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9화 (42/1,027)

(3). 숨겨진 직업 -3

“오, 이안. 돌아왔는가?”

전직을 위해 길드로 돌아온 카인은 이안을 반갑게 맞았다.

“역시나 의뢰가 쉽지 않았지? 껄껄….”

카인은 이안이 퀘스트를 성공하고 돌아왔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애초에 늑대를 잡는 데 실패해 길드로 돌아오는 것이 퀘스트의 진행 내용의 일부였으니까.

하지만 이안은 평범한 범주의 유저가 아니었다.

“예, 쉽지는 않더군요. 늑대가 어찌나 고집불통이던지….”

이안은 진심이었다.

늑대를 폭행하는 데만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은 소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잡아왔습니다.”

이안은 인벤토리에서 푸른 눈의 늑대가 봉인되어있는 마법서를 꺼내어 카인에게 건네었다.

“뭐? 늑대를 잡았다는 게 사실인가?!”

“예, 뭔가 문제라도…?”

카인은 서둘러 봉인서를 확인했다.

정말 푸른눈의 늑대가 봉인된 마법서였다.

카인의 눈빛이 달라졌다.

“자네 비기너가 아니었나?”

“맞습니다.”

카인의 이상한 반응의 이유를, 이안은 어렴풋이 이해했다.

‘확실히 내가 아니라 일반적일 10레벨의 비기너였다면, 쉽지 않았을 퀘스트였지.’

하지만 자신이 금방 해결했다는 데 대한 놀라움일 것이라 생각했지, 원래 퀘스트의 경로를 자신이 파괴(?)했다고는 생각지 못하는 이안이었다.

“정말 대… 대단하구만!!”

카인의 눈빛에 약간의 경외심이 어렸다.

카인이 그러던 말던, 이안의 관심사는 오로지 전직이었다.

“그럼 이제 전 몬스터 조련사로 전직할 수 있는 겁니까?”

하지만 당연히 그렇다고 할 줄 알았던 카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자네에게 몬스터 조련사는 어울리지 않네.”

“예?”

당황한 이안의 반문은 뒤로하고, 카인의 말이 이어졌다.

“혹시 자네, 마스터의 길을 걸어보고 싶지는 않은가?”

그와 동시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이안의 시야에 떠올랐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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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의 길-

소환술사의 길드마스터 카인이 당신의 재능에 탄복했습니다.

그는 당신이 마스터의 길을 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의 제안을 수락하면, ‘테이밍 마스터’ 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 :  -

보상 -  소환술사(테이밍 마스터) 로 전직

수락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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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을 확인한 이안은 전율했다.

‘이건… ! 직업 퀘스트가 이런 식으로 연계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냥 이름만 보아도 ‘몬스터 조련사’ 보다 ‘테이밍 마스터’ 쪽이 훨씬 상위클래스의 느낌이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마스터가 되고 싶습니다.”

이안의 대답에 카인이 크게 기뻐했다.

“오, 역시! 자네라면 수락할 것이라 생각했네.”

카인의 말과 동시에 하얀 빛 무리가 이안의 온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이안의 시야를 도배했다.

[‘소환술사(테이밍마스터)’ 로 전직했습니다.]

[새로운 능력치, ‘친화력’이 생성됩니다.]

[새로운 능력치, ‘조련술’이 생성됩니다.]

[새로운 능력치, ‘통솔력’이 생성됩니다.]

[스킬창 ‘초급 소환술 lv1(숙련도 0%)이’ 생성됩니다.]

[기본 액티브 스킬 ‘소환(해제)’를 배웠습니다.]

[액티브 스킬 ‘포획’을 배웠습니다.]

[액티브 스킬 ‘바람의 축복’을 배웠습니다.]

[액티브 스킬 ‘응급처치’를 배웠습니다.]

[액티브 스킬 ‘초급 훈련’을 배웠습니다.]

[최초의 ‘테이밍마스터’가 되셨습니다. 명성을 500 획득합니다.]

[숨겨진 직업 ‘테이밍 마스터’를 발견하여 친화력과 조련술, 통솔력이 30씩 증가합니다.]

곧 새하얀 빛 무리가 사라졌고, 그는 희열을 느꼈다.

새로운 길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었다.

“‘테이밍마스터’ 가 되기 위한 길은 무척이나 험난하지. 하지만 자네라면 충분히 해 낼 것이라 믿네. 부디 그 전설을 재현시켜 주시게!”

“물론입니다.”

이안은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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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lv 10   0 / 3200 (0%)

종족 : 인간

직업 : 소환술사 (테이밍 마스터)

칭호 : 사냥의 달인

명성 - 500 (명성이 0 이하로 떨어지면 악명으로 변환됩니다.)

힘   : 45 (+ 0)

민첩 : 77 (+ 0)

지능 : 30 (+ 0)

체력 : 35 (+ 0)

친화력  :  40

조련술  :  75

통솔력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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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몸이 달아올랐다.

빨리 몬스터를 포획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전에, 카인으로부터 최대한의 정보를 얻어낼 필요가 있었다.

“이 ‘포획’ 이라는 스킬로 몬스터를 잡으면 되는 거군요?”

카인은 친절히 대답했다.

“그렇다네. 친화력이 없을 때도 푸른 눈의 늑대를 포획한 자네라면, 몬스터를 포획하는 데 타고난 재능을 가진 것이 확실하지만, 내 몇 가지 팁을 알려주지.”

“감사합니다.”

카인의 말이 이어졌다.

“몬스터는 남은 생명력이 적을수록, 포획 성공률이 올라간다네. 이 부분은 알고 있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몬스터의 생명력을 줄이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네.”

이안은 아무 말 없이 경청했다.

“바로 ‘친밀도’ 라는 부분이지.”

“잡기 위한 몬스터와의 ‘친밀도’를 말하는 겁니까?”

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하지만 이안은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몬스터와의 친밀도를 올리려면 처음부터 전투를 벌이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안의 의문은 당연했다.

몬스터를 공격하는 행위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더라도 친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좋은 질문이네.”

잠시 뜸을 들인 카인은 말을 이었다.

“몬스터마다 포획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은 각기 다르다네. 하지만 일반적인 몬스터 포획의 정석은 전투를 통해 상대 몬스터에게 소환술사의 강함을 인정받은 후, 먹이나 보살핌을 통해 친밀도를 올리는 것이라네. 몬스터가 소환술사를 인정하기 전에는 친밀도를 올리는 것이 더욱 어렵거든.”

충분히 납득이 되는 이야기였다.

“아, 그런데 예외가 하나 있다네.”

“예외요?”

“다 자라지 않은 어린 몬스터의 경우, 전투를 하지 않아도 친밀도를 올리는 게 비교적 쉽지. 물론 이것도 몬스터마다 다 다르지만.”

이안은 카인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다.

‘소환술사’ 라는 직업은 그야말로 미개척지였다.

소환술사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NPC, 카인일 것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포획하고자 하는 몬스터와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포획 성공률이 올라간다네.”

“친밀도를 올리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군요.”

“그렇지.”

이안은 궁금한 것이 더 있었다.

“그렇다면 몬스터를 포획하는 건 무한정 가능한 건가요?”

“역시 예리한 질문이군.”

카인은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몬스터의 포획은 무한정 가능하다네. 하지만 자네가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몬스터는 한정되어있지.”

이해하지 못한 이안이 멀뚱히 있자, 카인은 피식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소환술사가 몬스터를 포획하면, 팔뚝에 작은 문신이 생긴다네. 그 문신에 몬스터가 봉인되는 거지. 그리고 소환사는 언제나 포획한 몬스터를 소환, 해제 할 수 있다네.”

설명을 듣는 이안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소환술사는 시작부터 알아야할 부분이 상당히 많군.’

히든직업을 얻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궁사로 처음 전직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알아야 할 정보가 많았다.

하지만 말만 투덜거린 것이었지, 지금 이안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복잡하고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은 ‘소환술사’ 라는 직업이 완벽히 이안의 게임 플레이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이었다.

‘복잡하다’는 말은 곧 ‘연구할 거리가 많다’ 라는 말과 일맥상통했으니까.

“그런데 자네의 통솔력이 부족하다면 아마 더 이상 몬스터를 포획할 수 없을 거야. 그럴 때 사용하는 게 바로 내가 아까 주었던 ‘봉인마법서’ 라네.”

게임에 대해 도가 튼 이안은, 그 말을 곧바로 이해했다.

“그러니까 통솔력이 높을수록 더 많은 몬스터를 봉인시켜놓고 부릴 수 있는 거군요?”

“그렇지.”

“그리고 통솔력의 한계에 도달했는데, 마음에 드는 몬스터가 나타났을 때를 대비해서 봉인 마법서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거구요?”

카인은 손뼉을 쳤다.

“바로 그거지. 역시 자네는 소환술사가 천직인 게 분명해.”

이안은 그 밖에도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을 카인에게 더 물어보았다.

‘아직 궁금한 것이 많긴 하지만, 이제 직접 부딪쳐 봐야겠군.’

이안은 소환술사 길드를 빠져나왔다.

그의 입 꼬리가 슬쩍 말려 올라갔다.

“그럼 이제 내 첫 쫄따구를 만들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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