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투자의 신이 키우는 축구단-202화 (202/422)

202화 기대보다 더 (4)

축구팀을 운영하는 데에는 돈이 든다.

설령 8부 리그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8부 리그라 더 돈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를 받는 프리미어리그 팀과는 달리, 8부 리그에는 딱히 돈 들어올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더스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의 주 수입원이라고는 기껏해야 메인 스폰서로 게이츠헤드의 지역 식료품점 ‘찰리스’의 로고가 붙은 정도였다.

덕분에 운영비는 늘 빡빡했고, 선수들은 투잡을 뛰어야 했으며, 단장이자 헤드 코치, 메인 스폰서 업체 사장이기도 한 찰리는 늘 재정난에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러던 더스턴에게, FA컵 본선 3라운드 진출은 그야말로 기회의 장이었다.

“중계권료 배분만 얼마냐! 흐흐. 이제 숨이 좀 트이겠는데?”

더스턴의 헤드코치이자 단장 찰리는, 비록 축구 전술에는 어둡지만 돈 계산에는 밝았다. 명색이 지역 유수의 식료품점 사장답게 셈이 빠른 그의 눈이 곧바로 파운드 표시로 변했다.

유일한 불만은 경기가 더스턴 홈, 웰링턴 로드에서 열린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팀은 원정보다 홈을 선호하지만, 더스턴은 원정 경기를 훨씬 선호했다.

“티켓 천오백 장 가지고는 턱도 없는데 말이지.”

컵 대회는 입장료를 홈팀과 원정팀이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다. 그러니 천오백 석 웰링턴 로드보다는 오만 석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경기를 해야 수익이 훨씬 크다.

그의 옆에서 청년, 필립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뭐, 웰링턴 로드도 나쁜 경기장은 아니잖아요? 사진 찍어 왔어요.”

필립은 더스턴의 주전 센터백이었고, 식료품점 찰리스의 캐셔였다. 프로필만 봐선 아무리 봐도 사진과 거리가 먼 인생이지만, 의외로 그는 사진 찍는 솜씨가 훌륭한 편이었다.

일손이 부족해 이런저런 잡무를 나눠 맡아야 하는 세미프로 팀의 숙명인 셈이었다.

찰리가 턱을 쓸었다.

“사진? 그럴 틈에 훈련이나 하지.”

“사장님은 돈 계산하실 틈에 전술이나 짜셔야죠.”

약간의 침묵이 흐른 후, 찰리가 표정을 고쳤다.

“어디 보자··· 잘 찍었네!”

필립의 사진은, 웰링턴 로드의 매력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비록 프리미어리그 팀 홈처럼 근사하진 않더라도, 웰링턴 로드는 나름 정성껏 가꾼 경기장이었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지역 주민들 보기에도, 외부 팬들에게도 부끄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필립이 SNS에 사진을 올렸고···.

- 솔직히 이 정도면 그냥 동네 축구연습장 수준 아님?

- 이런 데서 FA컵 3라운드··· 심하다. 지금이라도 중립구장으로 옮기면 안 되나?

- 그냥 경기장 못 쓴다고 우기고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하지. 그게 지들한테도 훨씬 나을 텐데.

ㄴ 심지어 잔디도 인조잔디네요. 세미프로들은 상관없겠지만, 프로 선수들이 저딴 데서 뛰다가 다치면 큰일인데요.

···곧바로 수많은 악플이 달리고 말았고, 견디다 못한 찰리가 ‘축구는 돈이 아니라 공으로 하는 겁니다.’라고 메시지를 올리자, 무수한 융단 폭격이 이어졌다.

보다 못한 필립이 이를 갈았다.

“뉴캐슬 놈들··· 진짜 확 담가버릴까.”

“그냥 어그로 분탕질이겠지. 정작 뉴캐슬 팬은 얼마 안 될걸. 뉴캐슬은 우리 이웃 지역이잖아.”

“어, 사장님. 축구에서 이웃 지역은 철천지원수라는 단어의 다른 표현 아니었습니까? 더비전이 왜 뜨거운데요.”

“우리를 더비 라이벌 취급이나 해주면 고맙게?”

“그건 그러네요.”

어그로라는 건 진작에 눈치챘지만, 그렇다고 침울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만두라는 이야기부터, 지금이라도 경기장을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옮기라는 식의 개드립이 난무했고, 심지어 가게에도 장난 전화가 쏟아졌다.

가장 악질이었던 건, 자기가 맨시티 구단주인데 이번 경기에서 더스턴을 돕겠다는 전화였다. 찰리는 순간적으로 혹할 뻔했지만, 옆에서 필립이 끼어드는 덕분에 정신을 차렸다.

“사장님, 정신 차리세요! 사업도 하시는 분이 왜 그런 것도 구분 못 해요. 진짜 맨시티 구단주면 왜 가게로 전화하겠어요?”

“··· 어, 그건 우리 구단 사무실에 상주하는 직원이 따로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협회에도 가게 번호 등록해놨는데.”

“··· 사장님이 잘못했네. 아무튼, 진짜 맨시티 구단주면 직접 전화 안 하죠. 비서 시키지.”

“그, 그렇지?”

필립의 도움 덕분에, 찰리는 이후의 전화에는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네, 찰리스입니다··· 됐어요.”

전화를 곧바로 끊어버린 찰리가 필립을 향해 웃었다.

“아니 별, 이번엔 선덜랜드 구단주실이랜다. 젊은 여자 목소리던데··· 누굴 바보로 아나. 선덜랜드 구단주는 남자라고.”

의기양양하게 웃는 찰리와 달리, 필립의 표정은 조금 진지해졌다.

“비서 아니에요? 거기는 구단주 여동생이 비서라던데요··· 사장님, 잠깐 찾아보니까 장난 아닌 것 같아요.”

필립이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 SNS 메시지가 가득 띄워진 화면을 본 찰리가 반사적으로 눈을 찌푸렸지만, 오래 걸리지는

[옛말에도 나오죠. 더비 라이벌의 적은 나의 친구, 또한 가까운 이웃의 어려움을 돕는 것은 나의 기쁨이라고. 무슨 이야기냐면··· 이번 FA컵 3라운드, 우리는 전력으로 더스턴을 지원하겠다는 뜻입니다. @선덜랜드_오피셜]

[전화 끊지 마세요 #보이스피싱아님 #스팸아님 #순도100%구단주비서 #정품인증가능 @선덜랜드_구단주실]

두 번째에는 영상까지 첨부했다. ‘제 목소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잠시 후 식료품점 찰리스의 전화가 다시 울렸고, 영상과 똑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으며, 찰리와 필립은 서로의 볼을 꼬집으며 꿈이 아님을 확인했다.

그사이, 찰리가 올렸던 SNS 메시지에 댓글이 하나 붙었다.

[완전 동감이에요. 축구는 역시 공으로 하는 거죠! 혹시 돈으로 해보는 게 더 좋으신 조르디 분들 계시면, 댓글 남겨 주세요. @선덜랜드_구단주실]

* * *

그날부터, 더스턴 선수들의 상황은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더스턴의 홈 경기장이자 훈련장인 웰링턴 로드에, 선덜랜드 시설관리팀 직원들이 척척 밀고 들어온 것이다.

리지라고 자신을 소개한 선덜랜드의 잔디관리인이 눈을 빛냈다.

“인조잔디라서··· 여기서 경기하면 선수들이 다칠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그런 이야기도 있지만, 편견입니다. 저도 여기서 벌써 몇 년을 뛰었지만 잔디 때문에 다친 적은 없거든요.”

필립이 대표로 대답하자, 리지가 배시시 웃었다.

“알아요. 인조잔디지만 좋은 걸 쓰셨네요. 관리도 잘되어 있고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소와 미녀는 사람의 호의를 부르는 단어였고, 미녀의 미소라는 조합품이 되면 파괴력이 더욱 상당하다. 더스턴 선수들의 시선이 리지에게 온통 쏠렸다.

그리고 리지는 상냥한 미소와 친절한 목소리로, 무시무시한 통보를 실시했다. 그러니까, 이곳 인조잔디를 밀어버리고 천연 잔디를 깔겠다는 이야기를.

“어,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저희는 그럴 비용도, 천연 잔디를 관리할 능력도 없습니다.”

“염려 마세요. 비용은 전부 선덜랜드가 댈 거니까요. 그리고, 경기가 끝나면 잔디는 완벽하게 원상복구해 드릴 거고요.”

“그게··· 일정은···.”

“저희가 준비한 잔디를 그대로 옮겨 싣고 와서 심을 거고, 경기가 끝나면 도로 가져갈 테니까요. 일정 문제는 없어요. 잔디를 죽이지도 않을 거고요.”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잔디 공사하는 동안 우리는 어디서 연습을 합니까?”

“어머, 못 들으셨어요? 그야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죠.”

더스턴 선수들의 불안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리지는 착착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어, 그런데 거길 빌려주시면 선덜랜드 선수들은 연습을 언제 합니까? 선덜랜드도 FA컵 3라운드에 출전하지 않습니까? 경기 일정은 하루 차이지만요.”

“멍청아! 그쪽 선수들 쓰고 난 다음에 남는 시간대에 들어가면 되지. 기껏 선덜랜드에서 우리 도와주신다는데, 너는 왜 이렇게 눈치가 없냐?”

잠시 옥신각신하는 더스턴 선수들을 바라보던 리지가 친절하게 안내했다.

“그라운드는 따로 쓰니까 안심하셔도 좋아요. 혹시라도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서로의 연습을 볼 수 없도록 조치했어요.”

“어···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를 빌려주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더스턴 선수들을 향해, 리지의 안내가 계속 이어졌다.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에는 현재 마흔 개의 연습용 그라운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더스턴 여러분께는 이 중 세 개를 빌려 드릴 예정인데요.”

“세 개요!?”

“네, 혹시 모자란가요?”

“아뇨. 남을 것 같은데···.”

리지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모르는 일이죠.”

* * *

웰링턴 로드에 모인 더스턴 선수들이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공교롭게도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를 먼저 방문한 찰리 역시 마찬가지 처지가 되었다.

그래서 샐리는 약간의 기다림 이후 다시 차분히 설명을 이어 나갔다.

“이곳, 제2 미팅룸을 여러분의 브리핑 룸으로 빌려 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제2 미팅룸에는 뉴캐슬의 지난 17경기 영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하이라이트니까요. 아무리 저라도 17경기 영상을 풀타임으로 다 보라고 말씀드리진 않아요··· 제 부하도 아니잖아요?”

그녀의 부하였다면 풀타임으로 다 봤어야 했다는 의미에, 찰리는 살짝 긴장하고 말았다. 그런 찰리를 바라보던 샐리가 키득거렸다.

“농담이에요.”

찰리도 미소를 지었다.

“경기를 앞두고, 분석용 영상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에 무척 감사드립니다.”

프리미어리그 팀들끼리는 당연히 서로의 영상을 분석하지만, 8부 리그 더스턴으로서는 기껏해야 뉴캐슬의 TV 중계를 돌려 보는 게 고작이었다.

지금처럼 본격적인 분석 영상은, 더스턴에게는 천금 같은 자료였다.

다만, 찰리로서는 한 가지가 아쉬웠다.

“고맙긴 한데··· 경기를 봐도 저는 잘 모릅니다. 사실 저는 단장 업무가 메인이라서요.”

샐리가 싱긋 웃었다.

“그래도 보셔야겠죠?”

“네, 안 보겠다는 건 아닙니다. 밤을 새서라도 봐야죠.”

사회생활을 해 본 찰리는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분석 영상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아무튼 영상 하이라이트라는 게 저절로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영상 ‘하이라이트’를 위해서, 선덜랜드의 누군가가 따로 작업했을 것이다. 물론 선덜랜드는 평소에도 뉴캐슬을 분석하고 있겠지만··· 이 정도면 거의 떠먹여 주는 거나 마찬가지다.

밤을 새서라서도 봐야 한다. 다만···.

“제 이야기는 선수들과 같이 봐도 되느냐는 거였습니다. 제가 전술을 잘 몰라서 대신 저희 선수들이 전술을 짜거든요.”

“물론 선수분들과 함께 보셔도 됩니다. 그래서 브리핑 룸을 마련해 드리는 거니까요. 다만 외부 유출은 안 됩니다. 녹화가 가능한 스마트폰 등은 반입을 자제해 주실 것을 부탁드려요.”

샐리의 안내에, 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 먼저 봐도 되겠습니까?”

“네.”

찰리는 서툰 손길로 영상을 틀었다. 잠시 후, 생각보다 훨씬 친절한 하이라이트 영상이 흘러나왔다.

[셸비는 런던 출신이고, 오른발을 쓰는 선수입니다. 전방으로 찔러 주는 장거리 키 패스가 일품이죠. 자, 그러면 키 패스 하이라이트를 먼저 살펴볼까요?]

화면 속에서 울리는 내레이션은 샐리의 목소리였다. 사실상 조언해주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정작 선덜랜드의 전력분석팀장은 새침한 미소만 짓고 있지만.

잠시 후, 영상은 쉘비의 키 패스를 다각도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패스하는 순간 화면을 멈춘 다음 상하좌우로 돌리며 뉴캐슬 선수들의 배치를 확인시켰고, 밀착해서 보여주면서 자세나 버릇 같은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끄러미 영상을 바라보던 찰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왜 이렇게까지 해 주시는 겁니까?”

“적의 적은 친구니까요.”

망설임 없이 대답한 샐리가, 조용히 덧붙였다.

“아, 그리고 저희 구단주님이 잠깐 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 * *

구단주실을 찾아온 찰리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고,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안절부절못했다.

K-청심환이라도 하나 내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라,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가상 티켓을 팔면 어떻겠습니까? 혹시 원하신다면 티켓 판매는 저희 쪽에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찰리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하얗게 질렸지만, 다행히 그가 심장마비에 걸리지는 않았다.

“무척 고마우신 말씀입니다만··· 그런데 가상 티켓은 팀을 후원한다는 의미 말고는 혜택이 없잖습니까? 그런 게 잘 팔릴까요?”

“홍보하기 나름이겠죠. 그리고 단순히 후원의 의미를 넘어, 최대한 경기를 볼 수 있게 배려할 생각입니다.”

“네? 경기를 본다고요?”

어리둥절한 찰리를 향해, 나는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티켓 소지자에게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의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볼 수 있게 해 드릴 겁니다.”

처음 가상 티켓을 떠올린 계기는 희주의 드립이었다. 더스턴 홈이 겨우 천오백 석이라 입장료 수입이 좀 아쉽겠다는 내 말에, 곧바로

[그럼 영혼 보내기라도 시키면 되잖아?]

라는 개드립을 친 것이었다. 발상 자체는 여러모로 불순했지만, 그래도 다듬으니 쓸만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마침 우리 선덜랜드와 더스턴은 일정이 안 겹친다는 게 포인트였다··· FA에 절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다.

“이따 보여 드리겠지만,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의 스크린은 영국에서 가장 큽니다. 더스턴 팬들께서 경기를 보시기 아무 불편함이 없을 겁니다.”

잠시 나를 바라보던 찰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 그렇게 한다면 선덜랜드의 몫은···.”

“시설사용료는 받지 않겠습니다. 티켓 판매를 대행할 경우 결제수수료 정도는 실비 청구하겠지만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찰리는 몇 번이나 인사하고 돌아갔다.

사실, 오히려 내가 감사하고 싶은 심정인데 말이지.

더스턴의 연고지는, 차 타고 20분이면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 올 수 있는 동네, 게이츠헤드다.

그곳에, 뉴캐슬을 응원하지 않는 팬 몇만 명쯤 결집시킨 다음,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의 시설과 경기장의 열기를 체험시킬 이벤트라니!

선덜랜드 구단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돈을 써서라도 만들고 싶은 기회다. 경기장 좀 빌려주는 정도면 엄청 싸지.

“보통 오빠가 경제적 이득을 운운하는 경우는···.”

“시끄러워.”

오해하지 마. 나는 정말로 ‘그 팀’을 사랑한다고. 프리미어리그에서 20번째로.

나는 더스턴을 응원하겠지만, 더스턴이 뉴캐슬에게 이기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도움을 받은 더스턴이 뉴캐슬에 맞서 싸운다는 구조 자체는, 틀림없이 게이츠헤드 축구팬들에게 어필할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게이츠헤드 팬들 중에선, 이미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 방문해본 사람도 있겠지. 처음 구단을 인수했던 레바뮌 3연전 때는, 그야말로 노스이스트 축구팬들이 전부 몰려올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는 그때와는 다르다. 지금의 선덜랜드가, 그때의 모습과 다르듯이.

그리고 나는, 축구 팬이라면 틀림없이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딱 한 번만, 이곳에서 함께 경기를 보며, 같은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면.

게이츠헤드를, 틀림없이 붉게 물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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