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이밍 마스터-372화 (393/1,027)

< (7). 뉴 에피소드 -2 >

뉴 에피소드 영상이 펼쳐지는 6시간동안, 카일란의 세계는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3년이나 이어진 전쟁.

그리고 그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기나 긴 전쟁 끝에 두 제국은 무너져 내렸으며, 제국이 서있던 넓디넓은 대륙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왕국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유저들이 소유하고 있던 영지들을 제외한 모든 영지들이 갈래갈래 찢겨 각각 다른 왕국의 소속이 된 것이다.

뉴 에피소드가 시작되면서, 말 그대로 대륙의 환경 자체가 바뀌어 버린 것.

특히 대륙의 남부에는 ‘알핀샤’라는 이름의 거대한 중립왕국이 생겨났는데, 이 왕국에 생긴 수십 개의 항구도시가 큰 이슈가 되었다.

항구도시를 통해 다른 대륙으로 갈 수 있는 컨텐츠가 생성된 것이다.

또 제국이 사라지고 수많은 왕국이 생겨났기 때문에, 신규 유저들은 해당 왕국의 소속으로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추가로 파격적인 부분은, 유저들이 세운 길드도 ‘왕국’의 단계까지 올라가면 스타팅 존으로 고를 수 있게 된다는 것.

그야말로 ‘대규모 업데이트’라는 말이 어울리는 컨텐츠 추가라고 할 수 있었다.

에피소드 영상이 끝나고도 새벽까지 진성의 집에 남은 유현은, 업데이트 내용이 담긴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를 읽으며 진성과 논의하고 있었다.

“와… 업데이트 내용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야.”

유현의 말에 진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그러게. 슬슬 업데이트 할 때 됐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정도로 컨텐츠가 많이 생길 줄은 몰랐어.”

대화를 하면서도, 두 사람의 시선은 컴퓨터 모니터에 꽃혀 있었다.

계속해서 업데이트 내용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러면 마족 유저들은 좀 서운하겠다. 업데이트 내용이 거의 다 인간종족 위주로 구성되어 있잖아?”

“그렇지. 그런데 좀 서운하다는 사람들은 있어도 불만있는 유저는 별로 없는 것 같던데?”

“그래?”

“응. 어차피 마계는 대규모 업데이트 된 지 오래 되지 않아서, 아직도 개척되지 않은 컨텐츠들이 수두룩하잖아. 할 것도 넘쳐나는데 굳이 새 컨텐츠에 욕심낼 필요는 없지.”

“하긴….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추후 길드운영 계획에 대해 토론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가장 큰 이슈는, ‘왕국선포’에 관한 것이었다.

진성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서버 열리자마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왕국선포야.”

유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바로 왕국선포부터 해 버리고, 정복전쟁 시작해야지.”

지금 로터스 길드의 병력은, 또 다시 포화상태였다.

공국 선포를 한 뒤로는 벌써 2개월도 넘게 영지전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유현과 진성 모두, 몸이 달아 있었다.

유현이 가지고 있던 테블릿을 켜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정복전쟁이 시작되면 가장 급선무는, 북부대륙의 영토와 중부대륙의 영토를 잇는 거겠지.”

현재 로터스 길드는, 중부대륙에 열 일곱 개의 영지를 보유하고 있었고, 북부대륙에 다섯 개의 영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 유현이 하는 이야기는, 그 사이에 있는 영지들부터 빠르게 점령하여 영토를 하나로 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진성 또한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맞아. 영토가 분산되어있는 것 만큼 길드운영에 골치 아픈 것도 없을 거야.”

과거에는 어차피 다 같은 루스펠 제국 소속이었기에 딱히 불편할 게 없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북부대륙의 영지들과 중부대륙의 영지들 간에 물자운반만 하려고 해도, 중간에 있는 다른 왕국의 영지들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진성이 테블릿의 화면에 떠 있는 지도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입을 떼었다.

“우선 엘리카왕국, 폴루스 왕국을 쳐야 해. 이 두 곳만 먹으면, 제법 탄탄하게 영토를 구축할 수 있을 거야.”

진성의 손가락이 테블릿 화면 위에서 천천히 움직인다.

두 왕국을 복속시켰을 시 만들어지는 영토를 큼지막하게 그리는 것이다.

*          *          *

[홍채인식 완료. ‘이안’님 카일란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서버점검이 끝나자마자, 이안은 곧바로 게임에 접속했다.

밤을 꼬박 샜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설레임에 가슴이 두근거릴 지경이었다.

‘이런 식으로 판도를 아예 뒤집어 버릴 줄이야.’

이안은 오래 전부터, 왕국선포에 이어 제국건설을 꿈꿔왔었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루스펠과 카이몬의 힘은 너무도 강대했고, 그래서 왕국선포 자체를 정령계 퀘스트 클리어 이후로 미뤄뒀었다.

한데 LB사에서 이렇게 판을 깔아 줘 버린 것이다.

‘그동안 레벨도 충분히 올렸고, 마수연성도 완성이 거의 코앞이니까…. 순식간에 몰아쳐서 제국까지 선포해 버리겠어.’

현재 이안의 레벨은 355.

삼 개월 만에 거의 50레벨을 올렸으니, 어마어마한 성장속도라 할 수 있었다.

“자, 오랜만에 로터스 영지에 가 볼까?”

접속하자마자 이안이 밟은 땅은 다름 아닌 마계.

이안의 레벨업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던전인 ‘잊혀진 영혼의 무덤’이었다.

이안은 망설임 없이 귀환 스크롤을 찢었다.

우우웅-!

[‘각인 귀환 스크롤(로터스 영지)’아이템을 사용하셨습니다.]

[로터스 영지로 이동합니다.]

*          *          *

둥- 둥- 둥-!

커다란 북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진다.

그리고 수 많은 인파가 커다란 로터스 영지의 영주성 앞에 모여 있었다.

얼핏 보아도 수천은 됨직한 수 많은 사람들.

NPC가 대부분이기는 했으나, 유저들도 거의 천 명에 육박할 정도로 많이 들어서 있었다.

“캬아, 업데이트 된 지 한시간만에 바로 즉위식 이라니….”

“그러니까 말이야. 난 그래도 한 일주일은 있어야 왕국선포 하는 길드 나올 줄 알았거든.”

“역시 로터스 클라스…! 국왕은 누가 하려나? 아무래도 이안님인가?”

“글쎄. 이안 아니면 헤르스 아니겠어?”

“응? 아무리 이안이 넘사벽이라고는 해도, 로터스 길마가 헤르스인데, 당연히 헤르스가 하지 않으려나? 어차피 국왕한테 중요한 것 보다는 무력보다 명성이잖아. 아무래도 헤르스가 길드마스터니까, 명성치는 이안보다 높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에이, 모르는 소리. 이안이 최초 발견한 컨텐츠만 몇 갠데. 아마 명성도 이안이 압도적일걸?”

광장의 유저들은, 마치 로터스 길드의 길드원이라도 되는 양 들떠서 시끌벅적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로터스 길드가 카일란의 모든 길드들 중, 최초로 왕국선포를 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모여든 것이다.

타이탄 길드의 왕국선포도 곧바로 이어졌지만, 로터스가 한 발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왕국을 선포하는 즉시 선행되어야 하는 이벤트인 ‘국왕 즉위식’.

로터스 영지에서 진행되는 이 이벤트는, 다름 아닌 이안의 국왕즉위식이었다.

둥- 둥- 둥-

“국왕 폐하께서 입장하십니다!”

영주성 앞 광장에 커다란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광장에 모여 있던 수 많은 이들이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 국왕 폐하 만세!”

“로터스 왕국 만세!”

대부분의 함성은 로터스 영지 소속인 NPC들의 목소리였지만, 간간히 유저들의 목소리도 섞여 나왔다.

“캬아! 로터스 짱이다!”

“이안 갓 만세!”

그리고 그 광경을 영주성의 성곽 위에서 지켜보던 로터스 길드의 길드원들은,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크으…! 즉위식이라고 해서 그냥 형식적인 건 줄 알았는데, 구경 오길 잘했네요.”

“진짜 그러네. 이거 과장 좀 보태면 진짜 감동적인데?”

“카윈이랑 클로반님은 잔다고 접속 못 한 거지?”

“아마 그런 것 같네요. 흐흐, 이거 나중에 영상으로 보면 백퍼 후회할 텐데 말이죠.”

영주성의 가장 높은 첨탑.

그 앞쪽에 돌출된 커다란 성곽 위로, 금빛 왕관을 쓴 한 남자가 나타났다.

고급스러운 백색의 예복에, 금빛 용이 수놓아져 있는 붉은 망토.

황금빛 창을 치켜 든 그는, 단상 위로 올라섰다.

“나 이안 로터스는, 오늘부로 우리 로터스 공국이 왕국이 되었음을 선포하노라!”

남자, 이안의 입에서 쩌렁쩌렁한 음성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파란 하늘에 가득하던 구름이 갈라졌다.

우우웅-!

갈라진 구름 사이로, 하얗고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내려온다.

그 화려한 빛 무리는, 단상 위에 올라선 이안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로터스 영지 안에 있던 모든 유저들의 시야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띠링-!

[유저 ‘이안’이 최초로 국왕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최초의 ‘국왕 즉위식’을 목격하였습니다.]

[명성이 1500만큼 상승합니다.]

[‘로터스 왕국’ NPC들과의 친밀도가 3만큼 상승합니다.]

:

:

시야를 한가득 채우는 수 많은 메시지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로터스 길드원들의 눈에는, 금빛을 띄고 있는 추가적인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특히 국왕으로 즉위한 이안은, 정신이 어질어질 할 정도였다.

[최초로 ‘국왕’의 지위에 오르셨습니다.]

[명성이 50만 만큼 증가합니다.]

[로터스 왕국의 국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국교를 선택할 시, 모든 도시에 신전을 건설할 수 있으며, 왕국의 문화, 종교점수가 10포인트만큼 증가합니다.]

[종교를 선택하시겠습니까?]

---------------------------------------

1. 마레스교 (전쟁의 신)

- 마레스교를 국교로 정할 시, 왕국 소속 모든 병사들과 기사들의 공격력이 3%만큼 상승합니다.

- 전쟁에 승리할 시, 전리품을 5%만큼 추가로 획득합니다.

- 국왕의 통솔력이 20%만큼 상승합니다.

* 전쟁의 신룡 카르세우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카르세우스를 로터스 왕국의 ‘수호룡’으로 등록할 시, 모든 효과가 50%만큼 추가로 적용됩니다.

2. 카데스교 (어둠의 신)

- 카데스 교를 국교로 정할 시, 로터스 왕국 소속인 모든 흑마법사들의 전투능력치가 5%만큼 상승합니다.

- 왕국의 주변에 ‘언데드’던전이 출몰할 확률이 30%만큼 상승합니다.

- 왕국 소속 모든 유저들의 어둠속성 저항력이 5%만큼 증가합니다.

3. 샌디애나교 (대지의 신)

- 샌디애나교를 국교로 정할 시, 로터스 왕국의 농업점수가 30만큼 증가합니다.

- 왕국의 주변에 모든 던전이 출몰할 확률이 10%만큼 상승합니다.

- 왕국 소속 모든 유저들의 대지속성 저항력이 5%만큼 증가합니다.

(중략)

* 국교의 레벨이 높아질 때 마다, 종교 효과가 추가됩니다.

* 국교의 레벨이 3레벨 이상이 되면, 왕국 소속 모든 사제 클래스 유저들의 회복계열 스킬이 강화됩니다.

---------------------------------------

이안은 당연히 마레스교를 택했다.

카르세우스를 보유한 덕분에 누릴 수 있는 특전이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마레스 교를 국교로 채택한다.”

그리고 곧바로, 카르세우스를 소환하였다.

크아아오오-!

자신이 소환된 이유를 알고 있는지, 카르세우스는 커다랗게 포효하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카르세우스를 잠시 응시한 뒤, 이안의 오더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카르세우스를 로터스 왕국의 수호룡으로 등록한다.”

그러자 허공에 떠오른 카르세우스가 커다란 날개를 양쪽으로 힘차게 펼친다.

그리고 그 실루엣의 생김새 그대로 만들어진 황금빛의 문양이 허공에 떠오르더니, 성곽 곳곳에 새겨졌다.

일 년이 넘게 카일란을 플레이하면서도 본 적이 없는 화려한 이펙트들!

유저들은 넋을 잃고 그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았다.

“와…. 간지 터진다….”

“지금 이안은 무슨 기분일까?”

“크흑, 진짜 겁나 부럽네.”

이안은 그 뒤에도, 왕국선포를 위한 내정을 열 가지도 넘게 진행했다.

개국공신 임명부터 시작해서 국가예산 책정까지.

복잡한 내용 투성이였지만 이안은 막힘이 없었다.

왕국 컨텐츠와 관련된 사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생각해 놓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일련의 모든 과정이 끝나자, 로터스의 영주성이 크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띠링-!

[‘로터스 영주성’의 등급이 상승하여, ‘로터스 왕성’으로 승격됩니다.]

[왕성 증축이 시작됩니다.]

쿠쿵- 쿠쿠쿵-!

이안을 비롯한 유저들은 잠시 당황하여 움찔 했지만, 곧 입을 쩍 벌린 채 그 광경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거대한 규모의 영주성을 이루던 구조물들이 스스로 움직여가며 증축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장관이었으니까.

그렇게 십여 분 정도가 흘렀을까?

유저들의 눈 앞에 또다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아예 모든 카일란 한국서버 유저들이 확인할 수 있는, 월드 메시지였다.

띠링-!

[‘로터스 왕성’이 완공되었습니다.]

[‘로터스 공국’의 거점등급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로터스 왕국’이 건국되었습니다.]

[‘로터스’길드가 최초로 ‘왕국’을 선포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신규 캐릭터 생성 시, 로터스 왕국을 국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됩니다.]

:

:

그렇게 카일란에, ‘로터스’라는 이름의 새로운 왕국이 탄생하였다.

*          *          *

< (7). 뉴 에피소드 -2 > 끝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