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8화 2. 굴욕의 균열 전투 >
카일란 미국 서버의 마족 랭커 레이콥스.
암살자 클래스로 초창기부터 활약하던 랭커인 그는, 사실 ‘톱클래스’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레벨과 스펙을 가진 랭커였다.
거신의 땅 엘라시움에서도 상위 맵인 ‘지저 세계’에 있다는 것만으로 그를 최상위 클래스로 평가해 주는 유저들도 있기는 하였지만, 어디까지나 그가 이곳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길드의 후광 덕분이었으니 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길드의 후광과 유명 BJ라는 게임 외적인 스펙.
그것이 다른 최상위 랭커들에 비해 비교적 부족한 스펙과 실력에도 불구하고, 레이콥스가 항상 신규 콘텐츠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미국 최고의 길드 중 한 곳인 크리처 길드와 레이콥스는, 서로에게 훌륭한 시너지를 주는 상생 관계라고 할 수 있었다.
‘후후, 역시 좋은 길드에 소속되어 있으니, 이런 진귀한 기회도 생기는군.’
그리고 바로 오늘.
레이콥스는 무척이나 들떠 있는 상태였다.
최근 방송 콘텐츠 고갈로 머리를 쥐어짜던 상황이었는데, 그와 친한 랭커인 아레미스로부터 엄청난 소스가 흘러 들어왔으니 말이다.
“오늘 크리처 길드 비롯해서 지저 콘텐츠 진행 중인 상위 랭커들 싹 다 모이기로 했어.”
“뭐, 정말? 카이나 류첸 같은 1티어 괴물들까지 전부 모이는 거야?”
“아후, 바보야, 내가 뭐랬냐? 지저 콘텐츠 진행 중인 랭커들만 모인댔잖아. 걔들은 지금 명계 뚫는다고 이쪽에 없다고.”
“아하.”
“어쨌든 오늘 한 서른 명 정도는 쟈크람 마을에 모일 거야. 거사를 치르기로 했거든.”
“오, 이거 뭔가 재밌는 냄새가 나는데? 거사라니……. 무슨 짓을 벌이려는 거야, 아레미스?”
“놀라지 마, 카이. 이거 아마 역대급 뉴스가 될 수도 있을 거야.”
“대체 뭔데 그렇게 뜸을 들이는 거야, 브로?”
“흐흐, 지금으로부터 딱 3시간 뒤…….”
“3시간 뒤……?”
“우린 사냥을 시작할 거거든.”
“뭐, 히든 보스라도 발견한 거야?”
“히든 보스라면 히든 보스일 수도 있겠지.”
“……?”
“사실상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카일란 랭커들 중 세계 랭킹 1위에 가장 가까운 인물 중 하나를 잡을 생각이니 말이야.”
“미친……!”
아레미스의 입에서 나온 사냥감의 정체는 바로 이안.
바로 몇 시간 전 아레미스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린 레이콥스는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정말 레이콥스의 말처럼 쟈크람 마을에 이안이 나타났고, 생각지 못했던 방법으로 도주하긴 하였으나, 결국 이렇게 균열에서 막다른 길에 몰려 버렸으니 말이다.
오전부터 역대급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열심히 떡밥을 깐 보람이 있었다.
‘으흐흐, 벌써 시청자 숫자가 백만을 돌파했잖아? 이안이라는 이름이 확실히 파급력이 크긴 하네.’
다른 마족 랭커들을 따라 균열의 입구에 들어간 레이콥스는, 재빨리 은신 계열 스킬을 발동시켜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다.
바로 앞에 이안과 아레미스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런 것은 레이콥스의 관심 밖이었다.
그가 이곳에 온 목적은 다른 랭커들과 달리 이안과 싸우기 위함이 아니었고, 이 흥미진진한 장면을 시청자들이 볼 수 있도록 화면에 담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이어서 전장의 구석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레이콥스는 들키지 않도록 속삭이듯 시청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 시청자 여러분. 저기 보이십니까? 저기 그 유명한 인간족 랭커 이안이 있습니다.
레이콥스는 능숙하게 카메라의 줌을 당겨 이안의 얼굴을 확대하였다.
그러자 레이콥스의 개인 방송 채팅 창은 난리가 나기 시작하였다.
-와, 미친, 진짜 이안이잖아? 대박이다. 대박 사건이야!
-오, 맙소사. 레이콥스의 방송에서 이안갓을 영접하게 될 줄이야. 이건 진짜 생각도 못 했네.
-그러게, 마족 랭커BJ 방송에서 이안이 등장하다니. 심지어 이거 뭔가 상황도 흥미진진한데?
-레이콥스 형, 이거 무슨 상황이야? 설마 이안이 마족 랭커들이랑 싸우기라도 하는 거야?
-에이, 설마. 아무리 이안이라 해도 그렇지, 지금 화면에 잡히는 마족들만 스무 명은 되어 보이는데, 설마 여기서 싸움을 벌이겠어?
시야 한쪽에 빠르게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코멘트들.
그것을 아래위로 스윽 훑으며 읽은 레이콥스는 씨익 웃으며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후후, 제가 아까 뭐랬습니까, 여러분? 오늘 방송은 정말 재밌을 거라고 했죠?
-어어……?
-설마. 진짜 싸우기라도 하는 거야?
-당연합니다. 오늘 방송의 주제는 바로, ‘이안 레이드’ 되시겠습니다!
레이콥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채팅 창은 다시 수많은 채팅들로 주르륵 밀려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와 씨 ㅋㅋㅋ 이안 레이드래 ㅋㅋㅋ 미친. 이안이 얼마나 대단하면 랭커들이 저렇게 몰려가서 저러는 걸까?
-ㅋㅋㅋㅋ대박. 꿀잼이겠다. 이거 이안이 함정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인데, 도망갈 수 없게 잘만 막으면 오늘이야말로 신이 사망하는 걸 볼 수 있겠어.
-와ㅋㅋㅋㅋㅋ 돌았다 진짜. 근데 이 와중에 이안이 이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약간 망상 비슷한 거겠지?
-위 님, 그건 망상이 아닙니다.
-음……?
-망상이라기 보단 신앙이라고 봐야죠.
-미친ㅋㅋ
-이안갓은 오늘도 우리 중생들에게 기적을 보여 주실 겁니다.
채팅 창의 코멘트들을 읽던 레이콥스는 저도 모르게 피식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시청자 숫자와 신이 나서 떠들어 대는 그들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안 덕에 오늘 구독자 제법 늘리겠는데?’
그리고 이쯤 되자, 레이콥스는 속으로 이안을 응원하기 시작하였다.
‘너무 일찍 죽어 버리면 안 돼, 이안. 내 방송 콘텐츠를 위해서 최대한 오래 버티면서 싸워 줘. 기왕이면 마족 랭커들 절반 정도는 때려잡고 사망했으면 좋겠네.’
레이콥스는 싱글싱글 웃으며, 이안과 아레미스가 있는 곳을 향해 완전히 카메라를 고정시켰다.
정확히 둘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위기로 봐서는 이제 곧 전투가 시작될 것 같았다.
‘자, 이제 슬슬 시작하자고, 이안. 뜸은 이제 충분히 들여놓은 것 같으니 말이야.’
대체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유가 철철 흘러넘치는 표정을 하고 있는 이안.
레이콥스는 그런 이안의 얼굴을 응시하며 속으로 중얼거렸고.
‘너무 허무하게 끝나지만 않았으면 좋겠네.’
그의 중얼거림을 듣기라도 했는지, 이안이 손을 번쩍 치켜들며 타고 있던 드래곤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을 거니까, 날 너무 원망하지 말라고.”
이어서 오만하기 그지없는 그의 말을 시작으로, 마족 랭커들 대 이안의 전투는 시작되었고…….
전장이 열릴 때부터, 레이콥스는 감탄사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크……!”
방송인인 그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훌륭하기 그지없는 연출이었으니 말이다.
“역시 이안갓……! 패기!”
하지만 그렇게 레이콥스의 표정에 흡족함이 넘치는 것도 잠시.
“어, 어어……?”
그의 표정은 점점 당혹스러움을 넘어 경악으로 바뀌어 갔다
‘미, 미친!’
아무래도 이안 ‘신’은 너무 허무하게 끝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신도(?)의 바람까지는 들어주지 않을 모양이었다.
* * *
이안은 이제 제법 유명하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안이 데리고 다니는 소환수들의 정보에 대해 알고 있었다.
물론 구체적인 그들의 스킬까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대략적으로 어떤 종류의 소환수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는지는 많이 알려진 것이다.
그리고 아레미스를 비롯한 마족 랭커들 또한, 당연히 이안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이안이 여러 마리의 드래곤들을 부린다는 것과 강력한 광역 고유 능력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 같은 것들 말이다.
특히 드래곤들이 뿜어 대는 브레스들은 탱킹 능력이 좋은 기사 클래스들의 입장에서도 적잖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아레미스는 여기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해 놓은 상황이었다.
“러셀 님, 준비됐죠?”
“넵! 대기 중입니다!”
“브레스 터지는 타이밍 놓치지 말고 확실하게 막아 줘야 해요!”
“당연하죠. 걱정 마세요!”
카일란에서 광역 스킬의 가장 강력한 카운터는 넓은 범위를 보호하는 광역 실드였다.
실드의 내구도 자체가 높기도 하였지만, 광역 공격의 카운터인 결정적인 이유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카일란에서 광역 실드는 하나의 개체로 인식이 되기 때문에, 범위 공격을 맞았을 때 아무리 넓은 범위를 커버한다 하여도 피해가 중첩되어 들어오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쉽게 말해 광역 실드로 마족 랭커들을 전부 보호하면, 서른 명이 브레스를 맞아야 할 것을 실드 하나가 대신 맞아 준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드래곤 브레스가 강력한들, 실드에 떨어지면 그것을 벗겨 내는 것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없다는 뜻.
‘후후, 이안, 네가 자랑하는 광역기를 오늘만큼은 싹 다 봉쇄해 주마. 광역 실드 스크롤만 열 장이 넘게 가져왔으니 네놈도 적잖이 당황할 거다.’
때문에 믿는 구석이 생긴 아레미스는 저돌적으로 이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오늘이야말로 이안의 제삿날이 될 것임을, 그는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자, 뒈져랏……!”
그리고 아레미스의 예상대로,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이안의 드래곤을은 허공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하였다.
-키아아오오-!
-크롸아아-!
무시무시한 위용을 자랑하는 두 마리의 시커먼 드래곤과 함께, 신비로운 아우라를 가진 푸른 드래곤 한 마리가 동시에 솟아올라 입을 쩍 하고 벌린 것이다.
‘역시……!’
이어서 가장 먼저 허공으로 떠오른 까만 드래곤이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하였고, 그것은 명백한 ‘드래곤 브레스’의 전조라고 할 수 있었다.
“러셀 님!”
“오케이!”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마족 진영의 랭커들은, 미리 이야기 된 대로 빠르게 광역 실드 스크롤을 찢어 발동시켰다.
부우욱-!
확실히 최상위 랭커다운 반응속도와, 적절한 타이밍의 스킬 발동이었다.
-프로텍팅 필드Protecting Field 마법이 발동됩니다.
이어서 그 위로, 이안의 소환수, 카르세우스의 브레스가 내리꽂혔다.
콰아아아-!
최상위 광역 실드 마법인 탓에, 카르세우스의 브레스를 맞고도 한 번에 소멸되지 않은 프로텍팅 필드.
그것을 발견한 이안은 두 눈에 이채를 띄었다.
‘오호라,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 이거지?’
프로텍팅 필드 마법은 고위 마법이다.
그리고 고위 마법인 만큼, 스크롤의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때문에 이안은, 마족 유저들이 이 스크롤을 무한정 준비해 오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혹시나 해서 카르세우스 브레스만 먼저 써 봤는데, 한 번에 다 쏟아붓지 않기를 잘했군.’
이안이 생각하기에도 프로텍팅 필드는, 마족 랭커들의 입장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뚫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광역 공격 스킬들은 그저, 이안이 가진 수많은 무기들 중에 하나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뭔가를 떠올린 이안이 뿍뿍이를 향해 또다시 브레스를 주문했다.
“뿍뿍아, 브레스……!”
-캬아아오-!
테이밍 마스터 클래스가 4티어가 되면서 얻은 능력 덕에, 금세 다시 소환될 수 있었던 뿍뿍이.
오랜만에 어비스 드래곤으로 현신한 뿍뿍이가 마족 랭커들을 향해 쩍 하고 벌린 입을 들이밀었다.
크오오-!
그리고 이안의 오더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엘, 홀리 워Holy War!”
“알겠어요, 아빠!”
처음에는 조금 아껴 둘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이야말로 이번에 새로 얻은 9서클의 언령 마법을 시험해 볼 타이밍이었으니 말이다.
-소환수 ‘엘카릭스’의 고유 능력 ‘홀리 워’가 발동됩니다.
-빛의 드래곤의 권능으로 ‘성전聖戰’을 선언합니다.
-전장에 여신의 축복이 내립니다.
엘카릭스의 고유 능력인 홀리 워의 가장 기본 스펙은, 다름 아닌 광역 회복 능력이다.
게다가 엘카릭스의 최대 생명력과 방어력에 비례하는 회복량을 가지는 만큼, 어마어마한 회복량을 자랑하는 광역 회복이었다.
때문에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절대로 이 타이밍에 이 스킬을 발동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이안을 비롯한 모든 소환수의 생명력은 최대치였고, 회복할 이유가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안은 초보 유저가 아니었고, 이 홀리 워를 발동시킨 이유 또한 회복을 위함이 아니었다.
이안이 이 스킬을 발동시킨 이유는 바로, 이안 자신의 공격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여신의 축복으로 인해, 매 초당 생명력이 3퍼센트만큼씩 회복됩니다.
-여신의 축복으로 인해, 모든 저항력 수치가 30퍼센트만큼 증가합니다.
이 균열이라는 맵 안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차원 마력 저항력’이라는 특수한 스텟이다.
그리고 이 스텟을 한계 이상으로 뻥튀기 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고유 능력인 엘카릭스의 ‘홀리 워’ 마법은, 이안의 전투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주는 최강의 버프 마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적어도 균열 안에서 만큼은 말이다.
-현재 차원 마력 저항력 : 195
-마력 충전
-모든 움직임 가속 : +47.5퍼센트 (+10퍼센트)
-모든 종류의 마력 회복 속도 + 95퍼센트 (+20퍼센트)
-일반 공격 시 47.5퍼센트(+25퍼센트)의 확률로 공격력의 190퍼센트만큼의 차원 마력 피해를 추가로 입힙니다.
-차원 마력 공격은 대상의 방어력을 무시합니다.
30퍼센트만큼 증가한 이안의 차원 마력 저항력은 150에서 195가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마력 충전 효과가 단순히 30퍼센트 증가한 수준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마력 충전으로 인한 버프 계수는 차원 마력 저항력이 100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스텟으로 결정되는 것이었고, 그 초과 스텟은 50에서 95가 된 것이었으니 마력 충전 버프의 모든 계수가 1.9배만큼 뻥튀기되어 버린 것이다.
쉽게 말해 지금 이안이 휘두르는 창의 위력은, 과거 죽창(?)을 휘두를 때보다도 강력할 정도로 미친 무기가 되어 버린 것.
자신의 무기를 핵무기(?)로 만들어 버린 이안은, 아이언의 고삐를 잡아당겨 마족 유저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쏘아져 내려갔다.
그리고 이안이 쇄도한 이유는, 마족 유저들이 생성시킬 프로텍팅 필드를 창질로 찢어 버리기 위해서였다.
뿍뿍이의 브레스가 장전되는 것을 봤으니, 또다시 광역 실드를 소환할 게 분명했으니 말이다.
위이잉-!
역시나 이안의 예상대로 마족 유저들은 또 한 번 프로텍팅 필드를 발동시켰고…….
쐐애애액-!
공간을 가르고 쏘아진 이안의 신형은 순식간에 그 보호막을 향해 날아들었다.
“뭐, 뭐 하는 거지?”
그리고 생각지 못한 이안의 움직임에 당황한 마족 유저들.
하지만 뒤늦게 당황했다고 하여, 마족 유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콰콰쾅-!
브레스로도 한 번에 뚫지 못한 프로텍팅 실드를, 그것도 남아 있던 것까지 두 겹으로 겹쳐 있던 강력한 광역 실드를 브레스보다 먼저 도착한 이안이 순식간에 지워 버렸으니 말이었다.
촤촥- 촤악-!
마치 고기 국물에 떠오른 기름을 걷어 내기라도 하듯, 창질 두 번으로 손쉽게 실드를 걷어 내는 이안.
“마, 말도 안 돼……!”
그리고 깔끔하게 사라진 실드를 지나, 푸른 기운이 일렁이는 뿍뿍이의 브레스가 마족 유저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