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
톰과 젤리냐 피터 팬이냐
“야아아아아 한재이이이이!!!!”
이환의 샤우팅에 식탁에 모여 앉아 있던 재이와 인혁, 박윤섭과 한진섭 셰프, 그리고 은규가 일제히 그를 돌아보았다.
“눈 뜨자마자 샤우팅이라니. 목 컨디션 좋은가 보네.”
태평한 어조로 내뱉는 재이의 말에 박윤섭과 한진섭이 한마디씩 보탰다.
“와, 이것이 파티 보컬 라인의 저력인가.”
“이런 걸 성량 부자라고 하는 거야? 이환이 이미지랑은 또 다른데?”
그러자 옆에서 열심히 젓가락을 놀리던 은규가 끼어들었다.
“이환이 원래 목소리 좋기로 데뷔 전부터 유명했어요.”
“목소리만큼이나 성격도 좋으면 좀 좋겠냐만.”
“사람이 다 좋을 순 없는 거지 뭐.”
거기에 인혁과 재이가 다시 저희끼리 두런거리는 도중 인혁이 냄비에서 크게 한 국자 퍼가는 것을 본 이환이 다급하게 외쳤다.
“아, 안 돼! 야, 차인혁, 인제 그만 먹어!!! 아 진짜 너희들 먼저 먹는 게 어딨어!”
“누가 그러게 늦잠 자랬냐.”
다급한 자신의 외침에도 그저 시끄럽다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마디 하는 재이를 바라보던 이환이 인혁과 은규 사이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와 앉기 시작했다.
“야, 비켜 봐, 좀만 비켜 봐.”
“으악, 이환, 비집고 들어오지 마! 이거 2인용 의자라고!”
“야, 이환! 저리 가서 앉아! 으악, 아, 쫌!!”
두 사람의 타박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냄비 바로 앞자리에 비집고 들어온 이환이 그제야 식탁 위를 제대로 둘러보았다. 자신의 앞에 놓인 냄비에 담겨 있는 것은 한눈에 보기에도 속이 짜르르하게 울릴 듯 얼큰해 보이는 라면이었다. 달걀을 넣었을 뿐 어떤 추가 양념도 더하지 않아 오히려 깔끔해 보이는 외양이 절로 침샘을 자극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오믈렛과 샐러드, 콘스프, 머핀 등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요리들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내 아침 정찬이 인스턴트 라면과 한 상에 오르는 걸 보게 된다니.”
한진섭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저는 이쪽이 더 취향인데요.”
“아 미친, 국물 죽인다. 크으.”
치즈를 듬뿍 넣어 폭신폭신 부드러운 오믈렛을 적당하게 잘라 한 입 베어 물며 느긋하게 대답하는 재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신의 그릇에 담겨 있던 라면 국물을 단숨에 들이켠 박윤섭에게서 진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누가 보면 어제 우리 몰래 한잔하고 주무신 줄 알겠어요, 형.”
“아니 라면 국물이 어떻게 이렇게 깔끔하지? 따로 뭐 넣는 것도 없어 보였는데, 분명.”
인혁이 웃으면서 타박하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쉬운 듯 내뱉은 박윤섭의 혼잣말에 테이블 한쪽에서 재이와 나란히 앉아 한진섭 셰프가 만든 콘 스프에 갓 구운 모닝 롤을 찍어 먹고 있던 리키가 중얼거렸다.
“명성으로 봐도 가격으로 봐도 영양학적 관점에서 봐도 나는 분명 합리적인 선택을 했는데 왜 자꾸 이게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지.”
리키의 말에 한진섭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에게 말했다.
“리키야, 그냥 라면이 더 맛있어 보인다고 솔직하게 말해도 돼.”
“어, 아니 형, 그게 아니라.”
“괜찮아. 오히려 덕분에 지금 뭔가 내 안의 고정 관념이 깨진 듯한 느낌이니까.”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요리 대신 흔한 인스턴트 라면 한 그릇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반응에 기분 나빠하는 대신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내고 있는 요리 연구가의 품성에 식탁을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를 돌아보았다.
“헐, 한솊 대인배.”
“역시 거장의 품격.”
“멋지다, 한솊.”
후루루룩.
사람들이 앞다투어 한마디씩 내뱉는 사이로 누군가의 시원한 면치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후루루룩.
“아니 지금 다 같이 감동해야 할 타이밍에 먼저 먹기 있냐고.”
박윤섭이 어이없다는 듯 쳐다본 곳에는 언제 덜어 냈는지 자신의 그릇에 양껏 담은 면발을 마시듯이 들이키고 있는 이환의 모습이 있었다.
후루루룩.
박윤섭의 말에 다시 한번 완벽한 ASMR로 화답한 이환의 모습에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안 되겠다, 잠깐 나도 한 젓가락만 먹어 봅시다, 다들 좀 비켜 봐!”
리키가 들고 있던 포크를 내던지듯 내려놓고 냄비를 둘러싼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아 기다려, 그거 다 가져가는 건 반칙이지!”
“저리 가요 형, 형은 많이 먹었잖아, 사람이 양심 좀 있어 보라고요.”
“먹을 거 앞에서 양심이 어딨어, 먼저 젓가락 닿는 사람이 임자라고.”
“아 드러! 자기 젓가락 담그기 금지라고! 재이야! 형이 자기 젓가락 냄비에 담갔어!!”
서로 조금이라도 더 먹겠다는 듯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을 한 번 쳐다본 재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느긋하고 우아한 동작으로 블루베리 콩포트와 생크림을 얹은 따뜻한 머핀을 한 입 베어 물었다.
* * *
“그래서, 내가 남궁찬 씨고.”
“나보고 엠케이 씨를 하라고?”
엠티 하우스 한편에 딸린 레크리에이션 룸. 한쪽 벽이 전면 거울로 이루어진 실내에서는 레크리에이션 대신 다른 일정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물론 안무를 다 커버해 달라는 건 아니고요. 대략적인 위치만 좀 잡아 주셨으면 해서요.”
“아니야, 영상 이리 줘 봐. 내가 이래 봬도 소싯적에 한 춤 했다고.”
“오오, 이로써 나도 아이돌의 꿈을 이루는 건가!”
“과연 괜찮을까.”
“너무 의욕적이신데.”
“안 좋은데.”
인혁의 설명에 의욕으로 불타오르는 박윤섭과 리키를 바라보며 은규와 이환, 그리고 재이가 차례차례 중얼거렸다.
이번 엠티의 타이틀이 [보컬 라인 단합대회]인 만큼 오늘은 컴백 곡의 무대 연습이 예정되어 있었다. 촬영분의 방영일은 음원 발표와 컴백 무대가 진행된 날부터 사흘 후. 사전 촬영인 만큼 아직 발표되지 않은 음원과 안무를 외부인에게 공개해야 하는 것에 케이엠 내부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화제성을 이어 갈 수 있다면 해 볼 만한 시도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이번 촬영은 최소한의 인원만을 남긴 채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전, 리얼한 안무 연습을 위해 엠티 진행팀의 박윤섭과 리키가 일일 남궁찬, 일일 엠케이로 임명된 참이었다.
“일단 체격은 얼추 맞는 것 같은데.”
“그것 말고 비슷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게 좀 걱정스럽긴 하다만.”
“너무 많은 걸 바라지 마.”
“해 보고 정 안 될 것 같으면 빼야지 뭐.”
은규와 이환, 인혁, 그리고 재이가 둘러서서 걱정스럽게 두런거리는 것을 본 리키가 자신 있다는 듯 외쳤다.
“아, 걱정 말라고. 일단 영상부터 좀 보여 줘 봐 봐.”
.
.
.
그리고 십 분 뒤.
“헛.”
“흐억! 미안미안!!”
“으악, 윤섭이 형!!”
“어, 어디였지, 내 자리?”
리키가 허우적대다가 옆자리의 인혁과 부딪쳤다. 그리고 포메이션이 바뀌는 타이밍에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헤맨 윤섭의 등에 이환이 코를 박았다.
“잠깐만요. 피디님, 역시 이건 아닌 것 같은데요.”
MR을 정지시킨 인혁이 눈썹을 찌푸리고는 레크리에이션 룸 구석의 피디를 향해 말했다. 제작진의 제안에 마지못해 수락은 했지만, 무리수는 역시 무리수였다. 엠케이와 남궁찬이 짜는 안무는 얼핏 쉬워 보여도 일반인에 가까운 윤섭과 리키가 연습도 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저 날고 기는 한재이도 뉴욕 다녀와서 안무 따라잡는다고 몇 날 며칠을 연습실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인혁이 얼굴을 찌푸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냥 세워 두기만 해 보자고 설득하던 피디의 꼬드김에 넘어간 것이 잘못이었다. 예능이니 재미 포인트를 주려고 한 의도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역시 아닌 건 아닌 거였다.
인혁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 것을 힐끔 본 재이가 피디 쪽을 살폈다.
“피디님, 이거 끊고 그냥 저희끼리 가면 안 될까요? 이러다가 누구 하나 다치는 사람 나오면 수습하기 힘들 것 같은데.”
인혁에 이어 지금껏 촬영에 협조적이던 재이까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것에 피디가 고민된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잠시 후, 작가와 몇 마디 나눈 피디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무모하긴 해도 꽉 막힌 양반은 아니라 다행이야.’
속으로 중얼거린 재이가 고개를 돌려 박윤섭과 리키 쪽을 돌아보았다. 그거 잠깐 움직인 것뿐인데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모습이 어지간히 긴장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하긴, 이거 잘못했다간 아무리 편집을 좋게 받는다고 해도 민폐라고 팬덤에 미친 듯이 까일 텐데 웬만큼 강심장들이 아닌 다음에야 마음이 편할 리가 없겠지.’
그러니.
“이쯤에서 헤어지죠, 우리.”
재이가 엄숙한 목소리로 나직하게 내뱉었다. 아무리 대본대로 했다지만 조금 전 하마터면 자신들 탓에 컴백을 앞둔 아이돌이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철렁한 나머지 바짝 얼어 있던 두 사람이 동시에 재이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우리는 역시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니 이쯤에서 헤어지자고요.”
재이가 그들을 바라보며 슬프지만 이게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중얼거리자, 재이의 의도를 알아챈 박윤섭이 짐짓 심각한 얼굴로 장단을 맞춰 왔다.
“뭐야 우리 이렇게 쉽게 헤어질 수 있는 사이였어?”
“네.”
“물론이죠.”
“그럼요.”
아주 속이 다 시원하네.
박윤섭의 진지한 멘트에 재이를 비롯한 다른 녀석들이 그것을 단칼에 잘라 내며 중얼거렸다. 그 모습에 처음부터 무리수의 대열에 합류하는 대신 레크리에이션 룸 가장자리에서 촬영을 구경하고 있던 한진섭이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며 외쳤다.
“거기 두 분! 그만 질척대고 얼른 이리 오세요.”
한진섭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그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박윤섭이 중얼거렸다.
“아쉽네. 내가 일곱 번째 멤버로 합류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게요. 안타깝다. 이대로 우리나라 제패하고 같이 빌보드 씹어 먹으러 가는 줄 알았지 난 또.”
리키가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는 말과는 달리 혹시라도 피디가 마음을 바꿀까 재빠른 동작으로 한진섭의 양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 두 사람을 보고 있던 인혁이 나머지 멤버들에게 말했다.
“다시 처음부터 간다?”
“차인혁이 빠지고 셋이서 노래랑 같이 가 보자.”
“좋아, 그럼 내가 모니터링할게.”
재이가 덧붙인 말에 인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유롭던 은규와 이환의 얼굴에 살짝 긴장이 돌았다. 이환이 중얼거렸다.
“이야, 단박에 바짝 조이네.”
“왜, 자신 없어? 연습 많이 했다면서.”
도발하듯 묻는 재이의 말에 이환이 발끈해서 외쳤다.
“누가 자신 없대? 완전 자신 있거든?”
“그럼.”
가 볼까.
재이가 음악에 맞춰 몸을 날렸다.
.
.
.
“헐…. 가까이서 보니까 박력 쩌는구나.”
“저렇게 움직이면서 노래라니, 쟤들은 숨도 안 차나?”
박윤섭과 리키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파티 네 명의 무대 연습에 눈을 떼지 못한 채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으며 한마디씩 했다. 두 명의 멤버가 빠진 탓에 중간중간 비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흐름의 어색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보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맛이 있는 무대였다.
“쉿, 둘 다 조용히 좀 해요.”
두 사람이 두런거리는 것을 듣고 있던 한진섭이 인혁을 힐끔 쳐다보고는 박윤섭과 리키에게 조용히 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이크, 깜박했네.”
“와, 분위기 완전 살벌한데?”
한진섭이 턱짓으로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돌렸던 두 사람이 찔끔 목을 움츠리며 작게 소곤거렸다. 그곳에는 보통 때였다면 자신들을 칭찬하는 소리에 겸손하게 몇 마디 대꾸하며 웃었을 인혁이 세 사람의 대화가 들리지도 않는 듯 손에 든 캠코더 너머 멤버들의 모습에 온 신경을 집중한 채 모니터링에 열중하고 있었다.
“잠깐만.”
한참 연습을 이어 가던 재이가 멈춰서서 잠깐 끊어 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자꾸 플랫 나는 것 같은데.”
“어디서?”
“우리 셋이 같이 들어가는 부분.”
재이의 말에 세 명이 인혁을 둘러싸고 조금 전까지 그가 촬영한 영상을 돌려보았다.
“여기.”
“……아, 진짜네? 미안.”
세 명이 화음을 맞춰 들어가는 부분에서 곧게 뻗어 올라가야 할 이환의 목소리가 반음 내려앉는 것을 예민하게 잡아낸 재이의 지적에 이환이 멋쩍은 듯 중얼거렸다.
“심은규, 이 부분 팔 좀 더 위로 뻗어야 해. 엠케이가 신신당부했잖아. 옆에 이환이랑 각도 맞추려면 네가 좀 더 뻗어야 한다고.”
“윽, 또 그랬나 보네. 조심할게.”
이마에 흐른 땀을 어깨로 훔치고 있던 은규가 인혁의 지적에 목을 움츠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은규의 반응을 확인한 인혁이 재이가 지적한 부분의 음정을 다시 잡아 보고 있던 이환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환은 여기 턴 돌 때 조금 더 빨리 돌고. 한재이랑 미묘하게 어긋나. 보여?”
“박자 재서 들어간 건데, 타이밍이 자꾸 어긋나네.”
이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리자 은규가 생수를 들이켜고 있는 재이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냥 차라리 저 인간 메트로놈에 맞춰서 돌아, 그게 더 쉽게 맞을걸.”
“어, 그게 낫겠다.”
평소 같았으면 서로를 잡아먹기 바쁜 파티식 농담이 터지고도 남았을 타이밍이었음에도 농담은커녕 진지한 얼굴로 의견을 나누는 네 명의 모습을 보고 한쪽에서 구경하고 있던 박윤섭이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고작 하루 봤을 뿐인데 나 왜 저런 녀석들이 낯선 거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모습만 봐서 그런가.”
그러자 박윤섭의 말을 들은 리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게요. 저렇게 각 잡고 진지하게 연습하고 있는 거 보니까 되게 평범하게 멋있잖아?”
“동감. 저렇게 보니 반짝반짝하는 게 진짜 아이돌 같아 보이는걸.”
한진섭이 중얼거린 말에 나머지 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저 춤은 그래서 무슨 컨셉인 거야?”
모니터링이 끝났는지 처음부터 다시 해 보려는 듯 각자의 포지션으로 돌아가 서서 인혁의 사인을 기다리는 세 명을 바라보던 박윤섭이 문득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박윤섭의 물음에 리키와 한진섭이 차례차례 한마디씩 내뱉었다.
“……나 잡아 봐라?”
“톰과 젤리?”
“저렇게 진지하고 살벌한 톰과 젤리라니. 애들 다 울릴 일 있냐. 기다려 봐, 내가 맞춰 볼게.”
두 사람을 힐끔 쳐다보며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린 박윤섭이 세 사람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피터 팬?”
박윤섭의 말에 리키와 한진섭이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