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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듣다 둘 다 잠드는
케이엠 사옥 내 레코딩 스튜디오
“재이 너 진짜 재밌는 애였구나?”
[새봄 유치원] 쪽 제작진에게서 재이가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이 담긴 자료화면과 함께 정규 편성 시 고정 멤버로서의 캐스팅 제의를 받은 케이엠 쪽은 당연히 뒤집어졌다. 아무리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그 뚫기 힘들다는 지상파 예능에서 이제 갓 데뷔한 신인 아이돌에게 먼저 고정 멤버로서의 정식 섭외가 들어왔다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노래가 완전히 재이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자마자 곧장 음원 작업을 위한 팀이 꾸려졌다. 자료 영상을 본 장세은 팀장이 이런 재미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직접 나섰다. 빠듯한 스케줄을 쪼개 레코딩 스튜디오를 찾은 재이에게 장세은이 이어 말했다.
“엉뚱한 사차원인 줄 알았더니 이런 감성적인 면도 있고. 제법이야.”
장세은 팀장은 재이가 기보해 온 악보와 가사를 들여다보며 감탄했다는 듯 말했다.
“작곡은 언제 이렇게 공부했어? 작곡할 줄 안다는 소리는 안 했었잖아.”
“연습생들 트레이닝 코스에 있잖아요. 다른 애들도 다들 기초는 알 걸요.”
“···설마, 그게 다라는 얘긴 아니지?”
“어. 사실 그게 그 이상은 공부할 기회가 없어서.”
장세은 팀장은 그제야 재이가 연습생을 사이에서 최하위권을 다투던 녀석이었음을 기억해냈다.
선택과 집중은 경영의 근간이다. 정기적인 평가절차를 통해 투자가치가 확인된 상위권 연습생에게 배움의 기회와 혜택을 집중하는 것은 회사로서는 당연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가끔 이렇게 뒤늦게 잠재력이 터지는 녀석들을 제때 알아보고 키워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 한계이긴 했지만. 그리고 장세은은 경험상 이렇게 엉뚱한 타이밍에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오는 녀석들이 제일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너 같은 녀석들이 치고 올라오는 걸 보면 트레이너도 참 힘든 직업이다 싶다니까.”
장세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리다가 생각난 듯 재이에게 물었다.
“맞아. 기타는 또 언제 이만큼 배웠고? 설마 이것도 트레이너한테 배우다 만 거야?”
“아뇨, 이건 아주 예전에 형한테 잠깐요. 노래하겠다는 애가 악기 하나 다룰 줄 몰라서 쓰겠냐고.”
재이는 어깨를 으쓱 해 보이며 손에 들고 있던 기타를 힐끔 내려다보았다.
‘그 형이 제 형은 아니고 그 노래가 이 노래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지어낸 거짓말도 아니니까.’
아득한 옛 기억 속 노래를 바깥으로 끄집어내자니 자신의 목소리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기억하는 음들을 하나하나 되짚을 겸 분위기를 돋을 무언가가 없을까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차에 스튜디오 한쪽에 놓인 어쿠스틱 기타가 눈에 들어왔다.
리온이었던 시절, 다 때려치우고 한가롭게 노래나 하면서 살고 싶다고 했더니 이 바닥이 그렇게 쉬워 보이냐고, 노래를 부르려면 악기쯤은 기본이라며 악기 다루는 법을 자신에게 알려 준 자가 있었다.
그 때 배웠던 악기와 비슷한 생김새에 이끌려 집어 들었을 뿐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기타는 그러나 의외로 자신의 손에서 괜찮은 선율을 만들어 냈다.
‘아무래도 음악적 재능은 리온보다 한재이가 나은 모양이야.’
리온에게 악기를 가르쳐 준 자는 항상 연주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솔직히 리온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이었다. 백번 양보해서 그래, 달달 외우면 머리 말고 몸이 연주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긴 했다.
평생 검을 잡고 혹독한 수련을 통해 머리보다 몸이 먼저 검로를 기억하는 삶을 살아온 리온으로서는 당연한 사고의 귀결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리온의 연주는 항상 ‘마음이 담겨 있지 않다’라는, 그로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할 혹평을 받곤 했다.
그러나 재이는 달랐다.
머릿속에 차오른 선율이 그대로 손끝에서 퍼져나오는 감각은 신기하고 놀라웠다. 악보를 보며 곡 전개 방식을 고민 중이던 장세은 팀장의 눈이 휘둥그레졌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기타의 울림통을 타고 퍼지는 나른한 선율은 아이의 평온한 휴식을 바라는 화자의 따뜻하고 애정 가득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튼, 이건 이대로 가자. 최대한 원음 그대로 가는 게 느낌이 제일 살 것 같네. 오늘 진도 다 못 빼면 몇 번 더 시간 내더라도 좀 공들여서 가자고.”
재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만들어 보자는데 싫을 이유가 없었다.
기타를 들고 녹음 부스로 들어가 유리창 너머 컨트롤 데스크의 장세은을 바라보며 지시를 기다렸다. 큐사인이 떨어지고 조용한 공간 속 부드럽고 따뜻한 기타의 선율과 함께 재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새봄 유치원의 온에어 일정에 맞춰 음원 작업을 하기 위해 가뜩이나 바쁜 일정을 쪼개 녹음실로 출근하는 날들이 며칠간 계속됐다. 없는 시간을 이리저리 쥐어짜 가며 작업한 덕에 겨우 온에어 날짜에 음원 공개 스케줄을 맞출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온에어 당일.
방송은 밤 열 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아이들이 등장하는 패밀리 타입 예능의 경우 주말 오후 시간대가 가장 이상적이긴 했지만 파일럿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그런 골든 타임을 파고들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나마 더 늦은 심야시간대가 아닌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음원은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각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었다.
얼결에 발표하는 자작곡이 솔로곡에 거기다 애들 자장가라니. 대체 이게 잘하는 짓인지 깊게 생각해 보고 싶어도 그럴 겨를조차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그룹 인지도에 보탬이 될 만한 화제 몰이 정도는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한재이. 일어나. 다 왔다.”
“음?”
재이는 누군가가 자신을 깨우는 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떴다. 평소 같으면 깨우기 전에 이미 일어났을 텐데 피곤하긴 피곤한 모양이었다.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니 숙소에 도착한 듯 멤버들이 하나둘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는?”
차에서 내리려던 재이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있는 인혁을 돌아보고 물었다.
“차인혁 지금부터 촬영이래. 그거, 위아리.”
“스케줄 살인적이네. 지금부터 시작이면 언제 끝나?”
“그러게. 근데 애초에 다들 모이려면 이 시간밖에 안 난단 얘기잖아 그거.”
멤버들이 하나둘 말을 보탰다. 재이는 그제야 차인혁이 새로 들어가는 TVM의 아이돌 예능 [We are Leaders]에 출연하기 위해 그대로 촬영장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떠올렸다. 현재 시각은 밤 아홉시 반. 지금부터 이동해서 촬영을 시작하면 대체 언제 끝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나름 인지도 좀 되는 그룹으로 모았다더니 역시 모두가 모여 촬영할 수 있는 시간대를 찾는 것도 일인 모양이었다.
“잘하고 와.”
어깨를 툭 치고 짧게 한 마디 내뱉는 재이를 본 엠케이가 한쪽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한재이가 피곤하긴 한가보다. 그냥 지나가는 거 보니.”
“하긴. 갈굼에도 에너지가 필요하긴 하지. 요새 곡 작업 병행한다고 바쁘더니 지치긴 했나 보네.”
엠케이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남궁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깝다 차인혁. 지금이 딱 기회일 텐데. 지금 대련안무 하면 이길 것 같지 않냐?”
“야야 그건 오버지. 한재이 저게 좀 피곤하다고 쉽게 질 인간이었으면 애초에 승점이···.”
이환이 끼어들며 한 말에 은규가 정색하고 반박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인혁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시끄럽고. 내릴 준비 다 됐으면 얼른 들어가서 한재이 꺼 온에어나 모니터링 해 주던가. 아니면 일찍 좀 자라. 내일 나도 없는데 못 일어나서 석관이 형 힘들게 하지 말고.”
인혁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한 마디 내뱉자 기다렸다는 듯이 멤버들의 수다가 터져 나왔다.
“오오, 리더다운 발언!”
“내일 아침은 리더의 모닝콜이 없다니 아쉬운걸.”
“이환 근데 왜 너 입이 웃고 있냐.”
“이환아, 아직 좋아하긴 일러. 리더의 모닝콜 대신 한재이의 모닝 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자비로우니까. 안 일어나고 싶은 놈들은 그냥 계속 쭉 잘 수 있게 도와줄게. 알지?”
자신들을 돌아보며 씩 웃는 재이의 눈빛을 마주 본 멤버들이 목을 움츠리며 인혁을 바라봤다.
“차인혁, 아니 차 리더야, 얼른 촬영 끝내고 돌아와 주면 안 되겠니.”
“차인혁 넌 앞으로 밤샘 스케줄 같은 건 못하겠다고 좀 해라. 리더가 멤버들을 버리고 가면 쓰겠냐.”
“맞말임. 리더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진심 스케줄 뛰다가 잠깐 오면 안 될까.”
“아니 근데 애초에 왜 스스로 일어날 생각들을 안 하냐고.”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재이의 목소리에 엠케이가 말했다.
“몰아주기 몰라? 이렇게 해서 캐릭터를 잡아가야 되는 거야 원래.”
뻔뻔한 엠케이의 말에 재이가 물었다.
“그래서 차인혁은 리더 캐라고 하고. 너는 뭔데. 민폐 캐?”
“와 얘들아 한재이가 대놓고 싸우자는데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미안하다고 다신 안 그러겠다고 해.”
멋진 이환의 대답에 엠케이가 그쪽을 노려봤다. 그걸 보고 있던 남궁찬이 차인혁에게 말했다.
“쟤네 다 그냥 좀 부럽고,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알지? 잘하고 와. 한재이한테 얻어맞기 싫으면 다들 제시간에 일어나겠지.”
···아마도.
자신 없이 덧붙이며 머리를 긁적이는 남궁찬에 차인혁이 슬쩍 웃었다.
“얘들아 이제 우리 출발해야 한다.”
운전석에서 석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멤버들이 하나둘 차에서 내리며 차인혁에게 외쳤다.
“가르쳐 준 거 기억하지? 바보 가가 바보 (바위-보, 가위-가위-바위-보)!!”
“질 것 같으면 NG 내!”
“야 그건 좀 비겁하다. 질 것 같으면 차라리 먼저 쓰러져버려!”
“아서라 그러다 통편집 루트 탄다.”
“으아. 아무튼, 알아서 잘하고 와!”
한바탕 시끌벅적한 외침과 함께 멤버들이 차에서 내리고 석관은 제 자리에 남은 인혁만 태운 채 다음 스케줄 장소로 서둘러 이동했다.
***
PART.Y 팬 커뮤니티 게시판
[새봄 유치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엄마 나 왜 새봄 유치원에 안 다님? 나도 재재님이 떠먹여 주는 밥 먹고 싶어. 나도 재재원정대 하고 싶어 나도 재재님 자장가 들으면서 자고 싶다고!!! 저기 나 지금 진지하게 묻는데 여섯 살로 타임슬립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어? 누가 좀 알려주라???
└ 그 방법 알면 나도 같이 좀 가자
└ 나도···. 살다 살다 유딩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날이 올 줄이야···
└ 재재님 저세상 스윗함··· 멤버들하고 있을 때랑 갭 무엇···
└ ㅁㅈㅁㅈ 맨날 파티 애들이랑 티격태격 하던 것만 보다가 애기들 쫓아다니는 거 보니까 심장 터짐···
└ 그러나 그런 재재님도 할머니 앞에선 그냥 아가고요 ㅋㅋㅋ
└ 진심 마지막 장면에서 나 아파트 부술 뻔
└ 미쳤어 한재이 미쳤나 봐
└ 미친 칼잡이의 자장가···.
└ ㅋㅋㅋㅋㅋ야 이건 좀 ㅋㅋㅋ
└ 무서운데 왜 찰지지??
└ 칼잡이 사실은 따뜻한 새럼이었냐곸ㅋㅋ
└ 우리 집 애가 저거 불러 달라고 떼쓴다. 어쩔···.
└ 진심 1가구 1재이 보급이 시급하다.
육아 맘 카페 맘스머치 자유게시판
[이거 누가 부른 것인지 아시는 분]
티비에서 우연히 봤는데 듣다가 눈물 날 뻔 했어요 ㅠㅠ 가사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 어쩜 이렇게 예쁘죠. 아이돌에 관심 1도 없는데 원곡 있으면 좀 찾아 듣고 싶어요. 아시는 분 계시나요??
└ 저도 이거 보고 왠지 눈물 펑펑 ㅠㅠㅠ 할머니가 막 얘한테 먹을 거 밀어주면서 더 먹으라고 하시는데 곤란해하는 표정이 넘 애기같아서 ㅠㅠ
└ 유치원에서 애들하고 그렇게 잘 놀아주더니 할머니 앞에서 그냥 막 아가인 거 너무 ㅠㅠ 마지막에 노래 듣고 기절할 뻔했잖아요.
└ 그래서 이분 누군지 아시는 분? 노래도 좀···
└ 이번에 새로 데뷔한 PART.Y 라는 아이돌 보컬이에요. 이름은 한재이. 우리 애가 재재님 팬이라 맨날 돌려보거든요. 알아봐 주시는 분들 많아져서 넘 기쁜 거 있죠
└ 음원도 나왔어요. 풀버전 완전 좋아요. 들어보세요
└ 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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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수의 심야 라디오 [밤하늘을 날아서]
- 오늘 마지막 곡은 김은지 님이 신청해 주신 한재이 씨의 [산들바람의 속삭임]입니다. 오··· 어린이들이 나오는 육아 예능의 엔딩곡이었다고요? ‘듣고 있으면 저절로 잠이 솔솔 올 것 같은 따뜻한 노래입니다. ‘라고 해 주셨는데 어디 정말 그런지 들어볼까요? 그럼 여러분,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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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엔터] 끝까지 다 들어 본 사람이 없다는 [산들바람의 속삭임]
희한한 소문이 퍼지고 있다.
둘이 듣다 둘 다 잠드느라 언제 끝났는지 모르는 노래가 있다고.
처방 없이 구할 수 있는 수면 유도제, 엄마가 필요 없는 자장가 등으로 불리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그룹 PART.Y의 멤버 한재이 씨의 솔로곡 [산들 바람의 속삭임]이 그 소문의 주인공이다. 어쿠스틱 기타의 독주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노스탤지어적 감성을 자극하는 이 곡의 장르는 놀랍게도 자장가.
SBC의 파일럿 예능 [새봄 유치원에 어서오세요]에서 자장가를 불러 달라는 아이의 요청에 한재이 씨가 불러 화제가 된 곡이다. 한 편의 시처럼 서정적인 가사와 심플한 멜로디 라인이 듣는 이로 하여금 단잠 꿀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실제로 음원이 발표된 후 넷상에서는 “항상 듣다가 잠드는 바람에 곡이 어떻게 끝나는지 아직도 모른다”는 반응과 “밤마다 자꾸 깨서 보채던 아이가 이 곡을 틀어주니 통잠을 자게 되었다”는 간증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심야 라디오의 엔딩곡으로도 인기몰이를 하면서 음원은 발매한 지 이틀 만에 차트 20위권을 뚫는 기염을 토했고 그룹의 데뷔곡인 [Like a tutorial] 또한 다시 한번 관심을 끌며 차트에 재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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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제대로 상승세인데?”
PART.Y의 데뷔 이후 인기 동향을 분석한 보고를 받은 장 이사가 만족스럽다는 듯 씩 웃었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 신인기획팀 심진우 팀장도 내심 뿌듯한지 희미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이 기세를 이어 갈 예정이야?”
장 이사의 물음에 심진우가 자세를 바로 하며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일단, 이 추세로라면 음방 1위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음방 이외의 활동으로는 인혁이가 찍은 TVM 예능이 곧 1화 방영할 예정입니다. 새봄 유치원은 편성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하긴 합니다만 지금 반응 좋은 거로 봐서는 무난하게 정규 편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거기 한재이를 고정으로 넣는 건 좀 리스크 부담이 크지 않아?”
장 이사의 물음에 심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이제 막 뜨는 중인데 예능에 고정으로 노출되면 이미지가 좀 고착화할 위험이 있긴 하죠. 그 부분은 다른 출연자랑 출연 회차를 조율하거나 하는 형식으로 좀 논의를 해 볼 생각입니다.”
“그래. 컨텐츠 쪽은 어때?”
“그러잖아도 이번에 촬영 들어갈 컨셉 오늘 최종 컨펌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회의실 한쪽에 앉아있던 VD실 윤효민 실장이 기다렸다는 듯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뭐 또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냈나 봐? 윤 실장 눈이 반짝반짝 하는 게 부담스러운데?”
“하하.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야말로 좀 부담되는데요.”
윤효민이 너스레를 떨며 준비해 온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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