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아이돌 체육 대회 (4)
“으와아… 한재이 저 미치…….”
“최열, 입.”
“아, 음, 흠. 아니, 형 지금 봤어요? 저게 가능하다고?”
황재민은 자꾸 터지려는 멤버의 입을 단속시키곤 스크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경기장은 한창 양궁 결선이 진행 중이었다. 스크린에는 데뷔 후 지금껏 양궁돌이라 불리며 아체대에서 양궁 게임을 석권해 온 더블헥사곤을 사정없이 몰아세우고 있는 자신들의 데뷔 동기가 비추고 있었다.
“원래 팔로스로우까지 폼 유지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니었냐고.”
활을 쏘고 난 후의 자세가 흐트러지면 좋은 점수로 연결될 수 없다는 건 상식에 가까웠다. 그러나 애초에 노킹이니 앵커니 하는 동작이 무슨 상관이냐는 듯 화살을 꺼내 현에 걸고 쏘기까지 몇 초 걸리지도 않는 것 같은 저 한재이의 활은 귀신같이 과녁의 정중앙을 꿰뚫고 있었다. 스피드와 정확성을 양손에 쥐고 흔드니 저 돌부처로 유명한 선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선명했다.
“또 퍼펙트 텐이네.”
“저 정도면 LBC에서 손해 배상 청구해야 하는 거 아니냐.”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도 과녁이 렌즈를 맞추는 바람에 렌즈가 부서졌던 듯 새로운 과녁으로 교체하느라 잠시 지체되고 있는 상황을 바라보며 이화빈이 최열과 수군거렸다. 스크린이 그 상황을 지켜 보고 있던 한재이를 비췄다. 무심한 표정으로 과녁 쪽을 바라보고 있던 녀석이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는 것을 깨닫고 씩 웃어 보이며 브이 자를 그려 보였다. 결승전이 한창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태평한 모습이었다.
“어휴 내가 선겸 선배님이라도 멘탈 갈릴 듯.”
“어쩜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멤버분들께서 말리시던 게 이제야 이해가 가네.”
저건 덤비면 안 되는 거였어…….
황재민이 마지막으로 중얼거린 말에 RS6의 다른 멤버들이 짠하다는 듯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타 팀 정벌이라는 야무진 꿈에 부풀어 제작진에게 창고에 처박혀 있던 막대풍선까지 찾아내서 덤볐다가 뼈도 못 추린 자신들의 리더를 바라보는 눈빛에 애잔함이 가득했다. 파티 멤버들이 협공하자고 제안해 준 덕에 대충 넘어가지 않았다면 이번 아체대 최대의 자살골이라고 두고두고 회자할 뻔했다.
“끝났네.”
재개된 경기를 보고 있던 이화빈이 중얼거렸다. 시합이 재개되고 페이스를 잃은 선겸이 8을 겨우 맞춘 것에 재이가 마지막 한 발을 기어코 또다시 과녁 정중앙 렌즈를 맞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돌부처라 불리는 선겸의 마지막 한 발이 남아 있었지만 이미 승패는 나 있는 상황이었다. 다시 한번 렌즈를 간 뒤 선겸이 마지막 한 발을 쏘는 것으로 경기가 끝나고, 금메달을 거머쥔 PART.Y를 대표해 재이에게 리포터가 소감을 물었다.
“첫 출전에 양궁돌 더블헥사곤의 아성을 무너뜨린 소감이 어떠신가요?”
승부는 이미 끝났는데 묘하게 다시 감정을 자극하는 리포터의 질문에 재이는 잠시 그를 쳐다보았다. 재빨리 옆을 확인하니 리포터와 함께 현장 인터뷰를 진행 중이던 선배 아이돌이 슬쩍 눈짓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알아서 피하라는 뜻이었다.
“영광이죠. 선겸 선배님의 마지막 10점 정말 멋있었습니다.”
재이가 양손의 엄지를 치켜세우며 대답했다.
“오, 저도 선겸 씨의 마지막 한 발은 스포츠맨십의 표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크으 역시 돌부처의 부동심!”
“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존경합니다. 선배님!”
애써 깔아 둔 지뢰를 피해 간 재이의 대답에 리포터가 김빠진 얼굴을 한 사이 선배 아이돌이 눈치 좋게 치고 들어와 맞장구를 쳤다. 그 틈에 재이가 카메라에 대고 또다시 어설픈 하트를 그려 보이며 대놓고 아부를 던지자 선배 아이돌이 그건 대체 뭐냐며 와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잘 지나간 모양이네. 아주 걸음걸음마다 지뢰밭이다. 야.”
인터뷰를 끝내고 가수석으로 뒤늦게 합류한 재이에게 생수를 건네며 인혁이 말했다.
“그러게. 게임보다 눈치 보는 게 더 피곤하네. 어째.”
엠케이가 맞장구쳤다.
“네가 눈치 본 게 뭐가 있다고. 아, 한재이 눈치?”
남궁찬의 말에 엠케이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 한재이 저게 내가 발사대에 들어가기 전에 뭐라고 했는지 아냐? 8점 밑으로 쏘면 한 달간 밥 없다고. 내가 진짜 무대에서도 그렇게 긴장한 적이 없는데 화살 잡으려는데 손이 덜덜 떨리더라니까.”
“와 악마네. 어떻게 사람을 먹을 거로 협박할 수가 있지? 의식주는 인간의 기본권 아닌가?”
“내 말이. 진짜 내가 눈에 힘주느라고 아직도 여기가 아려요.”
남궁찬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엠케이가 자신의 미간을 꾹꾹 눌렀다.
“뭐만 하면 먹을 거로 협박하는 거 진짜 지겹지도 않은지.”
옆에 앉아 있던 이환이 투덜거렸다. 그 옆의 은규가 힐끔 재이의 눈치를 보며 이환의 옆구리를 쿡 찔렀지만 쌓인 게 많은 듯 이환은 목소리를 높여 중얼거렸다.
“아 그렇잖아. 맨날 뭐만 하면 밥 없대.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고. 밥 가지고 사람 차별하는 거.”
이환의 말에 재이가 그를 돌아보며 나직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이환.”
이환뿐 아니라 나머지 넷의 어깨가 동시에 움찔했다.
“드디어 영구 제명인가.”
“이렇게 밥멤버 강제 탈퇴의 순간이 오나?”
“평생 닭가슴살만 먹고 살 각오가 된 거 아닐까.”
“아니면 평생 배달 음식만 먹고 살 생각이거나? 근데 돈이 어디서 나서? 우리 몰래 먼저 정산이라도 받았대?”
멤버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아 이놈의 성질머리. 그냥 가만히 있을걸.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말이 헛나왔다고 사과할까.
한재이가 밥 가지고 위세를 부리는 녀석이 아니라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오히려 다이어트 기간 중에도 틈틈이 석관과 교섭해 뭔가를 만들어 먹던가 하며 멤버들이 지치지 않게 끌어 주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포함한 다른 멤버들도 다들 입으로는 툴툴대면서도 재이의 말에 순순히 따르고 있던 차였다.
그냥, 아이돌 예능의 꽃이라는 아체대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출전한 경기에서 보기 좋게 예선 탈락을 했다는 사실에 낙담해 있던 나머지 생각보다 말이 심하게 튀어나왔을 뿐이었다. 생각보다 먼저 내뱉는 버릇은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할까 고민하던 이환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재이의 시선에 못 이겨 입을 열었다.
“왜… 왜, 사람을 불렀으면 얘길 해.”
어휴 멍충환 녀석아. 거기선 미안하다고 납작 엎드렸어야지.
자아의 속삭임인지 모를 목소리들의 귓가를 맴도는 것에 이환이 다시 입을 열려는 찰나, 재이가 말했다.
“아직 메달 딸 기회는 남았잖아.”
어?
저 혓바닥에 드디어 멤버가 6에서 5로 줄어드는구나, 이따 RS랑 이 아픔을 함께해야겠다. 등등 남들이 듣기엔 기괴망측한 소리들을 내뱉으며 각자 머리를 쥐어 싸매고 있던 멤버들은 정신을 난도질하는 독설 대신 들려온 평온한 어투에 얼빠진 표정으로 재이를 쳐다보았다.
“단체전. 거기서 메달 따면 각자 먹고 싶은 음식 얘기한다며?”
무심한 표정으로 내뱉은 말에 멤버들이 각자 얼굴을 마주 보았다.
‘헐 그러게. 아직 하나 더 남았었잖아?’
이환은 재이의 말에 눈이 번쩍 뜨이는 듯한 기분이었다. 옆을 돌아보니 저와 함께 줄곧 조용히 땅 파고 있던 은규가 뒤늦게 지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닫고는 슬쩍 웃고 있었다.
“와 그럼 단체전에서 메달 따면 난 먹고 싶은 거 두 개 얘기해도 되는 거네?”
엠케이가 끼어들었다.
“당연히 한 사람당 하나지 무슨 소리야. 뷔페 차릴 일 있냐.”
“아니 그런 게 어딨어, 메달 수로 따져야지.”
칼같은 재이의 대답에 엠케이가 뭐라고 대드는 소리를 듣고 있던 이환이 재이에게 말했다.
“아까 미안. 말이 헛나갔어.”
재이의 눈동자가 이환에게 향했다. 잠시 그를 빤히 바라보던 재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안 봐도 뻔하지. 먹고 싶은 거 못 먹을까 봐 지레 삐진 거잖아.”
아니, 나 그렇게 단순한 놈은 아니거든.
이환은 목 끝까지 차오른 반박의 말을 꿀꺽 삼키곤 재이를 쳐다봤다. 네가 그렇지 뭐, 하는 표정으로 저를 잠깐 쳐다본 재이의 눈빛이 여느 때와 같은 것에 이환은 내심 안도했다. 메달 수로 해야 한다며 여전히 물고 늘어지는 엠케이에게 귀찮다는 듯 손사래를 치는 재이를 보고 있는데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남궁찬이 슬쩍 다가와 중얼거렸다.
“살아 돌아온 걸 축하한다, 이환.”
“먹을 거에 목숨을 걸다니 진짜 밥에 진심이구나, 존경스럽다.”
그 옆에서 인혁이 중얼거리는 말에 이환이 인상을 콱 찌푸렸다.
“그런 거 아니거든? 내가 멘탈이 좀 섬세해서…….”
“야, 단체전 시작하기 전에 연습 좀 하고 들어가자!”
물론, 끝까지 들어 줄 멤버들이 아니었다.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르르 일어나서 경기장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멤버들을 뒤따라 가며 이환이 외쳤다.
“야 그런 거 아니거든! 어?! 내 말 좀 들어 봐! 야! 얘들아아아!!”
* * *
[데일리엔터] 설 특집 ‘아체대’ 단체 줄넘기 승자는 PART.Y “비결은 회식이죠.”
매년 수많은 스타와 풍성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남기는 명절 맛집 [아이돌 체육대회] 설맞이 특집으로 진행된 이번 녹화에서 화제가 된 것은 신인 그룹 PART.Y의 단결력이었다.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시작되어 10시간이 훌쩍 넘도록 계속된 녹화에 출연진도 제작진도 지켜보던 팬들도 모두가 녹초가 되었을 무렵 시작된 마지막 단체전.
올해의 단체전 종목은 단체 줄넘기였다. 멤버가 모두 참여하는 조건으로 제한 시간 내 연속으로 가장 많이 뛴 개수를 놓고 겨루는 팀 대항 경기.
멤버 수가 넷밖에 되지 않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MAGMA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것은 신인 그룹 PART.Y였다. 다른 팀들이 제한 시간 1분 이내에 몇 번이고 다시 도전하면서 체력을 소모한 반면 PART.Y는 단 한 번의 리트라이도 없이 1분 동안 줄곧 뛰는 무서운 단합력을 과시했다. 그 비결을 묻는 리포터의 질문에 한재이와 함께 줄 돌리기를 담당한 리더 차인혁이 짧게 답했다.
- 팀 회식이 걸려 있거든요.
데뷔를 건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텝 업] 시절을 아는 PART.Y의 팬이라면 누구나 납득 가능한 그 대답에 팬석에서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졌다. PART.Y가 파티인 이유를 증명한 셈이었다.
[스타뉴스] 먹을 것에 진심인 아이돌 파티
아체대 녹화가 끝난 후 파티의 공식 SNS에 올라온 사진. 잔뜩 들뜬 멤버들 뒤편으로 화려한 뒤풀이 음식이 한가득 펼쳐져 있다.
[노컷엔터] 출장 뷔페를 방불케 하는 파티의 뒤풀이 현장
아체대에서 파티 돌풍을 일으키며 대세 아이돌임을 스스로 입증한 파티가 뒤풀이 사진을 공개해 화제다. 이 화려한 음식들이 모두 멤버 한재이의 작품이라는 것이 놀라운 포인트. 팬들 사이에서 먹을 것에 진심인 아이돌로 알려진 파티는 그 평에 걸맞게 팬들에게 역조공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줄 정도의 실력파. 특히 한재이의 요리 솜씨는 앞서 [스텝 업], [생존의 법칙], [GOLDEN LEAF FARM] 등에서 종종 소개된 바 있다.
[스타추적] 아이돌 맞나? 파티 먹부림의 현장
아체대가 끝난 후 파티의 SNS에 올라온 뒤풀이 사진이 화제다. 갖가지 음식을 식탁 가득 쌓아 놓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멤버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컨셉 사진이라고 오해했을 만큼 놀라운 양이다. 그러나 음식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PART.Y. 데뷔를 두고 경쟁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조차 식탁 앞에선 휴전 모드였던 그룹답게 저 모든 음식을 깨끗이 소화해 냈다는 후문이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혹시 남을까 싶어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빈속으로 돌아왔다.’, ‘설마 진짜 멤버들 것만 챙길 줄은 몰랐다.’, ‘같이 고생했는데 멤버들만 입이냐’고 매니저들 사이에서도 원성이 자자했다고. 내일부터 또다시 철저한 식단 관리로 돌아갈 것을 약속한 파티, 다음 회식짤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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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째서 경기에서 활약한 얘기보다 회식 짤 지분이 더 많냐고.”
아체대의 녹화가 무사히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안무 연습을 위해 아침부터 연습실에 모여 있던 중 엠케이가 투덜거렸다. 생수로 목을 축이던 남궁찬이 그 말을 듣고 덧붙였다.
“내 말이. 이제 아예 수식어가 ‘먹을 것에 진심인 그룹’이더라니까.”
“그러게 사진 찍을 때 좀 가리자니까.”
남궁찬의 말에 한쪽 구석에 앉아서 쉬고 있던 이환이 투덜거렸다.
“눈 가리고 아웅이지. 결국 다 퍼질 거, 이 바닥에 비밀이란 게 어디 있다고.”
“사실 잘 먹는 게 죄는 아니잖아.”
“그럼, 죄가 있다면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준 한재이가 잘못이지.”
어째서 또 내 탓?
재이가 눈을 찌푸리는데도 몰이의 타깃을 정해 신이 난 멤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나 체중 늘었다고 석관이 형한테 혼났는데. 따지고 보면 그것도 한재이 탓 아닌가?”
“너 그날 먹는 거 보니까 안 늘 수가 없겠더라.”
남궁찬이 투덜거리는 소리에 엠케이가 킥킥 웃으며 맞장구쳤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이환이 기다렸다는 듯 말을 얹었다.
“한재이가 잘못했네. 누가 그렇게 맛있게 하라니.”
“진짜. 저번에 엄마한테 전화 와서 먹을 것 좀 해다 줄까 하시는데 됐다고 단칼에 끊고서 내가 다 민망하더라니까.”
심은규가 하소연처럼 내뱉은 말에 이환이 맞장구쳤다.
“알지 알지. 나도 그랬음. 할머니가 하도 서운해하시길래 한재이가 알아서 잘 먹인다고 했더니 급안심하시더라고.”
“진짜 집밥에 대한 기억조차 잊게 하다니. 무섭다고 한재이.”
“내 말이. 이제 집밥=한재이 밥 같다니까. 엄마한테 미안해서 말도 못 꺼냄.”
이환의 말에 엠케이와 남궁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쑥덕댔다.
“하아, 저것들을 다 안고 가는 내가 인격자다, 인격자.”
재이가 혼자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있던 차인혁이 한마디 했다.
“호구 아니고?”
차인혁 선 넘네?
재이가 노려보자 인혁이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멤버들에게 말했다.
“다 쉬었으면 이제 다시 시작하자?”
인혁의 말에 다들 앓는 소리를 내면서 다시 안무 포메이션으로 돌아가는데 연습실 문이 열리며 석관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재이야, 잠깐 나와 볼래?”
왜 뭔데? 너 뭐 잘못했냐?
멤버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에 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한 번 으쓱한 재이가 석관을 따라 연습실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