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코인 후 인생 대박-86화 (86/120)

86화 이클립스

“어머어머, 어떡해어떡해어떡해……!!!”

예상치 못한 사태에 발만 동동 구르던 그녀는 부랴부랴 시그널 단톡방을 확인했다.

하지만 시그널 단톡방도 그녀와 같은 반응만 대부분이었다.

-2,500원 직전에서 내려가 버렸네… 실환가

-케이코님, 엔엑스티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엄청 내려가 버렸는데;;

-하… 올라간다는 말만 믿고 전 재산 박았는데 마이너스 2억… 미치겠네

-케이코님 말 좀 해 봐요 ㅜㅜ 지금 물렸는데 어카죠??

물렸는지 한숨만 터져 나오는 단톡방.

나만 물린 게 아니라는 생각에 그녀는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안예슬이 그걸 보는 사이 엔엑스티는 쭉쭉 내려가더니 1,000원 고지에 도달한 상태였다.

수없이 쌓인 매수와 매도 물량을 보며 그녀는 고민했다.

지금이라도 손해를 줄이기 위해 손절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하지만 그 잠깐의 고민이 우습게도 엔엑스티는 1,000원이 뚫리더니 쭉 내려가 버렸다.

결국, 그날 엔엑스티의 마감 종가는 800원대.

2,400만 원이었던 안예슬의 시드머니도 1,35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주일 가까이 들인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자 그녀는 거의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X발! 이거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안예슬은 유료 시그널 회원들과 함께 단체로 항의에 나섰다.

-케이코님, 보세요. 님 말 듣고 있다가 이게 무슨 손해에요?

-진짜 ㅋㅋㅋㅋㅋ ㅈㄴ 빡치네

-뭐라고 말 좀 해 보세요!

-케이코 X발새끼야! 고소하기 전에 당장 대답해라!

뿔난 회원들이 들고일어났다.

하지만 몇몇 회원들은 오히려 케이코 시그널을 두둔하고 나섰다.

-ㅂㅅ들은 님들이구요

-ㅇㅈ 케이코는 목표가랑 손절가 분명히 제시했는데 안 지킨 거는 님들임

-뭔소리예요? 2,500원 안 왔잖아요!

-그 전에 2차 타겟가 2,000원은 왔잖음? 그럼 그때 절반은 털어서 익절했어야지, 투자의 기본인 분할매도도 모름? ㅉㅉ

-글고 SL 안 보임? 손절가StopLoss는 장식인가? 왜 안 지키고 케이코님 탓함 ㅋ

-머리가 딸리니까 인성질하는 클라스들 오지고 지리고 레릿고~

-ㄹㅇ ㅋㅋㅋㅋㅋ 인성들 보소

결국, 시그널 주인인 케이코라는 인물은 등장도 하지 않은 채 유료 회원 리딩방 사람들만 반으로 갈라져 싸웠다.

손해를 크게 본 몇몇 회원들이 홧김에 리딩방을 나가 버리고.

안예슬은 화가 났지만 차마 80만 원이라는 거금을 낸 유료방을 나갈 배짱은 없어서 그냥 속으로 분만 삭였다.

‘진짜 내가 잘못한 걸까?’

케이코 시그널의 말만 듣자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될 정도로 위험하다면 미리 경고해주는 게 맞지 않았을까?

그녀는 계속 남탓을 하면서 현실을 부정했지만, 모니터에 떠오른 그녀의 잔고는 1,350만 원 그대로였다.

“……X나 손해 봤네.”

분명 처음 시드머니 1,000만 원 대비 350만 원이나 벌었음에도, 너무나도 크게 손해를 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절망과 좌절 속에서 그녀는 겨우겨우 힘을 냈다.

“……잠깐, 케이코 시그널이 별로면 다른 시그널을 찾으면 되잖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케이코 시그널 하나만 주구장창 팠지만, 따지고 보면 현재 시그널방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오히려 진짜 메이저 시그널들에 비하면 케이코 시그널은 마이너 수준에 불과했다.

“……그래. 이번엔 진짜 제대로 된 시그널에 가입하는 거야.”

그녀는 뭐에 홀린 듯 정신없이 코인 커뮤니티를 뒤지기 시작했다.

에이스 시그널, 시프 시그널, 심지어 시그널이 아닌 ‘별님아빠’라는 코인 유료리딩방까지 회원가입을 했다.

거기에 쏟아부은 돈만 무려 240만 원.

시드는 1,100만 원으로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미래에 대한 정보를 샀다는 생각에 그녀의 허하던 마음이 충만해졌다.

“……이건 투자야. 앞으로 더 벌면 돼.”

나는 진짜 제대로 된 투자를 하고 있어.

나는…… 틀리지 않았어……!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며 세뇌하듯 읊조리는 안예슬의 눈이 광기로 빛나고 있었다.

* * *

안예슬이 코인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을 때.

정우는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엔엑스티로 300억이라…… 나쁘지 않네.”

그는 돈이 하도 많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코인에 분산 투자를 해 놓은 상태였는데, 때문에 이번 엔엑스티의 상승분도 거의 다 먹고 익절할 수 있었다.

심지어 운마저 따라 주는지 그가 2,000원부터 2,400원까지 다 팔자마자 귀신처럼 고꾸라진 엔엑스티는 현재 800원대마저 깨지려 하고 있었다.

“차트 예쁘면 다시 진입하려 했는데…… 이건 설거지도 못 하겠다.”

이미 차트가 완전히 망가져 버린 엔엑스티는 전형적인 설거지 차트 모양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재진입하는 건 애매해 보였다.

물론 정우의 자금력이면 차트 모양을 강제로 바꿔 버릴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런 수고를 들이기엔 투자하기 용이한 다른 매력적인 코인들이 넘쳐났으니까.

결국, 300억 원으로 엔엑스티 코인에 대한 매매는 마무리 지었다.

300억 원.

1년 전의 자신이라면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거액이었지만, 이제 300억 원 정도는 감흥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의 입장에서는 푼돈(?)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의 가슴을 흥분시킬, 진짜 짜릿한 일은 지금부터 있었다.

“전무님, 이게 그래핀 태양전지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정우는 미국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아직 부모님은 미국 여행 중이시지만, 일전에 성태규 CTO로부터 보고 받은 그래핀 태양전지 관련하여 확인을 미룰 수가 없어서 급히 귀국한 것이다.

입국하자마자 본사 연구소를 찾은 정우의 손에는 그 완성된 태양전지가 손에 들려 있었다.

그래핀 특유의 무색이 인상적인 태양전지는 얼핏 보면 그냥 반도체 제품처럼 생겼다.

“이게 태양발전이 된다니…… 믿기지 않네요.”

“스펙은 테스트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존에 알려진 태양전지 최고 효율인 30%보다 월등히 뛰어납니다.”

“얼마 정도인가요?”

“40% 효율입니다.”

“40%……!”

태양전지의 효율은 말 그대로 일정량의 햇빛을 받았을 때 햇빛에너지를 얼마만큼의 전기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느냐를 의미한다.

현존하는 일반 태양전지의 경우 30% 정도의 효율이 최고였는데, 이는 1㎡ 크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연간 300KWh 수준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번에 네뷸라 케미컬에서 개발한 그래핀 태양전지의 경우 무려 효율이 40%.

즉, 연간 400KWh 수준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10% 차이면 어마어마한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런 태양전지 효율을 테스트할 때는 표준시험조건을 따르는데, 일조량을 항상 적정한 양으로 유지하는 게 아니라 높였다가 줄였다가 반복하거든요.”

“아, 하루의 절반은 밤이니까요?”

“예. 그래서 만약 사시사철 태양이 하늘 높이 떠 있고, 날씨가 좋은 환경이면 태양발전 효율이 더 높죠. 이를테면 일조량이 많아서 태양발전시설에 최적합지라고 알려진 미국의 콜로라도주 같은 곳이 대표적인데, 콜로라도주 같은 경우는 같은 태양발전 효율이라 해도 에너지 생산량은 2배라고 합니다.”

“어? 콜로라도주면 테네시주 근처인데요?”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확인해 봐야겠지만, 테네시주의 일조량도 대단할 게 분명합니다.”

“잠깐만요. 만약 성 전무님 말씀대로 테네시주의 일조량이 뛰어나다면… 기가테네시에 우리가 이번에 개발한 그래핀 태양전지를 사용했을 때 연간 400KWh가 아니라 800KWh까지 생산 가능하다는 의미입니까?”

“테네시주의 일조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제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미국 중부에 위치한 테네시주 옆에 콜로라도주가 위치한다.

즉, 일조량이 많기로 유명한 콜로라도주처럼 태양발전 효율이 좋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거 기가테네시 공장 지붕에 태양광 패널로 도배하려 했는데, 이렇게 되면 공장 자동화뿐만 아니라 잉여 에너지로 전기를 팔아먹을 수도 있겠는데요?”

“하하하, 설마 테네시주 전체를 먹여 살리려는 계획은 아니시죠? 아마 전부 뒤덮을 필요조차 없을지도 모릅니다.”

“꿈만 같은 일이네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처럼 태양발전으로 공장의 전력 소모만 메꾸려 했는데, 이거 스케일이 너무 커진 느낌이다.

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무기가 생긴 셈.

“그렇다면 성 전무님, 이 그래핀 태양전지 양산에 어려움이 있을까요?”

“제일 어려운 문제가 이미 해결되지 않았습니까?”

“예?”

“하하하, 그래핀만 충분히 공급되면 양산은 쉽다는 얘기입니다.”

“아아, 그럼 당장 공장을 지어야겠군요.”

“예. 근데 지금 공격적인 투자 때문에 공장을 지을 자금이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조금은 천천히 가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역시 대표 출신이라서 그런가.

성태규 전무는 회사의 자금이 바닥났으리라 생각하는지 약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정우는 피식 웃을 뿐이었다.

“자금은 걱정 마세요. 그게 제일 잘하는 거거든요.”

* * *

본격적인 사업 진행에 앞서 브랜딩 작업에 돌입했다.

그래핀 태양전지의 상품명을 결정하는 게 그 시작이었다.

“블랙썬…… 그리고 인피니티블랙이라…….”

올라온 보고서를 보는 정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마케팅팀을 통해서 블랙썬, 또는 인피니티블랙이라는 제품명이 거론되었다. 그래핀 태양전지인 만큼 그래핀을 포인트로 제품명을 지으려 했는데, 알다시피 그래핀은 무색. 따라서 그래핀의 주원료인 흑연의 검은색을 바탕으로 지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정우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좀 구려요.”

“죄송합니다, 대표님. 다시 회의하겠습니다.”

“아뇨, 회의할 필요 없이 그냥 이클립스 어때요?”

이클립스Eclipse.

일식이나 월식을 의미하는 영어단어로, 태양빛을 흡수하는 컨셉과 네뷸라라는 우주 컨셉에서 정우가 떠올린 이름이었다.

“이클립스요?”

“태양빛을 흡수하는 태양전지니까, 태양을 먹는 컨셉으로 일식日蝕, 이클립스로 하죠.”

“오오, 좋습니다!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결국, 정우의 제안대로 네뷸라에서 개발한 그래핀 태양전지의 새로운 이름은 이클립스로 확정되었다.

그렇게 브랜딩 작업을 진행하며 동시에 본격적인 그래핀 태양전지 양산을 위해 공장 부지확보 및 설립에 나섰다.

이를 위해 자금이 꽤 필요했는데, 정우는 곧장 미국으로 건너가 테네시주 맥컬리 주지사를 만나 담판을 지었다.

“솔리드스타 크기의 공장을 지금 지어지는 기가테네시 주 옆에 하나 짓겠습니다.”

“공장이요? 어떤 공장입니까?”

“네뷸라의 차세대 주력상품인 이클립스를 생산하려고 합니다.”

“이클립스……요?”

이클립스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맥컬리 주지사를 보며 정우가 설명했다.

“예.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그래핀 태양전지의 상품명입니다.”

“그래핀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걸 보니 대단한 상품 같습니다만?”

“자사 테스트 결과긴 하지만, 기존 태양전지 대비 10% 이상의 효율을 보였습니다.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

10% 효율이면 혁신이다.

맥컬리 주지사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무조건 허가를 내줘야겠네요. 하지만 미스터 리, 지난번처럼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하긴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잘되긴 했지만, 아시다시피 일간에서는 퍼주기식 행정이라고 논란이 있었거든요.”

지난번 트럼프 정부의 변덕에 가까운 지원으로 거의 무상에 가깝게 부지를 확보할 수 있었는데, 이를 언급하는 거로 보였다.

정우가 미소 지었다.

“괜찮습니다. 이번엔 직접 투자할 생각이니까요.”

“혹시 투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까?”

“최소 100억 달러입니다.”

“……100억 달러요?”

100억 달러면 한화로 12조 원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이런 거액을 쏟아부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근 비트코인이 18,000불을 돌파했다는 점, 다른 알트코인들도 순환펌핑이 오면서 정우에게 막대한 총알이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탁세훈 본부장을 통해 진행 중인 3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 건까지 합치면 정우가 동원 가능한 자금은 100억 달러를 우습게 상회했다.

여태 기가테네시 주 관련으로 쏟아부은 자금에 거의 2배는 될 법한 자금을 투입한다는 소리에 맥컬리 주지사의 눈이 커졌다.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미 트럼프 정부를 통해 네뷸라를 팍팍 지원해 주라는 지시를 받아서였을까.

부리나케 연방정부를 통해 확인을 진행한 맥컬리 주지사는 사업 허가 및 부지확보를 차질 없이 도와주었고, 각종 지원사업까지 끌어와서 네뷸라 케미컬의 사업부담을 줄여 주었다.

덕분에 기존 솔리드스타 생산용 기가테네시 공장 급의 제2의 기가테네시 공장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소식은 곧장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네뷸라, 솔리드스타 공장 증설하나>

<네뷸라 케미컬, 테네시주에 100억 달러 투자 예정>

<네뷸라 이정우 CEO, 테네시 지역 사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무려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말에 테네시주 전체가 환호했다.

안 그래도 이미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진행되어 기가테네시 인근에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며 경제가 크게 활성화가 진행 중이었는데, 거기서 또 투자가 진행되었으니 오죽하랴.

덕분에 테네시 공장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지역부터 시작해서 테네시주 전체의 땅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테네시에 땅과 집을 소유한 주민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얻어 낼 수 있었다.

“코리안이라는 작은 나라의 기업이 온다길래 처음엔 반대했는데,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해 주니 고마울 뿐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계속 올라 있어요. 요새 너무 행복합니다. 하하하.”

“이러다가 우리 테네시 주가 제2의 실리콘밸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네뷸라라는 건실한 기업을 지역에 유치한 것도 다 맥컬리 주지사님의 혜안 덕분이죠. 다음 선거 때도 저는 맥컬리 주지사와 공화당을 뽑을 겁니다.”

네뷸라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지역 시민들.

당연하게도 그 지지는 공화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고, 공화당에 대한 지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그렇게 테네시주의 하드 캐리로 역대 처음으로 공화당의 지지율이 50%를 넘은 가운데, 네뷸라 케미컬이 짓는 공장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만 갔다.

‘솔리드스타용 공장을 증설하는 거다’ vs ‘아니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한 거다’로 의견이 분분하던 그때.

<네뷸라 케미컬, 최초로 그래핀 태양전지 이클립스 개발 성공>

<제2의 기가테네시에서 그래핀 태양전지 이클립스 양산한다>

<현존 최고효율 40%, 꿈의 태양전지 이클립스>

이클립스에 대한 보도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 소식에 전 세계는 네뷸라가 가져온 또 한 번의 혁신에 열광했다.

특히 한국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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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ㅅㅂ 또 네뷸라 사고쳤네

-이번엔 그래핀 태양전지여?

-국위선양 ㅆㅅㅌㅊ 이번만큼은 국뽕 ㅇㅈ한다

-진짜 이 정도면 네뷸라 놈들 외계인 가둬놓고 고문 중인 거 아님? 어떻게 전고체배터리 나오자마자 그래핀 태양전지가 나오냐 ㅋㅋㅋㅋㅋ

-근데 난 네뷸라 기술력보다는 이정우 대표 이 새끼 ㅈㄴ 무서운 새끼라고 봄… 지금 공장 투자한다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마냥 돈 계속 쏟아붓는데, 여기서 또 100억 달러 투자 ㄷㄷㄷ

└ㄹㅇ 이 새끼 돈 어디서 나오냐;;

└└코인으로 대박났다는 소문이 있음

└└└ㅂㅅ아 코인으로 대박나봤자 끽해야 백억 단위지, 조 단위 자금이 나오겠냐?

└└└└ㅇㅈ

-(싱글벙글) 자랑스러운 K-기술력에 놀란 해외 반응

└ㅋㅋㅋㅋㅋㅋㅋ 양키놈들 따봉 보소

└└쟤네 테네시 주 주민들인데, 지금 저기 네뷸라랑 한국인 호감도 오짐 ㅋㅋㅋㅋㅋ

└└ㅇㅈ 나 지금 테네시주 여행 중인데 가는 길마다 사진 찍고 간식이랑 선물 주고, 간접 연예인 체험 중임

└└└ㄹㅇ? 당장 미국행 티켓 끊는다

└└└└미국행? 풉!

└└└└아들, <이웃집 G컵 서양 밀프의 유혹>이 뭐야? 이거 야한 거야? 자꾸 엄마 힘들게 하지 말구 밖에 나가서 일 좀 해~

└└└└엌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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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네뷸라의 이클립스 발표를 국위선양이라 여기며 자랑스러워했다.

세계인들의 반응 역시 하루빨리 이클립스를 경험해 보고 싶다, 네뷸라의 기술력이 놀랍다는 등 칭찬 일색이었다.

그리고 그런 긍정의 물결은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God Damn, 네뷸라 케미컬은 왜 상장이 안 되어 있는 거야. 상장만 되어 있으면 당장 네뷸라 주식에 올인했을 텐데.

└그 생각을 너만 하는 게 아니야

-네뷸라 케미컬 주식 어디서 사나요?

└못 사…… 상장이 안 되어 있음 :(

네뷸라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들의 아우성들이 빗발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네뷸라가 상장되어 있지 않아서 손만 빨고 있던 그때, 몇몇 똑똑한 이들은 즉각 행동에 나섰다.

마치 태풍이 몰려오면 농업이나 곡물 관련 선물 시장이 요동치듯이, 전쟁이 나면 방위산업주가 올라가듯이, 네뷸라의 떡상에 네뷸라와 관련이 있는 기업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바로, 테슬라와 유일자동차가 그 대상이었다.

그들은 해당 주식들을 선점한 이후에 본격적으로 온라인에 선동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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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보들아, 네뷸라를 못산다고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야]

네뷸라가 생산한 이클립스를 과연 누가 쓸까?

과연 네뷸라가 이클립스를 어디에 공급할까?

네뷸라와 협업한 기업들을 떠올려 보라고.

└테슬라와 유일자동차?

└└[글쓴이]: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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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동글을 본 개미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맞아, 네뷸라와 협업기업으로 테슬라와 유일자동차가 있었지?

-Holy Shit! 이걸 왜 지금 알려준 거야!

-바로 전 재산 박는다!

그제야 뒤늦게 그쪽으로 생각이 미친 개미들과 로빈후드들.

그들이 쌈짓돈을 들고 난리 북새통인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테슬라와 유일자동차 주식을 한 주라도 사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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