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출 1호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다-67화 (67/224)

#67

너만의 늑대 왕을 찾아서

리온이었을 적, 대륙을 가로지르는 산맥을 횡단하고 있던 때의 일이었다.

산길을 걷고 있는데 문득 조금 떨어진 곳에 무언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꽤 좁고 험한 길이라 말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던 중에 갑자기 느껴진 기척은 살짝 느슨해져 있던 경계심을 끌어 올리기 충분했다.

‘뭐지, 몬스터인가? 이 근방은 아직 안전지대였을 텐데?’

머릿속으로 이 근처 지도를 떠올리며 언제든지 발검할 수 있도록 검자루에 한 손을 얹은 채 기척이 느껴지는 쪽으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숨소리조차 죽인 채 조심스럽게 수풀을 걷어 낸 곳에 있었던 것은.

“…강아지?”

이제 겨우 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을 것 같은 작은 솜뭉치였다.

아니, 솜뭉치처럼 보이는 무언가.

“이건. 흠. 샤리프 그 영감 짓이네.”

강아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마력이 감도는 우리 안에 갇혀 있었다. 덫에 걸린 모양이었다. 딴엔 빠져나오려고 이리저리 애도 써 본 듯 쇠로 된 철창 여기저기에 이빨 자국이 나 있었다. 딱 봐도 평범한 쇠창살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곳에 이빨 자국을 남길 정도라니, 저 정도면 저 강아지도 그냥 동네 떠돌이 개는 아닌 듯했다.

“잠깐 기다려봐, 꺼내줄게.”

모르고 지나쳤으면 모를까, 발견한 이상 저대로 그냥 두고 갈 순 없었다.

스릉.

검을 꺼내 들고 정신을 집중하자 신의 권능에 감응한 검신이 새하얗게 빛나며 낮게 울었다.

후웅- 채챙!!

강화마법이 걸려 있던 창살이 매끈하게 잘려 나갔다. 압도적인 물리력의 차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창살 너머 우리 안쪽에서 눈치껏 몸을 웅크리고 있던 녀석이 뚫린 앞쪽으로 빠져나오려다가 이쪽의 눈치를 살피며 머뭇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갑자기 나타난 인간을 경계하는 모양이었다.

“괜찮아. 난 너한테 관심 없어.”

이쪽 말을 알아들은 듯 조금 대담해진 움직임으로 우리에서 빠져나온 녀석은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제 발치에 털썩 배를 깔고 누워 버렸다.

‘맘마죠요…….’

다음 순간 갑작스럽게 머릿속에 울린 짧은 목소리에는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 * *

“안녕 친구들! 재재님이야. 오늘은 숲속에서 나쁜 마법사의 덫에 걸린 친구를 발견했을 땐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줄게.”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쿨한 표정으로 인사를 마친 재이가 낯익은 용사 인형과 함께 작은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어느 날 용사님이 산속을 걷고 있는데, 저쪽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거예요. 뭐지? 혹시 몬스터라도 나타났나? 용사님은 언제라도 싸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소리가 난 쪽으로 다가가 보았죠.”

용사 인형이 조심조심 상자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음? 오 이런, 나쁜 마법사가 마법을 걸어 둔 덫이구나!”

“용사님이 발견한 것은 마법으로 단단히 옭아맨 덫이었어요. 이런 깊은 산 속에 이런 덫을 놓을 사람은 지난번에 용사님이 혼내 준 그 나쁜 마법사밖에 없었죠. 용사님은 검을 꺼내 들었어요.”

- 부웅 쨍그랑.

언제나처럼 입으로 무심하게 효과음을 내며 상자를 연 재이가 말했다.

“이제 괜찮아. 나와도 된단다.”

한쪽 손에 용사님 인형을 들고 말을 건네며 다른 쪽 손으로 상자를 뒤져 무엇인가를 꺼내 놓았다.

꺼내 놓은 것은 작고 보드라운 강아지 인형이었다.

“자 그럼 난 이만. 앞으론 조심해.”

용사님이 쿨하게 가던 길을 가려고 하자 강아지 인형이 발치에 드러누웠다.

“끼잉 끼잉.”

“…배고프다고?”

“왕, 헥헥헥헥.”

“용사님은 잠시 망설였지만 금방 고개를 끄덕이곤 품속에서 비상식량을 꺼냈어요. 용사님이 혼자 배고플 때 먹으려고 아껴 뒀던 간식들이었죠. 용사님은 아까운 마음을 꾹 참고 그것들을 이 작은 숲속 친구에게 나누어 주었어요. 참 용감하죠?

친구들,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 주는 건 굉장히 용기 있고 대단한 일이에요. 드래곤을 혼내 주고 나쁜 마법사도 혼자 물리칠 수 있는 용사님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죠. 그러니까 자기 걸 친구들과 나눠 먹을 수 있는 친구는 대단한 거예요. 용사님만큼이나 용기 있다는 뜻이니까요.”

용사 인형이 강아지 인형에게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 주었다. 재이의 손에 들린 강아지 인형이 매우 기쁜 듯 그 음식들을 와구와구 먹어 치웠다.

“용사님은 숲속 친구가 자신이 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곤 말했어요.

그럼 난 먼저 가 볼게. 앞으론 덫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렴.”

용사 인형이 강아지 인형을 쓰다듬곤 타박타박 걸어 나갔다.

“슈슈슝-”

“응?”

갑작스러운 효과음에 용사님 인형이 뒤를 돌아보니 작고 귀여운 강아지 인형이 있던 곳엔 커다란 늑대 인형이 대신 놓여 있었다.

“아차차. 친구들, 깜박했는데. 숲속 친구 중엔 이렇게 엄청나게 빨리 자라는 친구도 있어요. 이 친구 이름은 늑대 왕. 어렸을 땐 귀여운 강아지지만 다 크면 이렇게 용사님보다도 커다란 멋지고 늠름한 늑대가 되죠. 숲을 지키는 용감한 대왕님이에요.”

“왕!”

재이는 한 손에 든 늑대 인형을 흔들어 보이며 짖어 보였다.

“그 뒤로 늑대 왕은 용사님이 이 숲을 지날 때마다 나타나 용사님이 커다란 맹수나 괴물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지켜 주곤 했답니다.”

“우리 친구들에게도 늑대 왕 같은 친구가 생기길 바라며, 다음에 다시 만나요! 그때까지 모두 안녕!”

.

.

.

‘사실 그냥 먹보 녀석에 가깝긴 했지만.’

재이는 업로드된 동영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생각에 잠겼다. 대마법사 샤리프의 덫에 걸렸던 늑대 왕의 후손을 구했던 건 우연이었지만 그 녀석이 그렇게 음식에 집착하는 먹보라는 것을 알았다면 구하기 전에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봤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대륙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산맥의 주인이었던 탓에 오며 가며 얼굴을 마주칠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마다 배고프다, 뭐 좀 해 봐라, 하며 돈 맡겨 놓은 빚쟁이처럼 치근덕대는 모습에선 산맥의 주인이라는 위엄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덕분에 험준한 산맥을 오가는 동안 한 번도 날짐승이나 잡몹의 습격을 받아본 적은 없으니 뭐, 아주 손해 본 것도 아니긴 했다.

‘아무튼, 늑대 녀석까지 나왔으니 다음엔… 음?’

영상에 달린 코멘트를 하나하나 확인하던 재이의 눈이 하나의 글에서 멈췄다.

[재재님 저는 아파서 약을 먹고 있는데 제 약도 나눠 주면 좋아할까요? 먹을 땐 쓰지만 먹고 나면 괜찮아지거든요. 저도 늑대 왕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

재이는 무언갈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다가 석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간호사 이연희는 너스 스테이션에서 기록 리뷰를 하고 있었다. 길고 힘든 나이트 근무의 루틴이었다. 오늘은 제발 순탄하게 지나가길. 모니터에 적힌 기록들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데 머리 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습관적으로 힐끔 시계를 봤다. 19시 30분. 면회 종료 시각 30분 전이었다. 운이 좋으셨네요.

“네. 말씀하세요.”

잠깐 이것만 다 보고요. 그래도 귀는 듣고 있으니 주저 말고 말씀하세요.

를 줄여 짧게 대답하곤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다음 말이 들려오길 기다리고 있으려니 다시 한번 목소리가 들려왔다.

“11XX실 서지호 어린이를 찾아왔는데……. 그냥 병실로 들어가면 되는 건가요?”

“네. 아까 밑에서 기록 작성하셨죠?”

“아 네.”

“그럼 바로 병실로 가 보시면 돼요. 저쪽 코너 바로 옆이네요.”

펜을 들고 있던 손으로 병실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곤 별생각 없이 힐끔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깊게 눌러 쓴 야구모자 아래 드러난 얼굴이 아직 앳되어 보이는 소년이었다. 왠지 낯이 익은데. 누구지? 어디서 봤더라?

이연희가 고개를 갸웃하는데 그 소년이 말했다.

“아, 예. 감사합니다. 저 근데.”

연예인인가? 분명 어디서 봤는데…….

이연희가 고민에 빠진 사이 잠시 머뭇대던 그가 말을 이었다.

“혹시 병실에서 이거 치면, 다른 분들께 방해가 될까요.”

이연희는 그제야 그 소년이 등 뒤에 메고 있던 것을 발견하곤 아, 하고 작게 내뱉었다.

“그거 혹시 기타예요?”

설마. 저걸 지금 병실에서 치겠다고? 이 밤에? 그것도 소아과 병동에서?

이연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상대를 쳐다보았다. 그가 자신의 표정에 담긴 속내를 읽은 듯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안 되겠죠? 어쩔 수 없죠. 뭐. 하하.”

뭐야 얘. 사실 뭐 잡상인 같은 건 아니겠지?

이연희가 눈썹을 찌푸리는데 마침 간호사실에서 나오던 수간호사 선생님이 이쪽을 보더니 어? 하고 소리를 내는 것이 보였다. 뭐지, 역시 잡상인이었나? 이연희가 속으로 중얼거리며 경계 태세를 갖추는데 이쪽으로 다급히 다가온 수간호사 선생님이 그 잡상인에게 반갑게 말을 걸었다.

“재재님? 재재님 맞죠!?”

응? 누구? 재재님?

이연희는 그제야 자신의 앞에 서 있던 소년을 다시 한번 훑어봤다.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어서 잘 못 알아보긴 했지만, 확실히 요새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유튜버 재재님이 맞았다. 본업이 아이돌이라지 않았나? 다시 보니 프로포션도 좋은 게 연예인 티가 나는 듯도 하고.

이연희는 눈앞의 재재님을 신기한 듯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아, 안녕하세요. 한재이라고 합니다.”

수간호사에게 예의 바르게 꾸벅 인사를 한 재재님, 아니 한재이가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저기, 지호 몰래 온 거라.”

그제야 수간호사는 눈치챘다는 표정으로 호들갑을 떨려던 기세를 지우고 대신 빙긋 웃었다.

“바쁘실 텐데 이렇게 찾아와 주시고. 지호가 되게 좋아하겠네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지호 만나기 전에 부모님 먼저 만나 보시는 게 좋겠죠?”

“선생님, 제가 모셔 올게요.”

이연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병실에 가서 조용히 지호 아버지를 불러 같이 나오자 재재님은 수간호사 선생님과 이야기 중이었다.

“…그래서 혹시 폐가 안된다면.”

“마침 원내 방송 시간이니까 제가 얘길 넣어 볼게요.”

“아, 감사합니다.”

“천만의 말씀을요. 저희가 감사하죠.”

“선생님, 여기 지호 아버님 모셔 왔어요.”

이연희가 말하기 무섭게 지호 아버지가 재이를 알아보곤 덥석 두 손을 잡고 흔들며 고개를 숙여 보였다.

“와, 진짜 이렇게 와 주시다니.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아, 아뇨. 별말씀을요. 시간이 이렇게밖에 나질 않아서 죄송합니다.”

“어휴 이렇게 와 주신 것만으로도 꿈 같은걸요. 우리 지호가, 재재님 정말 많이 좋아하거든요. 특히 이번 늑대 왕 얘기에 빠져선, 언젠간 자기도 늑대 왕 같은 친구를 찾으러 모험을 떠날 거라고. 하하.”

오죽했으면 제 엄마가 보다 못해 재재님 영상에 코멘트까지 달았겠습니까. 하하.

아픈 아이를 둔 아버지의 메마른 웃음에 분위기가 살짝 무거워졌다.

“사실 급하게 오느라 제대로 준비해오질 못해서……. 지호가 이걸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는데요.”

분위기를 밝히려는 듯 짐짓 가벼운 목소리로 말하며 재이가 들고 온 쇼핑백을 살짝 열어 보였다. 그 안을 들여다본 지호 아버지가 활짝 웃었다.

“지호가 진짜 좋아하겠네요.”

* * *

- 오늘을 맺는 노래는 저희 방송에서도 이미 여러 번 틀어서 여러분이 모두 잘 알고 계시는 곡인데요. 한재이 씨의 [산들바람의 속삭임]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놀라지 마세요. 오늘은 한재이 씨가 직접 불러 드릴 겁니다. 진짜냐고요? 못 믿으실 것 같은 분들을 위해 제가 잠깐 재이 씨랑 얘기를 나눌게요. 재이 씨 안녕하세요. 우리 병원 식구들을 위해 인사 한 말씀만 해 주시겠어요?

- 안녕하세요. 한재이입니다. 방송으로나마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여러분.

- 오늘은 어떻게 우리 병원까지 오게 되셨나요?

- 아, 제가 알게 된 친구가 이 병원에 입원 중이라서요. 잠시 문병 온 김에 그 친구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해 주고 싶어서 혹시 노래 한 곡 해도 되냐고 했더니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셨네요.

- 와, 그렇군요. 저희야말로 이 곡을 라이브로 듣게 된다니 정말 운이 좋네요. 그 친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혹시 있으신가요?

- 네. 지호야, 꼭 다 나아서 너만의 늑대 왕을 찾아 여행을 떠나렴. 재재님이 항상 응원하고 있단다.

- 지호가 꼭 쾌차하길 저도 바랍니다. 그럼 들어 볼까요. 한재이 씨의 [산들바람의 속삭임]

면회 시간이 끝나며 소등이 시작된 병원에 부드러운 기타 소리와 함께 나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듣는 이가 안심하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고된 하루를 보내는 사이 곤두섰던 신경을 하나둘 감싸 안듯 따뜻한 목소리였다.

푸른 나뭇잎을 간질이듯 스치며

하얀 햇살에 나부끼는 웃음처럼

산들 한 바람이 귓가에 속삭이네

아가야 잘 자렴

아가야 잘 자렴

.

.

.

며칠 후, 국내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신 재재님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여기 글을 쓰는 게 처음이라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여섯 살 난 아이를 가진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는 앓고 있는 병 때문에 태어나서 줄곧 입원과 퇴원 생활을 반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부모가 된 입장에서 아픈 아이를 볼 때마다 좀 더 건강하게 낳아 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죠. 언젠간 저희 아이도 다 나아서 다른 아이들처럼 추운 날씨에도 지지 않고 땀 뻘뻘 흘리면서 양 뺨이 붉어지도록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의 우상은 재재님입니다. 드래곤을 물리치고 마법사를 해치우는 재재님의 시원시원한 이야기를 좋아하죠. 이번에 올라온 늑대 왕 에피소드는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몇 번이고 돌려보곤 했습니다. 보다 못해 처음으로 재재님 영상에 코멘트를 올렸을 정도예요.

그랬는데. 며칠 전 재재님한테서 이메일로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희 아이 문병하러 가고 싶은데 혹시 가능하겠느냐고요. 처음엔 무슨 이상한 장난인가 싶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심정에 이메일에 적혀 있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죠. 근데 진짜 재재님의 매니저라는 분께서 전화를 받으시더군요. 그 뒤로는 여러분이 예상하신 대로입니다.

저희 애가 쉬고 있는 병실에 재재님께서 직접 와 주셨어요. 용사님과 드래곤, 마법사와 늑대 왕까지 다 같이요. 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던지. 한바탕 아이에게 인형극을 보여 주시곤 선물이라며 늑대 왕 인형을 주고 가셨습니다.

늑대_왕과_아이.jpg

공식적인 스케줄로 온 게 아니라고 하셔서 같이 찍은 사진은 올리지 않겠습니다만, 혹시 주작이 아니냐고 하실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이날 우리 병원 원내방송에서 자장가도 불러 주고 가셨어요. 이건 아마 다른 분들도 들으신 분이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저희 아이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신 재재님 정말 감사합니다.

지호와 남편, 저까지 저희 세 식구에게 정말, 정말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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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재님 열풍에 늑대 왕 인형은 품절상태]

[어린이날 갖고 싶은 선물 1위: 재재님의 늑대 왕 인형, 솜인형이 선물 1위를 차지한 것은 n년 만에 처음]

[늑대 왕 인형 생산업체, 수익 중 일부를 소아 환자 후원회에 기부하기로]

[자장가 [산들바람의 속삭임] ‘인스타임’ 선정 올해 가장 위로받은 곡 1위 선정]

[PART.Y 음반 차트 역주행, 재재님 효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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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뭐예요?”

재이는 숙소 한쪽에 산더미처럼 쌓인 인형을 바라보며 다른 상자 하나를 또 가져다 놓는 석관에게 물었다.

“재재님한테 협찬하고 싶다고 회사 쪽으로 들어온 인형 샘플들. 아주 난리다 난리.”

석관의 말에 재이 옆에서 구경 중이던 인혁이 말했다.

“재재님 큰일 났네. 출연자 오디션만으로도 일 년이 모자라겠어.”

인혁의 말에 다른 멤버들이 웃으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심사 위원 모자라면 불러 줘. 언제든지 달려간다.”

“트렌드에 맞춰서 공개 오디션 하자. 국민 투표 필수지.”

“좋은데. 1차 예선 참가자 줄 세워 봐 어서.”

멤버들이 인형들을 꺼내 들며 왁자지껄 떠드는 것을 바라보며 재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왜 자꾸 일이 커지는 것 같은 기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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