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후 인생 대박-63화 (63/120)

< 63 : 좋은 데로 이직하셨잖아 >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사업을 한다기에 그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정도로 여겼는데, 이미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을 경영하고 있었다니.

그런데도 그런 점을 전혀 티 내지 않는 소탈한 모습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다시 보게 된달까.

그렇게 엄 감독이 항상 기자들에게 주목받던 입장에서 한발 떨어져서 정우를 지켜보고 있을 때, 그를 향한 기자들의 질문 세례는 멈출 줄 몰랐다.

"테슬라 모델S 주문 물량이 10만 대를 돌파하였습니다. 솔리드스타의 생산량이 이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테슬라와 협업하기 전, 유일자동차에 납품 제안을 넣었다가 거절당했다는 루머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솔리드스타로 인해 전세계 내연기관 자동차 및 배터리 관련주가 폭락하였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에는 솔리드스타의 공급 계획이 없습니까!"

"… 이정우 대표님! 엄준욱 감독님과 함께 입국하셨던데, 두 분이 무슨 사이입니까!"

"이 대표님!"

……

미친 듯이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정우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지만, 그동안 대표로서 일하며 사람들을 상대했던 경험이 그를 이끌었다.

호랑이 같던 업계 관계자들, 기업 대표들에 비하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주는 게 뭐 대수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니 긴장감이 가라앉으며 차분해졌다.

겨우 마음을 다잡은 그가 마이크 뭉텅이를 어색하게 손에 들고는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어… 네뷸라 케미컬 이정우 대표입니다. 먼저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구요. 일단 솔리드스타의 국내 공급에 대해서는 의논된 바가 없기 때문에 여기서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국내 출시는 안 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건 아닙니다. 그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일 뿐 결정된 게 없다는 의미입니다."

"솔리드스타의 개발 핵심이 무엇입니까?"

"이상한 질문이네요. 그건 기업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간략하게 원리라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음… 조금 알려드리자면 자사의 특허 기술인 마이크로그래핀 음극재 기술을 통해 전고체배터리의 단점인 상온에서의 느린 충전속도를 개선한 제품입니다."

"마이크로그래핀 음극재 기술은 무엇입니까?"

"기존 흑연 음극재에 대신 그래핀으로 음극재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다음 질문 있으신가요? 없으시면 여기까지…."

정우가 피곤하다는 듯 기자회견을 끝내려던 그때였다.

한 기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KTBC 김한솔 기자입니다. 유일자동차에 솔리드스타 납품 제안을 넣었다는 제보가 있었는데요. 이게 사실입니까?"

유일자동차 계약 불발 건도 알고 있다고?

정우는 살짝 놀랐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음… 맞습니다."

"유일자동차와 협업은 무산된 겁니까?"

"네. 국내 판로를 뚫기 어렵다고 판단, 미국으로 가게 되었죠. 다행히 운이 좋게 테슬라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네요."

"유일자동차에 악감정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크네요."

"그럼 추후 협업도 가능하다는 말씀이십니까?"

"비즈니스는 일말의 가능성도 놓치지 않고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든든한 동지가 될 수도 있겠지요."

물론 유일자동차와 함께 할 생각은 아직 없었지만, 정우는 괜히 분란을 만들기 싫어 좋게 대답했다.

이후 몇 가지 소소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성실히 대답한 정우는 겨우 기자회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가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엄준욱 감독에게 향했다.

"후우… 죽겠네요. 이게 무슨 일이람."

"기자회견 처음인가봐요?"

"예. 전혀 예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붙들릴 줄이야… 좀 놀랐습니다."

"앞으로 자주 겪게 될 것 같은데요."

"어우… 또 하는 건 사양입니다."

기진맥진해 하는 정우를 보며 엄 감독이 피식 웃었다.

"일단 나가시죠. 서울로 가죠?"

"예. 강남이요."

"저도 그쪽 가는 길이니 태워다 드리겠습니다."

두 사람은 엄준욱 감독의 차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갔다.

* * *

서울로 향하는 길. 그제야 두 사람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정우 씨, 네뷸라 케미컬 대표라는 걸 왜 얘기 안 했어요?"

"하하, 창피해서요."

"예? 창피하다니요."

"판만 벌였지 아직 구체적으로 흑자를 낸 상태가 아니거든요. 돈만 끊임없이 퍼붓고 있는 상태라 밝히기 좀 그랬습니다. 그리고 엄 감독님 앞에서 뭔가 자랑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요."

"음, 그래도 충분히 자부심 가져도 될 것 같은데요? 제가 비즈니스는 모르지만, 이 정도로 크게 화제가 되었다는 건 앞으로 잘 될 거라고 느낌이 오거든요."

"아마도요? 하하하."

껄껄 웃는 두 사람.

엄 감독이 진지하게 얘기했다.

"정우 씨 마음에 듭니다. 좀 가기 귀찮았던 미국행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사람과 인연이 닿게 되니 기분이 좋네요."

"저도요. 그런데 엄 감독님은 미국에 무슨 일 때문에 방문하셨던 거예요? 귀찮았다는 걸 보니 좋은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구요. 제가 최근에 찍은 <돼지인간> 영화 있잖아요? 거기 투자자가 넷플릭스거든요."

"넷플릭스요?"

"예. 넷플릭스가 미국 배급사랑 소개해준다고 해서 미팅을 하기로 했거든요. 그리고 국내 배급 문제도 조율하려고요. 뭐, 이런저런 일로 겸사겸사 미팅하러 갔습니다."

"아…."

넷플릭스라는 말에 정우는 엄준욱 감독의 <돼지인간> 영화가 어떻게 되었는지 떠올랐다.

'흥행에는 실패했던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애초에 국내 개봉이 실패했다.

해외자본이자 OTT기업인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 1인자인 대한E&M DGV에서 <돼지인간>의 개봉을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과연 미팅이 잘 끝났을까?

"감독님, 넷플릭스에서 <돼지인간> 국내 개봉이 가능하다고 하던가요?"

"아니요. 거기서 문제가 좀 있습니다. 하….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혹시 '선 극장, 후 온라인'이라고 아세요?"

"선 극장, 후 온라인? 그게 뭐죠?"

"기존 영화사들의 배급 질서를 나타내는 말이에요. 영화를 배급할 때 먼저 극장에서 개봉하고, 나중에 온라인으로 뿌려서 두 번 해 먹는 시스템을 의미하는 겁니다."

"아-! 뭔지 알 것 같네요."

극장에서 개봉했던 영화가 시간이 지나서 OTT 서비스에 등록되어 안방 극장에서 간편하게 결제해서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던가.

정우도 신혼 시절 가끔 결제해서 봤었기 때문에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했다.

"근데 그건 왜…?"

"넷플릭스는 이런 기존 국내 배급 질서를 존중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돼지인간>을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하기를 원합니다."

"네? 그럼 극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손해잖아요?"

"큰 손해는 아니에요. 어차피 OTT에서 보려면 OTT서비스를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비슷합니다. 다만 극장에서 본 사람들은 영화를 한번 보고 나면 땡이지만, 넷플릭스로 본 회원들은 한 달 이용기간이 남게 되니 다른 서비스도 즐길 수 있고 이득이죠."

"아… 그러면 그렇게 유입된 단기회원들이 넷플릭스의 재미를 느끼게 될 테고…?"

"예. 자연스레 회원수 증가로 이어지겠죠. 결국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돼지인간>의 개봉 성적과는 관계없이 단 한명이라도 신규회원을 더 늘리는 게 중요한 겁니다. 그래서 제 영화에 500억이라는 거금을 투자해준 거구요."

"음…."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왜 <돼지인간>이 미래에 국내에서 개봉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지.

아마도 엄준욱 감독 역시 지금쯤이면 <돼지인간>의 국내 개봉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답답하시겠네요. 차라리 저를 찾아오시지."

"정우 씨를요?"

"예. 저라면 1,000억원도 쏴줄 수 있거든요."

"네? 1,000억이요?"

갑자기 튀어나온 너무 높은 금액에 엄준욱의 얼굴이 벙쪘다.

"농담이죠?"

"농담 아닌데요. <모기> 정도 작품이면 제작비로 1,000억원 투자할 용의가 있습니다. 진지하게요."

미래에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상을 싹쓸이하는 <모기>다.

1,000억원이 아니라 2,000억원을 주고서라도 가져오고 싶은 게 솔직한 정우의 심정이었다.

비용과 투자 수익을 떠나서 향후 100년은 회자될 그런 가치 있는 영화의 투자지분을 갖게 된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를 모르는 엄준욱 감독은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정우의 말에 경악 중이었다.

"와… 갑자기 정우 씨랑 일하고 싶어지는데요?"

"하하하, 근데 저는 영화 쪽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요. 그냥 말만 그렇지 기존 배급사를 이용하시는 게 나을 겁니다."

"아쉽네요. 1,000억원이래서 흔들렸는데."

"아, 물론 진짜 저한테 오신다면 이참에 배급사 하나 만들어보죠. 감독님 작품 최선을 다해서 배급 진행해보게요."

"정말요? 그럼 그렇게 해주실래요? 정우 씨한테 맡기고 싶네."

"진짜요?"

"하하하, 농담입니다."

"아, 난 또. 감독님 이제 보니 밀당의 고수시네요.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시는 걸 보니."

"원래 밀당은 제 전문분야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관객과 밀당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어? 듣고 보니 그렇네요. 하하하."

유쾌하게 떠드는 두 사람.

두 사람 다 농담으로 여기며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엄준욱 감독의 뇌리엔 어느새 정우가 제의한 '1,000억원'이라는 숫자가 저도 모르게 깊이 각인되고 있었다.

* * *

"정우 씨 부르면 꼭 나와야 합니다?"

"언제든 연락 주세요. 별일 없으면 바로 달려가겠습니다."

엄준욱 감독의 픽업 덕분에 편하게 집으로 돌아온 정우는 오랜만에 정겨운 호텔 침대에 몸을 날렸다.

"우아- 역시 집이 최고다."

장기숙박을 끊어놓고 몇 달째 이용도 못 했던 호텔은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여전히 깨끗했다.

시원하고 쾌적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오면서 엄준욱 감독와 대화를 나누었던 걸 떠올렸다.

"… 넷플릭스라."

엄준욱 감독과의 대화는 매우 유익했다. 엄준욱 감독이라는 거장과 인맥을 쌓았다는 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몰랐던 영화 업계에 대해 알게 된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OTT 시장'의 존재를 알게 된 점이 컸다.

'넷플릭스는 앞으로 엄청 크게 되지.'

정우는 코로나 시기에 넷플릭스에 직접 투자를 했었는데, 2017년 대비 주가가 대략 5배 정도 상승하는 걸로 기억했다. 즉, 주식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은 투자처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그가 더 주목하는 점은 바로 컨텐츠 시장이었다.

코로나 확산이 되면서 집안에서 생활하는 비중이 늘어나게 되자, 당연하게도 OTT 서비스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즉, 앞으로 OTT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인 셈.

'코로나가 끝나고 곤두박질치기는 하지만.'

2022년에 넷플릭스는 주가가 폭락하고 회원수가 떨어지는 추이를 보이지만, 그걸 감안해도 지금 OTT 서비스에 투자하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여겨졌다.

곧 전세계를 강타할, 아니 지금도 강타 중인 한류 열풍과 맞물려 한국 컨텐츠의 소비가 커질 테니까.

'아니지. 국내로 국한시킬 필요가 있겠어?'

컨텐츠 보기를 즐겨 했던 정우는 앞으로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잘 될지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컨텐츠 사업에 투자한다면?

투자 대비 높은 수익률을 뽑아먹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당장만 해도 전세계를 강타할 K드라마가 떠오른다.

"… 플라워 게임."

향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게 될 넷플릭스 최대 컨텐츠 <플라워 게임Flower Game>.

이 드라마의 투자 및 배급을 맡게 된다면? 아니, 아예 <플라워 게임>을 독점 컨텐츠로 내세워 OTT를 세워도 될 것이다.

그야말로 초대박 중에 초대박일 터.

"문제는 인맥인데…."

다행히 마침 엄준욱 감독과 친해져서 영화나 드라마쪽 관계자들과 연락해볼 여지가 생겼다.

그런데 엄 감독님이 <플라워 게임> 감독님을 알고 계시려나.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겠다.

* * *

<폭스바겐그룹, '로드맵 E' 발표 "2025년까지 전기차 80종 출시할 것">

<아우디, 내연기관과의 작별을 선언하다>

<유일자동차, 대한화학과 NMC배터리 납품 계약 체결, 일렉트론 출시 임박>

<전기차 '쩐의 전쟁' 시작되나... 포드 2022년까지 전기차(EV)분야에 11조 6,800억원 투입>

테슬라 모델S 공개행사 이후 주가 폭락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내연기관차 회사들이 뒤늦게 전기차 개발 생산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 덕에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던 전기차 회사의 주가들은 그나마 반등할 수 있었다. 물론 내연기관차 관련주에 공매도를 쳤던 정우는 이미 공매도 물량을 모두 처분한 뒤였기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이렇듯 멈출 줄 모르고 내려가던 내연기관차 관련주는 일제히 약반등에 성공했는데, 딱 한 곳만큼은 예외였다.

바로 유일자동차만 유일하게 주가 반등이 지지부진했던 것.

왜냐하면 유일자동차에 대해 언급한 정우의 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네뷸라 케미컬 이정우 대표, '유일자동차가 솔리드스타 거절'>

<유일자동차, 차세대 게임체인저 알아볼 안목과 인재가 부족한가?>

<반등하는 내연기관차 관련주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멈춰있는 '유일'자동차>

<투자자들 유일자동차에 대한 불신 팽배해져>

분명히 정우는 유일자동차와의 협업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고 언급했지만, 기자들은 그런 내용은 쏙 빼놓고 자극적인 타이틀로 유일자동차를 폭격했다.

그 탓에 다른 내연기관차들 주가와 달리 유일자동차의 주가는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였다.

이렇듯 유일자동차는 연일 곡소리만 나오고 있었는데, 배터리업계도 사정은 비슷하긴 마찬가지였다. 자동차 주식과 달리 배터리 관련 주는 거의 나락 상태였으니까.

네뷸라 케미컬이 보유한 전고체배터리 관련 기술과 기존 배터리 회사들과의 개발 격차가 그만큼 크다고 시장이 판단한 것이다.

때문에 파나소닉, CATL, 대한화학, 진성DC 등등 세계 순위권 배터리 회사들이 최소 -30%에 달하는 주가 하락을 맛봤고, 반등 없이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인 네뷸라 케미컬은 어떨까.

박살난 시장과는 반대로 네뷸라 케미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그야말로 최고조였다.

솔리드스타라는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를 이루어낸 기업.

아직 그 정확한 스펙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기술력의 근간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선들이 많았다.

때문에 한국 네뷸라 케미컬에 대한 입사 지원 문의 역시 폭발 중이었고, 소속된 직원들의 애사심과 어깨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었다.

"난 잘 될 줄 알았어."

강성열이 중얼거렸다.

그 말에 옆에 있던 개발팀원들이 깔깔 웃었다.

"아니 팀장님 너무 태세전환 빠르신 거 아니에요? 여기 있던 사람들 다 걱정했잖아요. 갑자기 무슨 전고체배터리냐고."

"맞아요. 회사 미쳐 간다고 다들 우려했었는데."

"무슨 소리야. 난 처음부터 정우 씨… 아니 대표님 편이었거든?"

"그런가? 하긴 '전' 개발팀장님이 대표님 안티긴 했죠."

그들이 얘기하는 전 개발팀장은 다름 아닌 박학기 개발팀장을 의미했다.

그렇다.

네뷸라 케미컬 소프트웨어개발팀의 새로운 개발팀장은 강성열 책임이 되었던 것. 이는 몇달 전 박학기 팀장이 회사를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박학기 전 개발팀장은 정우가 진행하는 솔리드스타 개발 프로젝트가 너무 무모하다고 판단하여 결국 사표를 내고 이직한 것이다.

"근데 박 수석님 지금 속 엄청 쓰리실 것 같은데요? 조금만 버텼으면 이 기쁜 순간을 함께 나눴을 건데."

"그래도 좋은 데로 이직하셨잖아."

"네? 거기가 대한화학인데요?"

"대한화학이면 대기업이고 좋지. 뭘."

강성열이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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