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출 1호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다-59화 (59/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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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위 한 번 한 것뿐이잖아

“솔직히 말해서 이건 진짜 무리수 같은데.”

재이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언제나처럼 가차 없는 그 말투에 이환과 은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왜 뭐 왜! 뭐가 어때서!”

“니 눈엔 이게 뭐로 보이는데.”

발끈하는 이환에게 재이가 물었다.

그들의 눈앞엔 무언가의 형상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

“토끼 주먹밥.”

“···코끼리가 아니었다니. 은규 넌 이게 뭐라고 만든 거고?”

“···우리 멤버들 얼굴.”

“이게 인간의 얼굴이긴 했냐. 눈코입 어딨는데. 랄까 잠깐, 이게 하나가 아니라 따로따로 여섯 명 얼굴이라고?”

재이의 물음에 은규가 뭐라 뭐라 웅얼거렸다.

뒤쪽에서 고개를 들이밀고 구경 중이던 엠케이와 남궁찬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숨넘어가게 웃기 시작했다.

“대체 뭘 어떻게 하면 이렇게 주방을 초토화하고도 아무것도 못 만들 수가 있지?”

재이의 말에 이환과 은규가 억울하다는 듯 발끈해서 외쳤다.

“아무것도 없긴 왜 없어!”

“여깄잖아 여기!! 왜 외면해! 이거 먹을 수 있는 거라고!!”

역시 한쪽 구석에서 구경 중이던 인혁이 한마디 했다.

“그걸 먹고도 탈이 없을 거라 믿는 자신감은 훌륭하네.”

“와 차인혁 주제에 건방져.”

“그러게. 아무리 리더라도 조리대 앞에선 평범한 한 명의 망손일 뿐이면서.”

“지금 보니까 딱히 너희라고 나랑 많이 다른 것 같지도 않아서.”

“싸우자는 거지, 그치, 싸우자는 거지?”

인혁의 말에 이환이 발끈했다.

일의 발단은 음방 1위 공약 이벤트였다.

라디오에서 DJ가 ‘음방 1위 하면 팬서비스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묻는 말에 엠케이가 무심코 ‘고마운 분들껜 음식 대접이 국룰이죠’라고 중얼거린 것이 시작이었다. 반쯤 농담으로 던진 이 말은 그러나 실시간 전파를 타고 이미 팬들의 귀에 들어간 뒤였고 기삿거리를 찾아 인터넷 게시판을 상주하던 발 빠른 기자 몇몇이 [파티의 이색 공약, 음방 1위 하면 역 조공 쏩니다] 와 같은 단발성 기사를 올리는 바람에 어떻게 손을 써 보기도 전에 빠르게 기정사실화 되어버렸다.

뒤늦게 소식을 전해 들은 회사 측은 다행히도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이었다. 마침 음방 중심에서 다른 영역으로 슬슬 활동의 궤를 옮길 타이밍을 찾고 있던 기획팀 심진우 팀장은 엠케이의 말실수를 타박하는 대신 적당한 장소를 빌려 도시락을 배포하는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으로 일을 진행 시켰다.

그러자 엉클박의 요리 프로그램에 몇 번 참가한 것으로 기분만은 이미 마스터셰프인 이환과 은규가 멤버들도 요리구성에 참여하는 게 어떻겠냐며 손을 들었다. 결국, 멤버들이 도시락을 준비하는 사전 영상을 제작하고 그렇게 준비한 도시락을 팬들에게 배포하는 현장 이벤트를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둬라, 저대로 들고 가 봤자 심 팀장님이 반려하실 테니 세상의 쓴맛을 보게 그냥 놔둬.”

너무 웃어서 옆구리가 아픈지 한쪽 허리를 부여잡은 채 엠케이가 말했다.

“엠케이 너까지 그러기냐.”

은규가 팔자 눈썹을 더 축 늘어뜨리며 중얼거렸다.

“밥을 가지고 점토 놀이를 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재이의 말에 이환이 되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주먹밥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는 괜찮은데. 너희 실력으로 거기에 무언가 장식을 하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

“와 한재이가 또 말로 때려.”

“언어폭력 반대요.”

이환과 은규의 투덜거림을 무시한 채 재이가 이어 말했다.

“근데 우리 메뉴 걱정이고 뭐고 먼저 1위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 말에 멤버들이 갑자기 꿈에서 깬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어, 그건 그렇지.”

“하여간에 환심이 너희들 때문에 괜히 야밤에 헛바람만 잔뜩 들어갔잖아.”

“애초에 그놈의 공약 낚시에 넘어간 게 누구였는데.”

이환의 말에 엠케이가 찔끔해서 목을 움츠렸다.

“이러다가 혹시라도···.”

“스탑. 거기까지 해라 심은규. 또 이상한 플래그 세울 생각 하지 말고.”

이환이 불안한 듯 무슨 말인가를 중얼거리려는 은규의 입을 황급히 틀어막았다.

“그래. 우선 각자 도시락에 뭘 넣으면 좋을지 생각이나 잘해 두자고. 누가 나 대신 먹어줬으면 좋겠는 거 뭐 그런 것도 좋지 않아? 불고기라든가, 제육볶음이라든가, 삼겹살··· 아, 이건 좀 아닌가.”

남궁찬이 고개를 갸웃했다.

“안 돼. 처음부터 우리한테 도시락 구성을 맡긴 게 문제인 것 같아.”

“맡긴 게 아니지. 의욕 넘치는 누군가가 먼저 시켜달라고 손들었잖아.”

“하여간에 눈치 더럽게 없지. 본업이나 잘하면 되지 왜 이런 걸 도맡으려고 하냐고.”

“좋게 말하면 팬분들에 대한 사랑이 넘쳐서. 나쁘게 말하면 그냥 오지랖.”

자신과 은규를 빼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네 명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환이 들고 있던 접시를 탁자에 탁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아, 잘못했어. 잘못했다고오!”

“이환. 살살해라, 그릇 깨진다.”

재이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한 톤 낮아진 것을 깨달은 이환이 움찔했다.

“어쨌건 일단 그 무언가의 무언가 같은 것들은 얼른 먹어 치우고. 주먹밥으로 뭘 만들 건지 도안이나 좀 그려보던지.”

“···이거 먹어야 해?”

“그럼 설마 버리려고 했어?”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날카로운 재이의 눈초리에 뜨끔한 이환이 목을 움츠렸다. 상황을 눈치챈 은규가 주변을 둘러보며 이미 한 발씩 뒤로 슬쩍 물러서고 있던 나머지 멤버들을 붙잡았다.

“얘들아 어디 가, 간만에 다 같이 탄수화물 타임 하자?”

“어 아니 나 아직 식단조절 해야 하는데. 석관이 형이 밤에 뭐 먹지 말라고 했다고.”

“난 피곤해서 먼저 좀 들어가 자야 될 것 같은데.”

“난 밤에 먹으면 아침에 얼굴 부어서 안 돼. 너희가 내 몫까지 먹어줘.”

은규는 도망치려는 녀석들을 하나하나 붙잡아 식탁에 앉히며 말했다.

“야야아, 그러지 말고. 이 정도 나눠 먹는 건 괜찮다고 석관이 형한테 확인도 받아 뒀다니까? 그러니까 부담 없이 먹어도 된다고.”

“환심아, 너희 다음부터 요리할 땐 제발 너희들 먹을 것만 해라.”

“아니면 재이 몰래 버려.”

"대신 버리다 걸리면 알지?"

“하아. 모르겠다 설마 죽진 않겠지.”

자신들 앞으로 알 수 없는 형상의 밥 뭉치가 하나씩 놓이는 것을 본 녀석들이 해탈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

“이번 주 뮤직센터 1위는 [PART.Y]의 [Like a Tutorial], 파티 여러분 축하합니다.”

MC의 발표와 함께 공중에 꽃가루 에어 샷이 터졌다.

재이는 고개를 들어 공중에서 흩날리며 내려앉는 꽃가루를 바라보았다. 화려한 조명 속에 반짝이며 나부끼는 색색별의 종이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한재이. 보고 있냐.’

재이는 가만히 스스로를 불러보았다. 한재이의 영혼과 공명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저도 적잖이 흥분했기 때문인지, 가슴이 벅차오르고 심장이 마구 뛰는 듯한 느낌이었다.

낯선 곳에서 눈을 뜨고 그럭저럭 부대끼면서 용케 여기까지 왔다 싶었다.

딱히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것도 꼭 이뤄야 할 사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이 몸의 원주인이 가지고 있던 소망 정도?

이미 소멸해 버렸을지도 모를 원주인의 소망 따위, 처음엔 솔직히 내 알 바 아니란 심정이었다.

그런데도 해 볼까 생각했던 것은, 그저 가벼운 변덕.

신의 의지를 내려받은 자가 짊어져야 했던 삶의 무게에 비하면 한재이의 소망 따위 얼마나 가벼워 보였던가.

그까짓 거 몸 빌린 값 치르는 셈 치고 이뤄주지 뭐.

딱 이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

퇴출 1호라는 별명과 함께 비웃음당하던 한재이는 팬들의 함성 속에 1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멤버들에 둘러싸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선후배 그룹들의 축하 인사를 받고 있었다. 뿌듯함과 함께 순수한 기쁨이 온몸 구석구석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남의 소망을 대신 이뤄주고 있다는 거리감 따위 어느새 희미해져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인 거야.’

고작 1위 한 번 한 것뿐이잖아.

라떼는 온 대륙에 내 이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재이는 피식 웃었다.

미친 듯이 두근대던 심장이 조금씩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한재이 울지 마, 울지 마.”

응?

재이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돌아보았다. 엠케이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울 것 같은 건 너인 것 같은···”

와락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엠케이가 목에 팔을 걸어 제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얼결에 끌려가면서도 상황 파악이 안 된 재이가 버둥대려 하자 다른 쪽에 서 있던 남궁찬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재이, 카메라, 카메라.”

코끝을 간질이는 희미한 땀 냄새에 엠케이를 그대로 메쳐버릴까 고민하던 재이는 자신의 목에 팔을 걸친 엠케이에게 몸을 맡긴 채 카메라를 보며 애써 웃어 보였다. 슬쩍 옆을 곁눈질하니 차인혁이 뭐라 뭐라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뭔가 묵직한 느낌에 옆구리를 보니 어느샌가 심은규가 들러붙어 있었다. 그리고 눈치를 보던 남궁찬과 이환까지 가세해 재이는 얼굴만 겨우 밖으로 드러낸 채였다.

‘뭐야 다들 저리 꺼ㅈ···.’

제발 얘들아, 땀 냄새나, 저리 좀 가.

카메라만 아니었어도 진즉에 걷어차 주는 것을 그래도 1위라고 빈틈없이 잡아주고 있는 카메라 감독님 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수상 소감을 마친 차인혁이 이쪽을 돌아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오 제발,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ㅁ···.’

이미 묵직한 어깨 위로 차인혁의 무게가 더해지는 것을 느끼며 재이는 자꾸 찌푸려지려는 인상을 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

인터넷 커뮤니티 PART.Y 팬 게시판

[드디어 1위!!!! PART.Y 꽃길만 걷자!!!!]

오늘 봤니, 봤지 다들 봤지 나만 본 거 아니지 그치. 애들 맨날 지들끼리 비즈니스 관계라고 끈끈하고 그런 거 없다고 서로 디스만 죽어라고 해 대더니 재이 눈물 터질까 봐 달려들어서 다들 얼싸안는데ㅠㅠㅠ

야 한재이 너 맨날 혼자 센 척 다 하더니 거기서 울기 있기 없기 ㅜㅜ 1위 발표하고 다른 애들 다들 좋아 죽는데 혼자 멍하니 서서 위쪽 바라보고 눈물 참는 거 보고ㅠㅠㅠㅠㅠㅠ 진짜 거기서 그러고 있는데 보고 있는 내가 괜히 울컥해서 눈물 터졌잖아 어쩔 거야 ㅠㅠ

차 리더 수상 소감 말하는 내내 애들이 재이 얼싸안고 있는 쪽 힐끔거리는데 알지 내가 그 맘 알지 알아. 나도 뛰어가서 얼싸안고 싶었다 진심 ㅠㅠㅠㅠ 누구는 기껏해야 음방1위 한 번 한 거 가지고 호들갑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어쩔 거야. 내가 내 새끼들 장하다는데 ㅠㅠㅠㅠ 얘들아 잘했다. 앞으로 너희는 꽃길만 걷자 ㅠㅠ

└ 재재님_혼자_멍하니.gif

└ 나도 여기서 울컥함ㅜㅜ

└ 이거 너뮤ㅠㅠㅠㅠ

└ 재이야ㅠㅠㅠㅠㅠ

└ 애들이 달려들어서 얼싸안는데 ㅠㅠ 너희 그러고도 앞으로 비즈니스 관계라고 할래? ㅋㅋㅋ

└ 우리 안 친해요 (시침 뚝)

└ 부둥부둥_얼싸안기. gif

└ ㅋㅋㅋㅋㅋㅃㅂㅋㅋㅋ

└ 그 와중에 침착하게 준비해 온 소감 다 얘기하는 차 리더 넘 좋은 것

└ ㅋㅋㅋ그러면서 눈은 계속 옆에 쳐다보고 있곸ㅋㅋㅋ

└ 아 빨리 멘트 치고 나도 끼어야 하는데 하는 ㅋㅋㅋ

└ 니들 내가 갈 때까지 계속하고 있어야 해 알지? 알지? 하는 저 눈빛ㅋㅋㅋ

└ㅇㄱㄹㅇㅋㅋㅋ멘트하는데 들썩들썩하는 느낌ㅋㅋㅋ

.

.

.

“나 운 거 아니라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 각자 핸드폰을 들여다보느라 조용하던 정적을 깨고 재이가 툭 내뱉었다.

“그래. 그래.”

건성으로 대답하는 목소리는 엠케이.

“진짜라니까. 와 진짜 엠케이 너 때문에 이게 뭐야.”

“내 덕에 그 정도로 끝난 거지. 안 그랬으면 거기서 너 울고불고···. 눈물 줄줄 나오기 전에 틀어막고 훈훈하게 끝낼 수 있었던 거 다 내 덕인 줄 알아라.”

“아니 그러니까 애초에 안 울었···.”

엠케이의 말에 억울하다는 듯 뭐라 말하려는 재이의 말을 비집고 은규가 끼어들었다.

“살다 살다 한재이가 우는 것도 보고.”

“아니 그러니까 안 울···.”

재이가 반박하기도 전에 이번엔 이환이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1위가 좋긴 좋네. 한재이 우는 것도 보고.”

“대체 울긴 누가 울었다는···.”

“나름 갬성적인 인간이었던 거지, 한재이도.”

“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인간에게도 눈물샘이 있었다는 기적과도 같은 발견···.”

“한재이, 피는 없어도 눈물은 있다는 것이 확인된 놀라운 순간.”

“유레카다 유레카.”

자신의 말을 끊어먹고 끼어드는 남궁찬의 말과 그에 이어지는 다른 녀석들의 아무 말 퍼레이드에 재이는 한숨을 푹 쉬며 중얼거렸다.

“됐다. 말을 말아야지 내가.”

“그래도 덕분에 이제 진짜 해야 하잖아, 그거?”

인혁이 화제를 돌렸다.

“아 그렇네? 엠케이의 업보.”

“그리고 환심의 주접.”

기다렸다는 듯 태세 전환한 재이가 받아친 말에 남궁찬이 가세했다.

“여기서 공통으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재이의 질문에 남궁찬이 손을 번쩍 들며 대답했다.

“정답! 입이 방정이요!”

“딩-동-댕”

“잘들 논다.”

“애초에 누군가가 말실수만 안 했어도 일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지.”

엠케이의 한마디에 재이가 이죽거렸다.

“아니 나라고 일이 그렇게 될 줄 알았냐고. 그리고 난 그냥 밥 한 끼 대접하자는 거였지, 그걸 꼭 우리가 준비해야 한다곤 안 했다고. 제 손으로 제 무덤을 판 건 저기 저 환심이들이지.”

“제 무덤만 팠으면 좋았게? 오지랖 넓게 남의 무덤까지 같이 파 줬으니 문제지.”

엠케이의 투덜거림을 듣고 있던 남궁찬이 말을 보탰다.

“아 뭐 왜. 기왕 할 거 제대로 하면 좋잖아!”

“그렇다 그렇다! 어차피 뭐 대단한 거 할 것도 아닌데. 팬분들을 위해 시간과 노력 조금 투자하는 게 그렇게 아깝냐 어!?”

“와 분란성 발언. 차 리더 저거 그냥 둬도 됩니까.”

발끈해서 덤벼드는 이환과 은규의 말에 재이가 대화의 공을 인혁에게 넘겼다.

“다들 그쯤 했으면 이제 진짜 메뉴 뭐로 할지 생각이나 해보자.”

인혁의 말에 소란스럽던 실내가 일순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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