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출 1호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다-103화 (103/224)

#103

빈집이나 털 팔자는 아닌가 봐

“근데 그게 뭐?”

뒤이은 재이의 말에 멤버들의 얼굴이 네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일그러졌다.

삼화 엔터테인먼트는 모기업인 중국의 삼화 그룹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면서 만든 자회사였다. 케이팝의 시스템과 노하우를 축적해 자국의 동일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 시장에서 검증된 아티스트들을 자국 연예계에 론칭시키기 위한 교두보적 역할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였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기존의 관행과 암묵의 룰을 깨트리면서도 방송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화 엔터가 최근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고 소문난 것이 이 남자 아이돌 그룹의 론칭 프로젝트였다. 데뷔 멤버를 경쟁사들이 데리고 있던 A급 연습생들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우트해서 모았다는 소문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였다. 그야말로 생태계를 교란 중인 회사의 행보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쏠려 있었다.

어쨌거나 데뷔하기도 전에 이미 삼화의 어벤져스, 즉 삼벤져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 팀의 데뷔 시기가 자신들의 컴백과 겹치게 되었다는 소리에도 태연한 재이의 태도에 멤버들이 한숨과 함께 하나둘 입을 열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한재이. 한결같은 게 아주 소나무야, 소나무.”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지? 쟤 보고 있으면 내가 이상한 것 같다니까.”

엠케이와 은규가 투덜거리는 것을 보고 재이가 말했다.

“아무렇지 않은 게 뭐가 어때서? 아직 데뷔도 못 한 팀하고 붙는 게 그렇게 쫄 일이냐고 대체.”

“그게 그냥 데뷔도 못 한 팀이 아니라 핵잠수함급 어벤져스라고 불리는 그룹이니까 문제지.”

“핵잠급이든 핵폐급이든. 선배들 없는 틈에 빈집 털러 들어가는 것도 자존심 상하는구만, 대체 뭐라는 거야 너희들은 지금.”

“…….”

재이의 말에 뭐라고 더 하려던 멤버들이 입을 다물었다.

“…그건.”

“그건 그렇지.”

잠깐의 침묵 끝에 이환과 남궁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그들을 둘러본 재이가 다시 말했다.

“위에 있는 팀들 하나씩 잡고 올라가기도 바쁜 판에 밑에서 새로 올라오기 시작하는 팀까지 신경 쓸 정신이 어디 있느냐고.”

“그게 정론인 건 알지만, 사실 그렇게 단순한 얘기는 아니잖아.”

그 말에 이환이 반박하자 옆에 있던 은규가 말을 보탰다.

“이환 말이 맞아. 당장 우리 컴백 음방에서 순번 앞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는 거고.”

“곡 퀄이 중요하지 음방 순서가 중요하냐. 이제 우리가 누구한테 밀려서 음방 못 나가는 짬도 아니고. 순번 앞으로 밀리면 그 앞 순번에서 보는 사람이 다음 무대 볼 생각도 안 나게 싹 쓸어버리면 되는 거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재이의 말에 반박했던 은규가 곧바로 따지고 든 재이의 반론에 더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재이는 멤버들의 표정을 살피며 다시 말했다.

“지금 걔네 신경 쓴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잖아. 일단은 우리 거 잘 만들 생각부터 하자고.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른 재이가 말을 이었다.

“어벤져스인지 아닌지는 열어 봐야 아는 거 아니냐고.”

* * *

[노컷 엔터] 역대급 연습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돌계의 어벤져스 [KAISER]

[올댓 TV] 가요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핵폭탄급 신인의 등장 [KAISER]

[스타 뉴스] 올해 최고의 핫이슈로 군림할 [KAISER] 드디어 그 베일을 벗는다!

[데일리 엔터] 그 녀석들이 돌아온다! 컴백 초읽기에 들어간 PART.Y

.

.

.

“이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네. 있는 대로 어그로를 끌어모아 데뷔라니. 근래 보기 드물게 공격적인 전략이잖아? 이 정도면 나 아니면 모두 적, 뭐 이런 수준인데?”

장 이사는 심진우 팀장이 가져온 자료를 훑어보다가 눈을 찌푸렸다.

“그만큼 자신 있다. 이거겠죠. 홍보팀 말이 거기 요새 연예부 기자들한테도 물량 공세가 장난 아니라더라고요.”

“그거 뭐 법에 걸리고 그런 거 아니던가?”

“알면서도 저러니 문제죠. 소송까지 끌고 갈 자신 있으면 누가 나서서 찔러 보던가, 뭐 그런 배짱 아니겠습니까.”

“거참, 그렇다고 같이 진흙탕에서 뒹굴긴 싫고, 보고 있자니 거슬리고. 기분 뭣 같긴 하네.”

장 이사가 혀를 차며 골치 아프다는 듯 미간을 꾹꾹 눌렀다.

“LBC 쪽은 어때?”

“아직 별말 없습니다. 애초에 이번 컴백 무대 자기네 쪽 하고 하자고 먼저 연락 왔었지 않습니까. 그래놓고 말 바꾸기는 체면상으로도 쉽지 않겠죠.”

“모르는 일이야. 방송국 놈들 너무 믿지 말고 혹시 모르니까 다른 쪽 하고도 컨택해 놓고.”

“네. 그렇게 해 두겠습니다.”

심진우라면 어련히 알아서 꼼꼼히 챙길 녀석이라는 걸 알면서도 장 이사는 어째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모든 무대가 중요하고 모든 앨범이 소중하다지만 데뷔만큼이나 신경이 쓰이는 것이 컴백 무대였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그룹들이 수두룩 빽빽인 이 바닥에서 롱런할 가능성을 어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컴백은 성공해야 했다.

“애들은 어때?”

“그냥 좀 놀라고 말던데요. 애초에 그렇게 주변에 휘둘리는 녀석들이 아니잖습니까. 특히 그 녀석이.”

심진우의 말에 장 이사는 언제나 태연한 표정의 ‘그 녀석’을 떠올렸다. 하긴. 그 녀석이 중심만 잘 잡는다면 다른 멤버들이 동요할 걱정은 없겠지. 장 이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긴. 그래서 얼마나 붙을 것 같은데?”

“지금 공개된 스케줄 보면 음원 쪽은 제대로 겹칩니다. 음방도 LBC가 데뷔 후 첫 무대라니까, 뭐 이 정도면 저희 잡고 그걸로 화제 몰이 좀 해 보겠다는 심산으로 봐도 되겠는데요.”

심진우가 눈썹을 찌푸리며 중얼거리는 말에 장 이사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재밌네. 저쪽이 그렇게 나온다면 이쪽도 제대로 받아 줘야 예의겠지?”

“이사님, 그 말씀은.”

“대표님하고 미팅 좀 잡자. 박 이사랑 경영지원팀 쪽에 연락해서 다 같이 한번 보자고 해. 여기까지 공들여 쌓았는데 누가 건드리는 거 그냥 손 놓고 보고 있을 순 없잖아?”

장 이사의 말에 심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스케줄러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쳐다보던 장 이사가 문득 투덜거리듯 내뱉었다.

“거참 이번에 제대로 빈집 털이 한번 해 보나 했더니.”

“녀석들 팔자가 빈집이나 털고 다닐 팔자가 아닌 모양이죠.”

“허허. 그러게나 말이야. 흥하든 망하든 큰물에서 놀 팔자는 맞나 보네.”

심진우의 말에 헛웃음을 터뜨리며 장 이사가 중얼거렸다.

* * *

“아 난 이제 끝이야, 못 해, 죽어. 헉헉.”

“아이고야, 진심 서 있을 힘도 없어. 아이고 내 도가니.”

케이엠 사옥 내 연습실.

컴백 무대를 위한 막바지 안무 연습 중이던 멤버들 중 엠케이가 앓는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본 남궁찬이 기다렸다는 듯 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버리자 나머지 멤버들도 하나둘 연습을 멈추고 벅찬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 멤버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썹을 팍 찡그린 인혁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직 쉬는 시간 안 됐는데. 일어나.”

“차인혁 인간적으로 조금만 쉬었다 가자. 배고파서 서 있을 힘도 안 나.”

“틀린 부분 없이 런스루 한 번만 하고 밥 먹자고 한 게 누구더라?”

눈썹을 추어올리며 묻는 인혁의 말에 이미 빈 생수통을 흔들어보던 엠케이가 말했다.

“그래, 나다, 나. 내가 그랬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융통성 없이 굴 일이냐고. 우리 아직 컴백까지 한 달이나 남았잖아. 좀 쉬면서 하자고. 이러다가 컴백하기도 전에 고장 나겠어.”

“정확히는 한 달도 안 남았지. 컴백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아직도 틀린 부분 없이 런스루가 안 된다는 게 문제라는 생각 안 드냐 혹시.”

“그게 플로우에 따라 매번 바뀌는데 어떻게 안 틀리고 가냐고.”

“애초에 변칙 안무 제안한 게 누구였지?”

“그래, 그것도 나다 나. 그래 내가 원흉이고 웬수고 죽일 놈이다 됐냐.”

안무를 담당한 엠케이가 버럭 소리치고는 될 대로 되라는 듯 벌렁 뒤로 드러누워 버렸다. 두 사람의 대화를 보고 있던 재이가 불쑥 끼어들며 말했다.

“그래도 난 이번 안무 마음에 들어. 복잡하긴 한데 재밌거든.”

“나도. 끝까지 보게 만든다는 게 포인트인 듯.”

그 말에 은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처음에 엠케이랑 남궁찬이 설명할 때만 해도 대체 뭔 소린가 했는데.”

“레알. 둘이서만 신나서는. 안무팀 선생님들 표정 기억나냐.”

“그러니까. 근데 나 같아도 그랬을 듯.”

이환까지 가세해서 셋이 수다를 떠는 것을 듣고 있던 남궁찬이 드러누운 채 끼어들었다.

“변칙도 어차피 인원수만큼밖에 없는데 외우면 되지 뭐. 아직 몸에 안 익어서 그런 걸 거야.”

“와 남궁찬이 웬일로 맞는 말을 다 하네.”

재이의 말에 남궁찬이 그를 한 번 흘겨보고는 엠케이에게 말했다.

“그리고 뭐. 무대에서 실수하면 원래 그랬던 척하면 돼.”

“와 뻔뻔.”

“어차피 변형 안무라 원형이 뭔지 아는 거 우리밖에 없을걸.”

“너 팬분들을 너무 과소평가 하는 거 아니냐.”

“팬분들은 우리가 틀려도 예쁘다 잘한다 우쭈쭈 해 주실 테니까 괜찮음.”

남궁찬과 엠케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환이 끼어들었다.

“와, 나는 이제껏 한재이가 멘탈갑인줄 알았더니 여기 숨은 강자가 있었네.”

그러자 재이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하나둘 찬 몰이를 시작했다.

“저건 멘탈갑이 아니라 그냥 뻔뻔한 거지.”

“그치 저건 그냥 정신 승리.”

“내 말이. 팬분들 앞에서 완벽하게 보이려고 노력은 못 할망정.”

“그냥 정신상태가 글러 먹은 거라니까.”

“역시 남궁찬. 아직 인간 되려면 멀었네.”

멤버들의 말을 듣고 있던 남궁찬이 투덜거렸다.

“하여간에 틈만 보이면 물어뜯지 못해 난리지, 아주.”

“자 그럼, 이제 다 쉰 것 같은데 다시 맞춰 볼래?”

재이의 말에 멤버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엠케이와 인혁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의 표정이 조금 전보다 한결 풀어진 것을 확인한 재이가 이어 말했다.

“이번에 틀리면 틀린 사람이 케페테리아 분식 내기 어때? 석관이 형한테 허락받고 사 오는 것까지 풀 패키지로.”

“와 그거 상급 미션이네. 콜!”

“아 왠지 불길하지만 일단 나도 콜.”

멤버들이 제각각 자신들의 위치에 돌아와 서는 것을 보고 있던 인혁이 제 옆에 선 재이를 힐끔 쳐다보았다.

“아 왜. 하루쯤 분식 먹는다고 안 죽거든?”

“나 아직 아무 말 안 했는데. 찔리긴 하냐?”

“안 찔리는데요. 원래 사람이 채찍과 당근을 둘 다 쓸 줄 알아야지 너처럼 계속 채찍질만 해서 되겠냐고.”

“내가 채찍질한다고 들어 먹는 놈들이긴 하고?”

“알면 작작 하던가.”

“아이고 알았다 알았어.”

자신의 대답에 재이가 씩 웃는 것을 보고 인혁은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나서 줘서 고맙다고 하려던 말은 어느새 들어가 버린 지 오래였다. 한재이가 틀리면 석관이 형 허락은 제가 대신 맡아 줘야겠다고 생각하던 인혁은 어느새 무섭게 집중한 표정의 재이를 힐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괴물이 틀릴 리가 없지.

인혁이 속으로 중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연습이 다시 시작되었다.

“얘들아 잠깐 좀 모여 봐.”

연습실 문이 열리고 멤버들을 부르며 들어오는 석관의 뒤로 신인기획팀의 심진우, 그리고 VD실의 윤효민, AR 1팀의 장세은까지, 코어스태프들이 줄줄이 들어오는 것에 멤버들은 눈이 동그래져서 그들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불안한 얼굴로 모여 든 멤버들을 둘러본 심진우 팀장이 일행을 대표해서 입을 열었다.

“컴백 스케줄 때문에 얘기할 게 좀 있어서.”

심진우의 말에 멤버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무슨 일 있어요?”

“뭐지 느낌이 싸한데.”

“갑자기 이러시지들 마세요. 무섭다고요.”

멤버들의 얼굴에 불안과 동요가 번지는 것을 보고 있던 윤효민이 슬쩍 한마디 던졌다.

“그렇게 긴장할 거 없어. 좋은 소식이니까.”

“좋은 소식이요?”

재이가 되묻는 말에 ‘그새를 못 참고.’라는 표정으로 윤효민을 한 번 흘겨본 심진우가 이어 말했다.

“그래. 뭐 좋은 소식이라면 좋은 소식이지. 너희한테 추가 예산이 할당됐거든.”

“……그게 무슨 뜻인데요?”

남궁찬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재이가 대신 말했다.

“대표님이 우리한테 돈을 더 쓰기로 하셨대. 맞죠? 근데 갑자기 왜요?”

재이의 직설적인 설명에 쓴웃음을 지은 심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맞아. 아무래도 너희랑 붙어 보고 싶어 하는 상대가 있는 모양이라.”

“와, 그 간 큰 사람들 이름이 뭔데요?”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는 듯한 눈빛으로 엠케이가 물었다.

“KAISER (카이저).”

심진우의 대답에 멤버들이 자기들끼리 수군대기 시작했다.

“카이저가 누구야?”

“걔네 있잖아. 삼벤져스.”

“아아, 걔네 그룹 이름이 카이저야? 무슨 가위 이름 같은데?”

“어이구 무식아. 카이저가 가위라니. 황제잖아 황제.”

“차라리 삼벤져스가 낫지 않나? 카이저라니 감이 그닥 안 오는데.”

멤버들이 수군대는 사이로 인혁이 심진우를 비롯한 스태프들에게 물었다.

“검증도 안 된 신인 그룹을 상대로 굳이? 싶은데요.”

그의 패기로운 질문이 마음에 든다는 듯 윤효민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마음에 들어. 그렇지, 그 자세야. 사실 카이저 얘기는 반쯤 핑계고. 이번에 너희 컴백 때 경쟁그룹 없다고 홍보예산 꽤 깎였었거든. 여기 심 팀장님이 장 이사님 모시고 들어가서 대표님한테 빈집 털이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 컴백시켰다가는 탈탈 털리는 수가 있다고 예산 더 달라고 요구해서 당당하게 타 오셨다는 거 아니냐.”

“오오오, 심 팀장님, 멋지셔!”

“샐러리맨으로서는 보기 드문 용자네, 용자야.”

“내일 없이 사시는 분!”

멤버들이 추켜세우는 소리에 심진우가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시끄럽고. 아무튼, 그래서 추가 예산 받았으니 그만큼 너희들도 더 바빠진다는 얘기지.”

“우우 여기서 어떻게 더 바빠져요. 말도 안 돼.”

“맞다 맞다. 저희 아직 저녁도 못 먹었다고요. 밥은 먹여 줘요, 인간적으로다가.”

“여기서 더 바빠졌다간 컴백 때는 뼈 가죽만 남아있을 거라고요.”

조금 전까지는 잘했다고 칭찬하더니 갑자기 우는 소리를 해 대는 멤버들을 어이없이 쳐다보고 있는 심진우에게 재이가 말했다.

“쟤들 지금 안무 연습하느라 벅차서 제정신들이 아니라 그래요. 뭐 좀 먹이면 잘 따라올걸요.”

“하하, 그, 그래.”

“근데, 그 예산. 그래서 어디다 어떻게 쓰실 건데요?”

그렇게 묻는 재이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