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화 일어서게 만드는 존재 (3)
선덜랜드가 있는 노스이스트 잉글랜드는, 원래부터 맨체스터보다는 좀 더 추운 곳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 폭설은 예측하지 못했기에, 맨시티 선수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 축구 역사상 가장 황당하고 참신하게 탈락할 뻔했어. 폭설로 원정 버스가 고립되었다고?”
“다행히 선덜랜드에서 꺼내줘서 망정이지.”
헛웃음을 짓는 선수단 사이에 진지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감독의 목소리였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 화산 때문에 스페인에서 이탈리아까지 버스로 이동한 팀도 있거든.”
웃음소리가 뚝, 멈췄다··· 웃을 일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의 맨시티 감독, 펩 본인이 바르샤 시절에 경험했던 일이었다. 그 경기의 바르샤는 결국 1차전에서 패배했고, 2차전에서도 결과를 뒤집지 못한 채 떨어졌다.
“그런 거 보면, 선덜랜드는 꽤 신사적이네요. 우리를 눈길에 가둬 뒀으면 훨씬 편할 텐데요.”
“그럴지도. 아니면 우리의 변명거리를 없애려는 걸지도 모르지. 지고 나서 폭설 핑계 대지 말라고.”
그러자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말도 안 되는 농담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물론 감독은 무척 진지했고, 애초에 대전 상대를 얕보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는 선수들 또한 하나둘씩 웃음을 그치기 시작했다.
“잔디는 어떨지 모르겠군.”
“괜찮다던데요? SNS 보니까 그래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의 잔디는 언제나처럼 푸릅니다. @선덜랜드_시설관리팀]
지금도 눈이 그치지 않았는데도 잔디는 매끈했고, 온통 푸른 빛으로만 가득했다. 적어도 사진으로는 조금도 흠잡을 데가 없어 보였다.
“시트를 덮었었군요. 구석에 보이네요.”
“온수도 뿌리는 것 같은데··· 잘못하면 오히려 얼지 않나?”
“물 빠지는 속도를 계산해서 딱 눈이 녹을 만큼만 뿌리는 거겠지.”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은 펩은 무심코 속내를 내비치고 말았다.
“좋은 관리인이 있는 거겠지. 이건 부럽군.”
실제로 그는, 맨시티의 홈 에티하드의 잔디에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었다. 맨시티를 맡은 이래 구단의 지원에는 대체로 만족하는 중이었지만, 그래도 잔디만은 항상 아쉬웠던 것이다.
펩은 잠깐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했다.
선덜랜드 제설차는, 맨시티 선수 누군가가 도로에 갇혔다는 트윗을 올린 지 두 시간 좀 넘은 후 현장에 도착했다.
이동거리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기막힐 정도의 빠른 대응인데, 심지어 그 와중엔 제설차에 팀 엠블럼 깃발까지 꽂아 나타났다.
게다가, 일부러 과시하듯 공개하는 잔디의 생생함까지··· 적어도 선덜랜드의 스태프는 일류임이 분명했다. 이런 스태프를 구축한 보드진 또한 일류일 것이다.
“그래 봤자 결국 돈밖에 없는 팀인 거잖아요. 실력도 실적도 없는 팀이요.”
누군가 불쑥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펩은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빙긋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혹시 그거 아나?”
스페인 출신 감독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이윽고, 그의 입에서 한 마디 한 마디가 무겁게 쏟아졌다.
“10여 년 전에는 사람들이 맨시티를 그렇게 불렀어. 돈밖에 없는 팀이라고.”
선수들이 조용해졌다.
현대 축구는 이제 철저하게 상업화되었고,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장이 되었다. 가끔 스몰 클럽의 반란이 일어나긴 하지만,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한두 경기에는 몰라도, 시즌 전체로 보면 결국 돈이 많은 팀이 이기게 된다. 현대 축구의 숙명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선덜랜드는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었고, 성공은 이미 필연적인 일이었다. 그저, 기존의 빅클럽을 따라잡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가 관건일 뿐임을··· 펩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아직은 아니겠지. 아무리 그래도 올라오는 데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그리고, 아직은 아니게 만드는 일이 자신의 임무라는 것도 펩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시면 내일은 살살 좀···. @선덜랜드_구단주실]
선덜랜드에서 올린 유머러스한 반응을 응시하던 펩은, 주머니에 자신의 폰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자신의 선수단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응시했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축구는 별개 문제다. 혹시라도 내일 진짜로 살살 뛴다거나 하는 생각하는 놈은, 지금 그냥 맨체스터로 돌아가라.”
참고로 제설차는 따로 구해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냥 걸어가라고.
* * *
다음 날, 경기 직전까지도 눈은 그치지 않았고, 시티 오브 선덜랜드는 온통 새하얗게 물든 채였다. 하지만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의 잔디만은 하얀 점 하나 없이 푸르렀다.
경기 시작 전, 대형 스크린이, 스태프 구역에서 의기양양한 얼굴로 잔디를 응시하는 리지의 옆모습을 비췄다.
이미 피규어로도 발매된 미녀 잔디 관리인의 얼굴을 모르는 홈 팬들은 없었다. 다른 설명은 없었지만, 푸른 그라운드와 리지의 얼굴을 번갈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잠시 후 짧은 기립박수가 쏟아졌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리지는 주근깨가 박힌 뺨에 홍조를 띄우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은···.
폭설의 흔적은 조금도 찾아보기 어려운 완벽한 잔디 위에서, 우리는 원정팀 맨시티 상대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싸웠다.
맨시티의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다. 100% 완벽한 컨디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오늘의 그들은 EFL컵의 왕을 자처할 만한 수준이었다.
희주의 엄살은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이곳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는 원정팀의 지옥이고, 우리 또한 EFL컵의 디펜딩 챔피언이다.
Sunderland FC, we're by far the greatest team
the World has ever seen
폭설도 녹여버릴 만큼 뜨거운 함성 속에서, 특히 리델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절대로 골은 내주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플레이에, 팀 전체에 안정감이 퍼졌다.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골키퍼가 등 뒤에 있다는 조건이 팀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수비 조직력은 탄탄해지고, 공격진에도 힘이 실리는 법이다.
“올라가!”
경기장 밖에서는 조용한 편이지만, 골마우스에 선 리델은 거침이 없었다. 선수들을 독려하는 리델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나는 무심코 미소 짓고 말았다.
“하퍼도 긴장해야겠는걸.”
맨시티는 리델이 지키는 골문을 끝까지 열지 못했다. 그리고 종료 직전, 마침내 팀의 주장이 결승골을 뽑아냈다.
[선덜랜드 1 - 0 맨시티]
* * *
애니는 신이 나서 사진을 찍어댔는데, 그 사진 중에는 희주와 열렬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내 모습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어째 버저비터 넣은 농구만화 주인공과 그 라이벌 같은 구도로 찍혔다··· 가서 손 씻어야겠네.
씻고 나서 사진을 폐기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진을 폐기할 필요는 없었다. 외부에 흘러나갈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1차전에 모든 힘을 쏟아낸 우리는, 2차전 맨시티 원정에서 거짓말처럼 패배했다.
[ (2) 선덜랜드 1 - 3 맨시티 (3) ]
* * *
블랙캣츠에 도착했을 때, 톰슨은 이미 먼저 자리에 앉아 주문까지 끝낸 상태였다.
톰슨의 뒷모습은 평소보다 초라해 보였다. 패배 직후라 그런지, 천하의 톰슨조차 어깨가 움츠러든 것 모양이다.
나를 돌아보지 않는 톰슨의 곁에 앉으며 슬쩍 주문했다.
“같은 걸로.”
“···무알콜인데.”
“취하고 싶은 기분이지만, 그럴 상황은 아니니까.”
이겼다면 기분 좋게 축배를 들었겠지만, 홧술은 좋지 않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일명 ‘톰슨 스페셜’ 로 통하는 무알콜 본드 마티니가 내 앞에 놓였다. 잠시 내가 입을 축이길 기다린 톰슨이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리델이 아주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야. 달래느라 혼났어.”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실점이 분하지 않은 골키퍼에게 미래는 없다고. 역사상 가장 전설적인 골키퍼, 야신의 이야기다.
그렇기에 노이어는 일곱 골 차이로 대승한 경기 막바지에 허용한 실점 한 번에 공을 깔고 앉았고, 칸은 은퇴 이후 열린 자선 행사에서조차 소년들의 PK를 전력으로 막아 버린 것이다··· 그러고 보니 둘 다 독일 골키퍼네.
리델도 아마 마찬가지겠지.
객관적으로, 마지막 실점은 리델의 잘못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1차전에서 우리의 득점이 맨시티 골키퍼의 잘못이 아닌 것처럼.
“그래서 지금은? 좀 진정했어?”
“요니가 붙어 있어. 아무래도 리델과 같은 독일인이니까, 이야기하기 더 편하겠지.”
리델은 영어가 능숙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모국어만큼 편하진 않을 것이다. 요니를 붙인 건··· 음, 좋은 판단이네.
“리델은 선수들끼리 알아서 챙길 거야. 걱정 안 해도 돼. 그보다, 네가 신경 쓸 문제는 따로 있지 않나?”
톰슨이 말한 의미를 곧바로 알아들은 나는, 차분한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 이미 불렀으니까. 올 때가 됐는데···.”
순간 블랙캣츠의 문이 벌컥 열렸고, 잠시 후 눈이 시뻘겋게 변한 브라이언이 비척비척 걸어 들어왔다.
“나는 얼간이야. 나 때문에 진 거야.”
한탄하는 브라이언을 흘끗 바라본 톰슨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런 톰슨을 올려다보았다.
“왜, 먼저 가려고?”
“아무리 친분이 있다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니까. 이런 이야기에는 내가 자리 피해야지.”
“그래.”
무너진 선수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존재는 같은 선수밖에 없는 것처럼, 무너진 스태프는 결국 구단에서 개입해야 한다. 팀의 수석 코치이자, 성골 유스 출신인 브라이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친구이자 구단주인 나밖에 없다.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브라이언이 바 테이블 위에 상체를 반쯤 묻었다. 주문도 신경 안 쓸 기세였기에, 내가 대신 주문했다. 세계에서 완벽한 음료, ‘같은 것.’ 을 주문했지.
무알콜 마티니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브라이언이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완패했어. 나 때문에 진 거야. 내가 오늘 펩한테 완전 처발린 거라고.”
“내가 보기엔, 그렇지는 않았어.”
승패의 책임이 지휘관의 것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제외하면, 굳이 브라이언의 잘못이라 할 만한 부분은 없었다. 그가 이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알고 있는 나로서는, 더욱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다.
물론 전술적으로는 펩이 좀 더 나았지만, 그렇다고 브라이언이 압도당했다고 말할 경기도 아니었고.
팀을 이끄는 지휘관으로서의 역량을 따지면, 브라이언이 아직 펩에 미치지는 못함을 입증한 경기이긴 했지만, 바꿔 말하면 가능성을 보인 경기이기도 했다.
패배가 분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승부가 아슬아슬했다는 뜻이니까.
“젊은 천재라는 나겔스만이나 투헬조차 2년 만에 세계 일류 감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건 아니잖아? 너는 오늘 충분히 잘했어.”
“···뮌헨 감독 맡은 첫 시즌에 6관왕 찍은 플릭은?”
“···그 사람은 스태프 경력이 20년이고.”
양심이 있어야지. 양심이.
감독으로서는 신데렐라에 가깝지만, 축구인으로서 플릭의 경력 자체는 브라이언은 물론, 심지어 로저스 감독보다도 길다. 우리 감독님은 중간에 공백기가 있으니까.
아주 살짝 펴지기 시작한 브라이언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는 차분하게 덧붙였다.
“괜찮아. 오늘 경기로 확인할 수 있었거든. 우리의 위치와 가능성을.”
우리와 맨시티 사이에는 아직 분명한 격차가 존재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절대적인 차이는 아니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만수르가 구단을 인수한 이후, 맨시티가 첫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에는 3시즌이 걸렸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리기까지는 4시즌이 필요했다.
그리고 맨시티가 EFL컵의 왕으로 군림하는 데에는, 무려 6시즌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우리는, 훨씬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심지어 처음 두 시즌을 하부리그에서 보냈는데도.”
“······.”
“그래도 분하다면, 나를 만수르보다 빨리 성공한 구단주로 만들어 줘.”
마침내 브라이언의 입에서 피식거리는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내년에 리그 우승하란 소리지? 브로야말로 양심 좀.”
“올해 유로파 컨퍼런스 우승하라는 소리였는데.”
만수르 맨시티가 두 번째 컵 대회를 차지하기까지 6년 걸렸거든. 유럽대회 우승까지는 훨씬 더 오래 걸렸고.
* * *
브라이언을 진정시키고 돌려보낸 다음, 나는 조용히 전화를 꺼내 들었다.
화면에는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
공식적으로 내 연락처는 희주가 관리하게 되어 있다. 내게 직통으로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 다섯 명을 넘지 않는다.
구단주실로 돌아와, 부재중 전화에 영상 통화로 응답했다. 그러자 잠시 후, 다미의 얼굴이 스마트폰 화면을 가득 메웠다.
“보이스피싱을 방지하자고 할 게 뻔해서, 그냥 영통 걸었어.”
“잘하셨어요. 생각보다 표정이 밝으시네요.”
사실은 우울하고, 화가 나고, 가슴속이 답답해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구단주니까. 내 팀이 진 거니까.
그래도 웃었다. 나는 구단주니까.
선수는 같은 선수가, 코칭스태프는 스태프가 일으킬 수 있지만, 선덜랜드에 구단주는 나 혼자니까.
날 일으킬 사람이 없는데, 내가 무너지면 안 되니까.
그렇게 말하는 대신, 나는 조금 다른 대답을 했다.
“왜 전화했어?”
“그냥, 울적해하고 계실 것 같아서요. 사장님 스타일이잖아요? 직원들 앞에서 절대로 기분 나쁜 티 안 내는 거요.”
“그 논리대로면 다미 네 앞에서도 티 내면 안 되는데.”
“저는 선덜랜드 직원은 아닌데요.”
“하긴, 그렇네.”
쓴웃음을 짓는 사이, 화면 너머의 다미가 콜라 캔을 땄다. 그리고 마치 건배라도 하듯 들어 올렸다.
“요즘 리미트리스 부사장 비서는 차도 안 타주나?”
“선덜랜드 구단주 비서도 비슷하다던데요.”
“걔는 여동생이고.”
툴툴거리는 나를 향해, 다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업무만 아니면 술이라도 한잔하고 싶지만, 지금은 콜라로 참아 주세요.”
구단주실 구석의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제로 콜라 한 캔을 꺼내며 응수했다.
“영통하면서 한잔하자는 사람은 내 평생 다미 네가 처음이다.”
“뭐, 원격회식도 나쁘지 않잖아요. 투자 시나리오에도 있던 거고요.”
그러고보니, 시나리오를 만든 적이 있었다. 만일 세계에 고감염성 질병이 왔을 경우 불황과 경제위기, 이어질 유동성 시장에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계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분석에 따르면, 감염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와 원격회의가 유행할 거라고 예측했었다. 그때 다미는, 그런 날이 오면 회식도 웹캠 놓고 하자며 농담을 던졌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었으면 좋겠네.”
축구는, 팬들의 함성 없이는 그냥 흔해빠진 공놀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화상통화보다는 역시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게 훨씬 좋다.
그래도···.
“고맙다.”
여전히 가슴속 한구석이 쓰리지만, 그래도 털고 일어날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고, 우리에게는 아직 두 개의 대회가 더 남아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