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후 인생 대박-68화 (68/120)

< 68 : 그랜절 박습니다 >

에이다ADA 코인의 총발행량은 450억 개.

이 중에서 ICO(Initial Coin Offering: 초기 코인 공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코인을 판매하고 개발 자금을 모금하는 것)를 통해 310억 개가 시중에 판매되었고, 140억 개는 이자 지급을 위해 카르다노 재단에 락업(Lock-up: 유통되지 않도록 묶어놓는 것)되었다.

즉, 현재 유통량은 310억 개였는데 ICO 당시 에이다의 판매가격은 3원이었다. 그런데 거래소 상장가가 ICO 대비 10배 이상 높은 가격인 30원이었으니, 초기 ICO 참여자들의 매도세가 줄지어 이어졌다.

지금 당장 팔기만 해도 900%의 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거래소에서 코인이 상장되었을 때 초기에 가격 펌핑이 이루어지는 이벤트는 얼마 가지 못해서 급격한 매도세에 무너졌다.

최고가 34원을 찍은 에이다는 익절하려는 초기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순식간에 27원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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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하 씨발! ㅈ됐다!

[봉수]: 바로 –10%인데?

[봉수]: 와… 벌써 마이너스 1억이야 ㅁㅊ!

[봉수]: 한 틱에 무슨 3%야! 미친 거 아니야?

[KKD]: 느낌이 좀 쎄하다;;;

[동현]: 기다려 봐 정우가 사라고 했으니까 무슨 수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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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다의 하락세에 시장가로 풀매수를 해버린 세 친구가 겁에 질렸다.

단톡을 본 정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쯧쯧."

사실 친구들에게 10억원씩 빌려줄 때 굳이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냥 코인으로 송금해주면 되니까.

하지만 일부러 현금으로 지급했는데, 그 이유는 하나였다.

"… 분명 코인으로 줬으면 선물거래 한다고 깝쳤겠지."

괜히 선물거래소에서 고레버리지로 매매하다가 훅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애초에 선물거래를 못하게 원천봉쇄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급해서 풀매수를 해버린 친구들을 보니 현물거래를 하게끔 유도한 건 잘한 선택으로 보였다.

"경도 저 새끼는 펀드매니저라는 놈이 분할매수도 안 하고… 아무튼 내가 니네 청산당하는 거 막았다."

정우가 이렇게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친구 놈들은 알까.

그는 피식 웃으며 다음 단계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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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ㄱㄷ

[정우]: 곡소리 안 나오게 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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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눌리고 있는 에이다 분봉 차트를 보며 그는 해외선물거래소에서 에이다 매집에 들어갔다.

총 시드는 3천만 불이었는데, 2배 레버리지를 사용하여 6천만 불 어치를 구매했다.

그렇게 매입한 에이다의 수량은 무려 20억 개. 전체 유통량의 6%에 해당하는 물량이었다.

물론 현물이 아닌 선물이라 실제로 에이다를 20억 개를 들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엔 충분했다.

왜냐하면 모든 코인 가격은 시장가로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물거래소의 경우 시장 가격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청산을 시켜버리기 때문에, 현재 다른 거래소의 평균 가격, 즉 시장가는 매우 중요했다.

따라서 어느 한 거래소의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면 다른 거래소의 가격도 뒤따라 요동치게 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정우가 이용하는 비트매스 해외선물거래소의 에이다 마켓에 6천만 불의 매수세가 들어오자, 에이다의 하락세는 주춤하더니 이내 멈추었다.

쏟아지는 매도 물량을 소화하는 강력한 매수세에 에이다의 가격이 0.024달러 부근에서 지지를 받은 것이다.

외부 시장들도 유기적으로 즉각 반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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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어 26원에서 지지하는 것 같은데?

[KKD]: 제발!

[동현]: 오오!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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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뚜렷하게 반응을 보인 곳은 친구들이 사용 중인 엇비트 거래소였다. 그곳 원화마켓에 상장되어 있는 에이다의 가격이 26원에서 지지를 받기 시작하더니, 매도호가가 사라지며 두꺼운 매수벽이 쳐지기 시작했다.

매도세가 잠잠해지자 안전하다고 여긴 개미들의 투자가 이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에 새로운 투자자의 참여는 당연하게도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27원]

[28원]

[29원]

[30원]

……

그동안의 하락이 개미털기였다는 듯 에이다는 미친 듯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30원을 뚫어버리더니 이전 전고점이었던 34원도 대번에 뚫고 40원을 향해 치달았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WooJung2 리더보드 갱신됐다!

정우의 수익이 비트매스 리더보드에 반영되었다.

* * *

미국 제일의, 아니 세계 제일의 커뮤니티 레딧Reddit.

분야를 막론하고 모여 있는 최대의 커뮤니티답게 코인 커뮤니티 역시 활발했고, 세계 제일의 규모라 해도 무방했다.

이런 레딧 코인 커뮤니티에 한가지 글이 갱신되었다.

-비트매스 리더보드 갱신되었어!

바로 해외최대선물거래소의 리더보드가 갱신되었다는 게시글이었다.

경쟁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심리상 해당 게시글은 금세 화제가 되었다.

세계 탑급의 트레이더들의 수익이 얼마 정도인지 궁금해하는 유저들은 어딜 가든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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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보드Leaderboard? 지금 리더보드 1위가 누구야?

└잔고 부분은 WooJung2가 어제까지 40억 달러로 1위였어

└└Jesus… 40억 달러…?

└└그는 진짜 고래구나He is Real Whale :-O

└└나에게 10만 불만 주면 소원이 없겠네 haha

-리더보드 1위는 WooJung3 아니었어?

└그건 수익 10억 달러 정도로 2위였어

└└10억 달러가 2위라니… 소름 돋네

-WooJung2? WooJung3? 아이디가 비슷한데 얘네 친구야?

└아마 같은 사람일 거라고 추정하고 있어

└맞아. WooJung2는 장투용 계정이고, WooJung3은 단타용 계정 같아

└└세상에Holy…

-애들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WooJung2가 에이다ADA를 샀다는 게 중요한 거야!

└정답이야

└에이다? 리더보드 1위가 에이다를 샀어?

└└그래! 그걸 이제 알았어?

└└어쩐지 에이다가 계속 오르더라

-난 아직 안 샀는데 에이다는 벌써 0.04달러를 넘었어 :(

└지금이라도 사는 게 좋을걸? WooJung2도 아직 에이다를 안 팔았어

└└그걸 어디서 확인해?

└└└리더보드 랭커들 포지션 분석해주는 사이트가 있어

└└└└링크 좀 알려줘

└└└└└그건 네가 찾아봐! 너의 손가락은 공주님이냐 >:(

-나는 에이다 올라가는 거 보고 있기 짜증나서 그냥 사버렸어

└나도 hahaha 리더보드 1위도 홀딩 중인 걸 보면 오르겠지?

└└아마도? 지금 정보 찾아보는데 호재가 많네

└└└그건 사기 전에 찾아봤어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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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보드 1위 WooJung2에 대한 수많은 게시글과 댓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당연하게도 그가 새로 투자했다는 에이다에 대한 트래픽 역시 급증했다.

이는 스탠퍼드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교 1학년 신입생, 제프 센트렐라Jeff Centrella의 눈에도 들어왔다.

"WooJung… Two?"

제프 센트렐라는 소위 말하는 천재과에 속하는 학생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조금 더 남달랐던 그는, 어릴 적부터 돈을 버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기에 그가 택한 학과는 스탠퍼드 경제학과였는데, 기대와 달리 학교에서 배우는 건 무료하고 고리타분하기 그지없었다.

사회생활에 도움이 1도 안 될 것 같은 죽은 학문들.

결국 그는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걸 찾아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유튜브가 발달한 시대답게 강좌나 강의는 무궁무진했으며,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날것 그대로의 정보들이 범람했다.

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제프는 하나둘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매력적인 분야들을 섭렵해나갔다.

그런 그가 비트코인에 대해 알게 된 건 어찌 보면 필연적인 운명.

암호화폐를 알게 된 이후 제프는 '크립토페이스Crypto Face'라는 닉네임으로 레딧 코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게 되는데, 그러다 WooJung2에 대한 게시글을 접하게 되었던 것이다.

"개인 자산이 40억 달러라고? 흥미로운데?"

심지어 단타용 부계정의 수익 역시 10억 달러를 돌파한 미친놈이라니.

개인인지 세력인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이 WooJung2라는 거물급 트레이더가 제프는 궁금해졌다.

그는 온라인 세상을 탐험하며 WooJung2에 대해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그에 대한 실마리 하나를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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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경악했다! 수익률 25,000% 신화의 주인공이 한국인?>

작성자: 코인No.1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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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블로거가 작성한 오래된 블로그 게시물이었는데, 거기엔 WooJung의 발음이 Friendship을 의미하는 '우정'이라는 점을 들어 WooJung2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럴싸한데?"

이 블로거의 주장대로 정말로 의문의 세계랭킹1위의 트레이더는 진짜 한국인일까.

흥미가 생긴 제프는 해당 블로거의 게시물들을 주욱 살폈다.

<우정2님 오늘도 리더보드 1위!>

<(경축!) 우정2님 추정재산 2조원 돌파!>

<우정2님 이더리움 롱 포지션 유지 중! 이더리움 홀딩 갑시다!>

<제2의 우정2 출현? 우정3 계정 전격 분석!>

<비트코인 시황 분석… 의미 없습니다! 우정님이 보우하신다! 이더리움 무지성 홀딩 가즈아!>

……

전부 다 WooJung2로 도배된 블로그 게시물들.

처음에는 가볍게 WooJung2에 대해 다루던 블로거는 점차 광기에 가깝게 추종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 뭐야. 좀 무서운데?"

그러다 제프는 해당 블로거가 유튜브로 방송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곧장 해당 유튜브 링크를 타고 들어갔는데, 마침 그가 라이브 방송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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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트코인 오후생방> 우정님이 보우하신다! (시드 1억 시작 / 수익률 971% 달성!)]

시청자수: 221명

유튜버: 코인No.1

[실시간 채팅]

-바완아 우정2 에이다 샀다

-바완 형 우정2 에이다 들갔대요

-에이다 사라

-에이다 ㅈㄴ 오르는 중 ㄷㄷ

-에이다 50원 뚫게 생겼다

-뚫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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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에 한글로 된 채팅들이 주르륵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걸 본 코인넘버원이라는 블로거이자 유튜버가 경악했다.

"뭐?! 우정님이 에이다를 사셨다고?!"

"어떻게 알았는데? 아… 리더보드?"

"아 씨발, 형님들! 그걸 왜 이제 말했어요!"

"형님들! 저 지금 바로 에이다 사러 갑니다! 원화 충전 좀 하고 올게요!"

제프는 말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사색이 된 유튜버가 부랴부랴 코인거래소에 돈을 입금하더니 에이다를 사는 걸 보고 대충 흘러가는 낌새를 눈치챘다.

"… 설마 저걸 다 산다고?"

아니나 다를까, 코인넘버원 유튜버는 입금된 돈을 모조리 에이다 구매에 사용해버렸다.

그가 시장가로 긁은 에이다의 값어치는 자그마치 100,000,000KRW.

"저게 다 얼마야?"

달러 환율계산기로 계산해보니, 무려 9만 달러였다.

"뭐? 9만 달러?"

아직 코인으로 큰 수익을 내보지 못한 제프였기에 9만 달러는 너무나 큰 시드였다.

물론 그보다 훨씬 더 큰 시드를 굴리는 사람들이 수두룩했지만, 눈앞에서 라이브로 9만 달러를 시장가로 긁는 걸 보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

"… 저거 미친놈 아니야?"

채팅창 번역 기능으로 확인해보니 느낌상 우정2라는 트레이더가 에이다를 사자 저 코인넘버원이라는 유튜버도 따라서 산 것 같았는데, 그야말로 미친놈이나 마찬가지로 보였다.

어떻게 자신의 소중한 돈을 남의 의견 하나에 맡길 수 있단 말인가.

WooJung2라는 트레이더가 돈을 잃었을 때 책임을 져줄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흥미진진한 트롤링(Trolling: 고의적으로 일을 망치는 행위)에 잠깐 영상을 보려던 제프는 어느새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 이거 레딧에 올리면 반응 좀 나오겠는데?"

관종의 기질이 있던 제프는 곧장 해당 유튜버의 링크를 복사해서 레딧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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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시장가로 에이다를 9만 달러 어치 산 상남자 한국인>

└이거 실화야?

└코리안 가이는 터프하구나 lol(laugh out loud: 빵 터짐)

└오 마이 갓OMG… 에이다 역사상 최고점인데 9만 달러를 박는다고…?

└윽… 이건 호러 무비야…!

└난 저 멍청이가 자살하러 가면 그때 에이다를 사겠어 HA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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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누가 봐도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코인에 9만 달러를 박은 저 한국인 유튜버는 어리석음의 그 자체로 보였으니까.

그때 누군가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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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돈으로 50KRW은 달러로 환산하면 0.045달러네? 여기 거래소에서는 에이다가 0.04 달러인데 10%나 비싸

└그게 바로 김치 프리미엄Kimchi Premium이라는 거야

└└김치 프리미엄?

└└└자국 코인이 다른 나라보다 더 비쌀 때 코리안들이 부르는 말인데, 걔들은 존나 멍청하고 마음이 급해서 남들보다 비싸게 사서 코인에 프리미엄이 붙는 거야

└└└└아하! 이해했어

└└└└그런데 자국민이 스스로 비하하는 용어를 쓰는 건 이해할 수가 없네

-잠깐만, 그러면 지금 에이다를 사서 한국 거래소로 옮겨서 팔면 10% 수익이 공짜야?

└넌 좀 똑똑하구나? 정답이야

└└Holy… Shit! 당장 하러 가야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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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보 댓글을 본 제프도 놀랐다.

김치 프리미엄이라니.

나름 코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던 제프였지만, 이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가격을 확인해보니 정말로 한국 거래소는 미국 거래소에 비해 10%나 비싼 상황.

제프도 뒤늦게 허겁지겁 에이다를 구매했다.

한국 거래소로 옮겨서 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런 그의 생각은 혼자만 한 게 아니었다.

레딧, 아니 해외 코인 투자자들 대부분이 비슷한 생각을 했다.

'많이도 안 바라고 10%만 먹자.'

리스크 없이 꽁돈 10%를 먹는 건데 누가 마다할까. 당연하게도 보따리 장사마냥 한국거래소로 에이다를 보내 팔아먹기 위해 해외거래소에 에이다 구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0.04달러에 불과했던 에이다의 가격이 순식간에 0.05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거래소 시세를 확인하자 해외시장가격에 영향을 받았는지 상승하여 57원. 아직까지는 김치 프리미엄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때까지도 레딧 유저들을 비롯한 해외 코인 투자자들은 한국인 유튜버와 스스로 김치 프리미엄을 만드는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속성을 비웃으며 돌려 까고 있었다.

그러나 급증된 매수세에 에이다가 0.06달러를 돌파하고, 이내 0.07를 뚫었으며, 마침내 0.08달러를 지나 0.09달러를 넘어서자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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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 에이다 멈춰!

-왜 저렇게 오르는 거야?

└이유야 많지

└최고점을 돌파해서 위에 시체(매도물량을 뜻하는 은어)가 없거든

└지금 사서 한국 거래소에 옮겨서 팔기만 해도 이득이야

└└이건 한물 간 정보야 :( 이미 김치 프리미엄은 다 사라졌어

└└맞아. 지금 옮겨봤자 송금 수수료만 나가

-에이다 코인 자체가 좋은 건 왜 얘기 안해?

└에이다는 찰스 호스킨스가 만든 호재 덩어리 코인이야

└최초로 양자컴퓨터 해킹에 대응할 수 있는 3세대 코인이라는 얘기가 있더라고

-나는 그것보다는 세계1위가 지금 에이다 홀딩 중이래서 계속 들고 가려고

└에이다를 이미 샀어?

└└진즉에 샀지. 리더보드에 WooJung2 포지션 분석 나오자마자 샀다

└└└왜 나한테는 얘기해주지 않은 거야! 치사하다

└└└└레딧에서 아까부터 화제였는데 그걸 보고도 안 산 네 잘못이야

-에이다 계속 날아가고 있어

└위에 매도물량이 텅 비어 있어서 그런가 봐

-얼마까지 올라갈까?

└이대로라면 0.1달러를 돌파하는 것도 우습지 않아 보여

└└동의해

└└나도

└└나도2

-아 모르겠다! 난 지금이라도 살래

-God Damn! 내가 에이다를 0.09달러에 구매하는 멍청이가 될 줄이야… (이미 내 마우스는 Buy를 클릭했어)

-나도 그냥 샀어… 만약 내려가면 장투하려고. 근데 왜 수익 상태이지?

-야호! 사자마자 +3%야! 대마값을 벌어서 신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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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에서 더 이상 원화로 50원, 0.045달러 부근에서 에이다를 시장가로 풀매수한 한국인을 비웃는 여론은 보이지 않았다. 김치 프리미엄에 대해 비웃던 여론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그들은 뒤늦게라도 구매해야 할 이유를 들먹이며, 자기합리화와 함께 에이다의 폭발적인 상승세에 올라타려고 아우성이었다.

"… 이거 실화야?"

제프는 입을 떡 벌렸다.

에이다 해외송금으로 김치 프리미엄을 먹으려던 계획은 이미 무산된 상태였으니까.

그러나 원래의 계획이 실패했음에도 그의 계좌 잔고 수익률은 +30%를 훌쩍 넘은 상태였다.

보따리상을 하려고 구매한 에이다가 순식간에 30%가 넘는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력으로 매매를 해서 번 게 아니라 얼떨결에 얻어걸린 것이었는데, 30% 수익은 절대 작은 수익이 아니었기에 제프는 기뻐야 마땅했다.

하지만 쉽게 기뻐할 수 없었으니.

바로 그가 바라보는 모니터 화면에서는 한국인 유튜버 코인넘버원이 자기 코인의 100% 수익률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광기 어린 괴성을 질러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뭐랬어! 내가 뭐랬어! 내가 뭐랬어! 내가 뭐랬어! 내가 뭐랬어! 내가 뭐랬어어어어!!!!"

"우정님이 우리 보우하신다고 했지!"

"그 믿음의 결과가 이거야!"

"1억 넣고 1시간도 안 되어서 100% 수익 달성!"

"지금 내가! 1시간도 안 되어서 1억 벌었다고!!!!!"

"이제 알겠어? 다시 한번 얘기할게! 누가 우릴 지켜준다고?"

"맞아! 우정님! 우정님이시다!"

"자, 여러분! 우정님이 우리를 보우하십니다!"

"다들 경배하라!!!!"

"으아아아아아아!!!!!"

"1억 번 기념으로 우정님께 그랜절 박습니다!!!"

"우정 형님 사랑합니다!!!!!"

괴성과 함께 물구나무를 서더니 머리 하나로 신체를 지탱하며 꼿꼿이 선 미친 한국인 유튜버가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소리를 질러댔다.

그 미친 텐션, 아니 텐션을 넘어선 진짜 광기를 보며 제프는 살짝 공포를 느꼈다.

"Holy… Holy Shit…!"

… 뭐야 쟤 무서워.

하지만 더 무서운 게 있었으니.

한국거래소에 끼어있던 에이다 김치 프리미엄의 가격이 해외에서 날아온 에이다 보따리들에 의해 점점 내려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뒤늦게 에이다 매수에 뛰어드는 버거형들의 난입에, 그가 이용 중인 미국 거래소 에이다의 가격에 역프리미엄이 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 * *

에이다의 급격한 상승세는 정우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 이거 왜 이렇게 많이 올라?"

30원 상장가였던 에이다는 빠르고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하루만에 400% 급등하며 종가를 마쳤다.

그렇다.

에이다의 가격은 무려 127원에 도달한 상태였다…!

'… 원래 과거에도 이랬나?'

2017년에 코인 투자를 해본 경험이 없었기에 정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원래 역사에서도 에이다가 상장하자마자 400% 올랐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왠지 나 때문에 과거가 변한 것 같단 말이지.'

적은 돈도 아니고 무려 6천만 불 어치의 돈으로 에이다를 매수했으니 과거가 변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초록색 검색엔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에이다 400%'가 차지했으니 오죽하랴.

"… 신중해야겠어."

정우가 다시 한번 자신이 고래임을,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의 파급력이 대단함을 자각하고 있을 때, 친구들은 난리가 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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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사진)

[봉수]: 정우야! 이거 꿈 아니지?

[봉수]: 나 정말 31억 번 거 맞지?

[정우]: ㅇㅇ

[봉수]: 사랑합니다, 아버지!

[정우]: 오냐 ㅋ

[KKD]: 정우야 나도 니 아들 하면 안 되겠냐?

[정우]: 꺼져 넌 너무 커서 안 됨

[KKD]: 아잉~ 아빠!

[KKD]: 알라뷰~ (사랑한다는 이모티콘)

[정우]: (토하는 이모티콘)

[동현]: 고맙다 정우야

[동현]: 내가 이 은혜 꼭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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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감사를 표하는 친구들을 보며 정우는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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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야, 똥현이 넌 뭘 꼭 끝난 것처럼 얘기하냐

[동현]: 엥? 그게 무슨 소리야

[동현]: 벌써 42억이나 벌었는데 그럼 끝 아니야? 익절하려고 했는데?

[정우]: 뭔 소리야

[정우]: 이제 시작인데

[동현]: ?

[봉수]: ?

[KK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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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를 보내는 친구들에게 설명했다.

─────────

[정우]: 이제 상승장 초입일 뿐이야

[정우]: 아직 한참 남았으니까 놓치지 말고 꽉 잡아라

[정우]: 반드시 바다로 데려가 줄게

[봉수]: 웬 바다 드립이야?

[정우]: 고래가 살려면 바다로 가야 하거든

[정우]: 너희들도 한번쯤은 고래가 되어봐야 하지 않겠냐

[봉수]: 아! 이해했음

[봉수]: 근데 그 도착한 바다가 올블루는 아니지?

[봉수]: 수익률창이 온통 파란… 흠흠

[정우]: 뭐 이 새끼야?

[KKD]: 아… 부정타게시리 ㅅㅂ

[동현]: 봉수야, 그건 좀 아닌 듯;;

[봉수]: 드립이었음 ㄷㄷ 살려줏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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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이런 놈을 바다의 왕인 고래로 만들어야 한다니.

'별 수 있나.'

한번 결심했으니 끝까지 밀어붙일 뿐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이미 계획이 수립되어 있었다.

정우가 운행하는 바다로 향하는 초특급 여객선.

그 중간경유지인 다음 정박항은 '역프리미엄', 그리고 '새로운 연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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