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출 1호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다-159화 (159/224)

#159

멸화조 (6) 점화

[나 잡아봐라] 호스트 팀의 막내 이주현은 조금 전 우연히 마주친 관광객들을 꼬드겨 그들이 들고 있던 태극 패를 넘겨받고 희희낙락 골목을 빠져나오던 중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눈앞을 가로막으며 한 사람의 인영이 시야에 들어왔다. 고풍스러운 느낌의 제복을 몸에 걸치고 손에는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일본도를 빼 든 채 자신을 노려보며 조용히 서 있는 것은 멸화조의 조장 이연 역의 한재이었다.

당장이라도 베어 버릴 듯 이쪽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그 눈빛은 손에 든 칼이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강렬했다.

“뭐, 뭐야! 너, 너는!”

“아무래도 나눠 주기만 하는 것보다는 뺏는 것도 같이해야 계산이 맞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주현의 외침에 그가 들고 있는 태극 패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재이가 대답했다. 대낮에 순사를 상대로 강도질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사람치고는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웃, 웃기시네! 어디 빼앗을 수 있으면 빼앗아 보시던…….”

이주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칼을 든 재이가 쏜살같이 뛰어들었다. 그리고 재이가 휘두른 칼이 햇빛을 받아 하얀 궤적을 그리며 허공을 가르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사이, 칼끝이 이주현의 코끝 몇 센티미터 앞에 정확히 멈춰 섰다.

“으아악, 살려 줘, 살려 줘어어어!!”

순간 튀어나온 진심 어린 비명과 함께 이주현이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관광객들 몇몇이 환호했다. 손에 들고 있는 태극 패를 내던지고 허겁지겁 도망치는 이주현을 잠시 바라보던 재이가 익숙하게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는 바닥에 흩어진 태극 패를 하나둘 주워 들었다.

바로 그때.

패를 주워드느라 몸을 굽히고 있던 재이가 무슨 기척을 읽었는지 갑자기 한 손을 바닥에 짚으며 그대로 뒤로 제비 돌기를 하며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그린 듯이 완벽한 움직임에 그를 촬영 중이던 담당 VJ가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

후두둑.

조금 전까지 재이가 있던 자리에 물 자국이 튀며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쉽다는 듯한 이주현의 외침이 들려왔다.

“에에잇!!! 다 잡은 거였는데!!!”

골목 귀퉁이 쪽 돌담 너머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던 이주현이 조금 전에는 놀라 줄행랑을 치느라 미처 써 볼 생각도 하지 못했던 물총을 이쪽에 겨눈 채 외쳤다.

“거기 네가 그 신출귀몰한다는 멸화조로구나! 오늘 여기가 네 묏자리인 줄 알아라! 와하하!”

한껏 흥에 취해 악역의 목소리를 내며 호탕하게 웃어 젖힌 이주현은 목표를 조준하고 그대로 물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촤악 촤아악- 촤악-

“아악! 뭐 저렇게 빨라!!”

그러나 이주현의 기대와 달리 자신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는 재이의 움직임에 물줄기는 목표의 옷자락을 스치지도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쏘아져 나갈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점점 자신 쪽으로 착실하게 다가오고 있는 재이의 모습에 이주현이 초조하게 외쳤다.

“아니 이게 왜 이렇게 느려! 이 물총 아니 총 최신식 아니었냐고!!”

그리고 어느새 멀찍이 떨어져 있던 거리를 다 좁혀 들어온 재이가 이주현의 코앞까지 다가와 씩 웃으며 말했다.

“각오는 돼 있겠지, 순사 양반.”

다음 순간, 재이가 들고 있던 칼이 허공에서 번쩍였다.

* * *

“아니 이 순사는 어딜 갔길래 안 보이는 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어디서 또 땡땡이 피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신참이 그래서야 되겠나? 이거 특별 교육이 필요하겠군!”

호스트 팀의 배니와 왕형은 아까부터 보이질 않는 막내 이주현의 모습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투두둑.

“어?”

“에?”

두 사람은 갑자기 등 뒤가 축축이 젖어오는 느낌에 서로 얼굴을 마주 봤다. 동시에 뒤를 돌아보자 순사들에게만 지급된 물총을 들고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재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들과 눈이 마주치자 입 끝을 씩 말아 올리며 웃는 그의 모습에 그제야 어떻게 된 상황인지 깨달은 두 사람이 뒤늦게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아악 비겁해!!!”

그런 두 사람에게 다가가 그들이 들고 있던 태극 패를 빼앗아 들며 재이가 말했다.

“다음 생엔 개과천선 하시길.”

얼결에 물을 뒤집어쓴 것도 모자라 힘들게 모았던 태극 패까지 모조리 빼앗긴 두 사람이 동시에 아우성쳤다.

“아니 그렇다고 등 뒤를 노리는 게 어딨어!”

“멸화조 무기는 칼이었잖아! 왜 재이 씨가 우리 총을 들고 나타나!?”

“미안해요. 선배! 내가 당했어!”

재이의 등 뒤로 순사복이 아닌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은 이주현이 풀죽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으악 이주현 너!!!”

“뭐야, 너 재이 씨 손에 죽은 거야?”

그제야 재이가 이주현을 죽이고 그에게서 빼앗은 물총으로 자신들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왕형이 재이를 돌아보며 억울한 듯 외쳤다.

“아니 멸화조는 패만 나눠 주고 다니는 거 아니었냐고!! 왜 우리를 죽여!!”

“애초에 물총하고 칼이 지급된 게 그런 뜻인 거잖아요?”

재이가 대답과 함께 근처에 있던 제작진을 힐끗 쳐다보았다. 제작진이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배니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그래서 지금 셋이 한 명한테 당했다는 말이야, 그럼??”

“원래 제가 일당백 설정이거든요.”

아니 저기요, 그건 극 중 설정이고요…….

배니와 왕형 그리고 이주현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태연한 표정의 재이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아, 뭐야 그럼 우리 이제 남은 건 미라 선배 하나인 거네?”

“독립운동 시작한 지 반나절 만에 광복 맞게 생겼는데?”

“설마 미라 선배도 어딘가에서 당한 건 아니겠지?”

세 명의 호스트들이 서로 수군대며 머리를 맞대고 있는 사이 멀찍이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왜 여기 다들 모여있어요? 무슨 일이야 응?”

목소리의 주인공은 [나 잡아봐라] 의 메인 엠씨이자 순사대의 대장 오미라였다. 가까이 다가온 그녀가 이주현과 마찬가지로 순사복이 아닌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것을 확인한 배니와 왕형, 그리고 이주현이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아 제발!”

“이거 다시 찍어야 하는 거 아니야?”

“전멸이라니 말도 안 돼!”

세 사람의 비명 섞인 외침을 들은 오미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뭐야, 설마 너희 셋 다 죽은 건 아니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오미라가 묻자 나머지 셋이 차례대로 외쳤다.

“그러는 누나는? 누나도 죽은 거예요. 지금?”

“아니 멸화조가 셋이나 떼로 덤비는데 당해 낼 방도가 없었다고.”

이주현의 물음에 오미라가 분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와 그럼 순사팀 전멸인 거야? 진짜로?”

“이렇게 되면 분량 안 나올 텐데? 피디님 이거 리테이크 없이 이대로 가는 거 맞아요?”

세 사람의 외침을 듣고 있던 오미라가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진짜로 재이 씨 혼자서 셋을 잡은 거야? 너희 셋은 그동안 뭐 하고? 잤어? 어떻게 한 사람이 셋을 이겨?”

“그 어려운 걸 해냅디다.”

“제 말이요. 본인 입으로 자기가 원래 일당백 설정이라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오미라가 중얼거렸다.

상황을 지켜보던 재이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어쨌건 게임 아직 안 끝났잖아요? 태극 패 모아 온 개수로 저희 홍보 시간 주실 거면 뭐, 분량 걱정은 안 하셔도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니 그건 우리 프로그램에서 대놓고 자기네 드라마 특방을 하겠다는 말이잖아, 지금.

순사 셋에게서 빼앗은 태극 패를 흔들어 보이며 씩 웃는 재이를 바라보며 오미라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

.

.

며칠 후.

국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 내 ZTBC 예능 [나 잡아봐라] 게시판은 [멸화조] 편의 본방송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글로 달아올라 있었다. 지금껏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여러 게스트 팀과의 게임을 통해 단련된 호스트 팀이 네 명의 신인급 배우들로 구성된 멸화조를 만나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본 사람들이 제각각의 감상을 쏟아내고 있었다.

- 와 나 오늘은 진짜 불판 안 달리려고 했는데 이건 좀 역대급이라 안 들어올 수가 없었다

- 역대급 ㅇㅈ 호스트팀 저렇게 발리는 거 간만에 보는 듯

- 순사팀 순살ㅋㅋㅋ 역시 조상님들 파워ㅇㅇ 반나절 만에 광복하심 ㅋㅋ

- 본투비 나잡빠지만 오늘은 조상님들 응원했닼ㅋ 멸화조 작전 개쩜ㅎㄷㄷ

- 처음에 넷이 모여서 작전 짤 때 무리수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해내네ㅋㅋ

- ㄹㅇ 배우팀 아니라 스턴트 팀 아니냐고 ㅋㅋ 피지컬 넘사ㅋㅋ

- 222 저 피지컬들이면 핸디 주고 가야 밸런스 맞는 거 아니었냐고

평소보다 빠르게 본방송은 이미 게임의 마무리 파트에 접어들고 있었다. 천천히 합류 지점으로 걸음을 옮기는 재이의 모습을 카메라가 쫓았다. 동네 산책이라도 나온 듯 가뿐하고 느긋한 재이의 발걸음이 입에 걸린 미소만큼이나 여유로웠다. 합류 지점에 도착하자 먼저 와 있던 인혁과 박현오, 황재민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 조장님 오시는 거 맞는 조원들 표정 넘나 편_안 그 자체 ㅋㅋ

- 한 치의 의심도 없어 보이는 얼굴들이네 진짜

- 조장님 손에 저 태극 패들 좀 봐 ㅋㅋㅋ 진짜로 오늘 이대로 멸화조 특방이냐고

화면이 바뀌어 재이보다 한발 늦게 합류 지점에 도착한 순사 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멸화조 네 명이 미션의 시작과 함께 건네받았던 태극 패가 하나도 빠짐없이 한 판 가득 꽉 들어차 있는 모습이었다. 직접 보니 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순사 복장을 한 호스트 네 명이 황당하다는 듯, 허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위로 자막이 떴다.

[Perfect Clear!]

그리고 이어서 엠씨 오미라의 목소리가 울렸다.

“시청자 여러분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이게 진짜 벌어진 일입니다.”

“사실 같이 뛴 저희가 제일 믿기지 않아요.”

오미라의 말에 옆에 서 있던 배니가 거들었다.

“그러나 그 어떤 결과가 나왔건 간에 신뢰와 정직의 [나 잡아봐라] 는 한 번 한 약속은 꼭 지킵니다. 태극 패의 개수에 비례해 드라마 홍보를 하실 기회를 드리기로 했죠? 자, 그럼 약속대로 멸화조 여러분, 드라마 홍보 부탁드립니다!”

오미라의 말과 함께 카메라가 멸화조 네 명의 모습을 동시에 화면에 담았다. 그리고 오른쪽 화면 위에 타임아웃까지의 제한 시간이 표시된 것을 본 게시판이 또다시 들썩였다.

- 미친ㅋㅋㅋ 8분 40초ㅋㅋ

- 이 정도면 진짜 홍보가 아니라 특별 방송 급이네ㅋㅋㅋ

- 홍보 영상 평균 1분도 안 되지 않았냐 보통?

- 1분이 뭐야 저번 팀 13초 겨우 받고 인사하다 끝남ㅋㅋ

화면에서는 멸화조 네 명을 대표해 재이가 드라마 홍보를 위한 멘트를 시작하고 있었다.

“[멸화조]는 일본 강점기 비밀리에 활동한 항일 조직 ‘멸화조’에 대한 이야기기입니다.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던지고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 나가는 것을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꼭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역시 말로는 다 설명이 안 될 것 같으니 저희가 준비한 영상을 보시죠.”

옆에 서 있던 박현오가 가볍게 거들면서 화면이 바뀌며 드라마 [멸화조]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화면 아래쪽 작은 박스 스크린에서 홍보 영상을 단체 감상 중인 [나 잡아봐라] 호스트 팀의 면면이 나오고 있지 않았더라면 드라마 방영 시간이라고 착각할 만한 길이의 홍보 시간이었다.

- 진짜 시작했어 8분 40초 ㅋㅋ

- 와 근데 액션 쩐다 순사팀이 순살 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었네

- 저걸 어떻게 이겨 ㅋㅋ

- …어 보다 보니 재밌는 거 나만 이래?

- 그래서 저거 본방이 언제라고요??

게시판의 글들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시대극이라는 포맷이 주는 진입 장벽을 낮추려고 일부러 젊은 층이 주로 보는 예능인 [나 잡아봐라] 에 출연하기로 했던 것이 주효했다. 거기에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 잡아봐라]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긴 홍보 타임 8분 40초를 획득했다는 입소문이 번지며 [멸화조]는 본격적으로 화제 몰이를 하기 시작했다.

* * *

경성 제일 학교.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이연은 교정 쪽이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찌푸리고는 지나가던 학생 하나를 잡아 세워 물었다.

“騒がしいけど。何かあったか。” (소란스러운데, 무슨 일이지.)

눈썹을 찌푸리고 있는 이연의 모습에 지레 겁먹은 학생이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そ、それが。内地人と半島人の間でもめ事があって、佐藤殿が即決をすると。” (그, 그게. 내지인과 반도인 사이에 충돌이 좀 있었는데, 사토 님이 즉결에 부치시겠다고.)

“学校での即決は禁止のはずでは。” (학교에서의 즉결은 금지되어 있을 텐데.)

“それが、やられたのが柏木商事の次男のようで。” (그게, 당한 게 카시와기 상사 차남이라는 듯해서…….)

학교 안에서 일본인과 조선인이 갈등을 빚은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다만 학교 내에서의 살상 행위는 원칙상 금지되어 있었다. 이연은 뼛속까지 선민의식에 물들어 있는 사관학교 동료 사토를 떠올리고는 눈을 찌푸렸다. 교내 조선인에 대한 처분 권한은 화조 담당인 자신에게 있을 터. 자신에게 연락도 없이 조선인을 죽이겠다니, 이대로 놔뒀다간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지도 모를 일이었다.

“案内しろ。” (안내해.)

짧은 명령조의 말을 들은 학생이 튀어 나가듯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

.

.

“야 이 개돼지만도 못한 새끼야!!! 네가 인간이냐!! 죽여 버리겠어!!!”

‘저 목소리는…….’

시끌시끌한 소음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이연이 앞장서 걷던 학생을 지나쳐 뛰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구경꾼 무리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피가 낭자한 소년의 시신을 끌어안은 오춘삼이 눈물범벅인 얼굴로 사관생도 사토를 노려보고 있었다.

‘누구였지. 아, 김오복.’

화조 생도들의 이름 정도는 기억하고 있었다. 교내에 만연한 멸시와 차별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의 하나로 꿋꿋하게 생활하던 이들이었다. 딱히 애정이나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관할하에 있는 생도가 아닌 것은 아니었다.

“校則違反だ。日本語でしゃべれ。まあ、もう別にどうでもいいけど。” (교칙 위반이다. 일본어로 말해라. 뭐, 딱히 이제 별 상관은 없지만.)

피 묻은 일본도를 한 손에 쥔 사토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이연은 저도 모르게 순식간에 앞으로 뛰쳐나갔다.

채 챙-

살을 베는 소음이 아닌 칼과 칼이 맞닿는 날카로운 파공음에 구경하고 있던 몇몇이 목을 움츠렸다.

“よくもここまでやらかしてくれたな。” (잘도 이렇게까지 저질러 놨군.)

“み… 源殿。” (미… 미나모토님.)

갑자기 끼어든 인물을 확인한 사토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연의 눈이 위험하게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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