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출 1호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다-92화 (92/224)

#92

재재님과 함께하는 신나는 모험!

“재밌겠는데?”

재이는 정면에 펼쳐진 광고 세트를 보며 중얼거렸다. 나중에 들어갈 특수 효과를 위해 그린 스크린이 설치된 스튜디오에는 와이어 액션을 위해 와이어 팀이 장비를 세팅 중이었다.

“용사 재재님과 악당 무리라니. 너무 전형적인 거 아니냐고.”

이환이 투덜거렸다.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을 단 그의 옆에서 닌자 복장의 엠케이가 한숨을 쉬며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어쩌겠니. 꼬우면 너도 환환님 하던가.”

그러자 애꾸눈 안대를 한 은규가 중얼거렸다.

“근데 환환님은 재재님 적수가 안 될 게 안 봐도 너무 뻔해서 뭐.”

“외모부터 너무나 악역.”

“아 그건 지금 분장이 이래서 그런 거지!”

“포기해라 환환님, 넌 태생부터 글렀어.”

머리에 해적 스타일 삼각건을 두른 남궁찬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 좋아. 백 보 양보해서 그건 넘어간다고 치고. 근데 그럼 그 와중에 왜 차인혁만 특별 대우냐고.”

이환이 투덜거리며 제 옆에 선 인혁을 힐끔 노려봤다. 그 말에 나머지 멤버들의 시선이 인혁에게 집중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멤버들은 모두 해적이나 악역을 연상케 하는 코믹한 복장이었던 반면 인혁만은 깔끔한 중세풍 자켓을 걸치고 머리엔 왕관, 허리춤에 검까지 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봐도 나 홀로 왕자님 포스였다.

“양보고 뭐고 저것이야말로 진정한 와꾸의 힘인 거지.”

“분하지만 인정해야지 어쩌겠어. 어차피 저 얼굴로 우리 같은 복장 해 봐야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은규와 남궁찬이 납득한다는 듯 중얼거리자 이환이 포기하지 못한 듯 투덜댔다.

“왜지. 나도 팬분들껜 예쁘다 귀엽다 칭찬받는 외모인데.”

“이환아, 너는 거울을 조금 더 열심히 봐 보도록 하자.”

“더 확실한 코스로는 차인혁을 5초 정도 본 뒤에 거울에 비친 본인의 모습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지.”

“엠케이 선생님, 그거 확실하지만, 너무 잔인한 코스인 것 같습니다. 환환님의 두부 멘탈이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원래 진실이란 때때로 잔인한 법이지요. 평생 착각 속에 살면서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삶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역시 현자 엠케이 선생. 오늘도 한 수 배웠습니다.”

“돈 내세요. 돈.”

서로 투닥대며 들어가자 광고 대행사 직원이 시제품이 아닌 완제품 상태의 올해 블럭 사 K-LE(K-Limited Edition), [재재님의 용사 이야기]를 멤버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와, 왠지 용사님이 재재님 닮은 것 같아.”

“둘 다 빨간 머리라 더 그런 듯?”

“내 안의 용사님은 조금 더 부드러운 이미지였는데, 왜죠. 용사님에게 한재이 묻히기라니 왜죠.”

멤버들의 호들갑을 한 귀로 흘리며 재이는 손에 든 블록 세트를 내려다보았다. 부품 수 300피스 남짓의 가벼운 구성이었지만 붉은 머리의 용사님, 레드 드래곤, 사악한 마법사, 그리고 변신 전후의 늑대 왕까지 그간 재재님의 이야기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그럴듯한 비주얼로 재현되어 있었다. 자신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던 것들이 이렇게 실체화되었다고 생각하자 재이는 왠지 기분이 묘했다.

‘좋아. 도마뱀 놈과 영감탱이, 오늘 밤에 다시 한판 붙어 보자고.’

저 동네에서 못다 한 설욕을 다짐하고 있는데 스태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드디어, 파티 역사상 최초의 광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 * *

“이야아아압!”

기세 좋게 달려드는 남궁찬 해적의 공격을 옆으로 슬쩍 몸을 비틀어 피하는 재재님.

“받아라아아앗!”

장난감 칼을 휘두르는 이환과 심은규 악당의 공격을 자연스럽게 막아 내는 재재님.

“으리야아압!!!”

뒤에서 날아온 엠케이 닌자의 태클을 피해 와이어를 이용해 가볍게 공중제비를 도는 재재님. 악당들의 공격을 헤쳐 재재님이 도착한 곳에는 왕자님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즈언하, 여기 대령하였사옵나이드아.”

재재님이 소중하게 들고 온 보물 상자를 왕자님에게 공손히 바쳤다. 재재님에게서 받아 든 보물 상자를 천천히 열어 보는 왕자님.

“컷, 지금 다들 움직임 좋았어요. 곧바로 클로즈업 촬영 들어가죠.”

감독의 지시에 스태프들이 세팅을 손보는 사이, 하네스를 벗고 있는 엠케이와 재이에게로 멤버들이 모여들었다.

“이거 직접 해 보니까 완전 중노동이네.”

“내가 그랬잖아. 직접 해 보면 알 거라고.”

드라마 촬영장에서 재이의 와이어 액션을 보고 눈을 빛냈던 엠케이는 이번 광고 콘티에서 재재님과 공중 격투를 벌이는 닌자 역할을 보자마자 자신이 하겠다며 손을 들었다. 그때 자신을 철없는 어린아이 보듯 쳐다보던 재이의 눈빛을 떠올린 엠케이는 재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상상했던 것보다 중력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아마 악역들 중에선 닌자 씨가 제일 임팩트 있을 듯?”

“그럼 뭐하냐고. 클로즈업 샷은 왕자님이 가져가셨는데.”

“왕자님인데 어쩔 수 없지 않냐. 애기들이 원래 외모에 더 민감해.”

“근데 아까 그 즈언하는 좀 너무하지 않았냐?”

조연의 분량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던 멤버들은 남궁찬이 화제를 재이에게로 돌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몰아가기 시작했다.

“진짜. 저 발 연기가 주태온하고 같은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더라니까.”

“주태온이 한재이의 생활 연기였다는 방증이지.”

“아 왜, 감독님이 오버액션으로 감정 팍팍 넣어서 읊어 달라고 하셨다고. 그래야 나중에 컷 따기 쉽다고.”

재이가 감독을 들먹이며 반박하는 말에 잠시 멈칫한 멤버들 사이에서 차분한 어조로 인혁이 말했다.

“감정 팍팍 살리는 거랑 대사 이상하게 치는 거랑은 전혀 다른 문제 아니냐.”

“와 차인혁 요새 연기 레슨 좀 받는다고 훈수 두는 것 좀 봐. 이게 바로 선무당이 사람 잡는 현장인 거지.”

“차인혁이 선무당인 거랑 별개로 아까 그 대사는 너무 올드했어. 한 배우, 다시 갑시다.”

엠케이가 팔짱을 끼고 재이에게 말했다.

“이미 감독님 오케이 다 났는데 왜 다시 해야 하는데?”

발끈한 재이가 받아치는 말에 남궁찬이 끼어들었다.

“어허, 수련에는 끝이 없는 법이야. 연기에 뜻을 뒀으면 매일이 훈련인 것을.”

“라고 연기의 ‘연’ 자도 모르는 네가 말해 봐야.”

“근데 남궁찬이 연기는 몰라도 리뷰어로서는 쓸만하지 않냐?”

“막장 드라마 한정이긴 하지만 말이지.”

‘아 정신없어…….’

멤버들이 모두 모여 함께 작업하는 것이 나름 꽤 오래간만이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신이 난 녀석들의 수다에 재이는 머리가 다 울릴 지경이었다. 말을 말자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 있는데 촬영 재개를 알리는 스태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로즈업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단체 컷으로 큰 틀을 잡은 뒤로는 멤버별 클로즈업, 바스트 샷 촬영이 이어졌다. 그리고 캐치프레이즈의 무한 반복이 시작됐다.

“용사님과 함께!”

“모험을 떠나 봐!”

“재재님과 함께하는.”

“신나는 모험!!”

멤버들의 목소리가 스튜디오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조금 더 좋은 장면을 원하는 감독의 디렉팅 또한 사정없이 쏟아졌다.

“컷, 해적하고 닌자 씨 목소리 더 크게. 콧수염하고 애꾸눈은 더 활짝 웃어 볼까. 그렇지. 그대로 다시 한 번만 갑시다.”

“왕자님, 두 눈에 조금만 더 힘주고.”

“재재님, 지금 표정 꼭 화난 것 같으니까 얼굴 풀고! 애들이 울겠어!”

한동안 쉼 없이 촬영을 이어 가던 감독이 컷 사인을 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한참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감독의 모습에 멤버들이 하나둘 감독 옆으로 다가가 어깨 너머로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화면은 조금 전 찍은 재이의 단독 샷에서 멈춰 있었다.

“뭔가… 좀, 그런데.”

감독이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멤버들 또한 심각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인혁이 입을 열었다.

“너무 강렬한 것 같은데요.”

인혁의 한마디에 다른 녀석들이 봇물 터진 듯 감상을 쏟아 냈다.

“재재님이 너무 강렬해서 기껏 만든 블록이 눈에 잘 안 들어와요.”

“그러게. 빨간 머리 재재님이 너무 시강인듯.”

“재재님 머리 색 좀 바꾸고 오지.”

“특수 효과로 색깔 바꾸는 건…….”

사람들이 웅성이는 사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엠케이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뛰어갔다. 다시 돌아온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스튜디오 소품 박스에 있던 철 지난 토끼 모자였다. 엠케이의 손에 들린 모자와 재이를 번갈아 바라보던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이의 얼굴이 와락 구겨짐과 동시에 신난 엠케이가 하얀 털이 보송보송한 토끼 모자를 재이의 머리에 푹 눌러 씌웠다.

“…좀 나은데?”

“그러게, 아까보단 좀 덜 살벌한 듯.”

“토끼는 귀여운데 재재님 표정이 NG야.”

“사냥해서 잡은 거 뒤집어쓴 듯.”

“설득력 죽이는데.”

멤버들의 말에 재이가 얼굴을 콱 찡그렸다. 안 그래도 조명 때문에 더워 죽겠구만 거기에 털모자까지. 엠케이 두고 보자.

“이대로 한 번 가 볼까? 재재님, 생각보다 잘 어울리니까 표정 좀 풀고.”

감독의 사인이 떨어지자 재이를 뺀 멤버들과 제작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감독님 이거 모자 혹시 저작권 같은 거 문제 되지 않습니까?”

마지막 희망을 담아 묻는 재이의 말에 감독이 웃으며 대답했다.

“다들 문제없는 것들만 소품으로 가져다 놓고 쓰는 거니까 걱정할 것 없어. 재이 씨 보기보다 세심하네.”

혹시 토끼 모자가 쓰는 게 그렇게나 싫었던 거야? 잘 찍어 줄 테니 걱정 마.

신경 쓰이던 부분이 해결되었다는 듯 시원하게 웃는 감독의 얼굴에서 자신의 말이 씨도 안 먹혔다는 것을 깨달은 재이가 체념한 표정으로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럼 다시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3, 2, 1…….”

.

.

.

“수고하셨습니다!”

“그래요. 다들 수고 많았어요.”

하루 종일 이어진 촬영이 끝나고 스튜디오에서 석관의 차가 오길 잠시 기다리고 있던 멤버들 중, 남궁찬이 오늘 받은 블록 세트를 꺼내 내용물을 테이블에 쏟았다.

“야 금방 석관이 형 차 올 텐데 여기서 그걸 꺼내면 어떡해.”

“다시 다 쓸어 담아 가면 되지 뭐가 문제야.”

이환의 구박을 가볍게 넘긴 남궁찬이 하나씩 블록을 조립하기 시작하는 걸 보고 있던 엠케이가 슬쩍 옆에서 끼어들었다.

“야 거기 그거 아니고 이거인 것 같은데.”

“어? 진짜네. 땡큐.”

그러자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던 은규가 블록을 하나 집어 들며 말했다.

“성문 쪽은 내가 할 테니까 이환 너는 수풀 쪽 좀 해 봐.”

“내가 왜.”

“싫음 말고?”

“아냐 할래, 할래.”

이환이 투덜대면서도 블록을 집어 들고 이리저리 고민했다.

“야 이거 난이도 너무 높은 거 아니야? 애들이 못 따라 하겠어.”

“이환의 정신 연령이 탄로 나는 순간을 보고 계십니다. 여러분.”

“이거 몇 살 이상이지? 5+ 아니던가?”

“농담도 못 하냐, 그런 거 아니거든? 농담해 본 거거든?!”

이환이 다급하게 외치며 짜잔 하고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래서 이게 뭐라고?”

“뭐긴 뭐야, 숲이지.”

“초록 괴물 뭐 그런 거 아니고?”

“와 용사님, 어서 물리쳐!”

이환이 뭐라 반박할 틈도 없이 엠케이가 외친 말에 남궁찬이 용사님을 들고 이환의 초록 괴물을 향해 돌진했다.

“좋아! 자! 내 검을 받아라, 으랏차!!!”

“드래곤 어서 와서 불 뿜어 봐!”

“아니 근데 드래곤 원래 나쁜 놈 아니었어?”

“용사님한테 얻어맞고 갱생했잖아.”

“아 맞네.”

어느샌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신나서 떠들고 있는 멤버들을 어느 틈엔가 핸드폰을 꺼내 든 인혁이 조용히 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차C티비 업로드 찬스.’

인혁이 슬쩍 웃었다.

* * *

며칠 후, 케이엠 본사 회의실

기획본부 장 이사와 신인기획팀 심진우 팀장과의 회의가 잡혔다는 소식에 멤버들은 아침 일찍 본사 회의실에 도착해 있었다.

“각 잡고 회의실로 불려 온 거 되게 오랜만이지 않냐?”

“앨범 컨셉 벌써 나왔나?”

“그건 심은규가 알지 않아? 은규 너 뭐 들은 거 없어?”

“아니 딱히 없는데?”

“설마 환심이 [너노들] 우승 못 했다고 혼나는 거 아니야?”

“그건 아니지. 결승까지 간 것만 해도 기적 아니냐고. 칭찬해 주시려고 부른 거면 인정. 아니면 들이받는다 진짜.”

내가 저 심은규 신경질을 다 받아 주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엠케이의 장난 섞인 말에 이환이 정색하고 받아치며 중얼거렸다. 이환과 심은규가 참여했던 LBC 자작곡 경영 예능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서 두 사람은 쟁쟁한 기성 가수들의 틈바구니에서 결승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까지 가지는 못했다고 해도 이환의 말대로 아이돌의 자작곡이라는 편견을 깬 쾌거라는 평이 대다수였다. 음원도 꾸준히 차트에서 머물며 ‘PART.Y’ 하면 한재이와 차인혁 정도밖에 모르던 대중에게 환심이라는 존재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거 아니면 뭐지. 우리 혼날 거 뭐 없지 않냐.”

“왜 혼날 생각만 해. 뭐 찔리는 거라도 있어?”

회의실 문이 열리며 들어오던 장 이사가 물었다.

“아, 아뇨. 따로 이렇게 부르신 게 오랜만이라 그러죠.”

당황한 엠케이가 꾸벅 인사하며 대꾸하는 말에 장 이사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가끔은 얼굴도 봐야지. 요새 다들 바빠서 얼굴 본 지 오래됐잖아?”

아니 딱히 안 봐도 되지 않나요, 우리. 높으신 분 만나면 긴장된다고요.

멤버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 이사가 회의실에 앉은 멤버들의 얼굴을 하나씩 둘러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개인 스케줄 있던 사람들도 얼추 마무리됐고. 어때, 지금 다들 한가하지?”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묻는 장 이사의 질문에 멤버들이 선뜻 대답을 못 한 채 머뭇대자 옆에 서 있던 심 팀장이 가벼운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이사님, 그렇게 물어보시면 애들이 얼지 않습니까. 제대로 설명을 하셔야죠.”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가볍게 묻지도 못하나, 묻지도.”

“후. 다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으니까 편하게 들어. 오늘 부른 건 다음 앨범 들어가기 전에 들어갈 프로그램이 결정됐기 때문이야.”

심 팀장의 말에 멤버들이 하나둘 참았던 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휴. 쫄려라. 너희 너무 노는 거 아니냐고 혼내실 줄 알고 두근두근했잖아요.”

“진짜, 장 이사님 눈에서 레이저 빔 나오는 줄.”

“서운한데? 그런 말 들으니까 내가 꼭 무슨 악역 같잖아.”

장 이사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는 사이 재이가 물었다.

“근데 무슨 프로그램인데요?”

재이의 물음에 심 팀장이 ‘이사님이 말씀하실래요?’ 하고 장 이사 쪽을 돌아보았다. 장 이사가 그 물음에 대답 대신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회의실 한편에 앉아 있던 석관을 향해 물었다.

“김 팀장, 얘네 여권은 다 있나?”

“예에?”

멤버들이 얼빠진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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