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출 1호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다-77화 (77/224)

#77

이건 좀 재미있겠는데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한재이!!!!”

“커헉”

—— !!!!!!

어딘지 멍한 표정으로 들어오던 은규가 재이를 발견하고 그대로 돌진해 명치를 들이받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머리로 명치를 들이박곤 그대로 매달렸다. 주변에 있던 멤버들도, 기척에 예민한 재이조차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으허어어어어어어어어———”

“…윽 …야, 은규야, 심은규, 저리, 저리 좀 비켜 봐. 이것 좀…….”

“어허어어어엉, 한재이이이이이이——”

“야… ㅆ… 비켜, 안 비켜?”

“야, 큰일 났다. 심은규 떼어 내, 한재이 폭발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하니 두 사람을 보고 있던 멤버들 중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인혁이었다. 다급하게 재이에게 달라붙은 은규를 떼어 내는 인혁을 보고 다른 멤버들도 하나둘 정신을 차리고 은규를 달래며 인혁을 돕기 시작했다.

“심은규 정신 차리고 얼른 떨어져, 저거 폭발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래, 그래. 사람이 아무리 힘들어도 살 생각을 해야지. 이러면 안 돼.”

“야야, 정신 좀 차려 봐, 너 그러다가 진짜 한 대 쳐 맞는다고.”

멤버들이 가까스로 떼어 내자 울어서 이미 엉망이 된 얼굴로 코를 훌쩍이며 은규가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하, 한재이. 너, 진짜, 사람 뒤통수를 때려도 정도가 있지.”

“후. 누가 들으면 내가 너한테 사기라도 친 줄 알겠다.”

옷매무새를 바로 하며 재이가 말했다. 은규의 보디 태클을 피하지 못했던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미간을 팍 찌푸린 것이 한눈에 보기에도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이우연 선배님이 뭐라고 하셨는데?”

항상 그렇듯 엠케이가 눈치껏 끼어들며 물었다.

“대기실에 갔더니, 바, 박예찬 선생님이 계셔서.”

“뭐? 박예찬?”

“진짜? 리얼?”

“와 대박. 이우연 선배님이 소개해 주시겠다던 분이 박예찬 선생님이었던 거야? 미친.”

은규가 내뱉은 말에 미리 재이에게 들어 사정을 알고 있던 인혁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

“그래서. 선생님이 오케이 하셨어?”

“어 그게.”

“어 그게?”

애매한 표정으로 말을 흐리는 은규의 반응에 재이가 눈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대뜸 RPG 게임 좋아하냐고. 원래 있던 길드에서 싸우고 열받아서 나왔는데 솔플하려니까 영 재미없으시다고, 아는 길드 있으면 좀 소개해 달라고.”

“…뭐?”

“길드 소개해 주면 곡 봐 주시겠대.”

그 무슨 기승전게임폐인…….

잠시 할 말을 잃은 채 은규를 바라보고 있던 멤버들 중 남궁찬이 말했다.

“거봐 심은규, 내 말대로 게임 안 놓길 잘했지?”

내 덕이라는 듯 으스대는 말투에 다른 멤버들이 한심하다는 듯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남궁찬은 자타가 공인하는 서브컬쳐 마니아였다. 온라인 게임도 예외가 아니었다. 데뷔 후 바쁜 스케줄의 틈바구니에서도 그룹 컨셉의 원천이라는 것을 핑계로 멤버들을 꼬셔 레이드를 뛰곤 할 정도였다.

“어쨌건 잘 풀린 것 같아 다행이네.”

인혁의 말에 아까보다 많이 진정된 듯 은규가 고개를 끄덕이며 재이에게 말했다.

“그래도 다음엔 귀띔이라도 좀 해주라. 이우연 선배님 따라 대기실 들어갔을 때 박예찬 선생님 계신 거 보고 진짜 심장마비 오는 줄 알았다고.”

“매번 나보고 네 뒤치다꺼리하라고? 다음번이란 건 없어. 양심 좀 있어 봐라, 심은규.”

“걱정 마, 내 양심 살아 있어. 성공해서 보답할게. 그러니 또 주라 공짜 떡.”

맛있어, 최고야, 업혀 가니 짜릿해.

사뭇 냉정한 재이의 말에도 빙글빙글 웃으며 대꾸하는 은규를 보고 있던 엠케이가 중얼거렸다.

“안 먹히네.”

“떠먹여 주는 거 한재이 종특이잖아. 다음번이 없을 리가.”

엠케이의 말을 남궁찬이 받자 이환이 냉큼 중얼거렸다.

“그게 맞는 말이긴 하지. 왜냐하면 다음번은 내 차례거든.”

그 말에 엠케이와 남궁찬이 아우성치며 순식간에 대기실은 시끌벅적해졌다.

“와, 이환, 저 기회주의자! 그런 게 어딨어!”

“인생은 선착순 몰라?”

“말도 안 되지, 이런 건 가위바위보가 국룰이라고.”

“어휴. 시끄러워. 누가 쟤네 입 좀 막아봐.”

어느새 심은규까지 끼어들어 가위바위보를 하느니 마느니 투닥거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재이가 한숨을 내뱉었다. 옆에서 사태를 관망하던 인혁이 말했다.

“네가 뿌린 씨앗이야. 거두는 것도 네가 해야지.”

“누가 뭘 뿌렸다고.”

“네가 지고 가야 할 업이라며.”

“그걸 마음에 두고 있었냐, 속 좁게.”

무슨 말을 못 한다며 투덜대는 재이를 힐끗 쳐다보며 인혁이 되받아쳤다.

“별로? 그냥 이 업보를 다 갚으려면 한재이는 대체 얼마나 덕을 쌓아야 하나 싶어졌달까.”

“아무래도 너라는 업이 제일 큰 듯.”

“내가 좀 특별하긴 하지. 그런 의미에서 나한텐 뭐 없냐?”

“저리 꺼져, 차인혁.”

단호한 재이의 말에 인혁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 * *

본 공연이 시작되었다.

블레이저 타입의 교복을 제각각의 스타일로 갖춰 입은 파티 멤버들이 곡의 시작을 알리는 휘파람 소리와 함께 가벼운 움직임으로 분위기를 풀기 시작했다. 카메라가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움직임을 쫓았다. 자신을 잡던 카메라와 시선이 마주친 재이가 싱긋 웃었다. 그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었다.

매일 똑같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

내일 또다시 지쳐 가는 삶이지만

그러니까 룬룬룬 괜찮잖아 느려도

그러니까 룬룬룬 괜찮잖아 쉬어도

조금은 느려도

조금쯤 쉬어도

룬룬룬 룬룬룬

괜찮아 괜찮아

다독이듯 응원하듯 담백하게 흐르는 재이의 목소리에 은규의 부드러운 음색이 겹쳐지며 따뜻한 화음을 만들어 냈다. 그 위로 이환의 선명한 보이스가 도트를 찍듯 포개지면서 독특한 훅을 만들어 냈다. 노래를 뒤받치듯 중간중간 파고드는 랩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무대는 다음 곡인 [산들바람의 속삭임]으로 넘어갔다.

“진짜 괜찮네…….”

박예찬이 저도 모르게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원래는 대기실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었다. 이우연이 저 없다고 공연 못 할 놈도 아니거니와 밖에 나가면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 오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니 귀찮았다.

애초에 그 ‘밥상’만 아니었어도 이 번거로운 곳에 올 생각도 안 했을 테니 심은규 녀석과 얘기가 끝난 시점에 이대로 돌아갈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기왕 살펴보기로 한 거, 리허설 말고 본 무대도 봐 둬서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실 모니터로 보기엔 답답하겠지 싶어 슬쩍 공연장 구석에 나와 있었던 참이었는데.

박예찬의 눈이 빛났다.

무대에선 재이의 기타와 은규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두 번째 곡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댄스곡과 믹스하기엔 너무 정적인 곡이 아닌가 했는데. 피아노로 커버하다니, 썩 괜찮은 발상이잖아.’

원곡은 자장가. 게다가 멜로디 라인이 강조된 곡이라고는 해도 [룬룬룬]의 장르는 엄연히 댄스곡이었다. 두 곡을 연결해서 부를 때 생기는 낙폭을 어떻게 컨트롤 하는가는 꽤 까다로운 문제였다. AR팀과 은규가 고심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결국, 원곡자인 재이까지 불려 가 어떻게 하면 듣는 사람들이 느낄 두 곡의 갭을 자연스럽게 흘려 보낼 수 있을까 회의가 거듭되었고 방안으로 나온 것이 은규의 피아노였다.

‘정적인 기타와 톡톡 튀는 피아노라. 이 버전으론 확실히 잠은 안 오겠네.’

[산들바람의 속삭임]은 처방전이 필요 없는 수면 유도제라는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곡이었다. 진짜 바람이 귓가에 속삭이는 것 같이 살랑이는 기타 선율과 포근한 느낌의 보이스를 듣고 있노라면 잠이 솔솔 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오늘 무대를 위해 편곡을 거친 곡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원곡의 따뜻함은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도 중간중간 재기발랄한 피아노 연주가 끼어들어 졸릴 틈이 없었다. 원곡엔 없는 랩 라인의 랩도 한몫했다. 이 정도면 아주 제대로 편곡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박예찬은 오랜만에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는 듯 씩 웃었다.

* * *

“오디션이요?”

다음 날, 귀중하고 소중한 오프 날을 맞아 인혁과 남궁찬은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본가로 돌아갔다. 이환과 은규는 경연이 코앞이라며 회사 스튜디오에 틀어박혔고 엠케이는 하루 종일 안 깰 거니까 깨우지 말라고 문까지 걸어 잠그고 방에 틀어박힌 탓에 재이는 모처럼 혼자서 조용하고 여유로운 기분을 만끽하던 중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기가 무섭게 좋은 소식이 있다며 자신을 불러다 앉힌 석관이 입을 열기 전까진 말이다.

“그래, 오디션. 이번에 ZTBC에서 기획 중인 작품인데 피디 쪽에서 신선한 얼굴을 찾는다나 봐. 물론 조연이지만 꽤 비중 있는 역이기도 하고, 작감 전작들도 스코어 탄탄하고.”

“주연은 정해졌어요?”

“어, 홍리세 배우랑 상혁이.”

“헐, 상혁 선배 또 작품 들어가요? 대체 드라마만 몇 개야?”

홍리세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폭넓은 연령층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실력파 배우였다. 차상혁이야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라는 별명이 붙는 인물이었으니 우선 두 사람의 출연이 확정된 이상 웬만해선 작품이 엎어지거나 편성에서 밀릴 일은 없을 터였다.

“상혁이도 군대 가기 전까지 바짝 찍어 놔야 하니까. 아무튼, 그래서 우리 쪽에도 조연급 오디션 볼 사람 없냐고 연락이 온 모양인데, 올해는 월투 잡혀 있는 팀들이 많아서 스케줄 빼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저한테까지 얘기가 온 거예요? 그럼 완전 꿀이네요?”

“거기 피디가 유진환 감독하고 아는 사이라더라고. 유 감독님 기억나지?”

“그럼요. 저한테 무려 영화판에서 보자고 하신 분인데.”

[룬룬룬]의 뮤직비디오를 담당했던 유진환 감독이 언젠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을 들먹이며 어깨에 힘을 주는 재이를 보며 석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유 감독님이 너한테서 뭘 보시고 그런 말씀을 하셨는진 모르겠다만, 아무튼 이쪽 피디한테도 꽤 좋게 말씀해 주셨는지 너는 연기 안 시키냐고 피디가 직접 섭외팀 담당자한테 물어봤다더라고.”

어차피 차상혁 끼워팔기로 오디션에 넣을 거면 이참에 찔러나 보고 싶으니 얘로 보내 달라는 말이었겠지. 석관의 말에 재이가 생각에 잠겼다.

“근데 저 이거 들어가면 우리 팀 스케줄에 지장 있는 거 아니에요?”

재이의 말에 석관이 의외라는 듯 잠시 재이를 쳐다보다 대답했다.

“기특하네. 그룹 생각 먼저 할 줄도 알고. 어차피 너희 공식 스케줄은 룬룬룬 끝나면 일단락될 거고 다른 멤버들도 개인 스케줄하고 다음 앨범 작업 빡빡하게 잡혀 있으니 다른 애들은 노는데 너만 일하는 상황은 아마 없을걸. 물론 이건 다 네가 오디션에 붙었을 때의 얘기지만.”

석관의 대답에 재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디션이면 배우들 엄청 많이 오겠네요?”

“그렇지. 게다가 이 역할은 뉴페이스를 찾는다고 입소문이 돌아서 아마 지원자 엄청나게 몰릴걸.”

“저 연기 해 본 적 없는데.”

“왜 없어. 미친 칼잡이 있잖아.”

“그건 연기가 아니고.”

“그게 연기가 아니라는 게 더 놀랍다.”

석관의 말에 재이가 슬쩍 그를 째려보고는 다시 말했다.

“아무튼, 그거 말곤 끽해 봐야 저번에 뮤직비디오 찍은 게 전부인데.”

“그리고 그 뮤비 찍은 감독이자 독립영화계의 신성이라고 불리던 유진환 감독이 충무로에서 보자고 했지.”

“으음…….”

뭔가 내키지 않는 듯한 재이의 반응에 석관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내키지 않으면 말해. 어차피 이게 네 본업도 아닌데, 연기에 뜻이 없으면 피디한테도 회사에도 그렇게 전하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니 또 고민되는데요.”

“한재이답지 않네.”

석관의 말에 재이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형 말씀처럼 본업이 아니라 그런가.”

“어차피 피디도 너한테 큰 기대가 있어서 지명한 건 아닐 거야. 유 감독하고 친분이 있으니 유 감독 체면도 세워 줄 겸 우리 회사 쪽 비위도 맞출 겸 얘기 한 거겠지. 상혁이가 주연인데 우리 회사에 조연 오디션 자리 하나도 안 챙겨 줬다간 배려 없다고 뒷말 나오기 쉽거든. 뽑아 쓰는 건 작감 마음이니까 어디까지나 체면치레에 불과하지만.

그러니까 오디션 가 보면 알겠지만 아무리 뉴페이스를 뽑는다고 해도 결국 연극 무대에서 영화판까지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자들만 수두룩 빽빽할 거다. 그런 데 연기의 ‘연’ 자도 모르는 아이돌이 덜렁 끼는 건데 설마 그걸 뽑겠니.”

석관이 하는 말을 듣고 있던 재이의 표정이 점점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 말씀 묘하게 자극적인데요.”

“딱히 너 자극받으라고 한 얘긴 아닌데. 사실은 사실이니까. 네가 드라마틱하게 데뷔한 건 맞는데 그것도 그때까지 밑바닥 기면서 연습생 생활하면서 쌓인 포텐이 터져서 그런 거지. 밑천이 하나도 없는데 대박이 날 리가 있나.”

‘사실 제 밑천은 저쪽 동네에 있어서.’

재이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어디 가서 쩌리 취급 받는 건 영 껄쩍지근 하단 말이지.’

기대하지도 않지만 구색상 불러는 주겠다는 의도라니. 심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생 칭송받고 떠받들어지며 살아온 리온으로서는 그야말로 견딜 수 없는 모욕이었다. 퇴출 1호라는 수군거림을 들어 가며 월말평가 대기석에 앉아 있던 때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석관이 이걸 노린 거라면 자신의 성질을 제대로 긁은 셈이었다.

“형, 그거 저 할게요.”

“왜 갑자기.”

“어차피 떨어져도 그만이라면서요. 경험인 셈 치고 가 보죠. 뭐.”

갑자기 마음이 바뀐 듯 자신을 보며 씩 웃는 재이를 보고 고개를 갸웃한 석관이 들고 왔던 시놉시스를 건네주며 말했다.

“그럼 오디션 일정 구체적으로 잡히면 다시 알려 줄 테니까 그때까진 이거 읽고 역에 대해 익혀 봐. 회사에 코치 붙여줄 수 있는지 확인해 볼게.”

“네 형.”

재이는 석관에게서 건네받은 시놉시스를 눈으로 훑었다.

(가제) 무엇이든 도와드립니다. 불망동 탐정 사무소

낡은 상가 건물 한쪽에 언제부턴가 자리 잡고 있는 탐정 사무소. 소장 R이 수락한 의뢰라면 집 나간 고양이 찾기부터 경찰이 포기한 미제 사건까지 무엇이든 해결하는 서비스 대행업체. 그런데, 소장 R을 시작으로 여기 모인 사람들, 하나같이 어딘가 이상하다.

.

.

.

시놉시스를 읽어 내려가던 재이가 인물 소개에서 멈췄다.

“얘예요?”

“어, 걔.”

석관의 말에 자신이 오디션을 볼 배역의 인물소개를 천천히 곱씹듯 읽어 보던 재이가 중얼거렸다.

“이건 좀… 재밌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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