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어둠의 군주 -3 >
콰아앙-!
[어둠의 군주 임모탈로부터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생명력이 86772만큼 감소합니다.]
정말 온 몸으로 임모탈의 공격을 받아 낸 이안!
단 한방에 10만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데미지가 들어오면서, 이안의 생명력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휴, 생각보다도 더 데미지가 커서 놀랐잖아. 다행이 죽진 않았네.’
[크하하핫! 어리석은 놈!]
하지만 물론,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훈이의 망자의 보복 스킬이 정확한 타이밍에 발동되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번쩍 하며 이안의 몸에서 튀어 나간 검정색 기류가 그것을 증명했다.
퍼어엉-!
임모탈은 전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이… 이게…!]
[‘간지훈이’ 유저의 스킬 ‘망자의보복’이 발동하여 입은 피해의 562%를 적에게 되돌려줍니다.]
[어둠의 군주 임모탈이 487658 만큼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에 떠오르는 데미지량을 보고, 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쩍 벌렸다.
‘와, 미친…! 48만이라고? 한 번에 이십만 데미지 이상 들어가는 건 처음 봤어!’
아무리 네임드 보스급 몬스터라고 하더라도, 50만에 가까운 피해를 일순간에 입으니 한 번에 생명력 게이지가 절반이 넘게 깎여 나갔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임모탈의 몸이 비틀거렸다.
이안은 재빠르게 카르세우스와 라이에게 명령을 내려 후속 공격을 지시했고, 자신은 뒤로 살짝 빠져 나갔다.
망자의 보복을 발동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자신 역시 아슬아슬할 정도로 생명력이 조금 남은 탓이었다.
이안이 앞으로 나아가며 언데드들을 부리는 훈이를 힐끔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루키리그 때는 데미지 증폭률이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동안 숙련도를 정말 많이 쌓았나보네.’
이안이 기억하기로, 루키리그에서 망자의 보복에 당했을 때, 그 데미지 증폭률은 2~3배 정도였다.
거의 그 두 배 정도로 스킬의 위력이 증가한 것이었다.
‘나중에 저놈이랑 pvp라도 하게 되면, 이 스킬만큼은 정말 조심해야겠어.’
한편 생명력이 10%도 채 남지 않은 임모탈은 마지막 발악을 시작했고, 이안은 사방으로 터져 나오는 임모탈의 광역 스킬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열심히 생명력을 회복했다.
이안에게는 10레벨 대 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숙련도를 쌓아 온 응급처치 스킬이 있었다.
[‘응급처치’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생명력이 초당 1.25%만큼, 추가로 537만큼 회복됩니다. 30초 동안 지속됩니다.]
처음 응급처치 스킬을 배웠을 때, 퍼센트 회복량이 0.2%, 고정 회복량이 10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게다가 이안의 가신들 중 사제 클래스도 몇몇 있었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이안의 생명력은 다시 최대치까지 회복되었다.
“이번에 마무리 짓자!”
회복을 마친 이안이 창대를 휘두르며 빠른 속도로 임모탈을 향해 달려들었다.
임모탈이 소환한 데스 나이트들이 이안의 앞을 막았지만, 이안은 그들을 무시하고 피해갔다.
‘어차피 놈만 죽여버리면 끝이니까!’
임모탈이 소환한 데스나이트들은 일반적인 흑마법사가 부리는 데스나이트보다도 더 강력했다.
아무리 이안이라도 혼자서 두셋 이상 상대하기는 버거울 만큼의 전투력을 가진 것.
데스나이트를 상대하다가 시간을 뺏겨 임모탈이 생명력을 회복하기라도 하면 곤란해진다.
“카르세우스, 브레스 준비해!”
[알겠다, 주인.]
카르세우스가 거대한 꼬리를 휘둘러 달려드는 언데드들을 몰아내고는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임모탈은 위기감을 느꼈다.
[가소로운 드래곤 녀석!]
임모탈의 몸 주위에 어둠의 기류가 맴돌기 시작했고, 그것은 쉴드가 되어 그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 임모탈이 전방에 있던 데스나이트를 향해 손을 뻗었다.
데스나이트의 몸이 허공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그렇게 둘 순 없지!”
데스나이트를 흡수해 생명력을 회복하려는 것임을 파악한 이안은, 라이와 함께 동시에 몸을 움직였다.
타탓!
그리고 전력을 다한 둘의 공격이, 무방비 상태인 데스나이트를 향해 파고들었다.
촤라락-!
콰쾅-!
[어둠의 군주 임모탈의 고유능력, 라이프 드레인 스킬이 캔슬되었습니다.]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를 보며 훈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나이스 타이밍!”
정말 조금만 늦었어도 스킬이 발동되어 임모탈의 생명력은 다시 회복되었을 것이고, 간발의 차이로 그것을 저지하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거리가 조금이라도 멀었거나, 이안과 라이의 반응속도가 약간이라도 느렸더라면 허탈한 상황이 연출되었으리라.
[크아아악-!]
뭔가 잘못되어감을 느낀 임모탈은 두 눈을 부릅뜨며 괴성을 터뜨렸고,
[크아아오오!]
그의 지척까지 날아온 카르세우스가, 코앞에다 대고 강력한 브레스를 뿜어 내었다.
화르륵-
드래곤의 상징이자 필살기와도 같은 능력인 브레스.
그 파괴력은 정말 대단했다.
[소환수 ‘카르세우스’가 고유능력 드래곤 브레스를 발동했습니다.]
[소환수 ‘카르세우스’가 어둠의 군주 임모탈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어둠의 군주 ‘임모탈’의 생명력이 157989만큼 감소합니다.]
치이이익-!
보랏빛으로 일렁이는 드래곤의 숨결에 직격당한 임모탈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녹아 내리고 말았다.
[크아아오!]
카르세우스는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허공을 향해 포효했고, 임모탈을 비롯해 그가 소환한 모든 언데드는 연기가 되어 허공으로 사라졌다.
[내가… 당할 줄이야….]
그리고 이안과 훈이가 기다렸던 시스템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
띠링-
[‘어둠의 군주 임모탈’의 환영을 성공적으로 처치했습니다.]
[어둠의 차원계가 붕괴됩니다.]
메시지가 떠오름과 동시에, 사방을 둘러싸고 있던 어둠이 천천히 걷혀나갔고, 포탈로 입장하기 전 보았던 첨탑 100층의 모습이 일행의 시야에 들어왔다.
다만 달라진 것은, 포탈이 있던 자리에 어둠으로 물든 환영 하나가 두둥실 떠있다는 점이었다.
훈이와 이안은 천천히 그를 향해 다가갔다.
[후후… 놀랍군. 내가 이렇게 무력하게 당할 줄이야.]
무력이라고 하기엔 제법 골치 아팠던 전투였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 쉽게 마무리된 것은 사실이었기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훈이가 임모탈을 향해 말했다.
“후후, 이제 나를 인정하겠는가?”
다시 역할극의 세계에 빠진 훈이를 보며, 이안은 살짝 움찔 했다.
‘그래도 이제 좀 적응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이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동안 둘의 대화가 이어졌다.
[인정한다. 그대는 나의 힘을 잇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군.]
“크큭, 어둠의 군주가 되어 임모탈의 이름을 널리 알리도록 하지.”
[좋아, 인간. 마음에 든다. 모름지기 어둠의 군주라면 그 정도의 패기는 있어야 하는 법. 기대하겠다.]
임모탈은 앙상한 그의 손을 훈이를 향해 뻗었고, 그 손 끝에 맺힌 칠흑색의 기류가 훈이의 온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후우웅-!
그와 함께 시스템 알림음이 울려퍼졌다.
띠링-
[‘어둠의 군주 임모탈’ (히든, 연계 퀘스트)를 모두 성공적으로 클리어 하셨습니다.]
[클리어 등급 : S]
[명성을 30만 만큼 획득합니다.]
[‘임모탈의 권능’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경험치를 8250만 만큼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167레벨이 되었습니다.]
[히든 클래스 ‘어둠의 군주’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전직하시겠습니까?]
눈 앞에 주르륵 펼쳐지는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한 훈이가 광소를 터뜨렸다.
“크핫핫핫!”
그에 옆에 있던 이안이 눈살을 찌푸렸다.
“빨리 퀘스트나 마무리해 인마. 네가 끝나야 나도 보상을 받을 거 아냐.”
메인 퀘스트 진행자의 퀘스트 보상수령이 전부 끝나야, 공유받은 유저들도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안의 핀잔에 입술을 삐죽 내민 훈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쳇, 산통 좀 깨지 말라고. 몰입감 좋았는데.”
훈이는 아직까지 눈 앞에 둥둥 떠있는 임모탈을 한번 힐끗 응시한 뒤, 말을 이었다.
“어둠의 군주로 전직한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훈이의 몸을 감싸던 어둠의 기류는 격렬한 회오리를 만들며 훈이의 심장을 향해 빨려 들어갔다.
후우웅-!
[히든 클래스 ‘어둠술사’에서, 상위 클래스인 ‘어둠의 군주’로 전직을 성공하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중부대륙에 접속해 있던 모든 유저들의 시야에, 레미르가 홍염의 군주로 전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메시지가 한 줄 떠올랐다.
[중부대륙의 두 번째 전설이 깨어났습니다.]
* * *
훈이의 보상수령이 끝나자, 함께 퀘스트를 클리어한 이안과 카노엘에게도 행복한 보상수령의 시간이 왔다.
“흐흣, 오랜만에 상자다운 상자를 오픈할 수 있는 시간이 온 건가?”
이안은 인벤토리의 한 구석에 떡 하니 들어가 있는 ‘전설등급 소환술 장비상자’를 확인하고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카노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야, 너도 소환술사니까 장비상자 받았겠네?”
하지만 이안의 예상과는 다르게, 카노엘은 고개를 저었다.
“아, 아뇨? 저는 보상이 다른데요?”
“응?”
이안은 흥미로운 표정이 되었고, 소환술사와 관련이 없는 훈이도 관심 있는 표정으로 카노엘을 응시했다.
“에… 저는 무슨 통솔력의 귀걸이? 이걸 받았어요. 그리고 무슨 퀘스트도 하나 생겼네요.”
이안이 반사적으로 다시 물었다.
“뭐? 통솔력의 귀걸이?”
“네. 근데 이거 별로 좋은 것 같진 않아요. 다른 옵션은 아무것도 없고 그냥 통솔력만 1500이 붙어 있어요.”
“….”
이안은 내 놓으라는 말이 턱 밑까지 차올랐지만, 겨우 이성을 잃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렇구나. 그럼 퀘스트는 뭔데?”
카노엘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아, 퀘스트요? 공유해 드릴게요, 잠시만요!”
“그, 그럴 필요까진…!”
당황한 이안이 손사래를 치는데, 그보다 카노엘의 퀘스트 공유가 한 발 빨랐다.
카노엘은 이안과 훈이 모두에게 퀘스트를 공유했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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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테이머 오클리의 염원 (히든, 연계 퀘스트)-
천년 전, 말라카 대륙의 북부를 감싸고 있는 프릴라니아 계곡에는 드래곤 테이머들의 보금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마룡 칼리파의 군대를과 혈투 끝에 전멸하기에 이르렀고, 세상에 드래곤 테이머는 단 한명도 남지 못했다.
말라카 대륙(북부대륙)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오클리의 영혼을 찾아 그의 시험을 통과하라.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조건 :
임모탈의 영혼에게 인정받은 유저.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 명성 20만, 전설등급 소환술 장비상자.
(보상은 퀘스트에 참여하는 유저의 직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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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창을 보자마자 이안의 눈이 살짝 커졌다.
‘엥? 이거 뭔가 낯이 익은 퀘스트인데?’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임모탈 퀘스트와 동일한 보상을 보자마자 일단 퀘스트를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퀘스트 수락!”
그러나 카노엘에게도 빨대를 꼽으려던 이안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미 진행한 적이 있는 퀘스트입니다.]
[퀘스트를 공유받는 데 실패했습니다.]
“젠장….”
이안은 아쉬운 마음에 괜히 죄도 없는 오클리를 생각하며 투덜거렸다.
“에이, 치사한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난이도도 트리플S로 바뀌었고 좀 한번 더 하게 해주면 덧나나….”
한편 퀘스트를 다 읽은 훈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카노엘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형! 이거 대박인데요?”
카노엘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음? 그래요? 대박 좋은 퀘스트인가요?”
순수(?)한 표정으로 되묻는 카노엘에게 훈이가 친절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 형, 말 편하게 하시라니까요.”
“그… 그럴까?”
떨떠름한 표정의 카노엘에게 훈이가 다시 말을 이었다.
“형 최근에 카일란 커뮤니티 들어가본 적 없죠?”
“네. 아니, 응. 없는 것 같아.”
“이 연계 퀘스트 클리어 하면, 형도 히든직업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말라카 대륙의 2대 영웅인 오클리 퀘스트네요.”
“오오…! 뭔지 모르지만 멋있어!”
“….”
어딘가 나사 빠진듯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안은 입맛을 다셨다.
“으, 장비상자랑 20만 명성 아깝네. 분명 경험치도 어마어마하게 주는 퀘스트였을텐데.”
이안은 궁시렁거리며 퀘스트를 준 임모탈에게 물었다.
“야, 근데… 오클리 영감이 저번에 나한테 이제 업보를 내려놓고 떠난다고 했거든? 아직 말라카에 있냐 그 영감?”
그 말에 무표정한 얼굴이던 임모탈이 곧바로 반응했다.
[음…! 네놈, 오클리를 어떻게 알지?]
임모탈의 말에 이안은 대략적으로 오클리와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했고, 임모탈은 놀란 표정이 되었다.
[후, 어쩐지. 드래곤을 부릴 때부터 보통 놈이 아니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러고 보니 네놈에게선 이리엘의 기운도 느껴지는군.]
이안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두 눈을 깜빡였다.
‘이리엘은 또 누구야?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잠시 뜸을 들인 임모탈은 이안의 두 눈을 응시하며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내 부탁 하나 들어줘야겠다, 인간.]
“응…?”
밑도 끝도 없는 부탁이란 말에 이안은 당황했지만, 그 뒤로 떠오르는 퀘스트를 보고는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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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의 태동(히든)-
어둠의 군주 임모탈은 얼마 전부터 중부대륙 곳곳에서 마기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천년 전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선, 그 원인을 미리 파악하고 대륙의 영웅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
하지만 아직 모든 영웅들이 나타나지 않았고, 지금은 마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야할 때이다.
사랑의 숲의 관리자인 이리엘을 찾아가 그녀로부터 정보를 얻자.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조건 : 신룡의 영혼을 가진 소환술사.
소환술 마스터 1레벨.
제한 시간 : 없음
보상 - ???
* 보유중인 퀘스트인 ‘마룡 칼리파의 그림자(히든)’ 퀘스트와 연관되어있는 퀘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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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어둠의 군주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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