세였다.
대한디스플레이를 맡고 있는 한동준 사장 역시 이번 일로 인해 타격을 입게 되었으니 나오는 말이 고울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기회를 줄 만큼 줬다고 생각한다. 자중하라고 했는데도 일을 그르친 건 민준이 너야."
"그래도…."
"재산 한푼이라도 받아 갈 생각이 있으면 그만 내려와."
한 회장의 말에 한민준은 모든 게 끝났음을 직감했다.
"… 알겠습니다. 책임지고 물러나겠습니다."
"잘 생각했다. 그럼 바로 사퇴 보도자료 준비해."
"… 예."
한민준은 영혼이 나간 듯한 얼굴로 본가를 빠져나갔다.
후계자 구도에서 밀려난 자의 뒷모습은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지만, 호랑이는 막내의 그런 뒷모습을 쳐다도 보지 않았다.
대신 남겨진 두 아들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꿰뚫어 보았다.
"이번 사태 여파가 어떻게 될 것 같더냐?"
이제 상황을 제대로 수습해보자는 의미가 담긴 질문에 바로 한동준 사장이 대답했다.
"이제 전고체배터리 시장이 오게 될 겁니다. 기존 LFP배터리나 NMC배터리는 사장될 거구요. 하지만 그 순간이 지금 당장은 아닐 겁니다. 네뷸라 케미컬에서 만든 솔리드스타의 생산력이 어느정도 되는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문제죠. 특히 단가 때문에 LFP나 NMC배터리 시장이 아예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대한디스플레이 사장임에도 배터리 부분에 있어서 한동준 사장은 폭넓은 식견을 보여주었다.
둘째 아들의 대답에 한 회장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그럼 지금 NMC배터리 생산라인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길게 20년 정도는 틈새 시장이 있다고 봅니다. 짧으면 10년 정도일 거구요. 그때까지는 NMC배터리 생산을 유지해도 될 겁니다. 다만 그 안에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힘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그렇군. 상황과 흐름을 보는 눈은 나쁘지 않구나."
"감사합니다, 아버지."
나쁘지 않다는 말은 저 꼬장꼬장한 한 회장에게 있어 칭찬이나 마찬가지였기에 한동준이 씨익 웃었다.
후계자로서 점수를 땄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이어진 말은 그의 예상을 빗나갔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예? 어떤 점이…."
"네 말은 전고체배터리쪽은 앞으로 최소 10년 동안 선두주자의 뒤꽁무니만 보자는 소리잖아."
"그건…."
"그게 네 최선이라면 조금 실망이다. 당장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부터 얘기해봐."
거인의 날카로운 지적에 한동준의 말문이 막혔다.
한 회장의 말마따나, 한동준의 분석대로라면 앞으로 10년간 네뷸라 케미컬이 생산한 솔리드스타가 시장에서 독주하도록 내버려 둬야 하기 때문이다.
"음…."
분석만 했을 뿐 당장의 시장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궁리하지 못했던 한동준은 흡족할 만한 답변을 낼 수가 없었다.
그때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맏이, 한성준 대한전자 사장이 나섰다.
"아버지, 제가 대답해도 되겠습니까?"
한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얘기해봐."
"이대로 가면 분명히 대한화학은 배터리 시장에서 도태될 겁니다. 이미 시장은 테슬라 모델S 공개행사로 인해 전고체배터리를 인식해버렸고 당장 전고체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네뷸라의 솔리드스타를 들여와야 합니다."
"솔리드스타를 들여온다?"
파격적인 제안에 한 회장이 흥미롭다는 듯 큰 아들을 쳐다봤다.
하지만 한동준은 반발했다.
"형 미쳤어? 네뷸라 때문에 주가가 떡락하고 엄청난 손해를 입었는데 뭔 커넥팅이야? 그리고 왜 우리가 대한화학을 두고 남의 회사 배터리를 가져와야 하는데?"
"대한화학은 이미 늦었어.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따라가려면 최소 수년은 소모될 거야. 그런 상황에서 당장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건 불가능해. 그러니 최선의 방법은 대한화학은 버리고 네뷸라의 전고체배터리를 들여와서 대한전자라도 살려야지 않겠어?"
"네뷸라는 지금 차량용 파우치만 생산하는 기업인데 핸드폰 배터리에 대응할 수 있을까? 난 미지수라고 보는데?"
한동준이 태클을 걸었다. 하지만 한성준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물론 지금은 네뷸라가 차량용 파우치만 생산하지만, 차 한 대에 250KWh 정도 되는 배터리 셀을 욱여넣는 기술력이라면 핸드폰 배터리 정도 크기로 축소하는 것도 가능하겠지. 아니, 이미 솔리드스타의 배터리셀 크기는 핸드폰에 들어갈 정도로 작을지도 몰라."
"흠…."
"기억나지? 진성에서 출시한 스마트폰이 내장된 배터리 불량으로 자연발화해버렸던 사건을. 아니, 그거 외에도 스마트폰이 터져버리는 사고는 비일비재해. 내장된 리튬이온배터리 자체의 한계지. 그런데 만약 절대 터지지 않는 안전한 스마트폰이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충전용량이 월등히 뛰어난 스마트폰을 말이야."
"… 반드시 수요가 있겠지."
"내가 노리는 건 바로 그 부분이야."
논리적이고 그럴듯한 한성준 사장의 말에 한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 나쁘지 않아. 진행해봐."
"감사합니다, 아버지. 바로 네뷸라 쪽과 미팅 잡아보겠습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아 환하게 웃는 큰형을 보며 한동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도 지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급히 머리를 굴려 하나의 플랜을 생각해냈다.
"… 아버지, 저는 형이 말한 의견에 일부 반대합니다. 대한화학을 아예 버리는 것보다는 안고 가야 한다고 보거든요."
"네 말은 지금 대한화학도 안고 갈 방법이 있다는 걸로 들리는데?"
"예. 일단 저희 NMC배터리가 네뷸라의 전고체배터리에 비해 단가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제가 말한 장기적 플랜 외에는 단기적 플랜이 안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 점은 아버지도 지적하셨구요."
"그렇지."
"아무리 봐도 정면에서 승부하는 건 불가능한 이 상황에서, 만약 정면 돌파가 아닌 우회 선택지를 고른다면 어떨까요?"
"우회한다?"
"예. 저는 주가를 이용하여 대한화학의 손실을 만회하고 싶습니다."
주가라는 말에 눈치 빠른 한광표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가라…. 그래 그런 방법이 있지."
"벌써 눈치채셨군요."
"나를 뭘로 보는 게냐. 매출을 부풀려 주가를 올리고 이득을 보려는 거겠지."
"정확하십니다. 역시 회장님이시네요. 하지만 저는 거기에 한 가지 수를 더 쓰려 합니다."
"어떤 거지?"
"바로 배터리사업부를 따로 상장시키는 겁니다."
"… 상장?"
상장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한 회장이 무릎을 탁 쳤다.
"오호… 배터리사업부를 아예 분사시킨 후에 상장하여 이득을 챙기려는 거로구나!"
"맞습니다. 제 의견 어떻습니까?"
"좋은 의견이다. 동준이 너를 다시 보게 되었어."
"… 감사합니다!"
좋은 의견이라는 아버지의 칭찬에 한동준의 포커페이스가 순간 깨지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
칭찬에 인색한 한광표 회장이었기에, 그만큼 그가 낸 의견이 좋다는 의미기도 했으니까.
"다만 아버지, 이 계획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매출을 부풀리려면 배터리를 덤핑해서 넘길 업체를 찾아야 해요."
"그건 문제없다. 유일자동차에 납품할 배터리를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지기로 약속했으니까."
"… 정말요? 그게 사실이면 최고의 타이밍이군요. 그저 언제 얼마만큼의 배터리를 넘길지만 조율하면 될 테니 이거 문제가 없겠습니다."
"시기가 적절하긴 하지."
"그렇다면 아버지, 저에게 박 대표를 붙여주십쇼. 제가 유일자동차 배터리 협상 건 마무리 짓겠습니다."
박 대표는 대한화학을 맡고 있는 박민수 부회장을 말했다.
하지만 그때 잠자코 듣고 있던 한성준이 끼어들었다.
"하지만 동준아, 그러면 이거 주주들 기만하는 거야. 유일자동차도 기만하는 거고. 지금 그거 알고나 하는 소리야?"
"뭐가 문제야. 없는 매출 만들겠다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팔아서 매출 보여주고 분할하겠다는 건데."
"그게 문제지. 반짝 가짜 매출을 만들어서 속이는 거잖아. 주주들은 그것도 모르고 주식을 샀다가 손해 볼 건데, 그건 생각 안 하냐?"
"참나, 언제부터 주주를 그렇게 신경 썼다고 그래. 갑자기 이러는 건 좀 그런데? 아버지랑 나랑 둘 다 나쁜 사람 같잖아. 그렇죠 아버지?"
지원을 요청하는 듯한 한동준의 말에 한광표 회장이 한성준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건 동준이 말이 맞다."
"아버지, 하지만…!"
"성준아. 너희 할아버지가 내게 남겨주신 말씀이 있었지. 그게 무슨 말이었는지 기억이 나냐?"
아버지의 말에 한성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별로 와닿지 않던 할아버지의 말씀.
"… 예. 기억납니다. '큰 이득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서 법이 걸려 있으면 법을 지키고, 도덕이 걸려 있으면 지체없이 이득을 취하라'라고 하셨습니다."
"잘 기억하고 있네. 지금이 바로 그 상황이다."
"하지만…!"
"성준이 너는 큰 포용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은 진심으로 따르는 직원들도 생기게 되고 매우 좋은 그릇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너에겐 큰 단점이 있어."
"… 그게 무엇입니까?"
"바로 너무 무르다는 거다."
"음……."
"그러니 이번에는 그냥 잠자코 있어라. 기업가가 이윤을 쫓아야지 투자자들 하나하나를 어떻게 일일이 신경을 쓰겠어.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맞아."
"……."
한성준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침묵할 뿐이었다.
결국 차남의 손을 들어준 한 회장.
그가 한동준에게 입을 열었다.
"이번 건에 대해 박민수 부회장한테 연락해두마."
"감사합니다 아버지."
"대신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할 거다. 괜히 매출을 부풀린 게 들통났다가는 골치 아파질 거야."
"유일도 좋아할 겁니다. 배터리를 싼값에 대량으로 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뒤에서 말이 안 나오게 잘해보겠습니다."
"믿으마."
믿겠다는 한광표 회장의 말에 한동준 사장이 환하게 웃으며 슬쩍 형을 쳐다보았다.
한방 먹어서인지, 아니면 아버지의 의견에 승복하지 못해서인지 형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하지만 한동준은 방심하지 않았다.
현재 스코어는 1:1. 이제 겨우 서로 한번씩 주고받았을 뿐이니까.
* * *
네뷸라 케미컬 사태로 인한 대한화학과 대한그룹의 대처 방향에 대해 논의가 끝나고.
두 아들은 한광표 회장과 식사를 마치고 본가를 나섰다.
각자 차에 오르기 직전, 동생 한동준 사장이 형인 한성준 사장에게 슬쩍 입을 열었다.
"형, 이제 민준이도 가고 형이랑 나뿐이네."
"그러게."
담담하게 대답하는 한성준 사장을 보며 한동준이 넌지시 물었다.
"과연 대한의 후계자는 누가 될까."
"글쎄. 너나 나, 둘 중 하나가 되겠지."
"그렇겠지. 근데 형. 아직도 그 마음 변함없어?"
"어떤 걸 말하는 거야?"
"후계자 관심 없다는 말 말이야."
"아… 그 얘기 말한 거였구나."
한동준의 말에 한성준 사장의 얼굴이 씁쓸해졌다.
"맞아. 예전에 그런 얘기했었지. 그때는 어렸으니까."
"그 얘기는…?"
"후계자, 나도 포기하지 않을 거다."
한성준 사장의 담담한 목소리가 동생을 향했다.
한동준의 얼굴이 슬쩍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