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퇴출 1호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다-184화 (184/224)

#184

보너스 게임 아니었냐고.

- C'est la vie!

여우 소년의 속삭임과 함께 음악이 시작되고 여유롭게 무대를 쓱 훑어보고 뒤쪽으로 물러난 여우 대신 그와 같은 의상을 입은 멤버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동시에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는 팬들이 모인 인터넷 게시판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 조이 키넌이 찾는다던 여우가 재재님이었음?? ㅎㄷㄷ

└ 어째 카더라 ㅈㄴ돌더라니

└ 저렇게 보니까 완전 빼박이네

어느새 여우 가면을 벗어 버린 재이가 화면에 클로즈업 되고 있었다.

재이를 비롯한 멤버들은 티셔츠와 청바지를 받쳐 입은, 가벼운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조이 키넌의 뮤직비디오에서 여우 소년이 입었던 것으로 해외 연예계 가십을 다루는 인터넷 기사와 미디어를 통해 이미 잘 알려진 착장이었다.

그야말로 잠시 산책이라도 나온 것 같은 의상을 몸에 걸치고, 가까이 다가와 자신을 둘러싸는 멤버들을 둘러보며 싱긋 웃는 재이의 모습은 평소 무대 위에서 보여 주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 나 방금 심멎하는 줄

└ 으어 이렇게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기 있냐고

└ 근데 재재님 오늘 착장 탓인가 저렇게 웃으니까 좀 순둥한 듯?

└ ㅇㅈ 평소에 날카로운 인상이라 그런지 갭차이 엄청남

└ 이제 겨우 어흑재 스마일에 단련됐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변화구ㅠㅠ좋잖아ㅠㅠ 더해줘ㅠㅠㅠ

└ ㄹㅇ심장에 해롭다ㅠㅠ더해줘라

└ 저러고 웃다가도 누가 실수하면 다음 날 밥 없겠지.

└ 이건 인정ㅋㅋ

└ 333 이거짘ㅋㅋ

이번 곡에서 메인을 맡은 이환이 특유의 세련된 보컬로 하이라이트 부분을 리드하는 사이 뒤쪽에서 어느 틈엔가 잠시 밖으로 빠졌던 멤버 하나가 여우 가면을 쓰고 자연스럽게 나머지 멤버들의 포메이션에 섞여 들었다.

└ ㅋㅋㅋ뒤에 저거 찬이지?

└ 미친ㅋㅋ찬여우 덩칰ㅋㅋ

└ 하필이면 엠케이 옆이냐곸ㅋㅋ

└ 엠케이 옆에 있으니까 여우가 아니라 늑대같앜ㅋㅋ

└ 그 와중에 춤 ㅈㄴ잘추네ㅎㄷㄷ

갑작스러운 여우 소년의 재등장에 게시판이 들썩였다. 처음 재이의 여우와는 달리 커다란 체격의 여우 소년이 옆에 선 엠케이와 같은 동작을 다른 느낌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체격 차이가 현저한 두 사람이 잠시 안무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을 카메라가 클로즈업 했다. 정교하고 민첩한 엠케이의 동작과 파워풀하고 감각적인 찬여우의 짧은 댄스 배틀이 지나가면서 노래는 하이라이트 구간에 도달했다.

어차피 인생이란 마음대로 되지 않지

(Stepping on the grass, dancing in the breeze)

자, 이제 툭툭 털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Finding the fox dripp’n drapp’n dancing in the city lights)

세라비의 후렴구를 열창하는 이환의 목소리 사이로 [finding the fox]의 사운드가 재이와 은규의 목소리와 함께 섞여 들었다. 몸을 흔들기 좋은 바이브에 찰지게 감겨드는 세련된 팝 멜로디가 마치 레모네이드에 꿀을 더한 것처럼 상큼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느낌이 들게 했다.

어느새 다시 모인 멤버들이 일렬로 서서 무대를 등진 채 각자의 포즈와 함께 마지막 후렴구를 불렀다.

C'est la vie (find)

C'est la vie (the)

C'est la vie (fox)

동작마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건네받은 여우 가면을 쓰고 한 번씩 무대 쪽을 돌아보았다. 인혁에 이어 이환, 그리고 엠케이가 건네받은 가면을 들어 얼굴을 가린 채 무대 쪽을 돌아보며 포즈를 취했다.

C'est la vie (found)

C'est la vie (that)

C'est la vie (fox)

다시 한번 반복된 후렴구와 함께 마지막으로 얼굴을 가리고 뒤를 돌아본 재이를 카메라가 클로즈업 했다. 슬쩍 가면을 들어 올린 재이가 카메라와 눈을 마주치고는 들켰다는 듯 익살스럽게 웃으며 눈을 찡긋해 보이는 것을 끝으로 무대가 끝이 났다.

└ 으아아 무대 미친 듯 진짜 미친 듯

└ 마지막에 가사 바꾼 거 소오름

└ 이거 편곡 누구야? 은규야 너니?

└ ㄹㅇ 갓은규 ㅎㄷㄷ포텐장난아님

└ 무대연출 지린다 엔딩에서 심정지 오는 줄

└ ㅇㅇㅋㅋ 재재님 윙크 전에 경고자막 시급하다. 진짜 심장에 안 좋아ㅠ

└ 이것이 데뷔 2년 차의 무대매너 ㅎㄷㄷ

└ 진짜 레전드다 레전드

└ 으아 얘들아 조이키넌 별스타 올라옴!!!

└ 뭣이? 보고 온다!!

게시판이 무대의 여운으로 들썩이는 가운데 파티 멤버들에게 이야기했던 대로 진짜 방송을 라이브로 보고 있었던 조이 키넌이 무대가 끝남과 동시에 자신의 별스타그램을 업데이트했다.

좋아요 97,753 개

JoyKinnen Finally found the foxes!!! Six of them!!! (드디어 여우를 찾았어!! 그것도 여섯 마리나!!!)

#C'est_la_vie #Find_the_fox

짧은 코멘트와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태블릿으로 파티의 무대를 보고 있는 조이 키넌이 놀란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 여섯 개를 펴서 흔들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코멘트 란에서는 그의 팔로워들과 세라비 해시태그 이후 그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던 케이팝 마니아들, 그리고 파티의 포션들이 몰려들어 북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한편 다른 곳에서는 이번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미디어 대응으로 태세를 전환하기로 되어 있던 케이엠이 기다렸다는 듯 기사를 풀기 시작했다.

[데일리 엔터] 조이 키넌이 찾던 여우 소년의 정체가 드디어 밝혀지다! 전미를 놀라게 한 PART.Y

[노컷 연예] 평론가가 본 C'est_la_vie+FTF, K-pop과 팝 음악의 절묘한 콜라보레이션

[연예 토픽] 조이 키넌도 극찬한 C'est_la_vie+FTF의 놀라운 무대…’ 한 편의 쇼트 무비를 보는 기분이었다’

시차를 두고 올라오는 기사들은 대부분 재이가 조이 키넌이 찾고 있던 여우라는 소비성 가십보다 PART.Y가 보여 준 무대와 장르가 다른 두 곡을 적절히 섞어 만든 콜라보레이션 버전의 음악적 완성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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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레이블 창립 멤버 중에 데이브라고 저랑 오래 같이 일한,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스카우터가 있는데 하루는 그가 절 찾아와서는 그러는 거예요. ‘이봐, 조이. 이것 좀 봐 봐, 내가 오늘 아주 대어를 낚아 왔다고!’라고 말이죠. 그러고는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을 보여 주는데, holy s***. 진짜 넋을 잃고 몇 번이나 돌려봤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조이 키넌 위로 자료 영상이 재생되었다. 여우 가면을 쓴 동양인 청년 하나가 푸른 신록 아래 이벤트 부스를 종횡무진하면서 음악에 맞춰 경쾌한 스텝을 밟고 있었다.

길 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은 어느새 여우 소년의 퍼포먼스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와우, 엄청나군.

여우 소년을 촬영하고 있던 데이브로 추정되는 남성이 감탄한 듯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영상 속에서 선명하게 들려왔다. 키넌이 이어 말했다.

- *그래서 얘 어디 있냐고, 당장 만나 봐야겠다고 했더니 데이브가 그러는 거예요. ‘어 근데 관심 없다더라고.’라고 말이죠.

- *아니, 그러니까 지금 나한테 연락처도 못 딴 녀석 영상을 보여 준 거냐고, 성질나서 한 대 칠 뻔했다니까요.

키넌이 미간을 꾹꾹 눌러 보이는 시늉과 함께 장난처럼 중얼거렸다.

- *그 뒤로는 결국 아시는 대로 광고를 때려 부어서 숨어 있던 여우를 찾아냈죠. 거기까진 좋았는데. 아니 그 여우 녀석이 억만금을 준다는데도 한사코 싫다잖아요.

키넌이 다시 생각해 봐도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어 말했다.

- *아, 물론 진짜로 억만금을 준다고는 안 했습니다. 뭐, 그거랑 비슷한 조건을 걸긴 했어요. 근데 태연한 얼굴로 그걸 차더군요.

- *솔직히 이 친구, 제정신인가?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모르나? 아니, 혹시 내가 누군지 모르나? 싶었죠.

중얼거린 키넌이 재차 입을 열었다.

- *대체 뭐가 문제냐고, 원한다면 더 줄 수도 있다, 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그러는 거예요. ‘당신 ‘도움’은 필요 없다’고요.

[정말로 그렇게 얘기했나요?]

키넌의 말에 화면 위로 제작진의 자막이 떠올랐다.

- *네. 정말로 그러더군요. 당신이 듣기에도 어이없죠? 당한 나는 어땠을 것 같나요? 순간 귀를 의심했다니까요.

이래 봬도 내가 꽤 잘나가는 뮤지션인데 말이죠.

키넌이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동시에 그의 모습이 페이드아웃 하면서 장면이 바뀌어 다른 배경의 인터뷰 룸에 앉은 재이가 화면에 등장했다.

- 네, 맞아요. 제가 그랬어요.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재이에게 제작진이 키넌의 인터뷰를 보여 준 듯 잠시 카메라 너머 화면을 응시하고 있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 근데 진짜 관심이 없었거든요.

[해외 진출에 관심이 없다고요?]

제작진의 질문을 받은 재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 키넌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게 해외 진출에 관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잖아요?

[혹시 나머지 멤버들이 마음에 걸렸나요?]

예민한 질문에 재이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잠시 카메라 너머 제작진을 바라보듯 그쪽을 빤히 바라본 재이가 이내 입을 열었다.

- 네.

재이의 간결한 대답에 스튜디오가 정적에 휩싸였다.

- 다 같이 함께하고 싶다, 고 하더라고요.

화면이 바뀌고 재이의 목소리 대신 들려온 것은 차분한 인혁의 말투였다.

- 저희는 그날 바로 재이한테 들어서 알았거든요. 오늘 조이 키넌이 이런 오퍼를 하더라, 하길래, 아 솔로 활동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하려는 건가 하고 있었는데 재이가 그러는 거예요. 거절했다고.

인혁의 말이 끝나자 다른 멤버들의 짧은 코멘트들이 하나씩 교차 편집됐다.

- 어이가 없었죠.

-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 제정신인가 싶던데요.

- 농담인 줄 알았어요.

화면이 다시 인혁을 비추며 인터뷰 룸에 앉은 인혁이 재차 입을 열었다.

- 여섯 명이 함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말하고는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뜸을 들인 인혁이 이어 말했다.

- 솔직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번에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하고 나니까 그게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알 것 같더라고요.

재밌었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씩 웃어 보이는 인혁의 모습 위로 그와 비슷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다른 멤버들의 모습이 차례차례 겹쳐지며 마지막으로 화면에 등장한 재이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 혼자 하는 것보다 여섯이서 하면 더 재밌잖아요.

함께 말이죠.

재이의 중얼거림과 함께 그날 방송 3사 음악방송 1위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파티의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서로 마주 보며 환호하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비쳤다.

조각조각 모인 여섯 멤버들의 웃는 얼굴 위로 C'est_la_vie+FTF의 무대 영상이 오버랩 되었다. 진심으로 즐기는 듯 활짝 웃으며 무대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여섯 명의 모습이 비치면서 인터뷰 영상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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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잘 뽑혔네.”

숙소 안.

거실에 모여 TV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PART.Y + Joy Kinnen의 전격 인터뷰의 방송분을 모니터링하고 있던 인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엠케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근데 내가 보내 드린 한재이 녹취록은 왜 안 쓰셨지?”

“그거 들어가면 분위기 갑자기 ‘그래서 알고 싶다’ 되잖아.”

“아 그런가.”

진심이냐는 듯한 눈길로 자신을 쳐다보며 내뱉는 남궁찬의 말에 엠케이가 아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거실 바닥에 드러누워 있던 이환이 말했다.

“그럼 우리 이제 그래미 씹어 먹으러 가는 일만 남은 건가?”

사뭇 비장한 이환의 말에 잠시 정적에 빠져든 숙소 안에서 엠케이가 툭 내뱉듯 중얼거렸다.

“가만 보면 우리 중에 이환이 김칫국 제일 잘 마시는 듯.”

“국 너무 들이켜면 얼굴 부을 텐데. 나트륨은 다이어트의 적이라고.”

남궁찬이 얄밉게 이죽거리는 것을 본 이환이 눈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남궁찬 네가 그러니까 말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장난 아니게 느껴진다, 진짜.”

“뭐라고? 거기 딱 기다리고 있어라, 그 무게감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해 줄 테니까.”

“으아악, 저리가. 저리 가.”

또다시 엎치락뒤치락하기 시작한 남궁찬과 이환을 바라보고 있던 인혁이 입을 열었다.

“일단은 다음 달 티뮤페에서 반응 좀 보자고 하더라.”

“아, 그게 벌써 다음 달이구나.”

“근데 이번 티뮤페 도쿄라고 하지 않았어?”

“아… 하필이면.”

“일본이면 반응 확인하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멤버들 사이에서 엠케이가 눈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1년에 한 번 개최하는 TVM Music Festival은 매년 세계의 주요 도시 중 개최지를 바꿔 가며 열리고 있는 TVM주최의 k-pop 합동 콘서트였다.

마침 조이 키넌이라는 거물이 바람까지 잡아 주고 있는 상황이니 해외의 반응을 체크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이밍이었지만 문제는 행사가 열리는 개최지였다.

일본.

잘라파고스라고도 불리는 컬쳐계의 외딴 섬은 어설픈 로컬 라이징으로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견고한 자신들만의 성이었다. 최근 다시 불기 시작한 한류 트렌드에 예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해외 반응의 척도로 삼기에는 특이점이 너무 두드러지는 마켓이었다.

“그럼 뭐 즐기고 오면 되는 거고.”

심각한 표정들로 말이 없어진 멤버들 사이에서 재이가 태평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멤버들의 얼굴을 한 번 둘러보며 재이가 말을 이었다.

“애초에 이 상황 자체가 키넌이 제멋대로 던진 거 수습하느라 여기까지 온 건데. 그걸 가지고 꼭 유의미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단 압박을 가질 필요가 있어?”

재이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인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하긴. 어차피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 당장 해외 투어를 돌 것도 아닌데.”

그러자 엠케이가 끼어들었다.

“그치. 일단 우리 단콘부터 해야지.”

“그래, 그러려면 이번 티뮤페에서 열심히 포교 활동을.”

“그러려면 연습 열심히 해야겠다, 그치.”

다시 살아난 분위기에 밝아진 은규가 신이 나서 덧붙인 말에 의욕으로 차오르던 녀석들의 얼굴이 일순 흐릿해졌다. 남궁찬이 머리를 쥐어 싸매며 웅얼거렸다.

“아, 저 눈치 꽝 심은규 같으니. 결론까지 듣고 싶진 않았다고.”

“나도. 난 그냥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하루를 마감하고 싶었다고. 피도 눈물도 없는 현실 따위.”

남궁찬과 엠케이에 이어 이환이 앓는 소리와 함께 중얼거렸다.

“으으, 왠지 오늘 이대로 자러 가면 한재이가 쫓아다니면서 음정 박자 틀렸다고 지적하는 꿈 꿀 것 같아…….”

“와 그거 현실감 넘치는 악몽이다, 진짜.”

“내가 드러워서 다시는 센터 한단 소리 안 하려고. 꿈에서까지 쫓아와서 잔소리하는 한재이 때문에 말라 죽게 생겼다니까.”

남궁찬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 이환을 쳐다보던 재이가 억울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아니 왜 기승전 나만 나쁜 놈이냐고.”

“왜겠냐.”

코웃음과 함께 인혁이 짤막하게 대답했다.

* * *

한 달 후.

“……잘라파고스라더니.”

멤버 중 하나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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