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죽어서야 쉴 운명인가 봐
“재이야, 한재이.”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뭔데, 시끄러워.’
눈썹을 팍 찌푸리는데 이번엔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 한재이, 인제 그만 일어날 시간이야.
‘누구?’
- 재이야.
‘재이라고? 아냐, 난.’
- 일어나.
순간 기억이 소용돌이쳤다.
기억의 편린들이 뒤죽박죽 섞여 녹아내렸다. 새카맣게 모여든 적군을 향해 겨눈 검이 내뿜던 새파랗게 푸른 불꽃. 집안사람들이 모두 잠든 시간, 무겁지도 않은 가방 하나만을 등에 멘 채 현관문을 나서던 낡은 운동화.
- 한재이.
“한재이!”
눈을 번쩍 떴다.
전력 질주라도 한 듯 온몸이 땀에 푹 젖은 듯한 느낌이었다.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보던 재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상대와 눈이 맞았다.
“…차인혁.”
모래라도 삼킨 듯 까끌거리는 목소리로 재이가 중얼거렸다. 그 소리를 들은 인혁이 얼굴을 찌푸리며 손을 뻗어 재이의 이마에 갖다 댔다.
“아 뭔데.”
고개를 틀어 제 손을 뿌리치는 재이에게 짧게 혀를 차며 인혁이 말했다.
“열은 없는 것 같은데. 사람이 부르는 소리에도 못 깨고. 괜찮아? 일어날 수 있겠어?”
“호들갑은.”
재이가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크랭크 업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잊고 있던 피곤함이 몰려와 잠이 들었던 것까지는 기억이 났다. 그리고.
‘분명 한재이였어.’
자고 있던 자신을 불러 깨운 것은 또 다른 자신.
그가 인제 그만 일어날 시간이라고 자신을 깨우던 것이 기억이 났다.
그다음에 느껴지던 그 묘한 감각.
마치 여러 맛의 아이스크림이 하나로 뒤섞이듯 차갑게 끈적이던 그 느낌에 재이는 저도 모르게 움찔 몸을 떨었다.
“아무래도 정수 형한테.”
“잠깐만.”
인혁이 걱정스러운 듯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키려는 것을 만류하며 재이가 말했다.
“가위 좀 눌렸을 뿐이야. 호들갑 떨지 마.”
“허옇게 질린 얼굴을 해서는 뭐라는 거야. 거울 갖다주랴? 너 이대로 나갔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그대로 연예란 1면 감이야.”
“그런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마. 게다가.”
인혁의 말을 끊은 재이가 이어 말했다.
“종방연이라고 사람들 다 모였는데 나만 얼굴 안 비추면 그건 그것대로 연예란 1면 감일걸.”
“그건…….”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인혁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 재이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주먹을 꾹 말아 쥐는 인혁을 슬쩍 바라본 재이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진짜 그냥 가위눌렸던 것뿐이라고. 잠깐 샤워만 좀 하고 나올 테니까 정수 형한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해 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갈아입을 옷을 챙겨 들고 방을 나서는 재이의 모습에 인혁이 또다시 얼굴을 찌푸렸다.
* * *
인터넷 PART.Y 팬 게시판
멸화조 종방연 후기 올라온 거 본 포션 들어와 봐
재재님 컨디션 별로였던 듯. 서폿 후기 보니까 스태프들하고 인사하고 뭐 그러느라 먹을 새도 없어 보였다던데. 그래도 그렇지 우리 재재님이?? 진짜?? 포션들 보기엔 이게 말이 됨??
(고기를_앞에_두고_딴짓이라니_넌 누구냐). jpg
└ 그러게. 재이가 저럴 리가 없는데.
└ 22 이건 뭔가 좀 이상함
└ 사진 찍은 타이밍이 안 좋았던 거 아님?? 재재님이 그럴 리가.
└ 네 다음 궁예
└ 네 재알못은 꺼지시고요
└ 너나 꺼지시지 사진 한 장으로 호들갑은 ㅉㅉ
└ 걱정되는 마음에 그러는거자나
└ 이런 거로 기사라도 나면 괜히 잡음 나는 거 모르냐고 어휴
└ 재재님 아프면 안 돼ㅠㅠ 차라리 궁예였으면 좋겠음
└ 차라리 궁예 222
.
.
.
“이야 팬분들 날카롭네.”
“한재이는 그 어떤 순간에도 고기를 마다할 녀석이 아니라는 이 굳건한 믿음. 이야, 진짜 진실되네.”
각자의 스케줄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커뮤니티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던 남궁찬과 이환이 차례차례 중얼거렸다. 오늘 재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소식은 금세 멤버들에게도 전해졌다. 스케줄을 마치고 하나둘 숙소로 돌아온 멤버들은 누가 그러자고 한 것도 아닌데 다들 거실에 모여 앉아 인터넷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역시 포션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한재이네 부모님보다 한재이에 대해 더 잘 아실 듯.”
“그건 좀 너무 당연한 것 같은데.”
“받고 한재이 본인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시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멤버들 사이에서 남궁찬이 엠케이에게 물었다.
“그래서 한재이는 좀 어떻대?”
“피로 누적이라고 영양제 맞고 온다던데.”
“별일 아니라니 다행이긴 하네.”
관심 없는 척 핸드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남궁찬과 엠케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환이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진짜 별일 아니겠지?”
“병원에서 검사 다 했다는데 그렇겠지.”
은규가 재차 묻는 말에 엠케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안심시켰다.
“근데 그럼 우리 컴백은 어떻게 되는 거야?”
남궁찬의 말에 멤버들이 하나둘 생각에 잠겼다. 컴백 날짜와 굵직한 스케줄에 대해서는 이미 기사까지 난 상태였다. 인제 와서 변경하기란 쉽지 않을 터. 잠시 이어진 침묵을 깨고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엠케이였다.
“최악의 경우 미뤄야지. 한재이 빼고 우리끼리 할 순 없잖아.”
엠케이의 말에 나머지 멤버들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엠케이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프로모션 스케줄이 이미 다 나온 상황에서 뒤집는다는 건, 재이의 상태가 어지간히 심각하지 않고서야 우선 회사가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도 사람이 아프다는데.
엠케이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삐리리-리리리-
“어? 왔나 본데?”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에 멤버들이 우르르 현관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던 재이와 인혁이 현관 앞에 와글와글 모여 있는 네 명의 멤버들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깜짝이야.”
재이가 중얼거린 말에 은규가 달려가 재이를 얼싸안으며 말했다.
“한재이! 무사했구나!”
그러자 한 박자 늦게 엠케이가 덩달아 재이에게 매달리며 외쳤다.
“으와아, 한재이. 무사했어. 다행이야. 걱정했잖아.”
“으악. 징그러워, 저리 가. 무거워.”
재이가 자신에게 엉겨 붙은 두 사람을 떼어 내려 버둥대는 것을 힐끔 쳐다본 남궁찬이 뒤따라 들어오던 인혁에게 말했다.
“왔냐. 수고했다.”
“오냐.”
“석관이 형은? 매니저 형들 다 어디 가셨어?”
이환이 두 사람만 들어오고 닫힌 현관문에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인혁이 대답했다.
“스케줄 조율하는 것 때문에 회사 들러야 한다고 오늘은 우리 먼저 들어가서 쉬라고 하시더라고.”
그 말에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은규와 엠케이를 겨우 떼 낸 재이가 어느새 저에게 다가온 도도님을 안아 들으며 말했다.
“어휴, 찰거머리들. 근데 여기서 다들 뭐 해? 너희들 또 형들 몰래 야식시켰어?”
그 말에 주위의 공기가 미묘하게 변했다. 엠케이가 헛웃음을 삼키며 말했다.
“하여간에 한재이 걱정하면 나만 손해라니까.”
“멀쩡해 보이니 됐다.”
“진짜 괜찮은가 보네.”
엠케이에 이어 이환과 은규가 중얼거리는 옆에서 남궁찬이 재이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한마디 했다.
“한재이 책임져. 네 말 들으니까 배고프잖아.”
재이는 그런 멤버들의 모습에 나직이 웃음을 터뜨렸다.
.
.
.
“일단 검진 결과 딱히 큰 이상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더라. 다행이지.”
다음 날.
전날 밤늦게까지 이어졌던 스태프 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멤버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 아침 일찍 숙소를 찾은 석관이 재이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회의에서 여러 가지 말들이 나왔는데. 너희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어쨌건 재이가 이렇게까지 컨디션이 악화하도록 스케줄 관리를 못 한 건 회사 측 책임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어. 매니저로서 뼈아픈 말들이지. 재이에게도 너희에게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석관이 잠시 말을 끊고 멤버들을 하나하나 돌아보았다.
‘어… 그게 그러니까.’
재이는 자신에게 고개를 숙여 보이는 석관을 보며 떨떠름하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석관이 책임을 느낄 만한 일이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기에는 스스로도 이 부분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남들은 하나만 있다는 영혼이 저는 두 개 들어와 있어서 몸이 버거워하는 거래요. 라니.
‘이럴 때 산이 형이라도 있었으면 뭔가 그럴싸한 말로 포장이라도 해 달라고 할 텐데, 거참, 뭐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하여간에 도움이 안 돼.’
재이는 어디서 뭘 하는지 연락도 없는 둘째 형의 멀끔해 보이는 얼굴을 떠올리고는 속으로 혀를 찼다. 그런 재이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석관이 말을 이어갔다.
“이번 드라마까지 재이가 제대로 쉴 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 복귀하고서도 이런 식으로 컨디션이 흐트러지면 그룹 활동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니까. 당분간 재이는 다른 스케줄 없이 쉬면서 최대한 체력 비축해서 컴백에 맞춰 다시 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석관의 말에 재이를 비롯한 멤버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와 그럼 그동안 진짜 그냥 노는 거예요?”
“부럽다. 짱 부럽다. 이참에 나도 쓰러질까.”
엠케이에 이어 남궁찬이 중얼거린 말에 은규가 어이없다는 듯 그를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어이쿠, 네가 쓰러지면 누가 믿겠냐고.”
“쓰러지면 대표님이 이참에 계약 해지하고 그대로 푹 쉬라고 하실걸.”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이죽대는 이환에 남궁찬이 발끈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와 그거 망언. 그거 차별성 발언. 왜지? 나도 팬덤 좀 되는데?”
“그러니까 그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몸이 가루가 되게 뛰라고. 땡땡이칠 생각만 하지 말고.”
“와 이렇게 또 나만 몰리네. 나만.”
이환이 받아친 말에 할 말이 없어진 남궁찬이 투덜거리자 깔개가 움직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무릎 위에 올라앉아 있던 도도님이 작게 갸르릉거렸다.
“그래서 휴가받은 한재이는 뭐 하고 싶은데?”
“…어 글쎄.”
재이가 곧바로 대답을 못 하고 얼버무리자 남궁찬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어 뭐지? 반응이 영 마뜩잖은데.”
“휴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분명하군.”
“원래 쉬는 것도 많이 쉬어 본 사람이 잘 하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역시 내가 대신 쉬어 줘야겠군, 어때 한재이?”
옆에서 그런 재이와 멤버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석관이 입을 열었다.
“어차피 여기 있으면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편히 쉬지도 못할 테니.”
석관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런 멤버들을 훑어본 석관이 재이를 바라보며 이어 말했다.
“이참에 잠깐 뉴욕에 다녀오는 건 어떨까 싶은데.”
석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멤버들이 하나둘 달려들어 한마디씩 했다.
“뉴욕을요? 한재이 혼자서요? 안 돼요. 싫은데?”
이환이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냥 숙소에서 쉬어. 어차피 다들 스케줄 나가고 없을 텐데 빨리 나가서 같이 스케줄 뛰어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되고 좋잖아?”
“그렇지. 원래 쉬는 것도 습관이라 습관 붙으면 돌아오기 힘들다? 옆에서 열일하는 우리를 좀 보고 자극도 좀 받고 하는 게 좋지. 뉴욕은 무슨.”
“그래, 그냥 쉬는 김에 숙소에서 나 대신 도도님 목욕도 시켜 드리고 도도님 밥도 주고 도도님하고 놀아도 드리고 좀.”
엠케이와 은규, 남궁찬마저 가세해 왁자지껄 떠들어 대는 말에 재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한마디 내뱉었다.
“아 시끄러워. 좀 조용히 좀 해 봐.”
그 특유의 서늘한 음성에 멤버들이 어깨를 움찔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런 녀석들을 하나씩 흘겨본 재이가 석관을 돌아보고 말했다.
“쉬라고 하시더니. 그거 그냥 픽쳐스 다녀오라는 말씀이시잖아요.”
“하하, 아니야. 이건 대표님이 직접 말씀하신 거니까. 농담 아니고 푹 쉬고 오라고.”
물론 오기 전에 마지막에 픽쳐스 쪽하고 한 번 만나고 오면 좋지. 겸사겸사.
석관이 덧붙인 말에 재이가 헛웃음을 지었다.
“근데 저 진짜 혼자 가요?”
재이가 다른 멤버들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묻자 석관이 미안하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일단 은규랑 이환이는 라디오 스케줄 때문에 안 되고. 찬이도 게임방송 때문에 안 되고. 인혁이는 예능 섭외 들어온 게 있어서.”
“어 그럼 전 비잖아요, 저요!”
엠케이가 손을 번쩍 들고 흔들어 보이며 외쳤다. 그런 엠케이에게 석관이 고개를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너 없으면 애들 안무 연습은 누가 시키냐. 컴백이 코앞이라니까.”
엠케이의 어깨가 축 처졌다.
“근데 그럼 저는 연습 안 해도 돼요?”
컴백이 코앞인데 나 혼자 너무 속 편한 거 아닌가.
재이가 중얼거리자 엠케이가 금방 전의를 회복한 듯 의기양양한 어투로 말했다.
“그건 이 갓케이님께 맡겨 둬라. 너 없어도 돌아가는 안무로 새로 짜 주지.”
“그거 내가 좋아해야 하는 거냐.”
엠케이의 말에 재이가 중얼거리자 옆에서 듣고 있던 남궁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대놓고 무임승차하게 해 주겠다는데.”
“그래 놓고 까 보면 나만 병풍 되어 있는 거 아니냐고.”
재이의 중얼거림에 엠케이가 인상을 콱 찌푸리며 말했다.
“속고만 살았나. 아니 싫으면 나랑 같이 땀내 나는 연습실에서 뒹굴던지.”
“아니, 아니다. 부탁한다. 갓케이.”
“그래. 올 때 매로나 사와.”
엠케이와 재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나머지 멤버들이 하나둘씩 끼어들었다.
“한재이, 난 딜런스 캔디바 캔디박스 제일 큰 거.”
“나는 매그놀리아 컵케이크 디럭스.”
“난 뉴욕 갈비 갈비찜 세트 4인분.”
“난 자유의 여신상.”
아무 말이나 막 던지는 멤버들의 말에 재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석관에게 한마디 했다.
“그냥 얘들 다 데려가면 안 돼요?”
그 얼굴이 딱 지친 보모의 그것 같은 느낌에 석관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돌볼 애들도 없고 알아보는 사람도 적은 곳에 가서 좀 쉬고 와.”
* * *
며칠 후.
뉴욕.
석관의 말처럼 바쁜 스케줄에 등 떠밀려 다니던 때는 느끼지 못했던 여유와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해방감.
……을 느끼고 있어야 맞는데 말이지.
재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난 죽어서야 푹 쉴 수 있는 운명인가 봐.’
눈앞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재이는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