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출 1호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다-170화 (170/224)

#170

괴짜들의 픽처스

인터넷 PART.Y 팬 게시판

[오늘 환심이네 드림캐처 재재님 전화인터뷰 출연]

재재님 간만에 목소리 들으니까 살것같더라ㅜㅜ 그동안 이런저런 말들 많이 돌아서 걱정했는데 목소리도 건강해 보이고ㅜㅜ 다행이야 ㅜㅜ

└ ㄴㄷㅜㅜ 진짜 간만에 재재님 목소리 개꿀

└ 환디규디 평소보다 더 신난 거 막 느껴져서 귀엽고 ㅋㅋ 애들 진짜 사이좋아 보이더라

└ 재재님 말릴 사람 필요하니까 담번엔 자기들도 보내달라곸ㅋㅋ

└ ㅇㅇ파티피셜 워커홀릭 재재님ㅋ 근데 어쩐지 그럴 것 같았어

└ ㄹㅇ 재재님 왠지 없던 일도 만들어서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 그 와중에 리퀘곡 주제 마인드 컨트롤 실화냐고 ㅋㅋ

└ ㅋㅋ환심이가 듣자마자 입을 모아 재재님은 스스로한테 하는 게 아니라 남한테 자주한다곸ㅋ

└ 목소리 설레는데 주문 넘 귀여워서 듣다 터짐ㅋㅋ

└ 빠얌빠얌ㅋㅋ아 이딴 주문에 목소리 왜 쓸데없이 진지한 건데 ㅋㅋㅋ

└ 눈을 감고 머리를 비우고 함께 외우는 마법의 주문 라 루리라 빠얌빠얌

└ 재재님 진지한 표정으로 말 안 듣는 멤버들 쳐다보면서 빠얌거리고 있을 거 상상하니 졸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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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는 팬 게시판의 반응을 살피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참 컴백 준비로 바쁜 시기에 혼자 떨어져 나온 모양새였기 때문에 혹시라도 팬덤이나 미디어 쪽에서 쓸데없는 잡음이 나오지는 않을까 알게 모르게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반응으로 봐서는 딱히 그럴 낌새는 없어 보였다. 미국 스케줄 중 한 번쯤 팬들을 비롯한 대중과 직접 소통하면서 별일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지나가는 게 좋겠다는 심진우의 판단이 적중한 모양새였다.

‘역시 노련하시네.’

재이는 심진우의 까탈스러워 보이는 옆모습을 힐끔 살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두 사람은 지금 픽처스 본사로 향하는 중이었다. 택시가 미디어에 여러 번 소개되며 눈에 익은 픽처스 스튜디오에 가까워지자 재이가 차창으로 몸을 기울이며 중얼거렸다.

“와, 대박. 진짜 픽처스네.”

“잘되면 네 작품 포스터가 저기 걸리게 되는 거지.”

본사 외벽에 장식된 픽처스 대표작들의 포스터들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입을 연 심진우가 재이를 돌아보며 물었다.

“어때, 기분이?”

“아직 실감이 안 나는데요.”

“나도 그랬는데. 전에 왔을 때 가편집본 나온 거 보고서야 좀 실감이 나더라고. 와, 이게 진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구나 싶은 뭐 그런 느낌?”

“팀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좀 기대되는데요.”

“기대해도 좋을걸. 업계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미라 씨가 칼을 갈고 만든 게 느껴지는 것 같았으니까.”

재이는 예술가라기보다는 사업가에 가까운 것 같은 이미지였던 픽처스 시니어 아트디렉터 미라 클레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런 재이의 옆모습을 힐금 돌아본 심진우가 이어 말했다.

“미리 연락해 뒀으니 미라 씨가 마중 나와 있을 거야. 온 김에 제작 상황 확인하고 이따 너 오는 스케줄에 맞춰서 각국 담당 스태프들 합동 회의 잡아 뒀다니까 거기 잠깐 얼굴 비춰서 사람들 만나고 오면 될 듯해. 특히 전에 얘기했던 그 우리나라 쪽 성우 문제도 그쪽 담당 스태프들 사이에서 처음 말이 나왔던 거라고 하니까 우리나라 쪽 담당 스태프들 볼 때 좀 눈여겨봐 주고.”

오늘 예정된 스케줄을 다시 한번 재이에게 상기시키고 있던 심진우는 재이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을 깨닫고 잠시 말을 멈추고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심진우의 말에 재이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뇨……. 그냥 팀장님한테 보고받는 장 이사님 기분이 이런 거구나 새삼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떤 기분인데?”

“어, 그냥 팀장님한테 다 맡기고 놀아도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랄까요?”

“뭐?”

“하하하. 농담이에요. 항상 꼼꼼하게 챙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팀장님.”

“사람을 아주 들었다 놨다 하는구나 네가.”

웃으며 덧붙인 재이의 말에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며 심진우가 중얼거렸다. 잠시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던 재이가 문득 다시 입을 열어 심진우에게 물었다.

“팀장님 보시기엔 어땠어요?”

무슨 말이냐는 듯 자신을 쳐다보는 심진우에게 재이가 이어 말했다.

“돌아가는 상황이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재이의 시선에 심진우가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는 입을 열었다.

“솔직히 작품 자체는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 좋게 나온 것 같아서 나는 만족스러웠거든? 미라 씨 반응 봐도 분위기 나쁘지 않으니까 아마 내 느낌이 얼추 맞을 거야. 문제는 로컬라이징인데. 이게 영미권은 본사 쪽에서 파견 나간 사람들 입김이 세서 별문제가 안 된다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말이다.”

“우리나라가 왜요?”

“아시아권에서 미국이랑 동시 개봉이 잡힌 건 우리나라뿐이거든. 아마 시장 특성하고 네 네임 밸류를 둘 다 고려해서 내린 결정인 듯한데. 문제는 여기 담당자끼리 잘 안 맞는지 잡음이 계속 난다는 거야.”

이야기하면서 표정이 새삼 심각해진 심진우를 바라보고 있던 재이가 이야기를 재촉했다.

“예를 들면요?”

“뭐, 쉽게 말하면 한쪽은 예술가 한쪽은 사업가라는 듯.”

“결론이 안 나면 그냥 이쪽 분위기에 맞추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가 보더라.”

“직접 보지 않고서는 모르겠다는 말씀이시네요.”

“그거지.”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 사이 둘을 태운 택시는 시큐리티 게이트를 통과해 건물 내부 쪽으로 진입했다.

* * *

‘이거… 생각보다 더…….’

재이는 눈앞에 펼쳐지는 생생한 장면에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 자신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했던 기억들이 남의 손을 거쳐 완성된 영상으로 재탄생한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자니 감회가 새로웠다.

물론 자신이 내놓은 ‘원작’으로서의 플롯에 미라 클레인과 그녀의 팀이 작품적 재해석을 가미해 만든 결과물인 만큼 기억 그대로의 모습과는 괴리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화면 곳곳에서 충분히 느껴지는 ‘저쪽 동네’의 분위기에 재이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의식의 빗장 너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물기가 번지듯 조금씩 번져 오는 듯한 느낌에 재이는 저도 모르게 눈을 두어 번 깜박였다.

“어땠어?”

짧은 가편집 하이라이트 영상을 본 재이의 옆에서 그의 감상이 기대된다는 듯, 작품의 총 연출을 맡은 픽처스 사의 시니어 아트 디렉터 미라 클레인이 눈을 빛내며 재이에게 물었다.

“…놀랍네요.”

“뭐야 설마 감상이 그게 다는 아니겠지?”

재이의 짧은 대답에 미라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아… 그게.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잠시 하려던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는 듯 짧은 침묵에 잠겨 있던 재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처음에 미라 씨 만났을 때 저한테 그랬잖아요. 메인 쪽 서포트 거의 못 받고 단독으로 들어가는 거라 다른 픽쳐스 오리지널 작품들하고 단순 비교 하면 안 된다고.”

“내가 그랬었나?”

미라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오프닝과 엔딩 크레딧에 픽처스 로고 박을 수 있는 것 빼고 프로모션 포함해서 실질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 테니 저예산 애니메이션 하나 만든다는 셈 치고 만들어 보겠다고 하시더니만.”

……왜 자본의 향기가 느껴지는 거죠.

재이의 중얼거림에 미라가 더 못 참겠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자본의 향기라니. 재이 씨 진짜 재밌다니까.”

“왜요. 말씀하신 거랑 달리 너무 고퀄이잖아요.”

재이의 말에 미라가 웃음을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

“원래라면 재이 씨한테 원작의 판권을 사지 못한 타이밍에서 접었어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미라가 잠시 말을 끊고는 재이를 새삼스럽다는 듯 바라보며 이어 말했다.

“내 예산을 다 땡겨서 불렀는데도 스토리는 안 판다잖아, 우리 원작자분께서.”

“애초에 애니메이션에 욕심이 없었다니까요, 저는.”

“내 말이. 근데 그게 거꾸로 사내에서 화제가 되는 바람에 사람들이 몰렸다니까. 천하의 픽처스를 차 버린 원작자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화를 시켜야겠다고 밀어붙인 미친X의 콤비네이션이 있다고 소문이 나는 바람에.”

미라가 얼굴을 찌푸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말에 재이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제가 판권만 팔았어도 미라 씨가 사내에서 그런 취급을 받진 않았을 텐데…….”

“아니 뭐 그전에도 내 평판은 그닥……. 그보다, 재이 씨가 판권을 팔지 않은 덕에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더 좋았지.”

의외의 대답에 재이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 소문을 듣고 엉뚱하게도 나 같은 미친X들이 몰려든 덕도 있고, 재이 씨의 그 끊임없는 인풋 덕에 그 독특한 감성을 살리는 게 가능했다고 봐. 아마 회사가 판권을 사서 작업했다면 평론들이 때리기 좋아하는 ‘픽처스가 찍어 낸 또 하나의 양산품’이라는 비아냥을 듣기 딱 좋은 고만고만한 작품이 나왔을걸.”

“그 말씀은…….”

“재이 씨가 우리 크리에이터들을 여러모로 달달 볶아 준 덕에 우리 작품만의 개성이 죽지 않고 살아났다는 말이야. 뭐, 덕분에 작화팀 앤디가 재이 이름만 들어도 위가 아프다고 투덜대긴 했지만.”

눈을 찡긋해 보이며 미라가 덧붙인 말에 재이는 작화팀에서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메인으로 담당했던 팀 리더 앤디의 섬세해 보이던 얼굴을 떠올리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쨌거나 우리 까다로운 원작자께서 영상이 마음에 드셨다니 한시름 놓았는걸? 나 긴장돼서 어젯밤에 잠도 설쳤다고.”

“하하, 누가 들으면 제가 뭐 잡아먹기라도 하는 줄 알겠어요.”

“작화팀 앤디한테 물어봐. 거의 그 수준이라고 할걸.”

“아 온 김에 만나고 갈까 했는데.”

재이가 중얼거린 말에 미라가 짐짓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재이 씨 온다니까 갑자기 위가 아픈 것 같다면서 집에 갔어.”

“헐.”

“하하, 농담이야. 다들 원작자님 보고 싶어 하니까 회의 끝나는 대로 들리자고.”

미라의 쾌활한 웃음에 화낼 타이밍도 찾지 못한 채 재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 * *

“*왔다, 왔어. 생각보다 어려 보이는데?”

“*이제 갓 스물이라니 그럴 만도 하지.”

“*얼굴만 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떤다는 인물로는 보이지 않는데?”

보드룸에 모여 있던 사십여 명의 각국 담당자들은 미라 클레인과 함께 회의실 안으로 들어선 젊은 동양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웅성대기 시작했다. 오늘은 포스트 프로덕션의 진행 상황 보고와 더불어 각국의 론칭 준비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화상 회의로 진행되었을 회의는 마침 픽처스 본사 쪽에서 실행 중인 실무진 워크숍 일정과 맞물려 화상 회의 대신 실제로 회의실에 모여 진행하는 형식으로 변경되었다. 거기에 더불어 거액을 받고 판권을 파는 대신 적극적으로 제작에 참여한 원작자가 이번 회의에 배석할 예정이라는 소문에 참가자들은 평소보다 조금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확실히. 이런 데가 아니라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더 어울려 보이기는 하네.’

동아시아 JKT(Japan, Korea, Taiwan) 클러스터의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김승호는 미라 클레인과 몇 마디 나누고 있는 재이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신에게 몰리는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 따위 익숙하다는 듯 태연해 보이는 모습이 역시 요새 잘나가는 연예인다웠다.

‘정말 그 모든 게 저렇게 어린 녀석의 머릿속에서 나온 거란 말이야?’

김승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제 막 일곱 살이 된 자신의 쌍둥이 아들들도 재재님의 열렬한 팬이었다. 애초에 잘나가던 컨설턴트를 때려치우고 배경 지식도 뭣도 없는 이쪽 업계로 이직을 결심할 만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김승호로서는 자기 아들들이 신봉하는 그 재재님을 눈앞에서 본 것만으로도 오늘 회의에 참석한 보람이 있다고 느끼던 참이었다.

‘일단 사진 좀 찍고, 사인도 해 달라고 하고. 또 뭐 있지.’

아이들에게 부탁받은 것들을 하나씩 곱씹어 보고 있는데 옆에서 투덜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래서야 오늘 안에 회의 끝나겠어? 빨리빨리들 시작하지 뭐 하는 거야 대체.”

낯익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과 함께 JKT를 담당하고 있는 정배열 디렉터였다. 그리고 요새 절찬리에 자신과 서로 물고 뜯고 하고 있는 사이이기도 했다.

“디렉터님은 재재님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지도 않으십니까.”

“작품으로 다 봤는데 원작자가 새삼 궁금할 게 뭐가 있다고.”

김승호의 물음에 정배열이 툭 하고 내뱉었다.

“그 작품을 쓴 사람 아닙니까.”

“썼다고 보긴 애매하지 않나? 그냥 애들 장난감 놀이 좀 하다가 운 좋게 눈에 든 것뿐이잖아.”

“계기는 그럴지 몰라도 작화 하나하나에도 다 관여했다는데요.”

김승호의 말에 정배열이 눈썹을 와락 찌푸리며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중얼거렸다.

“원작자가 과하게 관여하면 작품이 산으로 가는 법이야. 아무리 원작자라고는 해도 작화가가 제 몫을 하게 둬야 맞는 거지. 그게 뭐 잘한 일이라고.”

“그래도 퀄은 잘 뽑혔지 않습니까.”

“작화가가 잘한 거지, 그러니까.”

‘어휴 저 꽉 막힌 양반 같으니.’

김승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김승호가 보기에 정배열은 못돼 먹은 인간은 아니었다. 그저 상업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제작자로서는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이 너무 커다랄 뿐이었다. 물론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는 했지만 결국 상업적으로의 성공을 목표로 하는 상업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파는 입장에서 정배열의 꼬장꼬장함은 사사건건 김승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김승호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고 관련 산업에 대한 경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결국, 사내 파벌싸움으로까지 번질 조짐에 요새 여간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었다.

김승호는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며 힐끔 옵서버석에 앉은 재재님을 바라보았다.

‘재재님, 제발 이 꼰대에게도 시원하게 한마디 좀 해 주면 안 될까. 우리 비즈니스 좀 하자고.’

일곱 살배기 아들들만큼이나 재재님 채널의 애청자인 한 사람으로서 김승호는 재재님의 사이다 멘트를 상상하며 고개를 돌려 옵서버석을 다시 쳐다보았다. 그때, 미라 클레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가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보았다.

“……!”

재재님, 아니 한재이와 눈이 마주친 김승호가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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